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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독박골에 울리는 인권의 메아리(더 나은 인권지원 활동을 위한 심화교육)

by kwhotline 2011. 7. 8.

지난 6월 11일. 북한산 자락의 독박골에서는 여름 열기보다 뜨거운 인권의 메아리가 들렸다. 2011년 E.L.F-활동역량강화 교육과정의 하나로 가정폭력, 성폭력 등 현장에서 상담 및 인권지원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이 ‘더나은인권지원활동을위한심화교육’을 받기 위해서였다.

시작이 11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삼삼오오 활동가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오늘 모임은 전국 13개 지부 16명의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로 교육 및 사회진행은 한국여성의전화의 내부기관인 성폭력상담소의 이화영 소장이 행사의 진행은 서경남 활동가가 힘써 준비했다.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는 교육이 시작되었다. 오늘의 교육은 크게 세 가지 순서로 진행되었는데 첫째, 인권지원 상담의 의의와 방향에 대해, 둘째, 실제 인권지원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모둠별 사례토론과 셋째, 지원과정에서 꼭 필요한 활동가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을 오늘의 교육은 특히 세 번째 활동을 염두해두고 진행되었다.

먼저 인권지원에 앞서 상담의 유형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개인의 상담으로 그칠 시 이를 공론화하여 사회적 이슈로 만들자는 매뉴얼을 만드는 데에 있어 방향을 잡는 아주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인권지원은 사건지원과 특히 구별되어야 하는데 당사자인 나에게만 소용이 있다면 사건지원, 이 문제가 공론화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권사안이다.

사례를 통해 인권지원과 사건지원을 되짚어 봄으로써 그때 조치한 일의 경과의 잘된 점은 물론 아쉬웠던 점은 다함께 나눔으로써 잘된 점을 부각시키고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는 데에 모두가 한 목소리를 모았다.

이후로는 간단히 점심을 먹고 조를 나누어 사례별 모둠토론에 들어갔다. 이는 사전에 활동가들로부터 각 지부에서 공론화시켜 함께 다뤄볼 문제를 요청받아 사례로 재구성한 것으로 모의로 상담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현재 상담시스템의 장점 및 보완점을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16명의 활동가들이 네 팀으로 나누어 각각 사례를 검토해보기 시작했다. 모의 상담이었으나 활동가들의 태도는 실제 상담을 요청 받는 것처럼 진지하고 고민을 하는 모습에서 한국여성의전화가 신뢰받는 기관으로 28년간 자리를 매김 해온 그 뿌리를 확인 할 수 있었다.

토론이 끝나고 각 조에서 토의한 사항을 모두가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 조에서 토의한 내용을 서기가 정해진 형식에 따라 정리하여 발표자가 이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의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과 이어지게끔 형식은 개괄적으로 1. 인권지원을 할 때 필요한 질문을 단계 토론하고 2. 이를 사례에 적용시켜 실제 상담에 적용해보는 방식으로 하였다. 각각의 사례는 달랐지만 인권지원을 위해 필요한 것과 상담과정이 토의를 통해 한 방향으로 집결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매뉴얼의 기초틀을 잡았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실질적인 면담 전에는 기본적으로 물어볼 내용, 사건의 중심이 되는 사안을 파악하기위해 최대한 들어보고 기록하여야 한다. 이때 사실과 감정을 구별하여 파악하고 내담자의 현 상태를 활동가가 지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면담에 들어가면서부터는 특히 주의해야 할 점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것이 꼽혔다. 이 선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특히 활동가들의 고충이 많았는데 활동가가 모든 것을 다 도울 수 없으므로 본 사건에 어느 정도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내담자가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이후에 사건이 인권지원사안으로 확대하여 진행되었을 경우 공론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외부에 노출이 불가피하게 된 경우 사전에 내담자에게 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에도 지역지원을 통해 공론화 과정에 힘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특히 사건이 끝난 후에도 추후 상담을 통해 미연에 있을 후유증을 방지해야 함에 소리를 모았다. 이를 피해생존자에 대한 역량강화로 내담자가 생존자로 부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이야기 되었다. 

이번 교육을 통해 나온 매뉴얼의 기초틀을 토대로 지부와 의견을 더 수렴하고 보충하여 메뉴얼을 완성해가려고 한다고 한다. 

11시부터 시작된 교육은 오후 6기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그러나 참가한 활동가들 모두 지친 기색이 없이 오히려 시간이 빨리 지나감에 아쉬워하는 기색을 보였다.

교육이 끝나고 짧게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많은 의견이 시간이 부족함을 아쉬움으로 꼽았지만 이렇게 활동가들이 모여 같은 분야인 상담에 대해 이야기하고 하는 자리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교육에 대해서는 매뉴얼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매뉴얼 기초작업을 하게 되어 그 갈증이 해갈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사례를 함께 분석하고 토론하는 것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이후의 교육에는 이에 대한 내용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여성의전화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도 활동가들의 활동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교육을 함께 들으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무척 뜻 깊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고갱이 기자단 양승혜 기자


*사례는  보안상의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을 싣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심심한 양해를 부탁드린다.

**E.L.F 란? Empowerment ▪ Lidership ▪ Feminism 의 약자로, 한국여성의전화가 교육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비전을 담고 있다. 특히 오늘의 교육은 이 중 Empowerment. 활동역량과 관련된 교육으로 활동가로서의 자질 훈련, 실무적 활동역량 향상, 전문적 활동역량 향상을 위해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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