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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이슈/칼럼102

소녀들, 성에 대해 입을 열다! 소녀들, 성에 대해 입을 열다! “헐, 쩌러! 완전 야해!” “다 벗었어. 야, 너 왜 그렇게 진지하게 보는데?ㅋㅋ” 시끄러운 고3교실. 입시로 바쁜 우리들이지만, 언제나 수다는 필수다. 친구들 서넛이 모여있는 2분단 중간쯤 자리에 나도 앉아 어느새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 한 친구가 꺼내든 PMP에는 19세가 아니라면, 부모님께 들킬까 집에서도 마음대로 볼 수 없었던 그 영화가 담겨져 있었다. 어떻게 구했는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이랄까? 이미 어린 나이에 19금 영화를 접한 친구들은 ‘별로 야하지도 않네, 뭘. 그 뭐지? ***이 더 야할껄?’이라며 자신이 보았던 야한영화 리스트를 쭉 뽑아준다. 이런 영화를 처음 접한 나와 몇몇 친구들에게 그 친구가 보았던 .. 2012. 3. 4.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남자는 돛 올리고 엔진 달군 채 바다를 헤엄쳐 돌아다니고 여자는 망부석처럼 서서 배를 기다린다 하더라. 그러나 번영하지도 못 할 그놈의 항구, 이제 그만하면 됐다. 곧 죽어도 한 배만 맞이해야 하는 항구가 무슨 항구더냐. 여러 배 맞이할라 치면 주위에서 쏟아지는 말, 말, 말들. 이제 그 쓸쓸한 항구 노릇은 집어치우련다. 이제는 등대가 되련다. 지조 없는 배처럼 쏘아 다니지 않고, 굳건하게 서서 좋은 배, 마음에 드는 배를 끌어들이는 현명하고 똑똑한 등대가 되련다. 한국여성의전화 1기 기자단 '고갱이'_ 조혜인 기자 2012. 3. 3.
꽃분홍신 꽃분홍신 새로 산 꽃분홍신을 신고 길을 걸었어요.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내가 너무 예쁘다고 칭찬해주었어요. 꽃 구경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길을 걷다보니 꽃분홍신에 흙먼지가 묻었어요.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내가 너무 지저분하다며 혼을 냈어요. 나는 그대로인데. 나는 뭐가 달라진걸까요? 한국여성의전화 1기 기자단 '고갱이'_ 조혜인 기자 2012. 3. 3.
그녀의 무거운 신발 그녀의 무거운 신발 그녀는 기다린다. 그녀의 신발이 무거워질수록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진다. 발 아픈 하이힐 신은 채 퇴근시간을 기다리고, 부리나케 집에 돌아와 우는 아이가 잠들기를 기다리는 사람이다. 남편이 텔레비전을 볼 때 대형마트 앞에 서서 할인 상품을 기다리고, 병원 문 앞에 서서 예방접종 받는 아이를 기다린다. 언제쯤 족쇄처럼 꽁꽁 매어진 그녀의 삶의 무게가 줄어들 수 있을까? 한국여성의전화 1기 기자단 '고갱이'_ 조혜인 기자 2012. 3. 3.
사랑하니까, 사랑하지만 사랑하니까, 사랑하지만 사랑한다고했다. 너무나 사랑해서 죽을것같다고 했다.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너는 너는나 안사랑해?” 재촉하는 그의 말에, 나도 사랑해. 하지만... “하지만 뭐.”순간, 사랑하는 그의 눈빛이 변한다. 왜 나를 죄인으로 만드는데. 널 사랑하는 나를 왜 짐승취급해. 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는 머뭇거렸다. 난 단지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지금은 하고싶지않아.’ 입밖으로 차마 터지지 못한 말들이 메아리쳐 죄책감을 만들어낸다. 그의 화를 풀려면 가야한다. 가지않으면, 난 그를 사랑하지않는 사람이 되버린다. 몇분동안 토라져있던 그가 갑자기 내 손목을 잡았다. 잡아끄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리곤 골목사이로 날 끌고갔다. 날 사랑하기 때문에.. 화려한 네온사인속에 수많은 연인들이 보.. 2012. 3. 3.
농촌에서 희망을 보는 그녀 농촌에서 희망을 보는 그녀 그녀는 여성축산전문경영인을 꿈꾸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축산경영인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그녀는 사회학과 일본학을 전공하였고, 졸업을 하고 나면 취업을 하고 회사원이 될 줄 알았다. 그냥 이것이 인생의 순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머리’에만머물렀던 생각이었을 뿐, 마음속에는 ‘다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충청남도에서 부모님이 경영하고 있는 축사를 물려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졸업을 한 학기 앞둔 때였다. 일본학보다는 사회학에 관심이 더 많았던 그녀는 사회학 공부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고, 생각의 크기 역시 달라졌다. 이런 변화는 그녀가 가끔 고향으로 내려가 보는 그녀의 아버지를 바라보는 느낌 역시 전과 다르게 만들었다. 단순히 ‘소를.. 2012. 2. 28.
나는 미소만 짓는 여자 삐에로랍니다. 나는 미소만 짓는 여자 삐에로랍니다. - 여성의 감정노동에 대하여 인간 삐에로의 고충 “안녕하세요?” 웃는 얼굴과 함께 평상시 톤보다 높게 인사를 건넨다. 인사로 시작해 인사로 끝나는 나의 일은 ‘여성전용 요가 학원 안내데스크에서 회원들을 안내하고 맞이하는 일이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명목상 안내데스크 직원이지 70평 정도 되는 요가 학원을 청소하는 청소부 겸 안내데스크 여직원이다.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회원들을 반갑게 맞이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의 고충이 있지만 가장 힘겨운 것은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없는 일이다. 삐에로도 화나고, 슬퍼요. 어느 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나에게 화난 얼굴로 원장이 다가왔다. “ 00씨, 이런 식으로 일처리 할 거에요?” 대뜸.. 2012. 2. 28.
나는 내가 아니고 여자라네 나는 내가 아니고 여자라네 한국여성의전화 1기 기자단 '고갱이'_ 황나리 기자 2012. 2. 28.
내 친구는 남자를 좋아해 내 친구는 남자를 좋아해 “너 남자친구 이야기 좀 해봐” 붉어진 얼굴이 더욱 상기된다. S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를 처음만난 건 따듯한 봄날, 학교에서였다고 했다. 유난히 조용했던 S와 달리 그의 남자친구는 학교에서 유명할 정도로 활발하고 유머러스한 성격의 소유자라며 사진을 보여줬다. 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잘생겼다. 어떻게 만났냐는 나의 재촉에 S는 조용히 머리를 넘기며 말했다. “응..예비군 훈련 갔을 때….” 동성애는 이성애의 데이트메이트? 동성애자 친구가 있는 게 유행이었을 만큼, 섹스앤더시티는 한국에 큰 열풍을 가져왔다. 데이트는 함께 즐기면서 친구이상의 감정을 갖진 않는, 일종의 데이트 메이트 같은 관계는 모든 여자들에겐 로망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였을까, S가 내.. 2012. 2. 28.
혐오스런 그 여자의 일생 혐오스런 그 여자의 일생 s#1 헬스장 “제가 여자랑 일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헬스보이에게 들은 첫마디였다. 대학생인 여자는 슬슬 아르바이트 자리가 필요했다. 마침 그녀의 학교에 있는 헬스장에서 청소하는 학생을 뽑는다는 정보를 들었다. 면접을 보러온 그녀에게 헬스보이는 그녀가 ‘여자라서’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일도 잘하고 힘도 세다는 그녀의 말은 이미 차단된 상태. 그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은 여자가 헬스장에 일하러 올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그리곤, 그녀를 채용하지 않는 여러 가지 이유를 늘어놓는다. 먼저, 헬스장에선 힘쓰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은 여자에게 그런 일을 시키는 게 불편하다며, 아니 청소가 너무 힘들어서 못 할 거라며 오히려 그녀를 말리기까지 한다. 문득 .. 2012. 2. 28.
3·8여성의날을 맞아 은평구에 송출되는 가정폭력예방 공익광고 2012년 3월 8일은 104번째 맞는 세계여성의날이다. 여성의 권리가 높아지다 못해 ‘여성상위시대’라는 말이 공공연히 들려온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성폭력사건, 데이트폭력으로 인한 살인사건과 줄어들지 않는 가정폭력 상담건수들, 아들 선호로 인해 여전히 균형을 찾지 못하는 출생성비 등은 “여성상위?”라는 말에 물음표 하나를 더하게 된다.   2011년 순위2010년 순위아이슬란드1위1위노르웨이2위2위핀란드3위3위스웨덴4위4위아일랜드5위6위필리핀8위9위독일11위13위미국17위19위프랑스48위46위중국61위61위일본98위94위한국107위104위년 WEF(세계경제포럼)가 발표한 각국의 성평등지수> 한국은 135개국 중 107위를 차지했다.한국 성평등지수? 135개국 중 107위그렇다면 대한민국의.. 2012. 2. 28.
서울고등법원의 아내강간 인정 판결 환영... 그러나 찜찜한 뒤끝 ▲ 1984년 미국 뉴욕주 항소법원은 “혼인증명서가 면책특권을 갖고 아내를 강간하는 자격증일 수 없다. 기혼 여성도 자신의 신체를 통제할 권리를 지닌다."고 판결했다(People v. Loberta 판결). ⓒ 한국여성의전화 지난 10월 2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9부는 아내를 강간한 남편 J씨에 대해 성폭력특별법 상의 특수강간죄를 인정,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률상 아내가 모든 경우에 당연히 강간죄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혀 "아내는 강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1970년 대법원 판례를 뒤집었다. 2009년 부산지방법원이 최초로 아내에게도 '성적자기결정권'이 있음을 인정한 이후, 2010년 인천지법도 아내강간 피해자의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인정하며 강간죄 유죄를 선고했.. 2011. 10. 13.
노처녀냐, 골드미스냐, 그것이 문제로다 ! - ‘비혼’을 아시나요? 비혼 (오픈사전) : 미혼이라는 어휘가 '혼인은 원래 해야 하는 것이나 아직 하지 않은 것'의 의미를 일컫는 경향이 크다고 하여 '혼인 상태가 아님'이라는 보다 주체적인 의미로 여성학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어휘이다. “비혼? 미혼을 잘 못 쓴 거 아냐?” 접두사 ‘미(未)’가 붙는 모든 것들에는 완성되어야 했으나 완성되지 못한 의미가 담겨있다. ‘미성숙’‘미취학’ ‘미봉책’ ‘미완성’ 같은 단어들 처럼 말이다. 기혼의 대척어로, 아직 결혼하지 않은 여성에게 붙는 수식어인 ‘미혼’도 따지고 보면 결완성품이 되지 못한 상태에 대한 시선이 담겨 있는 것 이다. 그래서 비혼운동을 처음 시작한 언니네네트워크*는 ‘비혼’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고 했다. 결혼을 하지 ‘못 한’이 아니라 ‘않은’.. 2011. 9. 5.
나는 피임하는 여자다 나는 피임하는 여자다 피임에 대한 간단 테스트 여러분, O,X 문제입니다. 문1) 피임은 중요하다. (O, X) 문2) 피임은 여자만 하는 것이다. (O, X) 문3) 피임의 종류는 5가지 이하다. (O, X) 정답 문1) O 문2) X 문3) X 생각해보기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피임법은 무엇인지, 혹은 현재 피임을 하고 있다면 주로 어떤 방법을 사용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생각해보셨나요? 자신의 피임법을 확인해보세요. 한 여성포털이 발표한 네티즌 설문 결과에서 응답자 중 37%가 ‘낙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경험 이유의 17%가 ‘미혼이나 미성년자라서’ 라고 한다. 미국 질환 예방 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부시대통령 임기기간인 2005년부터 미국의 절반 이상의 주에서 15살 이상 소녀들의 임신.. 2011. 9. 4.
멍들지 않는 가정폭력 광고가 필요해 멍들지 않는 가정폭력 광고가 필요해 ['2011' 新아내폭력을 말하다④] 호주 등 해외 가정폭력 광고의 힘 글. 한국여성의전화 온라인 신조어 중에 '아오안(out of 안중(眼中)'이라는 말이 있다. 아내폭력은 우리에게 '아오안'이었다. 다시 말해 관심 없는 이슈다. 그럼에도 '아내폭력'에 대해 말하기로 했다. 2011년을 맞아 새롭다(新)라는 접두어를 붙여본다. 주제는 식상하지만 아내폭력을 마주하는 우리의 자세는 새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남의 일, 집안일, 고리타분한 일, 해결되지 않을 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새롭게 "나의 일, 사회적 범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로 새롭게 거듭나길 바란다. 모든 폭력이 멍든 몸으로 귀결되지는 않지만, 멍은 가정폭력을 표현하는 상징이 되어왔다. 때문에 가장 간단.. 2011.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