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717 [화요논평성폭력을 성관계라며 억지를 부리고 있는 피고 안희정을 규탄한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약 7개월 동안 자신의 수행 비서를 4차례 성폭행하고 6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되어 7월 2, 1차 공판을 시작으로 증인신문을 통한 집중 심리재판을 받고 있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이 용기 있는 피해자의 말하기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직후인 지난 3월 6안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다라며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가장 고통스러웠을 피해자에게 사과했다그러나 이미 흔하게 보아 왔던 수많은 전형적인 성폭력 가해자들처럼법적 절차가 예고되자마자 곧바로 말을 바꾸어 이성관계에 기반을 둔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6차 공판이 끝난 지금까지피고인 측은 합의된 성관계였음을 입증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검찰 수사 기록과 피고인 측이 지금까지 제출한 증거 어디에도 두 사람이 사적 만남을 가졌거나 애정 표현을 주고받은 흔적은 없었다.

 

대신최측근들을 증인으로 내세워 사건과 상관없는 피해자의 평소 행실평판업무 태도 등에 대한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느낌과 인상을 나열하고 피해자로 불릴 수 없는 태도’ 운운하며 피해자에 대한 평가와 비방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이는 앞뒤 맥락 없이 자극적인 키워드만을 뽑아 유포하는 일부 무책임한 언론들이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기사를 퍼뜨리도록 부추겼으며 피해자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여론이 조성되도록 하였다피고인 측은 피고인에 대한 불리한 증언을 한 것에 대해 응징이라도 하듯공판 진행 중에 검찰 측 증인을 고소하며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플레이를 감행하였다또한 피고인 부인을 전면에 내세워 권력형 성범죄가 아닌 외도프레임을 덧씌우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성폭력을 성관계로 둔갑시키며 피해자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위력에 의한 성폭력은 제대로 인지되고 처벌받아야 하는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 될 명백한 범죄이다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멈추고 반성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미투혁명에 동참하고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한국여성의전화는엄중하게 진행되어야 할 재판을 부정의한 판으로 만들고 있는 이들의 작태에 분노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피고인 측은 근거 없는 합의된 이성관계’ 라는 억지 주장을 철회하라.

2. 피고인 측은 사건과 상관없는 피해자의 사생활을 들추고 피해자를 모욕하는 2차 가해를 즉각 중지하라.

3. 피고인 측은 피해자와 그의 조력자들의 입을 막고 진실을 은폐하는 보복성 역고소를 당장 철회하라.

4. 언론은 자극적인 키워드로 기사를 유포하는 보도행태를 반성하고 정확한 정보와 사실 확인을 통해 성폭력 사건의 본질을 드러내야 할 언론인의 책무를 이행하라.

 

*관련기사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54086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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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 정당방위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법의 피해자 그리고 실제 피해자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희진



살인의 무게


1990년대에 ‘여성의전화’가 구명운동을 펼치면서 가정폭력 가해자인 남편을 살해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1996년 3월 아내 구타 사위를 살해한 할머니 사건 등 비슷한 사건들이 같은 시기에 이슈화 되었다. 약 30년이 지난 지금, 법원이 가정폭력 피해자의 가해자 살인사건을 정당방위로 인정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즉, 달라진 것은 없다.


2018년 초 SBS의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남성에게는 집행유예, 가정폭력에 수년간 시달리다 남편을 살해한 여성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한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였다. 두 사건을 통해 아직 한국사회는 가해자 그리고 남성에게 동조하는 시선을 견지하고 있고, 검찰, 경찰을 비롯한 사법 시스템 역시 이에 맞춰 작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사건의 양상은 비슷하지만 판결이 이토록 달라지기까지, 어떤 불편한 진실이 작용했을까?



‘남편’을 살해한 ‘여성’


피해자-가해자가 친밀한 관계에 있을 때, 여성에 대한 폭력은 교묘하고 모호해진다. 실제 2010년 여성가족부의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부간 폭력이 53.8%로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정작 피해를 본 여성의 신고율은 매우 낮았다. 피해여성은 ‘베개를 던지는 것’, ‘칼로 위협하는 것’, ‘팔을 거세게 잡는 것’ 등 생명에 위협이 가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심리적/신체적 압박을 받지만 이를 가정폭력으로 ‘인식’하기도, 누군가에게 ‘알리기’도 쉽지 않다. 집안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가정폭력을 사적인 일로 여기고, 이 공간에 피해자인 여성을 위치시킬수록 남성 혹은 가해자는 유리한 입지를 점한다. 한국 사회에서 가정 내의 여성은 ‘어머니’ 혹은 ‘아내’의 역할을 부여받는다. 따라서 여성이 폭력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 여성의 평소 행실과 정상적 역할을 해왔는지를 묻게 하고, ‘진정한’ 피해자인 것을 증명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인이 남편을 ‘죽인다’는 것은 그동안 여성에게 요구되어 온 ‘어머니’와 ‘아내’로서의 성규범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파렴치한 일로 여겨진다. 이는 사회적 통념상 용납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남성중심사회는 남성의 고통에 쉽게 분노하며, 비난의 화살을 쉽게 여성에게 돌린다. 폭력에서 벗어나려 노력한 지난한 시간은 사라지고, 남편을 ‘살해’하기까지 수많은 폭력에 시달렸을 삶의 맥락들은 쉽게 삭제되는 것이다.




죽거나 죽여야 끝나는 이야기


정당방위는 「형법」 제21조 제1항,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정당방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형법적 개념으로 ‘정당방위 상황’과 ‘방위행위’가 있어야 하며, 상당성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당방위상황은 침해가 진행 중이거나 급박한 상황일 경우에 인정된다.


이러한 구성요건을 살펴보았을 때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남편살해는 정당방위를 충족시키기 매우 어려운 조건에 있다. 여성단체를 비롯한 사회의 페미니스트들은 이러한 사건을 단순히 ‘살인사건’이 아닌 폭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필수적이고 절박한 행위로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법에서 명시한 대로 ‘공격당한 만큼만’ 방어한다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역시 강조하였는데, 현실적으로 가해자가 변화하고 폭력이 사라지는 것은 매우 어렵고, 여성들은 길게는 평생 지속해서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즉, 남편이 잠을 잘 때, 술에 취해 있을 때 등 급박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해자를 제압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과 맥락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당방위에 대한 법적규정이 신체 사이즈와 힘의 세기가 비슷한 남성들 간의 대치상황, 즉 남성의 경험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을 비판하면서, 여성행동의 합리성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법의 납작한 적용은 엄격한 법리적 해석이라는 이름에 가려져 피해 여성을 남편을 살해한 ‘범죄자’로 만들어왔다.


이미지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ROpAf8T5vOE



최소한의 보호막, 정당방위 인정


현행 가정폭력 방지법의 목적조항은 ‘가정보호와 회복’으로 설정되어 있다. 또한, 가해자의 상담참여를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하는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제도’도 존재한다. 목적조항을 보면 ‘사회에서 안전히 보호되어야 할 화목한 가정’의 가장을 ‘죽인’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시선을 짐작할 수 있다. 일반인 간의 성폭력 혹은 상해사건은 둘 사이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가해자가 상담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기소가 유예되는 일도 없다. 이러한 양상은 가정폭력이 많은 통념과 착각 속에 둘러 싸여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며,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많은 권력을 허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듯 피해자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제도들이 존속된다면 실질적으로 피해자를 구제하고, 삶의 맥락을 이해하는 태도를 견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정폭력’의 관점에서 정당방위는 재구성되어야 한다. 직선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들을 해체하고, 피해자 구제에 대한 구체적 방안과 정당방위의 기준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더 심각한 후속 폭력을 막기 위해서 폭력의 특수성을 인지하고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 법의 모양은 화려하게 바뀌지만, 피해자를 위한 변화가 없는 악순환을 이제는 끝내야 할 때다.




참고문헌



논문

김푸른솔, 「가정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주장: 보살핌의 윤리와 가정폭력에 대한 관계적 이해」, 공익과 인권 통권 제14호, 2014.

정현미, 「여성폭력 관련 입법정책의 문제점」, 이화젠더법학, 2015.06

허민숙, 「피해자, 그리고 가해자로서의 여성은 누구인가?」, 여성학논집 제34호 1호, 2017.



신문기사

「남녀가 다른 양형의 무게, 같은 죄를 저지르고도 판결이 달라?」 한국농업신문, 2018.04.14.



도서

정희진, 『아주 친밀한 폭력 (여성주의와 가정폭력)』, 교양인


법령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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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2018 5월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 캠페인 '그런 가족은 필요 없다'

전국 지부 캠페인 현장 스케치


한국여성의전화는 1994년 5월 6일부터 13일까지를 가정폭력 추방 주간으로 선포하여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1997년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이후 현재는 한국여성의전화를 비롯해 전국 25개 여성의전화가 매년 5월을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 로 선포하여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집중 단속과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 지원과 예방을 위한 전시회, 교육, 연극 및 공연, 시민 참여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 진행된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 캠페인 '그런 가족은 필요 없다'. 우리 동네에서 어떤 캠페인이 진행되었는지 지금부터 사진으로 만나보세요!




강릉여성의전화 5/5(토) 강릉종합운동장

어린이날 행사에 참가해 미투 운동 관련 설문지 및 학교폭력 설문지를 받았습니다. 시민분들의 적극적인 참가에 깜짝 놀란 하루였습니다.



강서양천여성의전화 5/24(목) 강서구민회관 노을극장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의 20년 <변화를 위한 만남> 그 세 번째,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를 진행했습니다. 가정폭력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그 일은 사소하지 않습니다’라는 책의 저자분들과 함께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강화여성의전화 5/17(목) 우리은행 앞

폭력지수 테스트, OX 퀴즈 등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강화여성의전화 회원과 군민들을 만날 수 있는 캠페인이었습니다.




광명여성의전화 5/4(금) 철산역 2번 출구 앞

자료 전시, 서명운동, 폭력지수 테스트 등의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캠페인에 함께했습니다.



광주여성의전화 5/4(금) 광주각화종합사회복지관 앞

가정폭력 OX 퀴즈, 가정폭력특별법 개정 서명운동 그리고 광주여성의전화가 올해로 5회째 진행하고 있는 가정폭력, 성폭력 이미지 포스터 공모전 수상작 전시를 통해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에 대해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군산여성의전화 5/9(수) 월명공원 앞

월명산을 찾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특례법개정 서명전을 중심으로  지침서 배포하고 설명하고, 먼지차별 스티커도 배포하고, 가정폭력반대 한마디도  포스트잇에 작성하여 붙여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의 가정폭력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음을 느낀 캠페인이었습니다 ^^


김포여성의전화 5/16(수) 양천읍사무소 일대

5/16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김포여성의전화에서는 장소를 옮겨 공무원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부산여성의전화 5/12(토) 광안해변공원야외무대

광안해변공원 야외무대에서 15개 단체와 함께 5월 가정폭력없는 평화의 달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날씨가 많이 흐리고 행사 막바지에는 비도 내렸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고 더불어 가폭법 개정 서명도 받을 수 있었으며 캠페인 자체를 알릴 수 있는 뜻 깊은 일정이었습니다.



부천여성의전화 5/25(금) 신중동역

여성폭력 추방 캠페인으로 리플렛/홍보물 전시 및 배포, 여성주의 타로 상담 등을 부천 시민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성남여성의전화 5/5(토) 풍생고등학교,  5/13(일) 성남시청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 캠페인.
가정폭력특례법 개정 서명운동, 가정폭력 ox퀴즈, 가정폭력 out 손수건 그리기, 세상이 원하는 여성이 아닌 내가 원하는 나 만들기 등 진행했습니다.




시흥여성의전화 5/18(금) 이마트 시화점

시흥시도 5월 18일 '5월 가정폭력없는 평화달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흐린날이었지만 우리의 열정을 막을수는 없었습니다. 가정에서부터 폭력, 차별을 없애야겠죠! 캠페인 무사히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안양여성의전화 5/10(목) 범계역 

안양여성의전화 5월 가정폭력없는 평화의 달 행사로 범계역 로데오거리 입구에서 캠페인 진행을 했습니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을 위한 서명운동, 가정폭력 통념 알아보기, 미투 지지글 남기기, 6월 13일 지방선거에 여성정책 제안 설문지 작성 등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함께 했습니다.



영광여성의전화 5/22(화) 불갑사

5월 22일, 영광여성의전화에서 주관한 5월 가정폭력없는 평화의 달 캠페인이 열렸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로 성황리에 캠페인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전주여성의전화 5/10(목)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 광장, 5/24 여성교육문화센터

전주에서 5월 가정폭력없는 평화의 달 선포식과 캠페인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선포식은 발언, 선포문 낭독, 문화공연, 퍼포먼스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이어서 가정폭력처벌법 개정 서명운동과  '[       ]다면 그런 가족은 필요없다' 를 주제로 포스트잇 캠페인을 열었습니다.


5월 24일에는 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제7회 젠더문화축제가 열렸습니다. 야외에서는 전주여성의전화 홍보부스를 운영하였고, 실내에서는 2층 카페공간을 활용하여 찾아가는 상담소 '사소한 고민전당포'를 운영하였습니다.


▶'사소한 고민전당포' - 여성,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싶습니다

'사소한고민전당포'는 상담을 문턱을 낮추고 편안하게 상담에 참여하도록 하였습니다. 상담에 참여하신분들께는 공연초대권과 홍보물품을 나눠드렸습니다.



창원여성의전화 5/17(목) 창원상남분수광장

지난 5/17 창원상남분수광장에서 5.17 공동행동 사전부스로 캠페인 진행했습니다. 비가 와서 서명운동 등 진행이 어려웠지만, 그 속에서도 시민들의 관심은 높았답니다. 아쉬움이 남아 6/2(토) 2시에 서명운동과 캠페인을 한번더 진행할 예정입니다.


천안여성의전화 5/17(목) 천안 신부동 먹자골목 입구

날씨가 많이 흐린상황에서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으로 캠페인 무사히 마쳤습니다~^^



청주여성의전화 5/3(목) 청주 상당산성 일대

상당산성에서 청주여성의전화와 1366이 '가정폭력없는 평화의 달' 캠페인 진행했습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시민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진행 예정 캠페인 안내

남여성의전화 5/31 가천대역 앞

김포여성의전화 6/5 장소 미정

창원여성의전화 5/2(토) 2시 장소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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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과 여성폭력에 맞서, 함께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

- 여성폭력피해자 지원 워크샵 후기

 

벼리(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저는 이번 43일에 열렸던 한국여성의전화 여성폭력피해자 지원 워크샵에 참석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여성폭력에 있어 깊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오셨는데, 함께 서로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위로와 공감,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몸담고 있던 예전 공동체에서 일어난 미투 소식을 듣고 참가할 결심을 했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좋은 추억들을 만든 곳이라 애정이 남아있는 곳이었는데, 무엇보다 자칭 페미니스트라고 하던 남성 선배들이 가해자라는 것을 듣고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제가 할 수 있는것이 없을까 해서 이번 워크샵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워크샵에서는 먼저 상담소의 활동 등 여성폭력피해자 지원 정보 및 지원자로서의 나 돌아보기지원의 시작으로서 피해상황과 피해자의 욕구 파악사건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 찾기공동체 내 사건 해결에 있어 필요한 것 등에 대한 간략한 강의를 들었습니다그리고 조별로 앉아 각자의 공간에서 일어난 여성폭력과 대처 경험을 말하고경험에서 우러나온 대처 매뉴얼과 예방책을 발표했습니다여기에서 보편적 대처 매뉴얼은 일단 피/가해자 즉각 분리그리고 피해자의 요구사항 실현이었습니다이런 너무도 당연한 대처가 모든 이들의 상식선이 아닌 공동체에서 피해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외로운 투쟁에도 깊이 공감했습니다피해자가 공동체를 떠나는 가슴 아픈 선택을 하더라도 존중해주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논의도 있었습니다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여성폭력을 초기에 방지하기 위한 평소 예방책으로는 증거자료 확보를 위한 캡쳐의 생활화와 인터넷 검색을 통한 자료수집 등이 나왔습니다또한내가 성폭력에 대처할 강한 의지와 방대한 지식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행동들을 평소에 해야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폭력이 일상의 도처에 깔려있는 형국에서 여성폭력을 멈추라고 말을 하지 못하고, 혹시나 내가, 그리고 내 주변사람들이 피해입을까 예방을 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했지만, 유익했고 나만이 고민하는 사람은 아니구나 확인하여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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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2018 

1/4분기 문자후원 후기



1. 잘못 보내셨습니다


- 흥분을 가라앉히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민우회 후원이 생각나더라고요 (3699)

헬페미가 여기 있다 민우회 만세? (2205)

반 사회 단체 화이팅! 민우회 응원합니다! (8594)

 

담당자: 언제나 염치없이 한국여성민우회를 대신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저 안 울었는데요? 하품... 한 거예요.....

 

추가)

민우회에 보낼문자내용을 여기로 보냈네요.. 여성의 전화도  언제나 지지히고 있습니다. 대응... (0811)

 

담당자: 당신이 무심코 던진 팩트, 누군가에겐 큰 마상이 될 수 있습니다.



2. 잘못 보내셨습니다 2


- 여보세요 나야..

- 새벽인데 갑자기 네 생각이 나더라

- 잘 지내지?

- 보고 싶다.... (5320)

 

- 자니...? (2694)

 

담당자:





3. 잘못 보내신 줄


오렌만애 셍각나서 열락해밧어.... 냌아 그동안 소홀헷지... ...... 압으로 낵아 ... (2694)

 

담당자: 고마워..... 압으로는 자주 열락헤 기다릴개......

 

- 후원합니다

- 바빠서 이만.. (8618)

 

담당자: ㅇㅂㅇ.. 또 오세요..

 

 

4.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 빠빠라 빠빠라 빠 삐삐리 빠삐코

-

-   

-        

-   

-  

-  

-      

- 삼 강 빠 삐 코 !

- 올 여름은 빠삐코에 맡겼

- 따우

-

-

-     따우

-

-

- 따우

-

-   따우 


담당자: 놀랍게도 20181/4분기 최다 문자후원자이신 빠삐코 관계자님, 감사합니다. 올 여름에 꼭 빠삐코를 사먹도록 하겠습니다.




올 여름 더위는 빠삐코에 맡겼 따우 따우 따우 따우 



5. #MeToo하는 당신에게 하얀 장미를

 

담당자: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MeToo 운동에 대한 지지와 성차별과 성폭력에 저항하는 의미를 담은 하얀 장미를 나누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캠페인 후기(클릭)).

 

- 해피 메리 세계 여성의 날! (1342)

-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합니다 (0048)

- 세계여성의 날을 축하하며 한국여성의 전화 응원합니다! (1932)

- 2018년에는 한국여성의전화 정기 후원 회원이 두배로 늘어나기를!!!! 여성의 날 축하합니다 (7858)



- Happy international woman''s day (9119)

- 미투 운동과 모든 여성들을 위한 활동을 지지합니다! #세계여성의날 (7625)

- 오늘은 모든 여성이 한 번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1025)



- 하얀장미 후원합니다 (7484)

- 하얀장미전합니다 (1157)

- 하얀장미!! (3597)

- 모두에게 하얀 장미를! (0631)

- 모든 가해자들을 장미가시로 찔러버립시다~ (2163)




- 장미 받고 싶어요ㅠㅠ (6699)

- 하얀장미의 힘을 믿습니다~^^ (5838)

 

담당자: 더 많은 연대의 장미를 나눌 수 있도록 후원해주신 모든 후원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추가)

- 장미값이... 비쌌을텐데... (8563)

 

담당자: 디테일한 걱정... 감사합니다...

후원해주신 덕분에 마련했습니다...

 

- 한여전이시여.. 이 문자를 보신다면 장미 나누기 캠페인 신청 시 시간 내에 도착해서 활동하는... (1187)

 

담당자: 시간 내에 도착해서 활동하는??? 뒤에 무슨 이야기를 하신건지 넘나 궁금쓰..

 

 

6. 걱정마세요

 

- 한국여성의전화 앞으로 기부되는거 맞죠......?! (1310)

- 후원이 왜 안되지ㅜㅜ (8587)

 

담당자: 걱정마세요 후원 됐습니다!! 확신이 없었지만 기꺼이 해주신 후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ㅎㅎ


 

7. 기가 차서

 

- 넥슨이 퍼블리싱중인 게임제작사 대표가 민우회를 반사회적단체라고 한거 화나요ㅠㅠ (7897)

- 민우회 등 여성단체를 반사회 혐오단체 취급하며 민우회 계정 팔로를 이유로 직원의 실명을 공... (0969)

- 김자연 성우님 사건 때 빡쳐서 눈물로 최애캐 보내며 넥슨 보이콧한 전 클로저스 유저가 변하... (3381)

- 게임산업계에거 벌어지고 있는 여성혐오, 여성 저격 사이버불링이 너무 참담합니다... (7311)

- 게임계에서 페미니즘 관련 발언을 하는, 혹은 관련 리트윗을 하는것만으로도 여성일러레를 사이... (2247)

- 일러레를 보호해야할 게임회사조차도 불링에 함께 동조하여 일러레들을 협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247)

- 이땅의 게임개발자 여성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살게 해주세요 (3478)

- 넥슨 때문에 열받아서 보냅니다 ㅠㅠ (5542)

- ~! 게임 좀 마음놓고 하고싶다~~!!! (3915)

- 넥슨의 대처를 보고 응원코자 후원합니다 (1832)

- 아니 자려고 누웠는데 이게 무슨 일이죠 넥슨 ㅋㅋ 너무 오밤중에 기가차서 후원하고 자야겠어... (1925)

- 여성은 검증되어야 하는 사상이 아니다. (7975)

- 우리가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낼 수 있도록 (6671)

- 개임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으로서 이번 여성의전화 발언을 응원합니다 (8123)

- 성명문 잘 보았습니다. 너무 힘이 되는 말이었어요. (2234)

- 게임계의 심각한 여성혐오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세요. 감사합니다. (9270)

- 이번 넥슨 민우회 사상검증 사태에 논평을 보고 힘내시라고 문자 남기고 갑니다. 우리는 서로... (4243)

- 반사회단체에 기부합니다 우리는 서로의 용기입니다 (1937)

- 성차별에 반대하는것이 메갈이라면 나도 메갈이다 (7554)

- 존경하는 반사회단체 여성의 전화^^ (0830)

- 응원합니다! 반페미니즘으로부터 여성과 페미니즘을 지켜주세요! (2979)

- 오늘도 열일하시는 ''반사회단체'' 활동가님들 감사합니다. 언제나 함께하고 있어요! (2678)

- 여성단체는 게임사 사장의 선택을 받은 반사회단체 ㅋㅋㅋㅋㅋ아 아름다운 밤이에요 (1436)

- 넥슨에 쓸 돈으로 후원)/ (2608)

 

담당자성차별·성희롱 해대는 갑질 클라이언트/상사를 오늘도 견뎌내고, 성폭력을 고발하고 오히려 부당대우 당하는 이 땅의 셀 수 없이 많은 여성 ‘을’ 여러분,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성차별·성폭력 사라지는 그 날까지 반사회단체로서 멈추지 않겠습니다. 감사드리고, 부디 힘내시고, 함께합시다!!



8. 우리가 증거다

 

- 여자들의 연대는 견고하고 우린 더 강해질 것입니다. (8025)

- 성폭력 가해자 다 죽는 날까지 투쟁 / - 우리는 더욱 강해질 것이야 (4841)

- 우리는 말할수록 더 강해진다고 믿습니다 #MeToo (2442)

- 오늘도 성차별 발언을 웃고 넘겼습니다 밥벌이의 비루함을 털어내려고 후원합니다 (3224)

- 목소리 낸 분들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지지하고 연대합니다 (0649)

- 미투에 지지를 보내며 사법기관이 제대로 작동해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길 간절히 바랍니다 (4083)

- Girls can do anything ! ! (9758)

- 숨죽일 수밖에 없었던, 지금도 망설이고 있을 피해자들이 셀 수도 없이 많다는 사실에 너무나... (0702)

- 첫 후원! ㅇㅇ계 내 성폭력 가해자들 모두 제대로 된 처벌 받고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하라... (7827)

 

담당자: #MeToo는 유행이 아닌, 이제야 말할 수 있었던 수많은 용기와 생존의 증거입니다. 우리가 여기 있습니다, 우리가 증거입니다! 세상아 이제 들어라! 연대를 후원으로 표현해주신 모든 후원자 분들께 감사드리며, 감사의 마음을 성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활동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추가)

안녕하세요 민우회가 반사회단체 지정받던데 여성의전화는 아직이라는 슬픈 소식 듣고 힘내시라고... (1749님)

 

담당자: 참말 고오맙습니다(흑흑



9. (추가)


- 불한당 재개봉 백만돌파 소취 (5097)

- 우리가! 남이가! 페미니즘으로 하나됩시다^^7 (3384)

- 영원한 불한당영원한 불한당원 (3240)

- 자기야 내왔데이~! (1422)

- 여성인권을 위해 힘쓰시는 불한당원 담당자님 파이팅입니다 우리가! 남이가! (0102)

- 우리가!!!! 남이가!!!! (3240)

- 한여전 사랑합니다! (1901)

- 불한당 재개봉했어요 불한당보러가십쇼 228일까지 메가박스 오천원 (1901)

- 자기야 내왔데이!!!!!!!!!!!!!!!!!!!!!!!!!!! (2247)

- 불한당원입니다. 응원합니다?? (8062)

 

담당자: 우리가! 남이가! 지난 후기에서 저의 징징거림에 이렇게 소중한 문자들로 응답해주신 불한당원 후원자 여러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감사와 기쁨의 마음을 담아 여러분께 바치는 불한당 연성을 작성해보았습니다만 차마 여기에 올릴 수 없는 수위라.. 트이타에서 만나요



자기야!!! 내왔데이!!!!!




 


2018 2/4분기 문자후원후기

커밍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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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법은 성폭력 피해자를 지지할 수 있을까?

-성폭력 수사에 대한 경찰 수사절차의 이해-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리사



지난 3월 30일 한국여성의전화에서 2018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수강생 40여명을 대상으로 한 박미혜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경감의 ‘성폭력 수사에 대한 경찰 수사 절차의 이해’ 강연이 열렸다. 박미혜 경감은 활동가들과 수사관이 사건에 접근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음을 설명하면서 범죄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많은 질문이 불가피하지만 수사의 전 과정에 걸쳐 피해자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쏟아지는 질문들


“피해자의 진술은 성폭력 사건의 70퍼센트를 차지합니다.” 박미혜 경감의 말처럼 확실한 물적 증거가 발견되기 어려운 성범죄의 특성상, 범죄 혐의를 밝혀내는 모든 수사 과정은 합의한 관계였다고 말하는 가해자와 강압이 있었다고 말하는 피해자의 서사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누구의 서사가 더 신빙성이 있는지 겨루는 이 전쟁에서 안타깝게도 법은 여성의 편을 들어주지 않을 확률이 높다. 우리는 흔히 “법대로 해!”를 외치고 법원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것이라 믿지만, 법원이 말하는 ‘객관’이란 ‘비장애인 이성애자 성인 남성의 주관’에 다름없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남성의 언어로 쓰인 법은 강간이 성립되기 매우 어렵도록 고안되었다. 그래서 법적 싸움을 하기로 결심한 피해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대답해야만 한다.


왜 거부하지 못했어?

왜 도망가지 않았어?

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어?

왜 가해자에게 다시 연락 했어?

왜 이렇게 늦게 신고했어?


 수사관은 사건의 모든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듯 보인다. 이 일은 네가 거부하지 않아서, 도망가지 않아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서, 가해자에게 다시 연락해서, 늦게 신고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명백한 2차 가해에 해당하는 이 질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박미혜 경감이 설명한 것처럼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 꼭 입증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페미니스트가 말하는 ‘강간’과 법이 말하는 ‘강간죄’ 사이의 거리


 현재 대한민국 법원은 피해자가 ‘현저히 항거 불능한 상태’에서 최협의에 해당하는 ‘폭행과 협박’이 수반된 성관계가 있었을 때에 강간죄를 인정하고 있다. 페미니스트와 법률의 시각 차이는 여기서 가장 크게 두드러진다. 사회적으로 성폭력의 범주가 점차 확장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형법」 297조에 규정되어 있는 강간죄의 경우 2012년에 죄의 객체가 ‘부녀’에서 ‘사람’으로 변경된 것을 제외하곤 1953년 제정 이래로 개정된 바가 거의 없다. 또한 피해자가 ‘현저히 항거 불능한 상태’에서 ‘최협의의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의 태도도 1970년대 이후 명시적인 변화가 없는 실태이다. 그래서 법은 끊임없이 피해자에게 ‘왜?’냐는 질문을 쏟아 붓고 피해자는 피해자답게 흠 없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이러한 법체계는 성범죄 신고율을 매우 낮게 유지시킴으로서 사회의 ‘강간 문화(Rape Culture)’[각주:1]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2차 피해 방지하는 “강간 피해자 보호 법(Rape Shield Law)”


 미국의 경우, 페미니스트들의 입법운동 결과로 1980년에 이르러 48개 주 모두에서 통과되었던 “강간 피해자 보호법 (Rape Shield Law)”에 의하여 피해자의 성적 평판, 성관계 경험, 당시 입었던 복장 등을 증거로 사용되는 것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만약 위와 같은 증거를 제시하려면 성관계의 동의 여부를 입증하는 데에 정말 꼭 필요한 것인지 법원이 판단하고 허가를 해야 가능하다. 흔히 가해자들이 펼치는 “그녀도 그걸 원했다(She was asking for it)”는 주장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형사소송법의 한 종류인 “강간 피해자 보호법(Rape Shield Law)”은 페미니즘 제 2 물결 이후,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시행 되고 있다.


“No means No”에서 “Yes means Yes”로


 이렇게 남성의 언어로 쓰인 법률을 여성의 언어로 가져오는 작업은 현재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캐나다는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는 입증 책임이 피고인에게 있다. 온타리오주 법원은 (R. v. Ururyar, 2016 ONCJ 448) 피해여성이 성적으로 개방된 사람이었고, 스스로 피고인의 집에 따라 들어갔으며, 피고와 데이트 관계에 있었으며, 술을 마셔 기억이 불완전함과 상관없이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피해자의 행동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적극적인 합의’가 부재한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로 강간죄 성립을 긍정한 것이다. 이 판결과 비슷한 맥락으로 만들어진 캘리포니아 주의 “Yes means Yes” 법안은 주지사 제리 브라운이 서명했으며 시행을 앞두고 있다. No를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Yes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 이 법안의 요지이다.


몰아치는 #MeToo 해일, 아직도 꼬막 줍고 있는 한국


 이렇게 최근 급변하는 각 국의 법 동향에도 한국은 ‘흠 없는 피해자 프레임’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전무하다. 경찰 내부에서 성폭력 피해자 인권보호를 위한 지침이 존재하지만 어디까지나 지침에 그칠 뿐, 강제규정으로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전담조사관 제도, 국선변호사, 진술조력인 제도가 신설된 것은 고무적이나, 법적 다툼에서 발생하는 2차 가해를 차단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심지어 법원이 ‘폭행+협박+사력을 다한 저항’을 요구하는 현 상황에서 성인지적 관점을 지닌 수사관이라도 피해자의 책임 여부를 물을 수밖에 없다. #Metoo로 모아진 성폭력 생존자들의 거대한 용기와 연대를 지지할 법적 기반은 매우 열악하다. 박미혜 경감은 피해자에 대한 지지를 거듭 강조했으나, 사실상 구조가 엉망인 상황에서 단지 피해자에게 공감하고 지지하는 경찰 개인, 검사 개인, 판사 개인이 나타나주길 바라는 마음은 너무나 요원할 뿐이다.



성폭력 피해자는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물론 강간 문화 깨기는 하루아침에 일궈지지 않으며 여성들의 지난한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1998년 7월 3일은 제인 도(Jane Doe 가명)가 토론토 경찰 당국을 제소하여 손해배상액 50만 달러의 지급 명령 결정을 받은 날이다. 이 사건은 강간 신화에 입각한 경찰 수사에 경종을 울렸다. 1986년 자신의 거주지 안에서 강간 피해자가 된 제인 도는 같은 범인이 이웃의 여성 4명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범행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경찰은 5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제인을 조롱하기 까지 한다. 그래서 “캐나다 인권 헌장(Canadian Charter of Rights and Freedom)”에 근거하여 경찰 당국이 ‘개인의 안전을 보장 받을 권리(Rights to security of the person)’ 침해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법원은 토론토 경찰이 그녀 이전에 4명의 피해 여성의 사건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강한 선입견 때문에 피해자를 의심하느라 범인 검거를 지연시킨 사실을 인정했고 경찰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었다.


 이제는 신고를 늦게 한 이유를 피해자에게 질문할 것이 아니라, 그 이유가 수사 과정에 있음을 인식하고 다시 되물어야 할 때이다. ‘강간 신화(Rape Myth)’[각주:2]에 근거한 법의 태도는 경찰 내사부터 공판에 이르는 모든 법적 절차를 2차 피해가 되게끔 만들고 있다. 별안간 낯선 사람에게 납치되어 흉기로 위협받고 강간당하는 포르노적 강간만이 진짜 강간이라는 그릇된 신화에서, 착하고 가장 믿을 만한 강간 피해자는 이미 사망한 피해자가 된다. 우리는 피해자다운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지지받을 수 있는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참고문헌>


논문

Catharine A. Mackinnon(1989), 「Rape: On Coercion And Consent」, Toward a Feminst Theory of the State, Havard University Press

Joan L. Brown(1988), 「Blaming the Victims: The admissibility of Sexual History In Homicides」, Fordham Urban Law Journal


판결문

Doe v. Metropolitan Toronto (Municipality) Commissioners of Police, 1998 CanLII 14826 (ON SC)

R. v. Ururyar, 2016 ONCJ 448 (CanLII)


기타

Marshall University Women’s Center, “Rape Culture”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Relationship & Sexual Violence Prevention Center, “Rape Myth and Facts”



  1.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정당화하고 용인하는 문화를 일컫는다. 강간문화는 여성혐오적 표현, 성적 대상화, 성폭력의 미화하는 것을 포함한다. Marshall University Women’s Center, “Rape Culture” [본문으로]
  2. ‘강간 신화(Rape Myth)’는 다음과 같다.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저항하지 않았다면 진짜 강간이 아니다.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피해자가 모르는 낯선 사람이다. 강간은 범죄자의 통제불가능한 성욕 때문에 일어난다. 범죄자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거나 정신 이상자이다. 피해자가 먼저 유혹했거나 술에 취해서, 혹은 술에 취한 듯한 행동을 해서 성관계를 요구했을 것이다.("She was asking for it") Relationship & Sexual Violence Prevention Center, “Rape Myth and Facts”, Washington University in St.Loui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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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모든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존중받는 날까지


2018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중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동성 간 성폭력상담 및 지원’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소원


지난 3월 30일 오후 2시,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성폭력전문상담원 교육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이루어졌다. 3월 15일부터 5월 4일까지 이루어지는 전체 교육 중 이번 순서는 '성소수자의 이해와 동성 간 성폭력 상담 요령'이라는 제목으로, '비온뒤무지개재단' 의 한채윤 상임이사가 진행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은 강연 한마디 한마디에 고개를 끄덕이고 질문도 하며 열심히 강연을 들었다. 나른한 봄날의 오후가 어느 때보다도 활기찬 배움의 장이 된 모습이었다. 





섹슈얼리티, 섹스, 젠더-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채윤 이사는 성소수자를 이해하기 위한 여러 가지 단어를 알려 주었다. 


먼저 '섹슈얼리티(Sexuality)'는 인간 성(性)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그중 타인에게 느끼는 정서적, 애정적, 육체적, 낭만적 끌림을 의미하는 '성적지향(Sexual orientation)'에 따라 섹슈얼리티를 분류해 본다면 ‘호모 섹슈얼리티(동성애)’, '헤테로 섹슈얼리티(이성애)', '바이 섹슈얼리티(양성애)', '에이섹슈얼리티(무성애)'등으로 나뉜다. 자신의 성적지향을 스스로 인식하고 받아들인다면 '성 정체성(Sexual Identity)'을 가질 수 있다. 


다음으로, ‘섹스(Sex)’는 널리 알려져 있듯 XX와 XY로 이루어진 생물학적 성을 일컫는 단어다. 그러나 한채윤 이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섹스도 사실은 젠더이며 인간에는 XX와 XY 외에 다른 염색체, 즉 '인터섹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단지 태어나자마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수술을 받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젠더(Gender)'는 이미 사회적으로 정해진 성을 의미한다. 태어난 순간부터 주민등록번호 상으로 부여되는 성별을 '지정성별'이라 한다. 사람은 성장하며 자신의 성별에 대해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 정체성'을 가지게 되는데 이때 지정성별과 성별정체성이 일치하는 쪽을 '시스젠더', 일치하지 않는 쪽을 '트랜스젠더'라고 한다. 


성소수자를 이야기할 때, 관련 학문이 일찍부터 순차적으로 발달한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비교적 최근에 관련된 개념이 한꺼번에 들어왔기 때문에 용어나 범위의 혼란을 겪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보다도 인간을 남성과 여성 두 가지로 분류한 후 그 둘 사이의 성적 끌림과 종족 번식만을 긍정하는 '이성애주의'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현실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형태를 벗어난 사람들은 쉽게 배제되고 비난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누가 포함되느냐'가 아니라, '누구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가' 이며 그 과정에서 '누가 소외되느냐'이다.



말하지 못하는 피해자


앞에서 살펴봤다시피 우리나라는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회이다. 더불어 성폭력은 이성애자 남성이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여성에게 저지르는 범죄로 잘못 알려져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동성 간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는 이중으로 고통받는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동성 간 성폭력은 아예 일어날 수 없는 일 또는 일어나지 않는 일로 치부된다. 특히 남성 간 일어난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더 입을 열기 힘들다. 동성 간 벌어진 일이므로 충분히 저항할 수 있었다는 사람들의 인식,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피해자가 스스로 남성성이 훼손되었다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여성 간 성폭력은 페니스의 질 내 삽입이 없었으므로 성폭력이 아닌 것으로 간주된다. 동성애와 에이즈에 대한 오해 역시 고통을 가중하는 원인이다. 한채윤 이사는 실제로 이성애자 남성이 피해자일 경우 피해 사실을 말하기에 앞서 에이즈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 피해자가 힘들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다 해도 사람들은 쉽게 피해자의 편에 서지 않는다. 오히려 가해자의 변명을 더 쉽게 믿는다. 이성애주의를 바탕으로 본다면 동성에게 성폭력을 휘두르는 것보다 ‘친해지려고, 장난으로 그랬다’라는 가해자의 말이 더 정상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학교나 군대와 같이 좁고 폐쇄적인 집단일수록 가해자의 변명은 사람들에게 더 쉽게 받아들여진다.  


 피해자가 동성애자 또는 트랜스젠더와 같은 성소수자일 경우 성 정체성과 성별 정체성이 약점이 된다. 실제 동성 간 성폭력의 가해자는 이성애자 남성인 경우가 많음에도 동성애를 변태적이고 비정상적인 성행위로 여겨 동성애와 동성 간 성폭력을 동일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피해자는 자신의 성 정체성과 성 지향성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그런 이유로 피해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채윤 이사는 이에 대해 “실제로 피해자가 커밍아웃한 상대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구체적인 사례를 예로 들었다. 



모든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존중받아야 한다


어떤 행위가 법률상 범죄로 인정되는 까닭은 그 행위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이다. 과거 법에 따르면 성폭력은 정조권을 침해하는 범죄였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부녀자'에 한정되어 있었고 이를 벗어난 형태는 성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법이 성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에 일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2013년에 성폭력방지법이 개정되면서 성폭력은 정조에 관한 죄가 아닌 강간과 추행에 관한 죄로 바뀌었다. 부녀자로 한정되던 피해자 역시 '사람'으로 수정되었다. 이는 성폭력이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범죄라고 최소한 법적으로는 인정되었음을 의미한다. 


법률이 바뀌었다고 사람들의 인식이 하루아침에 변하지는 않는다. 세상은 느리게 변하므로 아직 갈 길이 멀다. 한채윤 이사는 “성폭력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확보할 수 있을 때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개선되어야 하는 인식 몇 가지를 소개했다. 


가장 먼저 성범죄는 성욕의 문제가 아니라 ‘성을 이용한 범죄’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성’이 아니라 ‘폭력’인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성범죄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한 이성애자 남성이 여성에게 저지르는 범죄’가 아니라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저지르는 범죄’이므로 성 정체성과 관련 없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동성 간 성폭력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는 게 우선이다. 동성애와 동성 간 성폭력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하며 개인의 성 정체성과 성 지향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더불어 현재는 가해자의 핑곗거리로 이용되는 '합의'에 대한 감수성과 범위를 넓히는 등 성문화 전반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성폭력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인식이 개선될 때 비로소 더 많은 피해자들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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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 수사, 피해자에 대한 지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서울지방경찰청 박미혜 경감의 <성폭력수사에 대한 경찰수사 절차의 이해> 강의-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8기 길시유



한국여성의전화는 2017년 11월 “#경찰이라니_가해자인 줄”이라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시작했다. SNS 상에서는 20만 건이 넘는 폭로가 이어졌다. 수많은 폭로의 핵심은 ‘경찰에 의한 2차 피해’였다. 가정폭력부터 시작하여 성폭력, 데이트 폭력, 스토킹 등의 젠더 기반 폭력 특히, 여성에 대한 폭력 범죄를 신고한 후 겪은 경찰의 올바르지 못한 대응에 대한 증언이 기다렸다는 듯 쏟아져 나왔다. 신고에 대한 잘못된 대응은 물론이고 수사 과정에서 겪었던 2차 가해 역시 화두에 올랐다. 특히 성폭력 범죄의 경우, 명확하고 가시적인 증거가 없는 한 피해자의 진술이 수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때문에 수사의 초점이 자연스레 피해자의 진술에 맞춰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로 이 과정에서 2차 가해와 수사의 경계선 다툼이 일어난다. 이와 같은 다툼에는 어떠한 해결책이 있을까?




지난 3월 30일 10시,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진행 중인 ‘2018 성폭력 전문상담원교육’ 프로그램으로 <성폭력 수사에 대한 경찰 수사 절차의 이해> 강의가 열렸다. 강의는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박미혜 경감의 진행으로, 수사의 의의와 성폭력 범죄의 정의 및 유형 그리고 초동조치와 피해자 보호지원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더불어 언론을 뜨겁게 달구었던 유명 사건부터 박미혜 경감이 직접 수사하였던 사건까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보다 직접적인 이해를 도왔다.




수사 과정에서의 2차 가해, 무엇이 원인인가


박미혜 경감은 강의 중에서도 특히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사관들의 2차 가해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성폭력 사건의 경우, 사건이 발생한 후에 채집된 가해자의 DNA 또는 범죄 상황을 암시하는 메시지 등의 가시적이고 명확한 증거가 남아있지 않는 한 피해자의 진술에 전적으로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때문에 범죄를 특정하고 수사해야 하는 수사관의 입장에서는 피해자의 진술만이 사건을 수사할 단 하나의 실마리가 되는 것이다. 범죄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상황 판단이 되어야만 사건을 수사할 수 있고 나아가 그다음 단계로도 진행시킬 수 있다. 피해자가 겪은 상황, 가해자와의 관계, 주변 정황 등은 범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와 같은 요소를 찾기 위하여 수사관은 피해자에게 더욱 자세하고 노골적인 질문을 넘어 2차적인 가해를 하게 된다. 이를테면 ‘그 상황에서 충분히 허리를 비틀어 성기의 삽입을 막을 수 있지 않았느냐.’ 와 같은 질문들이 피해자에게는 2차 가해가 되는 것이다. 질문의 의도가 저항 여부를 묻는 것임은 차치하고, 이 과정에서 수사관의 피해자에 대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충분한 지지와 공감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질문은 오히려 피해자에게 ‘왜 저항하지 않았느냐.’고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가 된다.


한편, 수사 과정에서 2차 가해가 일어나는 사회적 측면의 원인으로 성범죄에 대한 왜곡된 통념을 꼽을 수 있다. 성범죄는 전적으로 가해자에게 그 원인과 책임을 물어야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옷차림, 상황 대처 등을 원인 삼아 성범죄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지나치게 가해자의 입장에 이입하여 사건을 조명하거나 피해자에게서 범죄의 원인을 찾는 사회적 분위기가 빈번한 2차 가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성범죄에 대한 잘못된 통념과 인식이 수사 과정에서의 2차 가해를 야기한다.




해결책은 수사관의 피해자에 대한 ‘지지와 공감’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박 경감은 수사에 앞서 수사관이 피해자에게 믿음을 주고 지지의 의사를 밝히는 것이 중요함을 피력했다. 성폭력 수사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피해자와의 공감을 기반으로 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사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질문들을 하기 전에 먼저 수사관 자신이 피해자를 지지하고 있으며 최대한 도움을 줄 것임을 전달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박 경감은 이때 ‘질문의 방식’을 바꿀 것을 제안했다. 이를테면 피해자에게 피해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하기 전에 ‘이 수사는 당신에게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피의자가 당신의 피해 사실을 부정하려고 할 것이므로 당신의 자세한 진술이 필요합니다.’와 같은 방법으로 기존의 질문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특히 아동 또는 청소년의 친족 성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에게 지지자가 없는 것이 치명적인 지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사관이 지지의 의사를 밝히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사관의 지지와 공감이 기반 된 분위기 속에서 피해자는 비로소 2차 가해의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며 수사 진행 역시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피해자에 대한 지지와 공감, 우리 사회 공통의 과제


피해자에 대한 지지와 공감은 비단 수사 절차에서만 필요한 과정이 아니다. 박 경감은 이와 같은 피해자에 대한 지지와 공감이 수사관은 물론 성폭력 상담원에게도 필요한 자세임을 강의 대상자들에게 강조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대한민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도 피해자에 대한 지지와 공감은 반드시 필요한 태도이다. 피해자에게 쏟아지는 무수한 2차 가해를 멈추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피해자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그들을 지지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닌 당신을 믿고 지지하며 돕겠다는 자세가 기반 되었을 때 비로소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한 사회적 조치 및 온전한 권리회복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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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은 젠더 권력의 불평등에 기인한다

성소수자와 성폭력에 대한 이해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김지현



  지난 30일, 2018 성폭력 전문상담원 교육이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진행되었다. 한채윤 비온뒤무지개재단 상임이사가 3시간에 걸쳐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동성간 성폭력 상담 및 지원’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점심시간 직후 강연이라 졸음과의 사투가 걱정되었지만, 교육생들은 한채윤 이사를 큰 환영의 박수로 맞으며 교육에 대한 열정도 보여주었다.   


한국 사회는 어떤 집단을 성적 소수자로 낙인찍는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스젠더(Cis gender-지정성별과 성별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 헤테로(hetero, 이성애)를 정상성의 기준이자 사회를 구성하는 원리로 이용해왔다. ‘여자’와 ‘남자’는 각자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 성별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이 둘 사이의 사랑만이, 즉 이성애만이 “재생산을 통한 종족 보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연적인 것이다. 따라서 이를 수행하지 않거나 이 기준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비난을 받게 된다. 결국, 이성애 중심주의는 생물학적 성별 이분법에 근거하여 이성애를 정상성의 기준으로 보고, 이러한 체계 안에 사회 구성원들을 편입시키기 위하여 성 역할을 규범화하고 성차를 위계화한다. 이는 곧 차이를 차별로 만드는 논리적 기제가 된다. 한채윤 이사는 한국 사회는 성적 소수자(sexual minority)를 LGBTIA와 같이 개인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이해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내가 누구이고 누구를 좋아하는가’에 따라서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배제된 집단으로서 이해할 것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이 성적 소수자인가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인 질문은 ‘왜 성소수자 집단이 배제되고 차별받아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성(性)이란 무엇인가


  한채윤 이사는 한국 사회에서 성(性)이라는 개념이나 용어가 혼용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생물학적 차이로 결정되는 성인 섹스(sex),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 젠더(gender), 그리고 성적 욕망(sexual desire),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 성적 정체성(sexual identity)등 가장 포괄적인 개념으로서 섹슈얼리티(sexuality)를 구분하여 설명했다. 


  인간에게 실제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성별은 사회문화적으로 규정된 성별 젠더(gender)이다. 젠더(gender)는 장르, 분류를 의미하던 개념이었으며 한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에게 기대되는 태도, 성격, 행동 양식을 개인이 내면화한 성적 태도나 정체성을 의미한다. 성기의 유무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개념인 섹스(sex)와 인간의 성에 대한 가장 넓은 개념인 섹슈얼리티(sexuality)는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문화적으로 지배적인 규범을 수용하도록 사회화된다. 인간을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성별로만 인식하는 것은 생물학적 특징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그렇게 이분법적 틀 안에 가루는 사회적 인식, 즉 젠더의 결과인 것이다. 한채윤 이사는“생물학적으로 여성과 남성을 구분한다면, 간성인(intersex)은 어떤 성이 속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하면서 여성과 남성의 생식기를 모두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수술로 하나의 성을 선택할 것을 강요받는다고 설명했다. 


  섹슈얼리티도 마찬가지이다. 성적(sexual)이라고 느끼는 감정, 욕망, 실천, 행위, 정체성을 통틀어 섹슈얼리티(sexuality)라고 한다. 한채윤 이사는 그중에서도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 즉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적, 낭만적, 육체적, 애정적 끌림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런 성적 지향을 스스로 인지하여 자신을 정체화하면, 크게는 이성애(heterosexuality), 동성애(homosexuality), 양성애(bisexuality), 무성애(Asexuality)로 구분할 수 있다. 더 세부적으로 자신을 정체화하는 성소수자들이 존재하지만 섹슈얼리티를 이해하는 데보다 중요한 것은 성소수자들이 이성애 중심 사회에서 ‘어떻게 구조화된 차별과 폭력에 노출되고, 사회에서 배제되는가’라고 강조했다. 사회는 모든 사람을 이성애자로 전제하기 때문에 침묵만으로도 차별을 당하거나 존재를 부정하는 질문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폭력은 ‘권력’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성’이라고 하면 성행위, 성관계를 먼저 떠올리며 그 단어를 말하는 것 자체를 조심스러워 한다. 즉, 이성 간의 성기결합(intercourse) 중심으로 성을 규정함으로써 성은 자연스러운 ‘본능’으로 보고 이는 성추행, 성폭력, 혹은 성적 행위를 본능의 차원으로 정당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런 본질주의적 접근은 이성애 남성 중심적인 것이며, 여성과 남성으로 범주화하여 이성 간의 사랑만을 제도화한 사회는 이분법적인 젠더라는 체계 속으로 구성원들을 끊임없이 편입시킨다. 생물학적 차이를 위계화된 차별로 불평등한 권력 관계로 정당화하는 것이다. 결국, 이는 젠더 권력의 문제이며 이성애가 아닌 것을 비정상으로 라벨링하고(labeling) 여성성을 지배와 통제의 대상으로 착취함으로써 섹슈얼리티에도 이러한 권력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한채윤 이사는 성폭력의 경우에 “폭력”의 형태에 ‘성’이 개입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성폭력 사건을 가해자가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서’ 벌인 일이라며 가해자 중심으로 사건을 해석한다고 지적했다. 성폭력이란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적, 언어적, 비언어적인 성적 접근이나 행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성욕은 억제할 수 없는 자연적인 본능이라는 성적 규범이 깔려있기 때문에 성폭력이 “폭력”의 형태라 할지라도 ‘남성성의 본능’으로 이해된다. 사회적 통념상 남성과 여성 간에 성폭력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지극히 성폭력을 가해자와 성욕을 중심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성폭력은 성욕이 일으킨 폭력이 아니라 성별, 지위 등의 권력 관계를 이용하여 성욕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폭력’을 택한 것이다. 한채윤 이사는 ‘폭력’에 방점을 찍으면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즉 폭력이 어떤 방식으로 행사되었는지를 볼 수 있고 자신의 의사와 반하여 성적 피해를 입은 방식으로 성폭력을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나 이성애 제도 내에서 많은 강제적인 성적 접근이나 행위는 폭력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동성 간 성폭력은 ‘장난으로’ 또는 ‘친해지기 위해서’라는 말로 쉽게 가려질 수 있으며 권력 관계에서 피지배적 위치에 놓인 피해자는 합의로 이루어진 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학교, 군대, 감옥 내의 남성 간 성폭력의 경우 피해자는 여성화된 지위, 즉 남성성의 손상을 입게 되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말하거나 신고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회적 배경과 권력이 동원되는 구조화된 폭력으로, ‘NO’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인지, 그리고 ‘NO’라고 했을 때 이후의 불이익이나 피해가 예상되는지 않는지가 성폭력을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얼마나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성적자기결정권은 소극적 권리로서, 주장의 차원이 아니라 “존중”의 차원이며 더 나아가 모든 성적 정체성을 아울러 상호 존중하는 성 문화 개선과 정착, 그리고 교육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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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 한국여성의전화가 만들어가는 세상



1983년 ‘여성에 대한 폭력’을 세상에 알리다

한국사회에서 처음으로 아내구타 등 여성폭력문제 전문 상담전화를 개통하고, 상담원 교육을 시작했다. 단어조차 낯설었던 아내구타 피해여성을 돕겠다고 전화기 한 대를 놓고 시작한 상담은 현재 전국 200여개의 상담소로 확대되었다.


1983년 아내구타 실태조사

한국 최초의 ‘아내구타’에 관한 실태조사는 1983년 한국여성의전화에 의해 이루어졌다. 당시 서울지역에 있는 708명의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2%의 여성이 맞은 적이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고 이를 여성의전화가 사회에 알려냈다. 또한 이 실태조사에서 ‘아내구타’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되기도 했다.


1983년 여성주의 상담

1983년 6월 시작된 ‘여성의전화 상담’은 전통 상담과 차별되는 것으로 그 지향과 방법론이 끊임없이 모색되어 왔다. 1회 상담원교육에서는 여성학과 상담이론을 절반씩 배치하였고 매 강좌마다 분반토론을 필수로 하여, 상담원 스스로의 자기성장과 변화를 동반토록 했다. 여성주의 상담은 이론만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모색되며 여성의전화에게 상담은 곧 (여성)운동이다. 여성주의 상담에 대한 연구는 1988년 “여성의전화 상담론 워크숍”을 시작으로, 2005년 “왜 여성주의 상담인가” 출판, 여성주의상담전문가양성교육, 2010년 여성주의상담실천연구소 개소, 2012년 “여성주의상담과 사례 슈퍼비전” 출판 등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1984년 여성호신술 강좌 개설

1983년 한국여성의전화 개원초기, 상담이라는 사후대처 뿐 아니라 예방활동을 모색하던 중 여성호신술 강좌를 개설하여 여성호신술을 보급하였다. 첫 강좌는 1984년 12월부터 10주간에 걸쳐 이루어졌고 여성호신술이 전무한 상태에서 연세대 체육과 교수가 여성 호신술 동작을 개발하여 진행했다.


1986년 베틀여성모임(구타 아내 자조 모임)

‘쉼터’를 거쳐 간 여성들의 후속모임으로, 처음에 ‘위기여성모임’으로 시작하여 88년 이후 ‘베틀여성모임’으로 명칭이 바뀌어 지속되고 있다. 공식적인 상담의 과정이 끝난 후에도 자조모임의 성격으로 일정기간 모여 서로가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집단 상담의 효과를 얻고자 하였다.


1986년 여성수첩

1985년 여성학 스터디 그룹으로 시작된 ‘젊은 여성모임’의 활동결과물로, 독일의 여성수첩에서 힌트를 얻어 1986년 탄생되었다. 여성 이슈에 대한 정보서인 동시에 페미니스트 정체성을 보여주는 징표로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이 되었다.


1987년 쉼터

1987년 3월 14일 사무실 일부를 개조하여 처음 시작하여 6월 전세방으로 독립한 그 곳, 그때는 그 곳을 부를 이름이 없었다. 여성의전화 사람들은 shelter house와 발음도 비슷하고 쉼 자리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이를 ‘쉼터’로 명명했다. 이제는 위기에 처한 여성들을 위한 비상휴식처, 긴급피난처라는 사회적 개념과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995년 평등문화를 가꾸는 남성모임

한국여성의전화 남성회원들이 만든 소모임으로 지금까지 남성들의 성평등 의식을 고취하고 있는 소리 없는 교두보이다. 이 모임에서 발간한 자료집 「men`s work」는 남성들을 위한 좋은 여성학 교재가 되기도 했다.


1997년 상근활동가 산전산후 90일 휴가제 및 육아수당지급

시민사회단체로는 처음으로 1997년 1월에 90일 산전산후 휴가제를 도입하였다. 최초의 수혜자는 전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인 정춘숙 대표다.


2009년 아시아여성네트워크 출범

여성에 대한 폭력이 하나의 국가만의 일이 아니라 국가의 경계를 넘어 발생한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설립 초기부터 국제연대 사업을 해왔던 한국여성의전화는 2005년 아시아여성네트워크를 결성하여 여성폭력추방을 위한 법, 제도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한편, 법과 제도를 뛰어넘는 여성인권운동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왔다. 2009년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주최한 아시아여성네트워크포럼에서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아시아여성네트워크”를 공식출범하였으며 현재 함께 하고 있는 국가는 몽골, 필리핀, 일본, 베트남, 캄보디아이다.



● 여성의 살 권리를 許하라!


1988년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 성폭력 정당방위 변○○씨 사건

1988년 9월 10일 한밤 중 귀가 길에 변○○라는 주부가 달려드는 강간범의 혀를 잘라 자신을 방어하였으나 오히려 ‘상해죄’로 징역 1년의 구형을 받았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시민대토론회 등으로 이 사건을 여론화하여 성폭력의 위기에 처한 여성이 취할 수 있는 <정당한 자기방어>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을 일으켰고 이러한 노력으로 이 사건은 무죄판결을 받아냈다. 이후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라는 영화로 제작되어 대종상을 받기도 했다.


1991년 가정폭력 가해자 살해 정당방위 사건 - 최초의 구명운동 남○○씨 사건

1991년 2월 구타남편을 살해한 남○○ 사건은 여성의전화가 대대적으로 구명운동을 벌인 사건이다. 당시 임신 4개월이었던 남○○은 사건 당일, 남편에게 폭력을 당해 장이 파열되고 아이를 사산했다. 남○○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여성의전화의 적극적인 구명운동으로 2심에서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무죄석방을 주장한 한국여성의전화의 요구에는 못 미쳤지만 아내를 구타하는 가해자를 살해한 것을 정당방위로 규정한 최초의 구명운동이었다.


1999년 노인여성인권긴급공청회–하루를 살더라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1998년 9월 11일, 서울가정법원은 당시 일흔이었던 이○○씨가 남편을 상대로 낸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 이혼소송에 대해 ‘해로하라’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가정에서 여성의 재산권은커녕 부부의 재산은 부부공동의 소유란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으며 이○○씨가 결혼 생활 전반을 통해 고통받아온 가정폭력 사실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고등법원에 항소한 이○○씨는 한국여성의전화와 상담을 시작하였다. 본회는 ‘노인여성인권’ 긴급공청회를 개최하고, 2차 재판 모니터링 및 진정서, 탄원서 제출 등 지속적인 지원활동을 하였고, 99년 8월 고등법원판결 승소, 2000년 9월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황혼이혼이라는 용어를 한국사회에 처음 등장시킨 사건이자, 이후 여성노인 인권문제와 여성의 재산권 문제로 논의가 확장되는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 최소한의 법 – 법제정운동

1991년 성폭력 관련법 입법을 위한 공청회 개최

창립 당시부터 여성폭력 관련법 제정의 필요성을 절감하던 한국여성의전화는, 활동가들이 인신매매단으로 경찰에 연행(1991. 1. 21)된 것을 계기로 1991년 4월 18일 '성폭력관련법 입법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성폭력관련법 제정의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였다. 그 후 지난한 투쟁을 통해 마침내 1993년 정기국회에서 '성폭력특별법'이 통과되었다. 애초의 주장은 가정폭력의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었으나 법제정과정에서 가정폭력이 제외되어 1997년 '가정폭력방지법'이 별도의 법으로 제정되었다.


1997년 가정폭력방지법 제정

한국여성의전화는 여성관련 법률의 제·개정에 많은 역량을 기울여 왔다. 성폭력특별법 외에도 여성발전기본법, 성매매방지법의 제정에 함께 했으며, 1997년 제정된 ‘가정폭력범죄처벌에 관한 특례법’과 ‘가정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에 관한 법률’은 한국여성의전화가 없었다면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집안일로만 여겨지던 가정폭력이 사회적 범죄로 정의될 수 있었다.


1999년 여성의 경제세력화 운동

이혼과정에서 여성들이 부딪히게 되는 재산권 문제, 여성노인들의 황혼이혼과 재산권 문제, 여성의 정당한 재산권 확보 등에 대한 관심에서 1999년 부부재산공동명의 운동을 시작했다. 여성의 경제세력화 운동은 여성의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였고, 민법과 세법의 변화까지를 요구하는 운동으로 확대되었다. 이후 '여자와 돈에 관한 이야기' 다큐멘터리 제작, '그녀의 25시 366일' 인터뷰공모전 및 전시회, '소녀, 마술경제캠프에 가다' 청소녀 캠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 미래세대와 함께


1992년 여성주의적 청소년 성교육 교재 '자라는 우리, 배우는 성' 발행

이 교재는 남성위주의 성교육 교재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1992년 광주여성의전화가 발행한 최초의 여성주의 성교육도서(단행본)이다. 여성의전화는 청소년성교육과 학교내성폭력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 '청소년 성교육을 위한 교사교육'과 '학교 내 성폭력실태조사'를 전국에서 실시하기도 했다.


1995년 딸들을 위한 캠프

가부장적, 성차별적 사회에서 청소녀들이 능동적이고 당당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지하고자 기획된 캠프.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내 몸과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인식을 공고히 하여,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바탕이 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이후 청소녀들을 위한 경제캠프로 발전하였다.


2011년 즐거운 데이트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 『데이트 UP 데이트』

한국여성의전화는 상담 과정에서 데이트관계에서의 폭력의 심각성을 발견하고, 2006년부터 데이트폭력에 관심을 가져왔다. 2011년에는 스마트폰 시대에 맞춰 데이트폭력을 예방하고자 『데이트 UP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였다. 연애에 관심 있는 2-30대를 대상으로 제작되었으며, 연애의 준비부터 끝까지 나의 연애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내용과 즐거운 데이트를 하기 위한 조언들로 구성되었다. 발표 1주일 만에 수 만 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인기 애플리케이션에 오르기도 했다.


2015년 가정폭력예방 동화책 ‘문을 활짝 열어봐’ 제작

한국여성의전화는 20여 년 동안 폭력예방교육을 진행해오면서, 아동 대상의 폭력예방교육 교재가 전무하다시피 한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2015년 저학년 어린이와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가정폭력예방 동화책을 개발하였다. 동화책 ‘문을 활짝 열어봐’는 먼지 속에 사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의 판단을 존중하며, 먼지를 털어내고자 용기를 낸 아이를 지지하는 이웃의 모습을 담고자 하였다.



● 일상의 문화를 바꾸다


1989년 가정폭력 관련 영화 제작 - 굴레를 벗고서

아내구타의 심각성을 사회에 고발하고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성폭력 추방을 위한 영화제작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영화제작에 들어갔다. 이 영화는 이현승(당시 30세)씨가 감독을 맡았고 스탭들은 인건비도 받지 않고 빵과 우유로 끼니를 때우면서 갖은 노력 끝에 만들어진 영화이다. 이후에도 한국여성의전화는 애니메이션 ‘도하의 꿈’, 다큐멘터리 ‘여자와 돈에 관한 이야기’, ‘앞치마’, ‘쉼터를 만나다’ 등을 제작하여 여성인권문제를 대중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1991년 세계성폭력추방주간 소개 및 행사주관

1991년 미국의 Women's Global Leadership Institute에서 23개국 여성활동가들이 참여하는 워크샵에서 결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해 세계 23개국이 함께 참여하는 16일간의 ‘제1회 세계성폭력추방주간’을 주관하여 성폭력희생자를 위한 추모제를 열었다. 이 기간 중 세계여성들과 함께 여성의 인권과 성폭력 문제를 UN의 중심적 관심사로 포함하는 것을 촉구하는 100,000명 서명을 받아 Women's Global Leadership Institute를 통해 UN에 전달하였다. 이후 이 기간은 세계적 캠페인 기간으로 설정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2006년 여성인권영화제 피움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며, 여성폭력에 외면하는 현실에 대한 절박함으로, 여성인권운동단체로서는 처음으로 2006년 영화제를 시작했다. 국내에 최초로 선보이는 주옥같은 여성인권영화들,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다양한 부대행사들로 현재는 여성인권 이슈를 충만하게 즐길 수 있는 여성축제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 여성폭력예방 공익광고 제작

국내 여성단체로는 처음으로 가정폭력 예방 공익광고를 제작하였다. 가정폭력은 범죄라는 메시지를 담아 그 심각성을 고발하고 ‘당신이 침묵하면 폭력은 사라지지 않습니다’라는 문구 아래 대중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광고였다. 지하철, 케이블, 관공서, 포털사이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송출하였으며, 이후에도 매년 여성폭력예방 공익광고를 제작하고 있다.


2012년 동네방네 프로젝트 – 가정폭력근절을 위한 “움직이는” 지역사회 네트워킹 모델 만들기

1990년대 후반 여성폭력 관련 법제화와 상담소 제도화 이후 지역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법과 제도의 변화만이 아닌 인식과 문화의 변화를 위해 지역여성운동을 시작했다. 2000년부터 본격화된 지역여성운동은 정책모니터링과 예산모니터링에 집중되었던 것에서 지역여성리더 발굴과 지역운동축제, 문화운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였다. 2012년에는 마을 주민, 지구대, 교회, 구청, NGO 등이 네트워크를 구성해 주민 누구나 주변의 폭력을 쉽게 알아채고, 또 피해 여성은 어디에나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가정폭력 없는 움직이는 마을’ 모델을 개발하였으며, 이는 서울시의 ‘여성안전마을’의 토대가 되기도 하였다.


2015년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캠페인

2015년 한국여성의전화는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란 슬로건으로 연중 캠페인을 펼쳤다. 본회는 그간 수많은 폭력 피해자 및 생존자들을 상담하며 폭력 상황은 처음에는 지나칠 수 있을 법한 비/언어적인 표현 등에서 시작됨을 인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일상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폭력이 사소하게 다뤄지지 않는 문화를 확산하여 피해자와 방관자의 ‘의심’을 지지함으로서 피해자들이 폭력을 초반에 인지 및 대처하고 이후의 사태까지 예방할 힘을 낼 수 있도록 돕고자 하였다. 거리캠페인, 사소한 전당포, 버스광고와 지하철광고, 먼지차별 캠페인, 페스티벌 킥 등 다양한 통로로 시민들을 만나 ‘당신이 겪은 폭력과 차별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담은 활동을 펼쳤다.



● 그런 말조차 없던 시절


성폭력

성폭력이란 용어가 일반에게 생소할 당시, 성윤리의 이중구조, 성의 상품화 등 성의 불평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각종 폭력현상들을 ‘성폭력’(Gender violence)으로 개념화했다(1983년 12월 10일자'베틀'). 이후 사회적으로 꾸준히 성폭력에 관한 문제제기를 하는 가운데 오늘날과 같은 의미가 일반에게 인식되었다. 그러나 여성의전화가 의미하는 것은 Gender violence인데 반해 사회적으로는 Sexual violence로 인식되고 있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아내강간

성폭력특별법과 가정폭력방지법 제정 운동을 하면서 여성의전화는 아내강간도 성폭력 범주에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고 2000년 처음으로 아내강간 토론회를 개최하여 사회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였다. 그러나 가정폭력방지법 제정과정에서도 이 조항은 삭제되어 문제로 남아 있다가, 2013년 5월 16일에 대법원에서 아내강간을 인정하는 첫 판례가 나왔다.


자원활동가

1983년 개원 당시 상담원들은 소위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여성운동의 사명을 지니며 활동하는 그들에게 ‘봉사’라는 시혜적 용어가 적절치 않아, 자원봉사자라는 말 대신 자원 활동가라는 말로 명명하였다.


데이트폭력

가정폭력 피해자의 22.8%는 결혼 전 데이트 관계에서부터 폭력피해를 입는다(한국여성의전화 쉼터 입소자 설문결과). 한국여성의전화는 데이트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심각성과 다양성을 드러내기 위해, 데이트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적,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폭력을 포괄하는 단어로 ‘데이트폭력’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근친상간을 ‘근친강간’으로

상담사례들을 보면 아버지나 오빠 등과의 성관계는 강요에 의한 명백한 성폭력이었다. 따라서 여성의전화는 근친상간이라는 말을 부적절한 용어로 규정하고 ‘근친강간’이라 명명하였다.


고부갈등을 ‘시집갈등’으로

한국여성의전화는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얘기되던 고부(姑婦)간의 문제가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가부장적 가족구조로 인한 문제로 보고 ‘시집갈등’으로 명명하였다.


먼지차별

‘Microaggressions’을 번역한 용어로, 작고 일상적이지만 소수자(성별, 성정체성, 인종 등)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를 담은 언어/비언어적인 표현을 포괄하여 '먼지차별'이라고 명명하였다. 우리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도처에 깔려있고, 유해하며, 늘 치우지 않으면 쌓이는 '먼지'와도 같은 차별을 의미한다. 행위자가 의도하지 않고 행했거나, 칭찬의 의미를 담았다 하더라도 소수자를 배제하는 차별적인 언행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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