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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290

나의 직장생활 생존기 나의 직장생활 생존기 목화 * 이 이야기는 가상의 인물에 관한 이야기로서, 나이, 직업, 회사 모두 실제와 다릅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다 저는 재작년 4월부터 서초동에 있는 한 로펌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애매한 중상위권 성적의 여성 변호사는 누구도 탐탁해 하지 않는다’는 세간의 소문을 애써 외면하며 이곳저곳 문을 두드리던 중 어렵게 구한 직장이었기에, 반드시 살아남고자 선배들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워듣고 최소한 한두 가지는 의연히 대처하기로 각오를 다졌습니다. 첫째는 정말 일이 쏟아지듯 많고 초과근무는 일상이 되리라는 것, 둘째는 오랫동안 남초였던 법조계의 성비 불균형과 그로 인한 불편함이 상존하리라는 것. 물론, 각오가 충분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 2017. 10. 30.
나와 아버지의 집 나와 아버지의 집 갱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아이를 임신하면서 내가 상상한 부모의 모습은 '친구'였다.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부드럽게 대화하고, 아이의 고집을 이해해주듯 때로 나의 고집도 장난스럽게 부려 보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었다. 아이가 두 돌을 맞이하는 지금, 여전히 같은 내용을 소망하지만, 이제는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길이라는 걸 알게 됐다. 아이의 뜻을 이해해주고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은 너무 피곤하고 괴롭다. 목욕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온갖 뇌물로 구슬리고 달래어 겨우 목욕시키고, 마트에서 종횡무진 다니는 아이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닌다. 내가 가고 싶은 길로 가려면 아이를 설득하거나 다른 눈속임 장치를 이용해야 한다. 민주적으로 아이를 대하는 일은 어렵다. 이 말을 뒤집으면, 지시.. 2017. 10. 26.
집 안 보다 집 밖이 더 안전했던 우리들의 이야기 집 안 보다 집 밖이 더 안전했던 우리들의 이야기 '가정폭력 피해 성인자녀 집담회' 후기 유진_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어떤 이에게나 폭력은 끔찍한 경험입니다. 그 폭력을 잘 이겨냈든, 그렇지 못했든 그 경험은 몸과 마음에 흔적을 남깁니다. 그 흔적의 짙고 엷음은 우열을 가릴 문제가 아니지만, 내 ‘사랑하는 가족’에게 당하는 폭력은 그 자국의 패임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31일, 가정폭력피해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 나누는 집담회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모인 이들은 그동안 ‘가정폭력 피해자’로 으레 거론되던 ‘아내’, ‘어린이’는 아니었습니다. 가정폭력 가정에서 자라 성인이 된 자녀들이 모여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가정폭력과 그 후유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2017. 10. 26.
한국여성의전화 5월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 캠페인 활동 일지 한국여성의전화 5월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 캠페인 활동 일지 가정폭력 가해자 ‘은팔찌’ 채우기 기원 팔찌 텀블벅 프로젝트 가정폭력 가해자 10명 중 8명은 남성이며, 가정폭력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인 현실. 가정폭력이 여성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범죄행위임을 분명히 하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모든 가정폭력 가해자가 안방이 아닌 경찰서에서 제대로 수사 받기를 바라는 기원하는 ‘은팔찌’와, 가정폭력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그 내용을 담은 안내지를 주요 리워드로 준비하였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와 여성폭력 근절에 대한 뜻을 함께해 주시는 218명의 후원자분들의 참여로 텀블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2017. 10. 25.
단 하나의 해결책은 없다 - 스웨덴 여성폭력피해자 지원 제도 탐방기 단 하나의 해결책은 없다 ‘성평등 국가’ 스웨덴의 여성폭력피해자 지원 제도 탐방기 유미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 지난 4월, 한국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피해여성 자립 지원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해외 여성폭력피해자 지원제도와 정책을 살펴보고자 총 9일간(4/22-4/30)의 스웨덴 여정에 올랐다. 기관방문 첫날의 스웨덴 여성 및 여성청소년쉼터 전국협회(이하 ROKS, 1984년 설립된 스웨덴에서 가장 큰 여성 쉼터 조직)에서부터 마지막 날의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에 관한 스웨덴 국가지식센터(The Swedish National Centre for Knowledge on Men's Violence Against Women, 이하 NCK)까지, ‘성평등’ 국가 스웨덴이 보여준 면모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다음.. 2017. 10. 25.
성평등이 민주주의를 구한다 제33회 한국여성대회 후기 유진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백여 년 전 미국 여성노동자들의 외침은 세계여성의날의 시초가 되었고,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유효한 그 메시지들을 전하기 위해 한국에서도 매년 3월 8일에 맞춰 기념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는 올해로 33번째를 맞았다. 올해 대회의 첫 번째 행사인 은 지난 3월 4일 '페미니스트가 민주주의를 구한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가 열린 보신각 앞 광장은 성차별과 여성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을 촉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한국여성의전화 서민정 회원의 낙태죄 폐지 촉구 발언도 그중 하나였다. 서민정 회원은 태아의 생명만을 중시하고, 여성의 생명과 직결되는 재생산권은 존중하지 않는 이중적인 .. 2017. 5. 10.
3.8 세계여성의날 자원활동 참여 후기 3.8 세계여성의날 자원활동 참여 후기 김인태 (前 장미공장 참여자, 現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평등문화를가꾸는남성모임 참여 중) 군 복무 중 페이스북을 통해 라는 단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여성주의에 관심이 있었는데, 3.8 세계여성의날에 배포할 장미제작에 참여할 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먼 길을 찾아 도착한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장미를 만들었는데 제 걱정과는 달리 어느 분도 제가 남자라서 당황한 기색이 없으셨습니다. 오히려 나이나 직업 등 ‘보통’ 물어보는 정보도 하나도 묻지 않으셔서 놀랄 정도였습니다. 복무 기간 동안 갈고닦은 단순반복노동능력을 한껏 뽐내며, 저를 포함해 모든 분이 열심히 일해 주셔서 이틀 치 작업량을 하루 만에 끝내는 위용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가자마.. 2017. 4. 27.
3.8 세계여성의날, 당신에게 빵과 장미를 3.8 세계여성의날, 당신에게 빵과 장미를 은총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1만 개의 장미는 무엇을 남겼을까1908년 3월 8일 미국에서 2만여 명의 여성 노동자 시위대가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달라고 외친 후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 집계해도 남편이나 애인 등에 살해당한 여성이 1.9일에 1명(2015년). 성별임금격차 OECD 국가 중 1위(2014년). 한 세기가 지나도록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은 여전하다. 2017년 3월 8일. 한국여성의전화는 모든 여성의 삶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한 세기 전 여성들의 외침은 지금 우리의 외침이기도 하다는 뜻을 전달하고자 서울 방방곡곡에서 여성들에게 장미를 나눴다. 아침 일찍 광화문 광장에서, 오후 무렵 신.. 2017. 4. 27.
한국여성의전화 2017 1/4분기 문자후원 결산 수고했어, 오늘도.후원문자에 담겨 온 일상의 투쟁의 기록들 유진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한국여성의전화의 문자후원번호 #2540-1983에는 후원자들의 소중한 후원금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들이 문자에 담겨온다. 각양각색의 사연들을 읽다 보면 마치 식당에 앉아 찾아오는 손님들의 사연을 들어주는 드라마 ‘심야식당’의 마스터가 된 듯한 기분마저 들고는 한다. 진짜 마스터처럼 맛있는 음식은 대접해드리지 못하지만, 후원자분들의 모든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을 가득 담아 사연들을 소개하고 응원을 보내는 자리를 마련해 보았다. 여러분,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1. 수고했어, 오늘도♬ 야근만 며칠째인지 모르겠어요ㅠㅠㅠ 정시퇴근 언제 했더라..(아련 오늘도 야근해야 되는데(0702님) 외근 나간 우리.. 2017. 4. 26.
여성주의 정치 위기, 정당 창당으로 새 도전 여자만세당 출범 기념 당대표 인터뷰 정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2017년 3월, 드디어 한국에도 여성주의 정당이 출범했다. 이름하여 '여자만세당'. 창당 대회를 마치고 당원 확대에 여념이 없는 여자만세당 대표를 만나보았다. 먼저, 창당을 축하드린다. 2017년 한국에서 여성주의 정당의 출범은 여러모로 큰 의미다. 어떻게 창당을 결심하게 됐나.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본격적으로 정당을 만들자고 생각하고 준비를 시작한 건 2012년쯤이었다. 2012년은 박근혜 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해인데... '여성주의 정치'가 정말 큰 위기를 맞았다고 느꼈다.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이 오랫동안 싸우고 투쟁해서 얻어낸 성과가 크게 후퇴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여성인권 관련 제도를 만든 단체에서 일하면서, 현실정치가.. 2017. 4. 26.
여성폭력 근절 없이 인권과 정의, 미래도 없다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젠더폭력 근절 정책토론회“현장의 목소리로 젠더폭력 근절 정책을 밝.히.다” 유미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 여성에 대한 일상적인 성차별 문화와 폭력은 여성을 통제하고 삶의 권리를 제약하며 성적 불평등을 지속시킨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경제·정치·교육·건강 분야 성격차 지수는 144개국 중 116위를 기록했다. 2015년 기준 살인, 강간, 폭력 등 한국의 강력범죄 피해자 10명 중 9명은 여성이며, 지난 5년간(2011-2015년) 2,039명의 여성이 살해되거나 살해위험을 겪었다. 한국의 성차별과 여성에 대한 폭력 현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여성에 대한 폭력’의 정의와 국가 기본방침도 확립해놓지 않은 사회다. 성평등 관점이 없는 개별 여성폭력 관련 .. 2017. 4. 25.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우리가간당’ 여성폭력 없는, 성평등한 세상을 위해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우리가간당’ ‘우리’는 원합니다페미니스트의, 페미니스트에 의한, 성평등한 사회를 실현하는 모두를 위한 정치를 ‘우리’는 저항하고 분노합니다성별에 근거한 모든 억압과 차별, 착취에 ‘우리’는 행동합니다국회, 정부부처, 광장을 넘나들며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을 핵심 의제로 관련 법·정책 이행상황을 감시하고 변화를 촉구합니다 2017 우리가간당 프로젝트 1탄 @19대 대통령선거대선 대응 주권자운동 선언운동 “나는 성평등한 국가를 원한다” 1-5월 내가 원하는 성평등한 국가의 모습은?선언운동을 통해 모인 N명의 페미니스트의 N개의 선언을 SNS를 통해 널리 퍼트리고 후보자에게 전달합니다. 정책제안 “00정책으로 성평등을 앞당겨버려” 3-4월 페미니스.. 2017. 4. 25.
나는 매일 매순간 페미니즘에 투표한다 나는 매일 매순간 페미니즘에 투표한다 재재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헌법재판소의 결정문 낭독이 끝나자 헌법재판소 앞에서, TV 앞에서, 거리 곳곳에서 환호가 터졌다. 132일, 19차례의 촛불집회, 1558만 명의 촛불시민들이 한겨울에도 광장을 지키며 이뤄낸 결과였다. 탄핵 인용의 환호 속에 지나간 광장의 날들이 떠오른다. 우리들의 광장은 어땠는가. 국정농단 사태 이후 광장에서 세 번의 계절을 지나오는 동안 페미니스트 주권자들에게 끌어내려야 하는 대상은 국정농단 세력만이 아니었다. “저잣거리 아녀자”, 강남아줌마”, “00년”, “100년 내로는 여성 대통령 꿈도 꾸지.. 2017. 4. 24.
서른 번의 봄 서른 번의 봄 손명희 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 겨울은 손 흔들어 보낼 겨를도 없이 훌쩍 가버리고, 봄은 벌써 온 천지에 자리를 펴고 있다.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팔을 벌려 온 몸으로 봄을 맞아들이고, 가지 끝마다 작은 망울을 맺는다. 한국여성의전화는 폭력으로 위기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인생의 봄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하는 ‘쉼터’를 서른 해 전에 개소하였다. 지난 3월 14일에는 쉼터를 거쳐간 이들의 수기집인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출판기념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다. 이들이 여성의전화와 처음 만났을 때엔 머리카락이 함부로 잘려져 있었고, 얼굴과 온 몸이 피멍으로 얼룩져 있기도 하였으며, 코브라 수도꼭지에 맞은 상처자리가 뱀이 묶였던 자국처럼 되어있기도 했다. 사.. 2017. 4. 24.
한국 남자, 맥락으로 뜯어보기 한국 남자, 맥락으로 뜯어보기 - 남성성과 젠더 -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석박지혜 어쩌면 바로 곁의 이야기 날씨가 좋았다. 미세먼지도 낮은 데에다 강의 장소가 북한산 근처라 나무가 많아 한결 맑아진 느낌이 들었다. 경사진 골목길로 들어가 잠시 걷다 보니 한국여성의전화 본부가 보인다. 강의실에 들어서자 서로 인사하고 음식을 나누는 등 활기찬 분위기였다. 3월 30일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진행된 성폭력 전문 상담원 교육 - 남성성과 젠더 5회차 강의가 시작되었다. 권김현영 강사는 질문을 던지며 강의를 열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남성성이란 무엇인가요?’ 답변이 줄을 이었다. “힘이 세고. 씩씩하고. 책임감 있고. 술 잘 마시고. 리드하고...” 사회와 개인이 생각하는 남성성은 힘이 강하고 이끌어가는 존재.. 2017.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