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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보리'들의 활기찬 경제교육

by kwhotline 2017. 12. 18.


'보리'들의 활기찬 경제교육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7기 이윤희



 버스를 타고 40분을 들어온 곳, 파주의 홍원연수원에서는 20대 여성인권활동가 아카데미 교육생이 함께하는 가정폭력피해 10대 여성 리더십 캠프인 “보라! 리더십 캠프 - 보리캠프”의 진행이 한창이었다. 주변에는 편의점이나 노래방 등,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보이는 것은 논과 밭이 대부분인 곳에서 10대 참가자들과 20대 여성인권활동가 아카데미 참가자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입구에 들어서서 자리에 앉자, 왠지 모를 그리운 기분이 몰려왔다. 도착했을 시간은 아직 쉬는 시간이어서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누군가는 조용히 책을 읽고 있기도 했다. 또 몇몇은 강단 옆에 마련된 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있기도 했다. 학창시절 쉬는 시간 각자가 시간을 보내던 풍경이 떠오르는 분위기였다. 더해서 참가자들은 서로를 ‘보리’라고 불렀는데, 그리운 분위기와 더불어서 존중과 다정함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경제'교육이어도 친숙한 분위기


 29일 오후 일정은 푸른살림경제교육협동조합 박미정 대표의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경제교육’이었다. ‘경제’라는 단어만 듣는다면, 딱딱하고 복잡한 느낌에 거부감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박미정 대표의 수업은 본인의 경험으로 시작함으로써, 수강하는 보리들은 좀 더 친숙하고 친근감 있는 태도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박미정 대표는 또한 보리들에게 익숙한 주제로 수업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왜 우리의 용돈은 항상 부족한지’의 질문이 그것이었다. 보리들은 자유롭게 ‘용돈의 액수가 적기 때문이다’, ‘사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대기업의 탈세 때문이다’라는 조금은 엉뚱한 대답을 내놓아서 수업의 분위기를 높이기도 했다.


 우리가 사는 신용사회박미정 대표는 우선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우리가 소비하게 되는 주위 환경에 관해서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이전에서는 지출할 필요가 없었던 통신비 등의 고정비용이 증가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실제로 과소비한 적이 없음에도 과소비를 하게 되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현재 우리 사회는 빅데이터의 사회라고 언급했다. 이 사회에서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대하여 빅데이터를 구성한다. 그리고 그 패턴에 맞추어 상품을 제시하여 소비를 촉진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소비 여력은 대다수 일단은 쓰고 나중에 갚게 되는 ‘신용’에 따른 것으로, 우리는 돈을 저금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렇기에 박미정 대표는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의 적절한 소비 수준을 알고 그에 따른 수지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적절한 소비수준은 절대로 아껴 쓰거나, 많이 쓰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서 적절한 소비수준이 나의 월평균 소득과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야 한다.


 강의의 마지막에서 박미정 대표는 우리는 생각보다 돈을 습관적으로 쓰게 된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장부를 씀으로써 그 습관을 파악하고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돈을 쓰고 후회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최고의 상처기에 후회가 남는 습관이 아니라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장부를 쓰면서 적절한 소비패턴이 내면화되어야 환경 속에서 나를 지킬 수 있게 된다는 말로 강의는 마무리되었다. 



어려운 분야지만 활발하고 즐거운 분위기


 경제라는 분야의 강의는 아주 무거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보리캠프의 발랄한 분위기로 취재를 하러 간 나까지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나를 포함한 보리들은 강의 시간 동안 공감의 한숨을 쉬기도 했고, 다 함께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경제교육이지만 10대부터 20대까지 모두가 이해하기 쉬운 강의 내용이었고, 좋은 정보들을 많이 얻게 되었다. 기사가 작성되고 있을 때면 캠프가 마무리되고 있을 것이다. 14박 15일 동안의 시간을 보낸 보리들이 좋은 마무리를 하고, 장부를 꼭 써보면 좋겠다. 나도 써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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