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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이슈/칼럼

농촌에서 희망을 보는 그녀

by kwhotline 2012. 2. 28.

농촌에서 희망을 보는 그녀

그녀는 여성축산전문경영인을 꿈꾸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축산경영인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그녀는 사회학과 일본학을 전공하였고, 졸업을 하고 나면 취업을 하고 회사원이 될 줄 알았다. 그냥 이것이 인생의 순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머리에만머물렀던 생각이었을 뿐, 마음속에는 다른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충청남도에서 부모님이 경영하고 있는 축사를 물려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졸업을 한 학기 앞둔 때였다. 일본학보다는 사회학에 관심이 더 많았던 그녀는 사회학 공부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고, 생각의 크기 역시 달라졌다. 이런 변화는 그녀가 가끔 고향으로 내려가 보는 그녀의 아버지를 바라보는 느낌 역시 전과 다르게 만들었다. 단순히 소를 키운다라는 느낌보다도 소를 보살피고, 기업을 경영한다.’ 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자본만을 증식시키기 위한 경영이 아니라 소들을 우선으로 두는 윤리경영의 가치관을 갖고 축사를 운영해 가는 아버지에게서 진심을 느꼈다. 그동안 생계를 위해서 소를 키운다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깨진 순간이기도 했다. 

그녀는 여성축산전문경영인이 되기로 결정했다. 축산경영자가 되기 위해 그녀는 다시 한 번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학교를 졸업한 지 반달도 채 안되어 또 다시 학사과정을 밟게 된 것이다. 그녀의 도전을 믿고 응원해 준 사람들이 많았지만 대부분 여성으로써 남성이 많은 축산업계를 잘 견뎌 낼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녀 역시 걱정이 되었다. 젊은층보다는 노년층이 훨씬 더 많은 상황에서 남성들이 대부분인 업계 분위기를 적응하고, 이겨낼 수 있을지를 말이다. 걱정은 현실로 다가왔다. 축산업계를 먼저 겪어보라는 의미였는지, 입학한 학과의 분위기는 고스란히 업계의 분위기가 반영된 느낌이었다. 돈독하지만 엄격한 선후배의 상하관계와 잦은 모임의 술자리 등 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상황들이 많아서 그녀는 많이 나약해졌다 

분명 그녀는 목표가 있었다. 사료 값에 허덕이며 늘 전전긍긍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질 좋은 사료를 직접 개발하여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만들고자 했던 그녀의 의지를 이대로 무너뜨릴 수 없었다. ‘여자인데 할 수 있겠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오기가 생겼던 그녀다. ‘여자라는 성()차별은 더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늘 다짐하고 되뇌었다. 그래서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무엇보다 그녀 자신에게 확신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201112월 방학을 한 뒤, 아버지에게 경영 수업을 받고자 고향으로 내려왔다. 한 달 월급을 받으며 경영 수업을 받기로 했다. 처음부터 하나씩 배워나가는 그녀의 마음은 이내 가벼워졌다. 직접 일을 배우고 나니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지고, 자부심이 생겼다 

그녀의 자부심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넘어 농촌의 희망으로 번졌다. 농촌에서 희망을 본 것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방황하고 있는 가운데, 그녀는 꿈을 찾았다. 꿈을 찾아가는 과정, 결정을 내린 후 실천하는 그녀의 용기와 다짐은 지금보다 본인을 더욱 성장하게 만들 것이다. 축산경영자로 이름을 떨칠 그 날까지, 그녀에게 진심으로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한국여성의전화 제1기 기자단_황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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