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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상담9

서른 번의 봄 서른 번의 봄 손명희 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 겨울은 손 흔들어 보낼 겨를도 없이 훌쩍 가버리고, 봄은 벌써 온 천지에 자리를 펴고 있다.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팔을 벌려 온 몸으로 봄을 맞아들이고, 가지 끝마다 작은 망울을 맺는다. 한국여성의전화는 폭력으로 위기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인생의 봄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하는 ‘쉼터’를 서른 해 전에 개소하였다. 지난 3월 14일에는 쉼터를 거쳐간 이들의 수기집인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출판기념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다. 이들이 여성의전화와 처음 만났을 때엔 머리카락이 함부로 잘려져 있었고, 얼굴과 온 몸이 피멍으로 얼룩져 있기도 하였으며, 코브라 수도꼭지에 맞은 상처자리가 뱀이 묶였던 자국처럼 되어있기도 했다. 사.. 2017. 4. 24.
한국 남자, 맥락으로 뜯어보기 한국 남자, 맥락으로 뜯어보기 - 남성성과 젠더 -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석박지혜 어쩌면 바로 곁의 이야기 날씨가 좋았다. 미세먼지도 낮은 데에다 강의 장소가 북한산 근처라 나무가 많아 한결 맑아진 느낌이 들었다. 경사진 골목길로 들어가 잠시 걷다 보니 한국여성의전화 본부가 보인다. 강의실에 들어서자 서로 인사하고 음식을 나누는 등 활기찬 분위기였다. 3월 30일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진행된 성폭력 전문 상담원 교육 - 남성성과 젠더 5회차 강의가 시작되었다. 권김현영 강사는 질문을 던지며 강의를 열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남성성이란 무엇인가요?’ 답변이 줄을 이었다. “힘이 세고. 씩씩하고. 책임감 있고. 술 잘 마시고. 리드하고...” 사회와 개인이 생각하는 남성성은 힘이 강하고 이끌어가는 존재.. 2017. 4. 12.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아내폭력의 실태와 대책- 한국여성의전화 제7기 기자단 정윤하 3월 31일 금요일 오후 2시 서울 불광동에 위치한 (사)한국여성의전화에서 아내폭력의 실태와 대책을 주제로 신상희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장의 강의가 열렸다. 올해 여성의전화가 주최하는 제49기 여성상담전문교육은 지난달 23일 시작해 다음달 26일까지 약 3달간 진행된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실습과정까지 마치면 가정폭력전문 상담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강의는 폴레트 켈리의 ‘나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라는 시가 흐르는 영상으로 시작되었다. 화자는 남편에게 주기적으로 구타를 당하는 아내폭력 피해자다. 남편은 범죄를 저지른 다음날 어김없이 아내에게 일방적인 화해의 꽃을 선물한다. 화자가 자신의 장례식에서 결국 마지막 꽃.. 2017. 4. 7.
생존자를 넘어 행복한 사람으로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출간기념 저자와의 만남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이윤희 3월 14일 오후 7시,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창비 카페에서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의 저자 간담회가 있었다. 2013년에 생존자의 분명한 목소리를 통해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과 제도를 변화시키고자 기획되었던 책은 2017년에 출간이 되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저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또한, 이 자리는 한국 최초의 쉼터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쉼터라는 말조차도 없던 1987년에 시작된 쉼터는 아내폭력의 생존자들에게 휴식처이자 스스로에 대해 다시 알게 해 주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행사장은 50여 명 정도의 경험을 나누고자 하.. 2017. 4. 4.
여성주의로 바라보는 가정폭력의 민낯 개인적이고 병리적인 문제? 여성주의로 바라보는 가정폭력의 민낯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윤선혜 3월 24일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여성폭력문제의 사회구조적 맥락과 이해’를 주제로 한국여성의전화 49기 여성상담전문교육(가정폭력전문상담원 교육) 3회차 강의를 진행했다. 가정폭력 교육 이틀째였던 24일,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는 아직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하지만 이내 고미경 대표의 익살스러운 사투리에 함께 웃고, 강력범죄 피해자의 90.2%가 여성이라는 통계에는 함께 탄식하면서 분위기는 한층 풀어졌다. 뒤쪽에 앉은 수강생들은 동영상이 잘 보이지 않자 자리에서 일어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엠마 왓슨의 ‘HeForShe’ UN 연설 영상을 시청한 뒤에는 옆 사람과 활발하게 감상을 나누기도 했다.. 2017. 3. 30.
여성폭력피해 생존자 곁에 여성폭력피해 생존자 곁에 한국여성의전화는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해 가정폭력상담소, 성폭력상담소, 쉼터 ‘오래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지원은 전화상담, 면접상담, 법률지원 및 의료지원과 쉼터 연계 등으로 이루어지며 2016년 한 해 동안 전국 여성의전화 상담 건수는 32,087건(가정폭력상담소 15,942, 성폭력상담소 16,145), 전국 여성폭력 피해 쉼터 이용 연인원은 41,993명입니다. 상담안내 페이지 바로가기 :: http://hotline.or.kr/counsel_info 가정폭력피해생존자 지원 한국여성의전화와 전국 지부는 총 12개(가정폭력쉼터10개, 이주여성쉼터 1개, 성매매 여성쉼터 1개)의 여성폭력피해생존자 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41,993명이 쉼터를 찾.. 2017. 2. 1.
나의 첫 ‘베틀여성모임’ 나의 첫 ‘베틀여성모임’ 평화(애칭) 오래뜰에 온 지 두 달이 되어갈 무렵 ‘베틀여성모임’이 있으니 참여해달라는 말을 들었다. 조금은 귀찮다는 생각과 함께 쉬고 싶다는 마음이 많았다. 아는 사람은 현재 같이 생활하고 있는 가족들 외에는 없는데……. 조금 지루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참석을 했다. 시간에 맞춰 한 분, 두 분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어색함과 함께 '저 분도 여기를 거쳐 가신 분이구나.' 하는 무감각한 잔상들은 그저 ‘그 분 따로, 나 따로’ 그렇게만 생각되었다. 조금 시간이 흐르고 각자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에 어떤 분은 ‘정말 평생 잊을 수 없는 고마운 곳’이라고 하고, 어떤 분은 ‘친정 오는 느낌으로 왔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마음 한 구석에 애잔한 마음이 느껴졌다. 고통 속에 있는.. 2016. 8. 8.
성폭력, 강력한 처벌만이 대안인가 성폭력, 강력한 처벌만이 대안인가 이지원_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최근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성범죄 전력자가 4시간 만에 붙잡힌 사건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되지 않아,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 성추행을 일삼는 사건도 보도되었다. 우리나라는 특정 성범죄자에 한해 전자발찌를 착용하게 하는데, 지난 2013년은 최초로 연예인 전자발찌 착용자가 나타나는 등 이에 관한 관심과 논란이 뜨거웠던 해이다. 전자발찌와 화학적 거세 같은 방식이 성폭력 피해 예방의 대책으로 논의되는 근거에는, 가해자에 대한 보복 심리 이외에도 성폭력에 대한 강한 통념이 자리하고 있다. 전자발찌를 통해 가해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다거나, 약물로 가해자의 성욕을 억제하면 성폭력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2016. 3. 31.
용기 내어 만나다 용기 내어 만나다 한국여성의전화 쉼터 오래뜰 베틀여성모임은 1987년 가정폭력피해여성들의 피난처인 쉼터가 생긴 이후, 쉼터를 퇴소한 생존자들의 자조모임으로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격월로 모여 집단프로그램, 문화체험 등을 진행하며 서로의 인생을 응원하고 있다. 입소 후 두 번째 베틀 모임이다. 첫 번째 모임 때에는 낯선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두 번째 모임에는 낯익은 얼굴이 많아져서 편안한 마음이 들었고, 마치 우리 집에 손님을 초대한 듯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베틀 모임에 오시는 분들을 언제나 두 팔 벌려 환영해 주시는 쉼터 선생님들을 보니 꼭 친정 엄마 같이 느껴졌다. 내가 나중에 방문을 하여도 반갑게 맞이해 주실 선생님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오늘은 .. 2016.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