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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127

월경의 재조명 월경의 재조명 김채영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마법’이 아니라, 월경 인류의 절반은 생애 상당 부분 동안 피를 흘린다. 물론 그 기간이나 규칙성의 정도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여성들은 평균 십삼 세에서 오십 세까지 자궁점막이 출혈과 함께 배출되는 생리현상을 겪는다. 이 평범한 현상은 ‘그날’도, ‘마법에 걸린 것’도 아닌 ‘월경’이다. 월경은 생리현상 전반을 의미하는 ‘생리’라는 순화된 용어로 사용되기도 하고, ‘그날’과 ‘마법에 걸렸다’는 표현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왜 우리는 월경이라는 정확한 말을 두고 그날 혹은 마법이라고 해야 할까? 월경과 생리가 그리도 거북한 것일까? 월경의 역사 지난 7월 인사동에서 생리대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한 공사판 벽면에 생리혈과 붉은 물감이 묻은 생리대와 속옷이 붙고, “.. 2016. 8. 31.
[여성과 전쟁, 반복되는 역사②] 애국주의와 기지촌 역사에는 전쟁이 있었고, 전쟁에는 여성이 있었다. 여성의 몸은 강력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가부장제와 결합하며 ‘전리품’ 또는 ‘성노예’의 형태로 활용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일제강점기의 ‘성노예’나 베트남전쟁의 ‘성노예’, 한국전쟁 이후의 ‘양공주’, 그리고 기지촌의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섹슈얼리티의 결합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들은 전쟁이 끝난 후 민족주의적 질서 속에서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그들이 강제든 아니든 ‘우리 민족이 아닌 다른 민족’과 관계를 맺었다는 것에 분노한 것이다. 민족주의적 가부장제의 관점에서, 여성의 고결함과 정숙은 민족주의적 자부심과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여성과 전쟁, 반복되는 역사②애국주의와 기지촌 김채영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1992년 10월 28일 동두천에서 .. 2016. 8. 29.
[여성과 전쟁, 반복되는 역사①] 국가는 여성의 몸을 어떻게 활용해왔나 역사에는 전쟁이 있었고, 전쟁에는 여성이 있었다. 여성의 몸은 근대의 강력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민족주의와 결합하며 ‘전리품’ 또는 ‘성노예’의 형태로 활용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일제강점기의 ‘성노예’나 베트남전쟁의 ‘성노예’, 한국전쟁 이후의 ‘양공주’, 그리고 기지촌의 여성들은 민족주의와 섹슈얼리티의 결합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들은 전쟁이 끝난 후 가부장제 질서 속에서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그들이 강제든 아니든 ‘우리 민족이 아닌 다른 민족’과 관계를 맺었다는 것에 분노한 것이다. 가부장제의 관점에서, 여성의 고결함과 정숙은 민족주의적 자부심과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여성과 전쟁, 반복되는 역사] 기획기사를 통해 페미니즘과 민족주의, 여성인권과 전시 성폭력에 대해 짚어볼 수 있기를 .. 2016. 8. 29.
“빡세게 도전해 보시라!” “빡세게 도전해 보시라!” 성남여성의전화 성남여성의전화는 1995년부터 여성폭력과 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활동을 해왔다. 활동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여전히 여성폭력에 무관심한 사회를 살아가며 안개 속을 헤매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성폭력과 가정폭력은 물론, 여성에 대한 전반적인 무시와 혐오가 덮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매체인 미디어는 폭력의 메시지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우리는 늘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폭력의 문제를 직면하고,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한다. 교육, 상담, 캠페인 외에 사람들의 가슴을 치고 공감을 얻어내는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첫 시작이 여성폭력에 대한 동영상 제작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 2016. 8. 8.
함께하는 활동, 첫 걸음을 떼다 함께하는 활동, 첫 걸음을 떼다 윤이반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반갑습니다! 하하 다른 후기들을 전혀 보지 못한 상태라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디부터 써볼까 고민했는데, 후원을 시작했던 즈음이 좋을 것 같아요. 후원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한국여성의전화(이하 여성의전화)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던 활동가님의 개략적인 설명 이후 5월 27일 저녁 여성의전화 신입회원 만남의 날 모임이 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가정폭력과 데이트폭력에 관련하여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과, 그 문제들을 근절하기 위해 제가 행동할 수 있는 부분들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후원을 시작했던 터라 기쁜 마음으로 모임에 참여하였습니다. 모임에 참여하기 .. 2016. 8. 8.
뜨거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2016 여성주의집중아카데미 수강후기뜨거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오은영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올해는 작년보다 더 뜨거운 것 같다. 여름도 더 빨리 찾아온 것 같고, 알록달록한 색의 망토를 걸친 계절의 여신이 성큼성큼 걸어가는 모양이다. 날씨도 날씨이지만, 올해가 더 뜨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한국여성의전화의 뜨거운 시선 교육을 들었기 때문이다. 뜨거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나, 다른 이들도 이 뜨거운 여름을 더 뜨겁게 보내라는 의미에서 교육 수강후기를 써보려 한다. 1강 ‘사소하지 않은 2.63%’ 4월 13일에 진행된 20대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관심 있게 지켜봤던 총선이었다. 기독자유당의 득표율 2.63%는 녹색당(0.76%)과 노동당(0.38%)을 산술적으로 합쳐도 턱없이 부족한 무시할 수 .. 2016. 7. 21.
당신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요? 당신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요?[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①] 박제된 가족을 넘어 김홍미리 여성주의연구활동가,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사랑과 희생, 화목함의 상징인 가족. 그러나 한국 가정의 53.8%는 ‘폭력’ 가정. 그만큼 경험으로 익숙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남의 일’, ‘감히 참견해서는 안 될 가정사’라고 생각하며,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인식. 이처럼 가족과 가정폭력을 둘러싼 이중적인 잣대, 인식의 괴리는 폭력의 본질적인 해결을 어렵게 합니다. 올해로 33년 동안 아내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한국여성의전화가 다양한 사례와 함께, 가정폭력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보수적인 가족상과 폭력의 연관성, 현 가정폭력 관련 제도의 문제.. 2016. 7. 21.
5월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 캠페인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 범죄라고 생각하시나요?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지도 알고 계신가요? 신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범죄, 가정폭력 사실 한국의 법률은 피해자가 폭력에서 벗어나는 것보다는, 오히려 폭력의 현장인 가정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정을 보호한다는 미명 하에, 피해자를 다시 폭력 범죄로 내몰고 있는 겁니다. ‘가정폭력처벌법’(약칭)에는 “이 법은 …… 가정폭력범죄로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꾸며 ……”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가정을 지키는 게 뭐가 문제냐고요? ‘가정’이 아니라 ‘폭력’ 문제임을 기억하세요. 만약 길에서, 혹은 직장에서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폭력이 발.. 2016. 7. 21.
<디어 마이 프렌즈>, 혐오와 폭력은 되풀이된다 , 혐오와 폭력은 되풀이된다[TV리뷰] 되물림되는 폭력... 나 하나 참는다고 끝나지 않는다 이정희 미디어평론가 ※ 이 기사는 , 에도 중복 게재되었습니다. 지난 26일 방영된 168회에서는 으로 강남역 살인 사건을 다뤘다. 패널인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는 모두 이 사건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사건에 대한 두 사람의 해석은 달랐다. 전원책 변호사는 자신이 맡았던 이와 유사한 사건의 예를 들며 우리 사회가 방기한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가 '강남역 살인 사건'을 낳았다고 주장했다. 그에 반해 유시민 작가는 '여성'을 최후의 식민지로 여기는 '남성' 일반의 전근대적인 인식이 결국 강남역 살인 사건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유시민 작가에 대해 전원책 변호사는 반대한다. .. 2016. 7. 21.
여성주의 정보생산자조합 페미디아 여성주의 정보생산자조합 페미디아 작성 김나영 연구팀장편집 최지수 칼럼팀 ‘여성주의 정보생산자조합 페미디아’는 2016년 5월 9일, 한국에 더 많은 여성주의가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Your Feminist Idea’를 줄인 ‘페미디아’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습니다. 페미디아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낸 것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며 인천 지역과 녹색당에서 생태주의 및 청년활동을 하던 진달래씨였습니다. 그는 우리말로 된 여성주의 정보와 문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고민하던 중, 올해 4월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문제에 관련된 외신을 번역하고, 여성주의 및 젠더 관련 다양한 연구를 소개하는 웹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사업 계획을 알렸습니다. 때마침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2016. 7. 21.
왜, 유독, 여성만을 대상으로 발생하는지 묻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보도를 집계·분석한 ‘분노의 게이지’에 의하면, 친밀한 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남성에 의해 총 1,051명의 여성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뻔 했다. 그 중 살해당한 여성은 657명이다. 이는 물론 최소치이다. 게다가 모르는 사람에 의한 피해까지 합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657명. 그리고 2016년 5월 17일, 또 한 명의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이제 ‘여성’들이 그 “살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고통스러운 고백으로 시작된 이 목소리는 인터넷망에서 망으로, 거리에서 거리로 이어지고 있다. 분명, 2016년 한국 여성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혐오와 멸시에 뜻 .. 2016. 7. 21.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은 사소하지 않다는 외침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보도를 집계·분석한 ‘분노의 게이지’에 의하면, 친밀한 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남성에 의해 총 1,051명의 여성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뻔 했다. 그 중 살해당한 여성은 657명이다. 이는 물론 최소치이다. 게다가 모르는 사람에 의한 피해까지 합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657명. 그리고 2016년 5월 17일, 또 한 명의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이제 ‘여성’들이 그 “살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고통스러운 고백으로 시작된 이 목소리는 인터넷망에서 망으로, 거리에서 거리로 이어지고 있다. 분명, 2016년 한국 여성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혐오와 멸시에 뜻 .. 2016. 7. 21.
살인과 젠더 불평등: 그 죽음의 가장 깊은 본질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보도를 집계·분석한 ‘분노의 게이지’에 의하면, 친밀한 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남성에 의해 총 1,051명의 여성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뻔 했다. 그 중 살해당한 여성은 657명이다. 이는 물론 최소치이다. 게다가 모르는 사람에 의한 피해까지 합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657명. 그리고 2016년 5월 17일, 또 한 명의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이제 ‘여성’들이 그 “살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고통스러운 고백으로 시작된 이 목소리는 인터넷망에서 망으로, 거리에서 거리로 이어지고 있다. 분명, 2016년 한국 여성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혐오와 멸시에 뜻 .. 2016. 7. 21.
‘마음의 간격’이 느껴지지 않는 곳, 한국여성의전화를 만나다 ‘마음의 간격’이 느껴지지 않는 곳,한국여성의전화를 만나다 이아정 중앙대학교 일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한국여성의전화로 사회복지 실습을 신청한 것은 관심연구 분야인 ‘여성’ 문제를 사회정책과 사회사업, 양방향에서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성주의 상담으로 시작한 한국여성의전화는 현재 관련법 제정・정책 제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여성문제에 접근하고 있어, 이론을 배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었다. 실습은 각 국의 일정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기관과 기관 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을 시작으로 상담교육 프로그램, 홍보 소식지, 회원 신년회와 관련한 업무를 하였다. 특히 실습기간 동안 , , 와 같은 굵직한 프로그램이 열려 다.. 2016. 5. 4.
3.8 세계 여성의 날, 여성에게는 여전히 '빵과 장미'가 필요하다 3.8 세계 여성의 날,여성에게는 여전히 '빵과 장미'가 필요하다 정은선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1908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의 유래가 된 이날 거리로 나선 여성들은 “빵, 그리고 장미를 달라”고 외쳤다. 이 절규 어린 투쟁에서 빵은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의미했다. 100여 년이 지난 지금, 과연 여성들은 빵과 장미를 제대로 누리고 있을까. 여성의 날을 사흘 앞둔 5일 토요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 32회 한국여성대회는 한국사회에 이 질문을 다시금 던지는 자리였다. '희망을 연결하라 - 모이자! 행동하자! 바꾸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날 대회에서는 성평등 걸림돌과 성평등 디딤돌을 각각 선정해 발표했다. 성평등 걸림돌에는 성평등을 후퇴시킨 박근혜 정부의 3대 정책(성교육 표준안, 노.. 2016.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