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섹스,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나요?

by kwhotline 2011. 6. 5.

20대를 위한 데이트강좌 - 고려대편
섹스,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나요?

 


우리는 ‘섹스’를 왜 하는 것일까? ‘서로 사랑하기 때문이다.’라는 정확한(?) 답변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연애를 하거나 혹은 하지 않아도 ‘섹스’는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행위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섹스’를 말하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에서 연애는 서로의 관계를 비추는 것 보다 기존의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전제한 성별차이로만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념들에 문제를 제기한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이화영 소장(이하 소장)은 <섹스, 혼자하거나 같이 하거나>라는 주제로 섹스를 통해 데이트 관계를 성찰해보는 강의를 열었다. 그녀가 말하는 ‘섹스’이야기를 들어보자.


 

                             * 강의 중인 한국여성의전화 이화영 성폭력상담소 소장
 


당신은 ‘오늘 별로였어.’ 라고 말 할수 있나요?


6월 2일 오후 6시, 고려대학교 양성평등센터에서는 “섹스를 왜 하세요?”라는 도발적인 질문으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강의장은 일시 조용해졌다. 이유는 ‘섹스’라는 단어의 어감에 당황했고, ‘왜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한번 더 놀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섹스란 사랑의 방식, 쾌락도구, 육체적인 끌림 등이라는 다양한 답을 내놓았다.


인간의 섹스는 동‧식물과 다르게 생식, 친밀감, 사랑 이 모든 것들이 들어가면서 복잡다단한 양상을 띠고 있다. 우리가 이러한 섹스를 즐기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시선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性(성) 역할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섹스는 불순하고, 쉬쉬해야하며, ‘거시기 혹은 그것’이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고 소장은 말한다.


여성이 먼저 ‘섹스 하고싶다.’라고 말하면 밝히거나 가벼운 여자로 보일지 모른다. 그래서 여성은 섹스를 하고 싶어도 남성이 말하기 전까지 욕구를 절제시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남녀가 서로에게 ‘오늘 별로인 것 같은데?’라고 말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만약, 상대방과 이루어졌던 섹스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다면 당신은 사회적인 시선에서 자유로운 사람일 것이다.


연애의 권력관계와 섹스

 

연애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자신만의 연애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여성의 경우 유머러스하고, 자상한 남자가 좋을 수 있고, 남성의 경우 예쁘고, 착한 사람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섹스를 하는데 있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특히 여성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처음 관계를 맺을 때 아름다운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더 나아가 성폭력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유로는 서로가 사랑해서 섹스를 하지만 남성이 막연히 알고 있는 성지식과 연애 속에 존재하는 권력관계 때문에 성폭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서로의 민감성에 따라 상대를 배려하고, 연대해야하는 것이 섹스이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하면 더 적극적이어 보이는걸까?’, ‘내가 더 많이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등의 애정우위싸움으로 연애에는 권력관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섹스를 하게 되면 한쪽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고, 데이트 폭력으로 발전 할 수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척’하는 부정의 에너지에서 벗어나 본성에 맞는 사랑을 통해 권력관계에 벗어나야 한다. 


섹스, 당당하게 즐기자구요!


강의에서는 “연애에도 섹스에도 우리는 주의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연애를 하고 나면 이별이 오기도 한다. 이별을 하고 난 후 우리는 권력관계에서 벗어나 있는 기간일 수 있다. 이때 우리는 자기성찰의 시간을 통해 안목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성찰을 통해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다. 자신을 알게 되면 건강한 사랑과 건강한 데이트 관계를 낳게 된다. 이런 호순환을 통해 한국사회에 박혀있는 연애의 성적고정관념을 깨트리고, 자신이 주체가 되어 연애의 틀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몸으로 대화하는 섹스역시 자신부터 알아야 당당하게 즐길 수 있다. “자위를 하면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이 많기도 하지만, 자위는 자신을 알아가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소장의 말이 단순히 섹스예찬론이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한다. 타인을 통한 성감대가 아닌 자신을 통해 알아가는 성감대가 중요한 것은 진짜 몸으로 대화할 수 있는 섹스를 위한 절차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일을 즐기기 위해서 도전하는 것은 아름답다. 하지만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여성들이 느끼기 어렵다는 오르가즘만큼이나 힘든 과정일 수 있다. 섹스의 필수 준비물인 콘돔처럼 우리가 연애, 더 나아가 데이트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 것이다.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고갱이' 황현하 기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