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여성의날 자원활동 참여 후기


김인태 (前 장미공장 참여자, 現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평등문화를가꾸는남성모임 참여 중)


군 복무 중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여성의전화>라는 단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여성주의에 관심이 있었는데, 3.8 세계여성의날에 배포할 장미제작에 참여할 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먼 길을 찾아 도착한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장미를 만들었는데 제 걱정과는 달리 어느 분도 제가 남자라서 당황한 기색이 없으셨습니다. 오히려 나이나 직업 등 ‘보통’ 물어보는 정보도 하나도 묻지 않으셔서 놀랄 정도였습니다.


복무 기간 동안 갈고닦은 단순반복노동능력을 한껏 뽐내며, 저를 포함해 모든 분이 열심히 일해 주셔서 이틀 치 작업량을 하루 만에 끝내는 위용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가자마자 점심을 주셔서 맛있게 먹고 장미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한두 시간마다 활동가분들이 오셔서 간식을 먹고 해야 된다며 계속 먹을 것을 주셨습니다. 결국, 저는 점심, 간식, 저녁까지 먹고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분명히 자원활동을 하러 간 건데 먹고만 온 것 같아 죄송했고, 전역일 일정을 계산해보니 장미 배포에도 잠시나마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 3월 8일 활동에도 참여하였습니다.


 전역식을 마친 후 짐을 챙겨 들고 장미를 나눠드리기 위해 바로 광화문으로 향해 장미를 나누었습니다. 아마 제 평생에 살면서 가장 단시간에 가장 많은 웃음과 감사의 말을 들은 시간인 것 같습니다. 가게 점원분들도 나와서 받아 가시고, 동료가 받는 걸 본 남성분들이 “여성의날? 그런 날도 있었어? 오늘이야?” 하면서 관심을 가지시고, 세상 한가득 걱정을 짊어진 것 같은 분들조차도 장미를 받고 활짝 웃는 걸 보면 너무나 뿌듯했습니다. 점심과 간식도 먹고, -이곳은 정말 자원활동가들에게 마음의 빚을 남겨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도 결국 회원이 되었습니다.- 신촌으로 자리를 옮겨서 장미를 배포했습니다. 


광화문과 신촌 모두 장미가 생각보다 빨리 동나서 정말 더 주고 싶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지나다니는 모든 분에게 더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가족과의 저녁 식사 약속이 있어 강남역까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전역일이었어도 절대로 아쉽지 않은 행복을 선물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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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3.8 세계여성의날, 당신에게 빵과 장미를


은총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1만 개의 장미는 무엇을 남겼을까

1908년 3월 8일 미국에서 2만여 명의 여성 노동자 시위대가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달라고 외친 후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 집계해도 남편이나 애인 등에 살해당한 여성이 1.9일에 1명(2015년). 성별임금격차 OECD 국가 중 1위(2014년). 한 세기가 지나도록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은 여전하다. 


2017년 3월 8일. 한국여성의전화는 모든 여성의 삶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한 세기 전 여성들의 외침은 지금 우리의 외침이기도 하다는 뜻을 전달하고자 서울 방방곡곡에서 여성들에게 장미를 나눴다. 아침 일찍 광화문 광장에서, 오후 무렵 신촌 대학가에서, 그리고 눈이 오는 저녁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보라색 장미가 뿌려졌다. 뜻하지 않은 선물에 즐거워하는 여성들. 의미와 선물을 함께 나누며 힘을 얻은 활동가, 자원활동가, 회원의 행동으로 다양한 기쁨이 서울 곳곳에 가득했다. 




장미와 함께 당신을 향한 응원을!

올해는 2016년보다 한층 진화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사연을 접수해 3.8 세계여성의날에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가 사연 대상자에게 직접 장미를 전하는 <배달의 장미>가 바로 그것이다. 원래 장미 배포 지역 인근에 한해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여성들의 삶이 녹아든 각양각색의 이야기에, 넘치는 의욕을 충전해 은평구에서부터 영등포구까지 퀵서비스를 방불케 하는 속도와 일정으로 장미를 배달하게 되었다.



“학교에서도,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고 그것이 침해됐을 때 당당하게 맞섰으면 좋겠다.”


아직 새벽바람이 쌀쌀한 아침 1교시 수업에 깜짝 선물이 나타났다. 학생들의 탄성과 비누 장미의 향기가 교실에 퍼졌다. 고등학교 선생님인 이진현 한국여성의전화 회원이 스물 일곱 명의 학생에게 장미를 선물했다. 이진현 회원은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이날을 떠올리며 자신의 권리를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렇게 놀기 좋아하던 네가 워킹맘이 되어 열심히 일하는 걸 보니 기특하기도, 짠하기도 하네.”

동생과 공동육아 중인 언니가 혼자만의 시간이 ‘판타지’가 되어버린 동생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배달의 장미>를 신청한 사람이 언니라는 말을 듣자마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일하는 여성으로 살며 공동육아를 맡은 언니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에 연신 눈가를 훔쳤다. “오늘만큼은 여성들이 행복할 권리가 있지 않겠니?”라는 언니의 말에 사연의 주인공은 “우리 행복해지자.”라는 대답을 전했다. 




“지금은 비록 각자의 자리에서 투쟁하고 있지만, 우리는 틈틈이 여성폭력이 없는 세상으로 바꾸어 나가는 점으로 나타나 함께 선을 긋고, 도형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인 페미니즘 활동을 시작한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들도 <배달의 장미> 주인공이 되었다. “함께 공부하고, 설치고, 떠들고, 소리치고, 싸웠던” 동료로부터 멀리서도 불꽃의 장작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전달받은 활동가들은, 신촌 길거리에서 “너무 행복하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거리를 스쳐 지나가는 여성들에게 배달받은 장미를 나누어주는 참된 활동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축하해!”


이 외에도 힘든 나날들에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며,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축하하고 같이 성장해나가길 기원하는 각기 다른 두 신청자의 사연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일상의 작은 기쁨에 이들은 연신 웃음을 터트리며, 소중한 우정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또 6개의 시민단체와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의 ‘성평등 디딤돌’상 수상자들께 장미를 배달했다. 한국여성민우회에는 깜짝 선물을 주기 위해 예고 없이 방문했다. 그러나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가 아무도 없어 텅 빈 사무실의 책상에게 대신 장미를 배달하고 오기도 하였다.


“저 또한 가정폭력피해 생존자로서, 피해자가 두 발로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오랜 시간동안 활동해 온 한국여성의전화에 감사드립니다.”


<배달의 장미> 종료 직전, 마침 근방에서 모임을 하고 있던 여성주의자 모임 <로리타펀치>에서 트위터를 통해 장미 배달을 신청했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홍대입구역 인근에 거주하는 활동가의 방에서 누워있던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들은 부랴부랴 남은 장미를 챙겨 마지막 장미를 배달하기 위해 다시 신발을 신었다. <로리타펀치>의 활동가는 장미를 받은 후 모임 구성원들이 함께 마련한 후원금을 한국여성의전화에 깜짝 선물해주었다. 감사를 전하는 활동가들에게 <로리타펀치> 활동가는 “오히려 자신이 여성에 대한 폭력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해 온 한국여성의전화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하며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 외에도 응원의 문자를 보내면 1건당 3천 원이 후원되는 #2540-1983번을 통해 3.8 세계여성의날을 지지하는 메시지로 힘을 실어 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다. 


2016년 1,500송이에서, 2017년 1만 송이의 장미를 준비해 더 많은 여성들과 3.8 세계여성의날의 의미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직접 전하진 못했더라도, 이 땅의 모든 여성에게 온 마음을 담아 ‘빵’과 ‘장미’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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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젠더폭력 근절 정책토론회

“현장의 목소리로 젠더폭력 근절 정책을 밝.히.다”  


유미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






여성에 대한 일상적인 성차별 문화와 폭력은 여성을 통제하고 삶의 권리를 제약하며 성적 불평등을 지속시킨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경제·정치·교육·건강 분야 성격차 지수는 144개국 중 116위를 기록했다. 2015년 기준 살인, 강간, 폭력 등 한국의 강력범죄 피해자 10명 중 9명은 여성이며, 지난 5년간(2011-2015년) 2,039명의 여성이 살해되거나 살해위험을 겪었다. 한국의 성차별과 여성에 대한 폭력 현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여성에 대한 폭력’의 정의와 국가 기본방침도 확립해놓지 않은 사회다. 성평등 관점이 없는 개별 여성폭력 관련 법 집행과 근절 정책은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여성들의 생존과 인권도 보장하지 않았다.


지난 3월 7일, 2017년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여성의전화는 성평등 관점의 국가 정책 마련과 집행을 촉구하고자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장애여성공감,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공동으로 젠더폭력 근절 정책토론회 <현장의 목소리로 젠더폭력 근절 정책을 밝.히.다>를 진행했다. 여성폭력피해자 지원단체 활동가 및 관련 기관 종사자, 다양한 개인 참여자 등 133명의 인원이 토론회장을 채워 여성폭력 문제와 정책과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현장단체는 활동분야별 6개 정책 방향을 토대로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39개 핵심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정당별 핵심 정책 및 추진과제 발표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정당별 패널이 각 당의 여성폭력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 지원 강화 정책을 발표했으며, 정책을 실제 현실화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토론회에 이어 같은 날 1시,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여성·인권단체 공동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15개 여성·인권단위가 공동으로 주최한 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여성 인권 관점이 부재한 현행 여성폭력 근절 정책을 비판하고, 성평등과 인권의 관점에서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오는 5월 9일, 탄핵정국으로 앞당겨진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 차기 정부는 성평등 관점에서 여성폭력 근절정책의 기초를 세우고, 정책을 실질화함으로써 차별과 폭력에서 자유로워지고자 열망하는 수많은 유권자들의 요구를 분명하게 실현하여야 할 것이다.       






현장에서 제안하는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핵심 정책과제


“가정 보호가 아닌 피해자 인권 중심으로”


가정 보호와 유지를 우선으로 한 국가 가정폭력 대응정책으로 가해자는 제대로 처벌되지 않고 피해자는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가정 보호가 아닌 피해자 인권 보장을 최우선 원칙으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목적조항 개정,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제 폐지, 체포우선제도 도입, 이혼 과정 중인 피해자 신변 보호와 자립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성폭력 피해자 보호 정책에서 권리보장 정책으로” 

성폭력 피해자는 ‘정조’ 관념에 바탕을 둔 수사·사법기관의 왜곡된 통념과 편견으로 오히려 피해 사실을 의심받고 비난당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를 선별해 ‘보호’하는 것이 아닌, 피해자 권리 보장을 최우선 원칙으로, 형법상 ‘강간과 추행의 죄’를 ‘성적자기결정권의 침해죄’로 변경, 형사사법 절차에서 피해자 (과거) 성 이력의 증거채택 금지조항 마련, 가해자 혹은 검사에 의한 무고와 명예훼손 등 역고소 남발 방지조치 마련, 무단촬영 범죄 관련 현행법 개정 및 스토킹범죄처벌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성착취 문제 대응- 성매매여성 비범죄화와 수요차단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성매매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며 성적 착취입니다. 성매매여성들은 성매수자에 의한 성희롱·성폭력과 폭행 및 살해 위협에 노출돼 있으며, 성매매에 대해선 피해를 입증해야만 ‘피해자’가 되는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성매매여성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고, 성매수자 처벌 강화로 수요를 차단하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성매매여성을 처벌하지 않는 비범죄화로 성매매처벌법 개정, 성매매 알선 및 매수 행위에 대한 수사·처벌 강화, 국내외 성착취 피해자 인권 보장을 위한 인신매매방지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다문화가족 중심에서 모든 이주여성에 대한 인권 보장으로” 


다문화가족 중심의 정부 정책으로 미등록 상태로 체류 중이거나 폭력피해를 경험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이주여성들의 인권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다문화가족 중심이 아닌 모든 이주여성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여성폭력 피해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이주여성의 체류권 보장, 여성폭력피해지원 이주여성 통합상담소 마련, 이주여성노동자의 주거 안전 확보 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통합적·교차적 관점의 폭력근절 정책 마련- 장애여성 폭력피해 경험을 중심으로” 


장애여성은 성차별과 장애차별이 교차하는 복합적 차별과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노출되고 있으며, 공공 서비스·정보 접근권을 박탈당하고, 피임과 불임시술을 강요받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장애여성이 경험하는 복합적 폭력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최우선 원칙으로, 집단거주시설 성폭력 사건 대책 마련 및 장애여성 성폭력피해자 지원체계 강화, 장애여성 가정폭력피해자 지원정책 마련, 장애와 질병이 있는 경우 임신중절을 허용하는 모자보건법 조항을 전면 개정 및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해야 합니다.



“성차별적 미디어 환경 변화를 위한 정책 마련” 


성폭력 사건 보도에 담긴 성차별적 통념과 편견은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통념과 몰이해를 재생산하며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짓밟고 있습니다. 미디어에 의한 여성폭력 2차 피해 방지 및 성차별적 미디어 환경 변화를 최우선 원칙으로, 지상파 방송사 및 미디어 정책 결정구조 참여 여성 비율 50% 할당, 성평등 관점의 미디어 사업자 평가시스템 마련, 성평등 콘텐츠 제작을 위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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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여성폭력 없는, 성평등한 세상을 위해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우리가간당’ 



‘우리’는 원합니다

페미니스트의, 페미니스트에 의한, 성평등한 사회를 실현하는 모두를 위한 정치를


‘우리’는 저항하고 분노합니다

성별에 근거한 모든 억압과 차별, 착취에


‘우리’는 행동합니다

국회, 정부부처, 광장을 넘나들며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을 핵심 의제로 

관련 법·정책 이행상황을 감시하고 변화를 촉구합니다




2017 우리가간당 프로젝트 1탄 @19대 대통령선거

대선 대응 주권자운동



 선언운동  “나는 성평등한 국가를 원한다”


1-5월

 내가 원하는 성평등한 국가의 모습은?

선언운동을 통해 모인 N명의 페미니스트의 N개의 선언을 SNS를 통해 널리 퍼트리고 후보자에게 전달합니다.



 정책제안  “00정책으로 성평등을 앞당겨버려”


3-4월

 페미니스트 주권자가 원하는 젠더정책은?

우리가간당이 말하는 차기정부에서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젠더정책. 
주권자의 목소리로 성평등 실현을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말하고 후보자에게 요구합니다.



 후보자 모니터링  “대선후보 성평등정책 톺아보기”


4월

 성평등을 원하는 주권자는 어느 후보를 선택해야 할까요?

어떤 후보의, 어떤 공약이 우리가 바라는 성평등을 실현하는 데 좋을지 함께 살펴보고 관련 정보를 시민들과 나눕니다. 



 투표하기  “성평등에 투표합시다”


사전투표 5/4-5

투표 5/9

 주권자의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권, 성평등에 투표합시다!

투표 인증샷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우리’가 성평등을 위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 한국여성의전화 ‘우리가간당’은 페미니스트의, 페미니스트에 의한, 성평등한 사회를 실현하는 모두를 위한 정치를 위해 행동하는 주권자 모임입니다. 2017년 현재 ‘우리가간당’ 활동가는 23명으로, 1년 동안 여성폭력 및 젠더 정책 현안과 의제에 따른 대응활동을 펼쳐나갑니다.


페이스북 /femimonster 

트위터 @femimonster 

홈페이지 wouldyouparty.org/p/femimonster

    

   ※ ‘우리가간당’ 대선대응활동 프로젝트는 페미니즘 정치를 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및 주권자와 함께 만들어가며, 선거 관련 다양한 현안에 따른 대응주체들과 연대하여 활동을 전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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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나는 매일 매순간 페미니즘에 투표한다


재재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헌법재판소의 결정문 낭독이 끝나자 헌법재판소 앞에서, TV 앞에서, 거리 곳곳에서 환호가 터졌다. 132일, 19차례의 촛불집회, 1558만 명의 촛불시민들이 한겨울에도 광장을 지키며 이뤄낸 결과였다. 


탄핵 인용의 환호 속에 지나간 광장의 날들이 떠오른다. 우리들의 광장은 어땠는가. 


국정농단 사태 이후 광장에서 세 번의 계절을 지나오는 동안 페미니스트 주권자들에게 끌어내려야 하는 대상은 국정농단 세력만이 아니었다. “저잣거리 아녀자”, 강남아줌마”, “00년”, “100년 내로는 여성 대통령 꿈도 꾸지 마라” 등등 주요 국정농단 사범들은 여성으로 치환되었고, 그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물론 두둔하는 수많은 입에서도 그들은 ‘여성’으로 타자화·대상화되며 혐오의 정치는 공공연하게, 집단적으로, 거침없이 자행됐다. 국회에서, 언론에서, 광장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여성혐오의 정치는 여성들이 매일의 일상에서 마주하는 너무나 익숙한 것이었다.

 



불의와 억압에 저항해 온 역사 속에 ‘여성’들은 항상 있었다. 독립운동, 4.19혁명, 5.18광주민주항쟁, 87년 시민항쟁, 2002년과 2008년 그리고 오늘에 이르는 수많은 투쟁의 현장에서 민주화를 위해, 노동권 쟁취를 위해, 차별과 폭력에 맞서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멈춘 적이 없었다. 그러나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운동의 현장에서도 ‘여성’의 존재는 지워지거나 대상화되었다. 성차별주의와 이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었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는 개인적인 것, 사소한 것, 원래 그런 것, (그들의) “대의”를 위해 포기하거나 미뤄두어야 할 것으로 간주되곤 했다.  


여전히 성차별주의는 만연하지만, 그 구조와 질서는 분명 무너지고 있다. 페미니스트 주권자들은 페미니즘으로 공명하며 다채로운 공감과 연대의 장을 열어가는 중이고,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5월 17일 이후 전국의 강남역 10번 출구로 이어진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는 외침. 그것은 이 사회가 여성을 어떤 방식으로 희생시키고 착취하고 억압하는지에 대한 여성들의 집단적 각성이었다.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이후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주체화하며 행동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고, 페미니즘 지식과 정보를 생산·공유하고 행동을 조직하며 성차별적 언론 대응, ‘낙태죄’ 폐지를 위한 검은시위, ‘#00_내_성폭력’ 말하기, ‘가임거부 시위’, 집회 내 성폭력 성차별에 대한 문제 제기와 페미존 운영 등 온라인에서 광장을 넘나들며 페미니즘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국에서,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 페미니즘 정치를 관철하기에는 제도정치의 현실이 여전히 너무나 척박하기는 하다. 이번 대선 역시 페미니스트 주권자의 선택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변화하고 있다. 대선 후보자의 입에서, 시민사회운동 안에서 페미니즘의 기치와 의제가 점점 많이 등장하고 있다. 물론 그것이 기회주의적이거나 허울뿐인 ‘공(空)약’이라면 그것은 가장 경계하고 철저하게 검증해야 할 대상이다. 페미니즘 정치에 대한 열망과 그 힘은 점점 더 거세질 것이기에, 대선 후보자들은 반드시 페미니즘 의제에 대해 제대로 응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페미니즘의 명제처럼 여성의 권리 어느 것 하나도 ‘그냥’ 주어진 것, 정치적이지 않은 것은 없었다. 페미니스트의, 페미니스트에 의한, 성평등한 사회를 실현하는 정치. 성별에 근거한 모든 억압과 차별, 착취의 종식을 위해 페미니스트 주권자들이여! 더욱더 집단적으로, 끊임없이, 정치적으로 행동하자. 각자 발 딛고 있는 지금 그곳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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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서른 번의 봄


손명희 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





 겨울은 손 흔들어 보낼 겨를도 없이 훌쩍 가버리고, 봄은 벌써 온 천지에 자리를 펴고 있다.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팔을 벌려 온 몸으로 봄을 맞아들이고, 가지 끝마다 작은 망울을 맺는다. 한국여성의전화는 폭력으로 위기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인생의 봄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하는 ‘쉼터’를 서른 해 전에 개소하였다.


 지난 3월 14일에는 쉼터를 거쳐간 이들의 수기집인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출판기념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다. 이들이 여성의전화와 처음 만났을 때엔 머리카락이 함부로 잘려져 있었고, 얼굴과 온 몸이 피멍으로 얼룩져 있기도 하였으며, 코브라 수도꼭지에 맞은 상처자리가 뱀이 묶였던 자국처럼 되어있기도 했다. 사냥총 개머리판으로 맞아 앉아 있을 수도, 누워있을 수도 없어서 엎드린 채로 상담을 받고 밥을 먹어야 했던 생존자도 있었다.

 

 전화 상담 중, 상황이 너무나 긴급해 즉시 입소를 권했던 30대 피해자가 있었다. 몇 시간 후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60대 여성이 상담실에 들어섰다.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으니, 입소를 권해서 찾아왔단다. 이름을 듣고서야 그녀가 바로 전화 상담을 했던 이임을 알았다. 그녀는 옷차림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며, 자신은 늘 시어머니가 주는 옷을 입어야 했단다. 자기 나이에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가는 남편의 폭력의 구실이 되어 매일 시달려야만 했다고 했다. 그녀는 쉼터에 있는 내내 각선미가 드러나는 청바지만 입었다.


 그러나 그들이 쉼터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상담을 통해 임파워링되어 퇴소할 때의 모습은, 생존자를 넘어선 진정한 거인, 슈퍼우먼처럼 당당했다. 쉼터에서 함께 한 자매들과 상담자의 지지 안에서 얻은,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깨달음. 그리고 새롭게 발견한 그들 속에 숨어있는 힘. 모두 그들이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용기가 되었다. 이번 저자와의 만남에서 글쓴이들 모두, ‘쉼터’에서 자신을 곧추 세우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성장했던 시간을 따뜻하게 추억했다.


 한국여성의전화의 여성운동이 이론을 넘어서 공감과 치유를 통한 페미니즘의 완성을 지향할 수 있는 바탕은 ‘쉼터’였다. 여성주의 상담은 내담자들의 문제를 경청함을 넘어, 여성을 폭력으로부터 구조하고 지원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어 왔다. 그리고 이 과정은 한국사회에서 여성인권운동의 역사가 되었다.


 폭력으로부터 용기 있게 탈출했거나 구조된 이들의 “곁에” 함께 한 한국여성의전화 쉼터 30년. 준비 없이 소낙비를 만난 길동무와 우산을 함께 쓰면 두 사람 모두 어깨가 비에 젖게 되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함께”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그처럼 쉼터는 생존자와 함께 걷는 ‘곁에 지기’였다.


 이제 쉼터 30주년 앞에서 우리는 소낙비를 피해 숨을 고르고 새 날을 준비한다. 그래서 저 앞에 무지개가 펼쳐진 길을 함께 갈 수 있길 소망한다. 지금까지 걸어온 것과 같이, 앞으로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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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4월 20대 여성인권활동가 아카데미 후기

이세연



 말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느끼는지, 언제 기쁘고 슬픈지, 왜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지, 무슨 옷을 입고 어떤 음식을 먹는지, 왜 그 일을 그만두고 이 일을 하기로 선택했는지, 무슨 계절을 좋아하는지, 가장 좋아하는 냄새와 색깔은 무엇인지, 언제 가장 아팠는지 등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것일까. 오랫동안 일과 개인 작업을 병행해오며 사회적(거시적) 언어/경험과 개인적(미시적) 언어/경험 사이의 충돌을 경험해왔던 내게 앞서의 질문은 무척 중요한 것이었다. 사회적 의제에 조금 더 무게중심이 실리는 사회적 기업이나 재단에서 일하는 동안, 4포 세대도 부족해 8포 세대라는 말이 나오는 사회에서 ‘일하는 청년’으로 애써 살아가는 동안, 내가 고민하는 언어와 태도는 늘 1순위의 의제에게 자리를 내주기 일쑤였다. 상황이 이럴진대, 예술이라니. 해일이 닥쳐오고 있는데 조개를 주우러 간다니. 주변을 둘러보면 또래의 동료들 모두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개인의 의견을 ‘닥쳐야’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팽배했다. 나는 그럴수록 ‘한 사람’이 스스로의 언어로 자기를 말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들은 다른 ‘한 사람’이 찾아와 함께 이야기하고, 다투고, 논의하고, 공존의 가능성과 다른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4월 7일에 진행된 20대 여성인권활동가 아카데미를 찾은 최현숙 선생님은 그러한 사회적 언어와 미시적 언어의 부딪힘과 가능성, 애초부터 분리될 수 없는 두 언어의 합일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다.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간다.”는 우테 에어하르트의 말을 저자 소개 첫머리에 적어둔 선생님은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라는 의제 중심으로 자신이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여성주의 관점 기반의 생애구술사 활동과 정당 활동, 노인돌봄노동을 하는 동안 느꼈던 이야기와 사회 구조의 문제 등 자신의 생을 구성해온 다양한 활동들에 대해서도 20대 활동가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회가 대개 지배자와 정복자, 다수의 언어에 ‘역사’라는 이름을 내주면서 그 속의 수많은 주체였던 ‘개인’의 이야기와 언어는 기록되지 못했고, 자신은 그 속에서 누락되었던 여성으로서 기록되지 않은 언어와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시면서 ‘아무도 써주지 않으니 내가 쓰겠다.’라고 마음먹고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왔고, 덕택에 지금 여러분과 함께 있다고도 하셨다. 나 혹은 당신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모두 가치가 있고,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다투고, 논의하고, 의심하고, 드러내고, 동감하면서 서로에게 ‘공명’하고, 그러면서 조금 더 나은 사회와 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는 이야기에 대개의 활동가들도 동의했다.




 더불어 ‘해야 한다’는 지극히 ‘생산적인’ 삶 중심의 사고와 폭력적인 자기계발의 논리가 팽배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와 관점을 억누르기보다 ‘하지 않기를’ 선택하고, “나는 왜 그만두는가? 내 삶에서 이 사건은 어떤 의의가 있는가?” 지속적으로 물으면서 갈등하고 나아가는 동안 성숙해갈 자유가 모두에게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눴다. 다수의 관점이 옹호 받는 사회에서 ‘이질적’인 서로를 인정하고, 왜 서로 다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지만 그러는 동안의 적극성이 결국 서로를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겠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삶은 원래 이렇게 불공평했으니까, 말한다고 바뀌지 않으니까 입을 닫기보다 더욱이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대화하며 변화해나가는 과정을 모두 목도하는 경험이 중요하리라는 생각과 그 과정의 일들을 기록하고 말해나가는 노력이 ‘바로 지금’과 다음 세대의 삶을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되리라는 은근한 기대도 품게 되었다.


 최현숙 선생님은 강의를 정리하며 앞서 말했던 각자의 언어와 해석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하면서 “아버지에게 맞았다.”와 “아버지와 싸웠다.”는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중심을 어디에 두는가, 내가 그 사건을 어떻게 재해석하는가가 삶의 방향과 관점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며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여겨지는 ‘불편한 사실’을 다시 들추어내고 들여다보는 시간이 당신과 우리 모두에게 다른 가능성과 몰랐던 시작을 가능케 하리라는 이야기도 나눴다.




 강의 이후에 7월에 진행할 10대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과 함께하는 캠프 프로그램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앞선 강의에서 느낀 이야기들이 함께 다루어졌다. 아이들이 그동안 억눌러왔던 스스로의 이야기를 다른 이들과 나누고, 공명하고, 다투고, 다시 대화하면서 스스로의 언어와 표현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일이 10대뿐만 아니라 20대 활동가들의 언어와 관점을 재발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모두들 동의하게 되었다. 결국 ‘나’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하는 일이 나뿐만 아니라 당신을 살리는 일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가슴 철렁한 인식이 모두에게 시작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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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아내폭력의 실태와 대책-


한국여성의전화 제7기 기자단 정윤하


3월 31일 금요일 오후 2시 서울 불광동에 위치한 (사)한국여성의전화에서 아내폭력의 실태와 대책을 주제로 신상희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장의 강의가 열렸다. 올해 여성의전화가 주최하는 제49기 여성상담전문교육은 지난달 23일 시작해 다음달 26일까지 약 3달간 진행된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실습과정까지 마치면 가정폭력전문 상담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강의는 폴레트 켈리의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라는 시가 흐르는 영상으로 시작되었다.  화자는 남편에게 주기적으로 구타를 당하는 아내폭력 피해자다. 남편은 범죄를 저지른 다음날 어김없이 아내에게 일방적인 화해의 꽃을 선물한다. 화자가 자신의 장례식에서 결국 마지막 꽃 선물을 받는 결말로 영상이 마무리되자 장내는 자연스레 숙연해졌다.




아내폭력의 실태

영상의 여운을 가라앉히며 펼친 책자에는 07년 여성가족부가 가정폭력상담소와 보호시설 이용자 612명을 분석한 아내폭력 내용별 조사가 소개되어 있었다. ‘1주일에 2-3회’에서 ‘거의 매일’의 빈도로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경우 언어적 폭력(모욕적인 말, 욕설, 고함 등)이 56.6%로 가장 많았다. 생활비를 주지 않거나 주더라도 일일이 허가받고 돈을 쓰게 하기, 돈을 쓴 곳을 추궁하기 등으로 나타나는 경제적 폭력도 32.0%의 높은 수치를 보였다. 때리려고 위협했다(28.2%), 원치 않는데도 성관계를 강요했다(24.6%)등 신체적·성적 폭력도 심각한 빈도로 발생하고 있었다. 

 

신체적 폭력을 당한 경우 그 정도를 볼 때 1주 정도의 치료를 요하는 상태가 절반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가장 많았다. 신 소장은 “집안에 있는 모든 물건이 흉기가 될 수 있다”면서 “유리컵을 던져서 깨거나 문이나 벽을 쾅 치는 등의 소리를 내서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동도 심각한 정서적 폭력”이라 설명했다. 


신 소장은 이어서 “가정폭력이 더욱 잔인한 이유는 가족 관계가 해체되기 전까지 폭력이 반복·지속되거나 심화되는 데에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해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 가정폭력 지속기간의 평균은 약 11년 2개월이다. 응답을 더 들여다보면 ‘폭력의 횟수가 점차 늘어감’(22.5%), ‘폭력의 정도가 심해져감’(25.8%), ‘여러 종류의 폭력으로 확대되어감’(15.0%) 등 총 63.3%의 사례에서 폭력의 심화를 경험했다.




아내폭력의 원인

신 소장은 “위계가 세워져 있는 구조는 폭력을 내포한다”며 아내폭력의 원인이 가부장적이고 고정적인 성 역할을 강요하는 사회 구조에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가 가해자에게 가정뿐만 아니라 남녀관계, 사회생활 중에서도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폭력을 이용할 수 있는 권위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반대로 이러한 권위에 순응하여 폭력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무기력함, 수치심 등을 내면화하게 된다. “폭력 피해 여성분들 보면요, 잘 하시는 게 정말 많아요. 그런데 상담할 때 보면요, 본인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세요.” 교육자들 사이에 안타까운 한숨 소리가 퍼져나갔다.


교묘한 것이다. 단순히 관심이 부족한 문제가 아니라, 이 모든 과정을 학대 남성도 피학대 여성도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다. 피해자들은 대체로 초반에 저항을 보이지만 점차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데서 실망감과 좌절감을 얻고 저항을 점차 포기하는 흐름을 보인다.


‘폭력 행위’-‘화해’-‘긴장 조성’ 3단계 반복의 ‘피학대 여성 증후군’(maguigan, 1998)은 무기력이 확대되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학대 남성의 비위를 맞추는 긴장 상태를 유지하다가 그의 비위를 잘 맞추지 못하거나 저항을 할 때 폭력이 발생하는데, 이후에는 폴레트의 시처럼 ‘꽃을 주는’ 등의 일방적 화해가 이어진다. 지난밤엔 폭언과 구타를 가하고 오늘 아침은 비굴할 정도로 화해를 취하는 남편의 태도는 피해자를 극심한 혼란에 빠뜨린다. 종내에는 전기 충격을 가해도 도망치지 않는 셀리그만의 개처럼, 무기력이 서서히 학습된다.


어떻게 풀 것인가

때문에 아내폭력 해결을 위한 개인적 차원에서 학습된 무기력을 극복하도록 돕는 ‘지지세력의 여부’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피해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내면화한 피학대 여성은 수치심을 키워가며 대인 기피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신 소장은 “반대로 내가 이렇게 맞고 살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싫어 밖에서 자신을 아주 건강한 사람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며 “두 경우 모두 주변의 지지적인 반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용기를 내어 도움을 요청한 피학대 여성이 ‘네가 좀 더 잘해봐라’, ‘남자들은 다 그렇다’ 식의 반응을 받는 일이 많다는 보도가 스쳐지나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사회적·제도적 차원의 변화가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 20년 동안 여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인프라는 괄목할 만큼 늘어났다. 현재 전국 244개소의 상담소에서 매년 12만여 가정폭력 상담을 받고 있으며 피해자 보호시설은 전국 65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인프라의 확대 속도에 비해 가정폭력을 범죄로 인식하는 사회적 합의도는 심각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 소장은 “08년도 가정폭력 검거 건수가 1만 1,461건인데 구속 건수는 그 중 0.7%(80여 건)에 그친다”며 “14년도에도 전체 1만 7,557건 중에 1.6%(280여 건)만 구속되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여성폭력 근절과 관련된 그 어떤 과제보다 사회적·법제도적 인식을 제고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3시간의 긴 강의를 마치고 밖을 나오니 아직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펼치자 거칠게 내달리는 기차에서 막 내린 기분이 들었다. 단면으로 인지해 오던 폭력을 전분가의 눈을 통해 낱낱이 조감하는 일은 고통스러울 만큼 생생하고 압도적이었다. 무기력에 파묻혀 있는 당사자들과 스스로가 가여워 한동안 끙끙 앓을 강의였다. 아무도 무너뜨릴 수 없는 연약한 봄비에 마음이 자꾸 무너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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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3.31 실용연애특강 2강 ‘이성애주의에서 비껴나기’

부제: 여성도 남성도 아닌, 오직 ‘나와 당신’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이린


한국여성의전화와 창비학당이 함께 준비한 실용연애특강은 ‘사랑에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연애에 대한 여성주의적 시각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 매 강의마다 주제가 다르지만, 크게 관통하는 공통점은 우리 사회의 ‘연애 각본’을 들여다보며 ‘좋은 연애’란 무엇인지에 대해 탐구해 본다는 것이다.


전체 강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링크(https://goo.gl/KNd1v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용연애특강’이라는 강의의 대주제에 딱 맞는 내용이었다. 이 날 강의는 오랜 시간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해 활동해온 한채윤 인권활동가의 강의였다. 강사의 약력과, ‘이성애주의에서 벗어나기’라는 강의의 제목만 보면 ‘이 강의는 성소수자의 연애를 주로 다루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강의가 시작되자, 굳이 성소수자의 연애, 이성애자의 연애를 나눌 필요 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로서의 연애’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활동가는 연애를 하면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자신의 태도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연인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약속을 하더라도 스스로와 하고, 그렇게 최선을 다 함으로서 연인과의 관계를 지속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했는데도 만약 연인이 변한다면,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관계를 끝낼 수밖에 없다고도 덧붙였다. 내가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연인 때문에 불안해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잘 조절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 계속되었다. 구체적으로 ‘행복한 연애’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성 역할에서 벗어나, 서로를 이해하기

“연인이 ‘나 요즘 주름이 늘어난 것 같아’라는 말을 했을 때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한채윤 활동가는 ‘연애를 하며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며 이런 질문을 던졌다. 각종 ‘연애학’ 서적 등과 실제 연애 과정에서도 쉽게 맞닥뜨릴 수 있는 이 질문에 수강생들은 순간 고민에 빠졌다. 활동가는 가장 흔히 내놓을 수 있는 답인 ‘주름 하나도 없는데?’나, ‘그래, 그런 것 같아’ 같은 말은 자칫하면 연인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연인이 이 질문을 하게 된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제가 상담한 사례에서 연인 분은 30대 여성이셨고, 레즈비언 커플이었습니다. 30대 여성이면 주변에서 한창 ‘결혼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을 나이에요. 그런데 ‘주름이 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는 건, ‘계속 이렇게 성소수자로 살아도 되는 걸까?’, ‘이렇게 늙으면 이젠 사랑을 할 수 없게 되는 게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생겼다는 거지요. 결국 이 질문에는 ‘내 눈에는 주름이 는 것 같지 않지만, 네가 불안하다면 주름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라는 답이 필요합니다.”


즉, 연인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되, 연인이 사회 속에서 성 역할로 인해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는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연인을 상대방 그 자체로가 아닌, ‘남성’ 또는 ‘여성’ 둘 중 하나로만 받아들이면, 상대와 나 사이에는 항상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상대와 나는 가까워질 수 없고, 연애를 지속하려면 ‘사랑의 힘’으로 그 차이를 이겨내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사회에서 성 역할을 수행하느라 받는 스트레스를 연인 관계에까지 끌고 들어오는 것으로, 두 사람이 행복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연애를 ‘남성 역할과 여성 역할의 결합’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이성애주의라고 한 활동가는 말했다.


사진 : 2015 사랑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中



네가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하기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에게 칭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흔히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날 강의에서 한 활동가는 ‘감탄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칭찬은 상대의 ‘칭찬할 구석’을 찾아야하기 때문에 일상생활 내내 계속 하기가 쉽지 않지만, 감탄은 순간순간 상대에게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상대가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했더라도 감탄을 통해 분위기를 가볍게 풀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분명히 쓰레기를 버려 달라고 했는데 상대가 버리지 않았을 때, ‘또 쓰레기 안 버렸지? 맨날 잊어버리네, 진짜 귀엽네.’하는 식으로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거의 생활 전체가 감탄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왜 연인에게 자주 감탄을 해야 할까? 한 활동가는 ‘연애는 상대방이 이 세상에 유일한 존재라는 확신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흔한 사람’이지만, 연애를 할 때만큼은 상대방에게 ‘세상 유일한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네가 내 곁에 있어서 행복하다’는 사실을 계속 알려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살면서 이상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이 날 한 활동가는 ‘연애를 행복하게 오래 하는 법’을 계속 설명했지만, 사실 연애는 언제든 끝날 수 있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특히 연인이 나를 몰아세우는 말을 하면 굳이 상대를 ‘고쳐 쓰려’ 하지 말고 얼른 끝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비난하거나, 가족을 욕하거나, 너는 왜 이정도 밖에 안 되냐고 나무라는 등이 ‘몰아세우는 말’의 예시에 해당했다. 우리 사회가 너무 ‘한번 연애를 하면 오래 해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 있어, 연애를 끝낼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연인의 잘못을 ‘내가 잘못해서 그런가보다’며 합리화하느니, ‘이상한 사람을 만났다’는 점을 인정하고 관계를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활동가는 이런 이야기를 덧붙였다.


“우리는 주변에서 데이트 폭력이나 가정 폭력 사례를 보면, ‘그러게 사람을 잘 만나야 해’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해요. 하지만 그게 그런 말로만 끝낼 수 있는 걸까요? 우리 모두가 살다보면 이상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상한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아야 해요.”


이 날 강의를 듣고 내가 연애를 하면서 느끼던 막연한 불안감이 떠올랐다. 연인이 변해버리면 어떡할지, 변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걱정하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강의를 듣고 보니,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나의 감정이었다. 내가 연인을 계속 사랑하고, 내가 연인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하다는 것이 중요했다. ‘실용연애특강’이라는 이름 그대로, 정말 연애의 매 순간순간에 실용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 강의였다. 연애가 ‘연인이 원하는 남성상’ 또는 ‘연인이 원하는 여성상’을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꽤 답답한 관계가 되어버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듯이, 연애 역시도 상대 그 자체를 사랑하고, 그 상대와 함께 하는 나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을 알게 해 준 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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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여성에 대한 ‘일상’의 폭력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김민지


3월 23일 목요일 오후2시, 한국여성의전화에서는 가정폭력전문상담원 교육에서 이화여대 한국 여성연구원 연구교수 허민숙 교수의 강의가 있었다.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주최하는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교육과 성폭력 전문상담교육은 2017년 3월 23일부터 5월 26일까지 진행되며 두 가지 모두를 이수한 이들은 소정의 실습과정을 마친 후 여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전문상담원으로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자원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다. 




사랑? 그게 뭔데!

이 날 강의는 ‘여성의 삶과 생활 속의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허 교수는 몇 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무엇이 가장 이상적인 사랑으로 보이는가?라는 질문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동성 간의 결혼식 장면, 가난해 보이는 연인 등.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모습을 사랑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젊고 아름다운 백인의 여성이 백인 남성의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은 채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인정한다. 허 교수는 이런 사람들의 편견을 언급하며 사랑의 감정과 행위 역시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어떤 장치들이 우리로 하여금 이들의 모습만을 사랑으로 인식하도록 한 것이다. 


로맨틱한 사랑으로 포장되는 폭력과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돌봄노동

자본주의 사회가 번성하기 위해서는 생산 노동을 하는 인력과 이들을 집에서 보조하는 재생산 노동을 하는 인력이 필요하다. 현대사회는 가사노동 자녀 출산 및 양육 등을 포함하는 재생산 노동이 필수적이지만 이러한 노동은 무보수로 온전히 여성에게만 부담 되어왔다. 이는 여성이 경제적으로 남성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권리를 약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허 교수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문화들이 가부장제를 강화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성이 강제로 여성에게 스킨십을 하거나 손목을 끌고 가는 장면은 분명한 폭력이지만 미디어는 이것을 사랑과 로맨틱으로 포장한다. 남성들은 폭력성을 ‘서투른 사랑’으로 해석하도록 교육받으며 성장하는 것이다.


애교와 권력관계

 남성에게 의존하는 위치를 여성에게 강요하는 비가시적인 폭력은 이외에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허 교수는 리우 올림픽 당시 여성 선수를 대상으로 한 해설자의 몇 가지 멘트를 언급했다. ‘남편에게만 보여주는 애교를 우리 저 국민들한테 한번 보여주면 좋겠는데’, ‘스물 여덟이면 여자 나이로는 많은 나이거든요’, ‘원랜 잘 웃습니다, 애교도 많아요.’ 등 운동선수로서 큰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그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애교’를 요구하는 것이다. 


누군가 누구에게 애교를 요구할 수 있는 사회는 이는 권력을 가지고 여성에게 특정 위치를 요구하는 사회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허 교수는 강조했다. 이런 사회에서 여성은 폭력에 노출된다. 일반 여성들의 연애경험담을 보면 폭력은 걱정과 보호, 염려를 가장한 통제와 욕설로 시작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는 서투른 사랑 표현으로 묵인되고 폭력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나 사소하게 보였던 일들은 사소하게 끝나지 않는다. 2016년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들은 최소 82명,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105명이다.  허 교수는 최근 송파 살해 사건을 언급하며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동시에 이런 여성들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측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을 비판했다. 


미디어로 만들어지는 여성에 대한 문화적 부정의(cultural injustice)

   그렇다면 왜 여성들은 이런 ‘취급’을 받게 된 것일까?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진 후 여성은 누구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강의가 이어졌다. 허 교수는 문화적으로 여성이 지배당하고 있는 문화적 부정의(cultural injustice)를 강조했다. 같은 주류광고에서도 소주 광고 속 여성들은 과감한 노출과 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하지만 맥주 광고 속 남성들은 양복을 차려 입고 잠재력 있고 특정 분야에 전문가라는 이미지를 강조한다. 의자 광고 역시 여성이 모델일 때는 엉덩이를 노출하지만 남성이 모델일 경우 의자의 기능을 전문적으로 설명해준다. 


아주 오랫동안 방송 신문 잡지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우리는 남성은 전문성을, 여성은 자신의 몸과 미소만을 강조하는 것을 경험했다. 이것은 비가시적인 불평등을 만들어 여성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한다. 남성의 기준으로 부과한 미적기준이 여성에게 상당한 수준의 폭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남성 중심 문화에서 여성의 이미지는 젊고 아름다워야 하며 수동적이며 순종적이어야 한다. 사회는 그들의 기준에 맞는 여성들을 극도로 찬양하지만 그에 해당하지 않는 여성들은 비난한다. 이것이 여성의 외모가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이유이다. 여성의 외모 문제는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 정치적 문제이다. 


허 교수는 취업 전쟁 속 여성의 능력은 여성의 외모로만 대변되어 여성이 스스로를 혐오하고 학대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또한 통제력, 자기 절제력으로 환원되는 다이어트의 성공과 미덕은 결국 자본에 이익을 가져다주고 여성의 외모관리가 철저하게 남성적 시선과 권력에 의한 것임에도 자기관리라는 명목으로 그러한 권력관계를 은폐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바꿔보자 

허 교수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결국 ‘환경’을 바꿔주면 된다는 것이 허 교수의 답이었다. 각자 다양한 단체에 속해 있고 다른 경험이 있는 53명의 교육생들이지만 모두 같은 목적을 가지고 교육에 참여했기 때문인지 그들의 행동하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교육은 오후 5시까지 이어졌지만 전혀 지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강의에 참여한 그들을 응원하는 것으로 강의는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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