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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이슈539

월경의 재조명 월경의 재조명 김채영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마법’이 아니라, 월경 인류의 절반은 생애 상당 부분 동안 피를 흘린다. 물론 그 기간이나 규칙성의 정도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여성들은 평균 십삼 세에서 오십 세까지 자궁점막이 출혈과 함께 배출되는 생리현상을 겪는다. 이 평범한 현상은 ‘그날’도, ‘마법에 걸린 것’도 아닌 ‘월경’이다. 월경은 생리현상 전반을 의미하는 ‘생리’라는 순화된 용어로 사용되기도 하고, ‘그날’과 ‘마법에 걸렸다’는 표현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왜 우리는 월경이라는 정확한 말을 두고 그날 혹은 마법이라고 해야 할까? 월경과 생리가 그리도 거북한 것일까? 월경의 역사 지난 7월 인사동에서 생리대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한 공사판 벽면에 생리혈과 붉은 물감이 묻은 생리대와 속옷이 붙고, “.. 2016. 8. 31.
[여성과 전쟁, 반복되는 역사②] 애국주의와 기지촌 역사에는 전쟁이 있었고, 전쟁에는 여성이 있었다. 여성의 몸은 강력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가부장제와 결합하며 ‘전리품’ 또는 ‘성노예’의 형태로 활용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일제강점기의 ‘성노예’나 베트남전쟁의 ‘성노예’, 한국전쟁 이후의 ‘양공주’, 그리고 기지촌의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섹슈얼리티의 결합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들은 전쟁이 끝난 후 민족주의적 질서 속에서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그들이 강제든 아니든 ‘우리 민족이 아닌 다른 민족’과 관계를 맺었다는 것에 분노한 것이다. 민족주의적 가부장제의 관점에서, 여성의 고결함과 정숙은 민족주의적 자부심과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여성과 전쟁, 반복되는 역사②애국주의와 기지촌 김채영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1992년 10월 28일 동두천에서 .. 2016. 8. 29.
[여성과 전쟁, 반복되는 역사①] 국가는 여성의 몸을 어떻게 활용해왔나 역사에는 전쟁이 있었고, 전쟁에는 여성이 있었다. 여성의 몸은 근대의 강력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민족주의와 결합하며 ‘전리품’ 또는 ‘성노예’의 형태로 활용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일제강점기의 ‘성노예’나 베트남전쟁의 ‘성노예’, 한국전쟁 이후의 ‘양공주’, 그리고 기지촌의 여성들은 민족주의와 섹슈얼리티의 결합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들은 전쟁이 끝난 후 가부장제 질서 속에서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그들이 강제든 아니든 ‘우리 민족이 아닌 다른 민족’과 관계를 맺었다는 것에 분노한 것이다. 가부장제의 관점에서, 여성의 고결함과 정숙은 민족주의적 자부심과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여성과 전쟁, 반복되는 역사] 기획기사를 통해 페미니즘과 민족주의, 여성인권과 전시 성폭력에 대해 짚어볼 수 있기를 .. 2016. 8. 29.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법 앞에 멈춰선 여성들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법 앞에 멈춰선 여성들[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②]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는 가정폭력‘처벌법’ 장유미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 사랑과 희생, 화목함의 상징인 가족. 그러나 한국 가정의 53.8%는 ‘폭력’ 가정. 그만큼 경험으로 익숙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남의 일’, ‘감히 참견해서는 안 될 가정사’라고 생각하며,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인식. 이처럼 가족과 가정폭력을 둘러싼 이중적인 잣대, 인식의 괴리는 폭력의 본질적인 해결을 어렵게 합니다. 올해로 33년 동안 아내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한국여성의전화가 다양한 사례와 함께, 가정폭력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보수적인 가족상과 폭력의 연관성, 현 가정폭.. 2016. 7. 21.
당신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요? 당신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요?[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①] 박제된 가족을 넘어 김홍미리 여성주의연구활동가,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사랑과 희생, 화목함의 상징인 가족. 그러나 한국 가정의 53.8%는 ‘폭력’ 가정. 그만큼 경험으로 익숙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남의 일’, ‘감히 참견해서는 안 될 가정사’라고 생각하며,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인식. 이처럼 가족과 가정폭력을 둘러싼 이중적인 잣대, 인식의 괴리는 폭력의 본질적인 해결을 어렵게 합니다. 올해로 33년 동안 아내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한국여성의전화가 다양한 사례와 함께, 가정폭력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보수적인 가족상과 폭력의 연관성, 현 가정폭력 관련 제도의 문제.. 2016. 7. 21.
여성주의 정보생산자조합 페미디아 여성주의 정보생산자조합 페미디아 작성 김나영 연구팀장편집 최지수 칼럼팀 ‘여성주의 정보생산자조합 페미디아’는 2016년 5월 9일, 한국에 더 많은 여성주의가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Your Feminist Idea’를 줄인 ‘페미디아’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습니다. 페미디아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낸 것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며 인천 지역과 녹색당에서 생태주의 및 청년활동을 하던 진달래씨였습니다. 그는 우리말로 된 여성주의 정보와 문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고민하던 중, 올해 4월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문제에 관련된 외신을 번역하고, 여성주의 및 젠더 관련 다양한 연구를 소개하는 웹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사업 계획을 알렸습니다. 때마침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2016. 7. 21.
왜, 유독, 여성만을 대상으로 발생하는지 묻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보도를 집계·분석한 ‘분노의 게이지’에 의하면, 친밀한 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남성에 의해 총 1,051명의 여성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뻔 했다. 그 중 살해당한 여성은 657명이다. 이는 물론 최소치이다. 게다가 모르는 사람에 의한 피해까지 합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657명. 그리고 2016년 5월 17일, 또 한 명의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이제 ‘여성’들이 그 “살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고통스러운 고백으로 시작된 이 목소리는 인터넷망에서 망으로, 거리에서 거리로 이어지고 있다. 분명, 2016년 한국 여성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혐오와 멸시에 뜻 .. 2016. 7. 21.
살인과 젠더 불평등: 그 죽음의 가장 깊은 본질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보도를 집계·분석한 ‘분노의 게이지’에 의하면, 친밀한 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남성에 의해 총 1,051명의 여성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뻔 했다. 그 중 살해당한 여성은 657명이다. 이는 물론 최소치이다. 게다가 모르는 사람에 의한 피해까지 합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657명. 그리고 2016년 5월 17일, 또 한 명의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이제 ‘여성’들이 그 “살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고통스러운 고백으로 시작된 이 목소리는 인터넷망에서 망으로, 거리에서 거리로 이어지고 있다. 분명, 2016년 한국 여성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혐오와 멸시에 뜻 .. 2016. 7. 21.
우리가 모이면 세상이 변한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보도를 집계·분석한 ‘분노의 게이지’에 의하면, 친밀한 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남성에 의해 총 1,051명의 여성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 뻔 했다. 그 중 살해당한 여성은 657명이다. 이는 물론 최소치이다. 게다가 모르는 사람에 의한 피해까지 합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657명. 그리고 2016년 5월 17일, 또 한 명의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이제 ‘여성’들이 그 “살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고통스러운 고백으로 시작된 이 목소리는 인터넷망에서 망으로, 거리에서 거리로 이어지고 있다. 분명, 2016년 한국 여성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혐오와 멸시에 뜻 .. 2016. 7. 21.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믿음과 변화를 위한 행동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믿음과 변화를 위한 행동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강남역 10번 출구. 우리가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공간입니다. 지난 5월 17일 강남역 10번출구 인근 화장실에서 그 여성이 겪었을 두려움과 공포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고통스럽습니다. 끝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살해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도록 가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지금 현재 한국여성의전화에서는 강남역 여성살해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유가족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살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일상이 된지는 오래되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매년 발.. 2016. 7. 21.
“나쁘고 위험한 이슬람교?” 이슬람과 여성 “나쁘고 위험한 이슬람교?” 이슬람과 여성 김채영_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BringBackOurGirls 2014년, 전 세계에 #BringBackOurGirls 라는 해시태그가 퍼져나갔다. 그해 4월 14일 나이지리아 북동의 한 학교에서 276명의 여학생이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당했기 때문이다. 보코하람은 ‘전도와 지하드를 위해 선지자의 가르침에 헌신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서양식 교육과 여성의 교육에 반대하며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오바마를 선두로 해외 유명 인사들이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였지만, 결국 소녀들은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두 명의 소녀들이 가까스로 탈출하였다. 그중 한 명인 열입곱 살 소녀 자라는 보코하람의 조직원과 강제로 결혼 당하였고.. 2016. 7. 4.
[카드뉴스]'캣맘 사건'이 불편하지 않은 당신에게 '캣맘 사건'이 불편하지 않은 당신에게 '캣맘 사건' 이라는 말이 편하신가요? 4대 강력범죄뿐만 아니라 상해, 추행 사건 등에 대해서도 언론이 가해자보다 피해자를 부각하는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닙니다. 2008년에 발생한 조두순 사건에도 처음에는 가해자 조두순의 이름이 아닌 피해 아동의 이름이 사건을 명명하는데 쓰였습니다. 하지만 피해 아동의 인권과 신상을 보호하기 위해 조두순 사건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당시 언론계에서는 자극적인 보도를 반성하고 자제하자는 각성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언론계의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는 보도 행태는 최근 들어 더 심해졌습니다. 작년,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관객 숙소에서 일어난 몰래 카메라 사건에서는 언론에 의해 피해자의 신상이 공개되기까지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자.. 2016. 5. 24.
요즘 언론은 여성혐오가 대세? 요즘 언론은 여성혐오가 대세? - 한국여성의전화 '여혐' 언론 대응일지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하루 이틀 일도 아니기는 하지만, 도를 넘은 지도 오래된 언론의 여성혐오적 보도 행태에 대응했던 논평을 모았다. 성차별적이며, 여성에 대한 폭력과 범죄를 미화하는 보도가 사라질 때까지, 한국여성의전화의 대응은 계속된다. 2016.03.14 | 바둑의 'ㅂ'자는 몰라도 인권의 'ㅇ'자는 압니다. '바둑 모르는 사람'을 '여자'라고 쓰는 헤럴드경제 수준 참." (페이스북에서 보기 : http://bit.ly/1rFAB0T) 2016.04.19 | 은밀하게 위대하게(!) 제목 뽑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엄연한 범죄가 헤럴드경제에는 위대해 보이나 봅니다. (페이스북에서 보기 : http://bit.ly/1TQ56tU).. 2016. 5. 11.
굴욕적인 일본군'위안부' 한일합의를 넘어 다시 해방으로! 굴욕적인 일본군'위안부' 한일합의를 넘어 다시 해방으로!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지난 2015년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관한 양국 간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합의는 결코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없다. 한일 간 일본군'위안부' 합의는 피해자들의 인권을 저버린 정치적 담합일 뿐이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으며 이를 결코 일본정부의 사죄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합의가 결코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피해자 중심의 접근(victim-centered approaches) 원칙과 국제사회의 권고 무시그동안 국제사회는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인도.. 2016. 5. 4.
여성 정치인에 대한 기대 여성을 위한 정치는 있는가 한국여성의전화 6기 기자단 김나율 여성 정치인에 대한 기대 2013년 4월 8일, 이날은 어떤 이에는 탄식과 애도를 남긴 날이기도 했으나 페미니스트와 성 소수자들에게는 경탄의 축배를 들게 한 날이었다. 바로 영국 최초의 보수당 출신 여성 총리인 마거릿 대처가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영국 총리 사상 가장 긴 11년 6개월이라는 임기를 파란만장하게 보내며 뇌졸중으로 숨을 거둔 날이기 때문이다. 특유의 대담함과 탁월한 지도력으로 영국병을 이겨낸 여왕, 대처리즘, 그리고 철의 여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찬사받는 마거릿 대처. 그녀는 가난한 식료품점의 딸로 태어나 혼인, 출신, 집안의 도움을 받지 않았고 평민의 신분으로 당원에서부터 총리까지 이르렀다. 또한, .. 2016.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