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인권 이슈/칼럼102

[특집] 와일드블랭크프로젝트입니다 와일드블랭크프로젝트입니다. 여성혐오에 반대합니다. 와일드블랭크프로젝트 와일드블랭크프로젝트입니다. 여성혐오에 반대합니다. 오래된 이야기다. 대학시절, 누가 나에게 와서 말했다. “어제 어떤 개그맨이 토크쇼에서 나와서 그러더라. 웃긴 여자는 못생긴 여자보다 나쁘대.” 그날, 각기 다른 사람에게 세 번은 그 말을 들었던 것 같다. 그들의 대부분은 평소 “네가 개그 욕심을 포기해야 연애를 할 수 있다”고 말하던 이들이었다. 여자는 웃기면 인기가 없어. 여자가 웃긴 건 여자이기를 포기하겠다는 거야. 프로 개그우먼도 아니고 그저 농담을 잘 할 뿐이었던 나는 언제나 그 말이 이상했지만, 뭐가 이상한 건지를 정확히 알지는 못했다. 그저 궁금했을 뿐이다. 나는 왜 웃기면 안되는가? ‘여자’는 왜 웃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2016. 3. 2.
그녀의 이름은 가능성 독박골에서 란희| 본회 사무처장 2015년은 아마도 한국의 여성운동계에서 어떤 ‘특별한 시점’으로 (나중에라도) 평가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하고, 국립국어원의 페미니스트에 대한 정의가 세간의 도마에 오르고, SNS상에서는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선언이 속출하고, 만연한 여성혐오에 대한 거울로 읽히는 소위 “메갤(메르스갤러리)”이 등장하였으며, “연대는 입금으로”라며 여성단체에 회원가입을 하는 사람이 늘었고, 그간 잘 드러나지 않았던 데이트폭력피해를 당사자들이 스스로 연이어 피해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했다. 몇 가지 빼놓은 일도 있겠으나, 적어도 상반기에 손에 꼽을만한 현상만 이 정도이다. 사실, 근 10년이 넘게 한.. 2016. 3. 2.
[기고] 교수 성희롱,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교수 성희롱,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이현혜|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교수의 애인이 되었다는 건 조상 은덕이다’‘뽀뽀해주면 얼마나 예쁘겠니. 뽀뽀해줘’ ‘뽀뽀한 남자가 몇 명인데 나는 왜 안 돼? 네가 논개냐?.....’ 3월 7일 SBS 975회 ‘캠퍼스 문자 괴담의 진실, 그들은 왜 침묵하는가‘에 방영된 가해 교수의 음성 내용 일부다. 어떻게 이런 말을 교수가 학생에게 할 수 있는지 경악스러울 뿐이다. 대학 교수는 우리사회 지성의 표본이 되는 사람이다. 가장 인격적이어야 하는 교육자가 성희롱, 성추행이라니. 그것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을 성추행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교수와 학생의 관계’. 성희롱, 성추행 문제의 핵심은 ‘불평등한 권력관계’다. 학생과 교수의 관계에서.. 2016. 2. 25.
그대, 거기 잘 있나요? 그대, 거기 잘 있나요? 완두|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오르테가는 말한다.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녀를 존재하게 하는 데 참여하는 것, 그녀가 부재할 수도 있는 세상의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 이라고. 『우리는 매일 슬픔 한 조각을 삼킨다』 中 혹시, 아시나요? 우리 한국여성의전화 문을 열기 위해서는 발을 디딜 때마다 무릎이 턱 끝에 닿을 것만 같은 이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합니다. 헐떡거리는 가쁜 숨으로 ‘요즘 것’들의 체력을 몸소 증명하며 오르고 있노라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여기를 오를 때 어떤 생각을 할까 말이죠. 매일 아침 이 뻐근함과 마주한 지도 벌써 4개월째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완두입니다. ‘여성인권운동’을 한.. 2016. 2. 25.
출발의 선언 #나는페미니스트입니다 출발의 선언 #나는페미니스트입니다 박수진| 취재팀 기자 jin21@hani.co.kr 사진출처: 대구대신문 출발의 선언 #나는페미니스트입니다------------------------------------페미니즘에 대한 심각한 오독이 불러온 분노에서 시작해 자기성찰과 고백으로 이어지며 끊이지 않고 있는‘해시태그 페미니스트 운동’ 트위터 상에서 ‘나는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문장 앞에 샤프(#) 기호를 달고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선언하는 해시태그 운동이 시작된 건 지난 2월10일이었다. 프랑스 풍자 주간지 테러 사건이 벌어진 뒤 트위터상에서 이슬람 문화권의 여성 억압을 둘러싼 날선 싸움이 있은 뒤였다.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씨가 한 패션지에 쓴 ‘IS보다 무뇌아적 페미니즘이 더 위험해요’라는 칼럼도 선언의 계기.. 2016. 2. 25.
<기획: 멈추지 않는 여성폭력> ③ 스토킹으로부터 '안전'하십니까? [기획] [멈추지 않는 여성폭력③] 스토킹범죄 처벌법 제정되어야 스토킹으로부터 '안전'하십니까? 최희진|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 국장 “말도 안 돼. 어떻게 스토커가 경범죄인가. 대한민국 법이 왜 이래” - SBS 수목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대사일부 - ‘ 너희들은 포위됐다’ 3회 방송에서 스토킹을 당하는 여성이 스토커에게 칼에 찔리는 사건이 나왔다. 사랑이라고 부를 수 없는 과도한 집착이 끔찍한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장면이었다. 이는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5월 전남자친구로부터 2년 넘게 스토킹피해를 당하다가 끝내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건, 10월 자신의 마음을 받아달라는 이웃의 스토킹으로 경찰에 신고했다가, 가해자가 앙심을 품고 살해한 사건, 12월 제자가 여교사를 몇 년.. 2016. 2. 23.
[기고] 스페인의 “성별간 폭력 방지법”을 살펴보며 스페인의 “성별간 폭력 방지법”을 살펴보며 신동욱 연구관|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박근혜정부 들어 치안과 관련하여 가장 두드러지는 정책은 ‘4대 사회악 척결’이라고 할 수 있다. 경찰청의 유일한 치안정책 관련 연구소인 여기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서도 지난해부터 ‘4대 사회악 연구센터’를 개소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여 오고 있다. 이런 기회에 나는 가정폭력을 주제로 잡고, 몇 해 전까지 유학생활을 하던 스페인의 가정폭력 대책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무엇보다 유학시절 TV방송을 통해 접하던 가정폭력 관련 뉴스보도나 캠페인을 통해 스페인에서도 가정폭력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이 되고 있구나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었다. 실제로도 스페인에서는 매년 우리의 가정폭력과 유사한 폭력으로 사망하는 여성이 50명 내.. 2016. 2. 17.
<기획: 멈추지 않는 여성폭력> ② 성폭력도 보험으로? 박근혜 정부 왜 이러나 [기획] [멈추지 않는 여성폭력②] 정부는 4대악 피해보상도 민영화 하려는가 성폭력도 보험으로? 박근혜 정부 왜 이러나 김홍미리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전시성 정책' 논란 불구, 현대해상 '4대악 보상보험' 출시 △한국여성의전화를 비롯한 여성단체들은 현대해상의 '4대악 보험'출시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7월 1일 오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었다. 현대해상의 '4대악 보험'이 7월 1일 출시됐다. 박근혜 정부가 주요 국정 목표 중 하나로 '안전과 통합의 사회'를 제시하고 세부 국정과제로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등 4대악 척결 정책을 추진한 지 2년 만이다.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 국가 책임을 민간에게 떠넘긴다는 비판, 보험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기획한 .. 2016. 2. 17.
<기획: 멈추지 않는 여성폭력> ① 가정폭력 여성들이 두 번 신고하지 않는 이유> [기획] 멈추지 않는 여성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현 박근혜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4대악' 근절 대상입니다. 정부는 그중 가정폭력과 성폭력에 대해 2013년 6월 '성폭력·가정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폭력 예방과 엄정 대응 및 피해자 지원을 강화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피해 여성이 느끼고 경험하는 현실은 정부 발표 이후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여전히 폭력이 일어날까 두렵고, 폭력이 남기는 상처로 고통 받으며,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어 절망스럽습니다.한국여성의전화가 지난 한 해 여성 살해 관련 언론보도를 통계 낸 바에 따르면, 2013년 한 해만 최소 123명의 여성이 남편,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상대방으로부터 폭력을 당했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국여성의.. 2016. 2. 17.
“페미니즘에 위기 아닌 때가 있었을까?” <석순편집위원회의 편지> “페미니즘에 위기 아닌 때가 있었을까?”고려대학교 여성주의교지 가 선배 활동가들에게 보내는 편지 잠_고려대학교 석순편집위원회 편집장 저희 석순의 정식명칭은 입니다. 고려대학교의 여성주의교지로 한 학기에 한 번 발간하고 있어요. 한 때는 거의 열 명에 가까운 편집위원들이 편집실을 꽉 채우고 활동했다고 하는데, 몇 년 전에는 1인 체제로 운영된 적도 있을만큼 인력난을 겪고 있어요, 요즘에는 4-5명의 활동인원을 유지하고 있고요. 운영을 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정도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수준도 아니예요. 예전에는 석순이 다른 학내 여성단위들과 연대를 맺어 대중사업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요즈음엔 그렇지 못하거든요. 교류를 하고 싶어도 책을 내는 것만으로도 석순의 풀파워를 짜내고 있는 상태기 때문이죠. 저는 석순 편집.. 2016. 2. 17.
[한국여성의전화 소식지 <베틀lll> 4호] 눈 앞에 나타난 '메갈리아'의 딸들 2015. 8. 19.
한국의 소수민족 한국의 소수민족 공식화의 파장은 생각보다 큽니다. 여타 계층, 지역의 말들을 제치고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 표준어라는 공식적 지위를 획득한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덕분에 ‘교양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은 필자가 고향 가면 쓰는 현대 대구말’은 공적인 자리에서 지양해야 할 말이 되었습니다.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위해 순화되어야 할 말로 취급 받기도 합니다. 한컴오피스 한글로 문서를 작성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말’에는 별 지적이 없는데 ‘대구말’에는 ‘표준에 어긋났으니 띄어쓰기라도 하거라.’하는 빨간 밑줄이 그어져 있네요. △ 네이버 사전에 ‘표준어’를 검색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여기 필자가 구사하는 지방 사투리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는 말이 있습니다. .. 2015. 6. 16.
“이것은 우리 국민이 보기에 너무 음란치 않소!” “이것은 우리 국민이 보기에 너무 음란치 않소!”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와 관련해 일어난 두 사건 덕분에 한국이 다소 소란스러웠습니다. 지난 3월 18일 종영한 jtbc의 「선암여고 탐정단」은 2월 25일 방영된 11회에서 여고생 간의 키스 장면을, 3월 4일 방영된 12회에서 여고생 간의 포옹 장면을 내보냈습니다. 누군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긴 논의 끝에 4월 23일, 「선암여고 탐정단」에 대해 법정제재인 ‘경고’(벌점 2점) 조치를 결정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웹툰 사이트 레진 코믹스에서 청소년의 열람을 제한하는 조치 없이 음란물을 유통한다는 의견이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방심위는 업체 측에 통보도 없이 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가 이용자들의 항의에 부.. 2015. 5. 16.
'꽃마차'를 아시나요? '꽃마차'를 아시나요? 어느 동네 주택가에나있을 법한 평범한 개천가. 그러나 그 옆에 줄지어선 가게들은 ‘평범’하지 않아 보인다. 두 세 글자의 단순한 간판명, 조금의 틈도 엿볼 수 없이 막아놓은쇼윈도우. 소위 ‘꽃마차’라불리는 성매매 업소들이다. 늘어선 짝집 거리 앞을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걸어가고 있다. 막연하게 멀게 느껴지는 성매매 업소는 우리 주변에 아주 ‘평범’하게 존재하고 있다. 정은선_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2015. 5. 14.
노인들의 아우性 노인들의 아우性 ‘대한민국 피로회복제’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한 대표적인 드링크제 ‘박카스’. 하지만 종묘 공원에서는 다른 은밀한 의미가 되기도 한다. 박카스를 파는 이른바 ‘박카스 아줌마’들은 박카스 외에 다른 것을 함께 거래하기 때문이다. ‘박카스 아줌마’라는 단어는 노인 성매매 여성들을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집중단속을 비웃듯 최근에는 종로 일대 외에도 유명 등산 코스에서 노년 성매매 여성들을 일컬어 ‘산새 아줌마’, ‘들병 아줌마’라는 단어도 생겨날 정도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는 더욱 더 퍼지고 있는 중이다. 중년 여성, 노년기의 여성들이 성매매에 나서게 된 이유는 노인 빈곤과 관련이 깊다. 2012년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8.6%으로 OECD 회원국 중 .. 2015.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