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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함께하는 활동, 첫 걸음을 떼다

by kwhotline 2016. 8. 8.



<한국여성의전화 2016 신입회원 만남의 날 후기>

함께하는 활동, 첫 걸음을 떼다 


윤이반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반갑습니다! 하하 다른 후기들을 전혀 보지 못한 상태라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디부터 써볼까 고민했는데, 후원을 시작했던 즈음이 좋을 것 같아요. 후원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한국여성의전화(이하 여성의전화)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던 활동가님의 개략적인 설명 이후 5월 27일 저녁 여성의전화 신입회원 만남의 날 모임이 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가정폭력과 데이트폭력에 관련하여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과, 그 문제들을 근절하기 위해 제가 행동할 수 있는 부분들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후원을 시작했던 터라 기쁜 마음으로 모임에 참여하였습니다. 모임에 참여하기 전 상상 속의 모임의 모습은 여러 신입회원이 모여 여성의전화에 대해 활동가의 설명을 듣는 일종의 설명회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그리고 무척 좋았습니다.


동그랗게 둘러서서 한 분씩 돌아가며 자신을 표현하는 이름이나 닉네임을 소개했고, 이곳에 함께하게 된 이유부터 시작해 자유로운 형식의 자기소개가 이어졌습니다. 소개를 하는 동안 저는 한명 한명이 여성의전화 활동에 함께 동참하는 참여자로 시작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후원할 곳이 있으면 후원을 하고, 참여할 수 있는 모임에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가게 된 자리였고 이후 당장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후 삼십 여 명 가까이 되는 인원을 두 조로 나누어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토의를 했습니다.


여성주의라는 공통적인 공감대가 있었기에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도 서로 답답했던 얘기부터 최근 사회적으로 크게 떠오르고 있는 여성혐오 이슈에 대한 생각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더 크게 소리쳐야하고, 연대해야한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하는 입장이었기에 그를 기반으로 여러 소모임에 대한 의견들이 나왔어요. 2016년도 신입회원 만남의 날에서 시작되어 보다 열린 모임을 만들어가기 위해 추후 따로 논의의 시간을 갖기로 약속하며 자리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기다리던 6월 9일 첫 모임 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부담스러운 의무감과 책임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소모임이 진행되면서도 중간에 쉽게 흩어지지 않고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나왔었어요. 그리고 소모임 회원 구성에 있어 본의 아니게 배제되거나 소외되는 대상이 발생되지 않도록 고심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며, 저는 다른 곳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감수성을 발견하였습니다. 제가 정말 닮고 싶고, 닮아야 할 모습이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어요. 




당일, 세 개의 소모임을 구성했습니다. 판례연구 모임과 상담 관련 독서모임도 구성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성주의의 역사를 1세대부터 시작해 그 변천사를 따라가며 공부하고자 하는 여성주의 스터디 모임도 구성 되었습니다. 


여성의전화 신입회원 만남의 날이 있었던 얼마 후 여성의 전화의 생일을 맞아 진행된 일일호프에도 참석했습니다. 저는 전날과 당일, 자원 활동으로 함께 했습니다. 여러 회원과 활동가가 한데 모여 야채를 다듬고, 고기를 재고, 재료준비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직접 튀김옷까지 입힌 돈까스, 다음 날에 호프에서 먹어보았는데 어느 분들이 만들었는지 맛이 참 기가 막히더라구요.) 동시에 이제까지 제 또래 친구들과의 대화로는 알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생생히 전해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같기도 하며 또 다르기도 한 여러 여성들의 경험을 듣는 것은 참으로 뜻 깊은 일이고,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페미니스트이자 어머니인 분의, 페미니스트이자 부인이고, 페미니스트이자 가정폭력피해자인 분의, 그리고 페미니스트이자 데이트폭력 가해자였던 저의 이야기까지.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기대합니다.


저는 앞서 말씀 드린 소모임 통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함께 모임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회원 누구나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지요. 이제 시작이기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앞으로 활동이 무척 기대하고 있어요. 내가 직접, 내가 원하는 페미니스트가 되고, 내가 바라는 행동들을 할 수 있게 함께 응원해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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