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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가정폭력예방 다함께 소리질러

by kwhotline 2011. 6. 2.


한국여성의전화 5월 가정폭력없는 평화의달 캠페인

가정폭력예방, 다함께 ‘소리질러!’


5월은 평화롭고 평등한 가정의 달이다. 그러나, 그 평화롭고 평등해야할 가정에서는 종종 폭력과 차별이라는 어두운 이면이 그려지곤 한다. 우리가 알고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가정폭력. 이 가정폭력을 방지하고 함께 근절시키기 위해,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5월 29일, 전국 25개 지부와 함께한 캠페인의 마지막으로 서울 장충단 공원에서 5월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 캠페인 '소리질러' 행사를 진행하였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매년 5월을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로 선포하고 다양한 가정폭력 예방 캠페인을 전국 25개 지부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달' 캠페인은 1994년 한국사회에 ‘가정폭력방지법’제정의 필요성과 가정폭력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리고자 한국여성의전화가 처음 시작한 행사이다. 2011년 캠페인이 내건 구호는 “소리질러”이다. 이는 피해당사자의 외침, 피해사실을 보거나 듣거나 알고 있는 외부자들의 외침, 국가와 사회를 향해 가정폭력근절을 요구하는 외침의 의미를 담고있다.


캠페인의 1부행사는 내빈들의 환호 속에서 경찰 군악대의 웅장한 연주로 시작되었다. 이후, ‘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작은 결심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한국여성의전화 정춘숙 상임대표의 인사와 여러 내빈들의 축하말씀이 이어졌다.



그 뒤 “소리질러!”를 주제로 한 43기 여성주의상담전문교육 수료생들이 함께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여성의 어깨에 짊어진 수많은 가방들은 마치 우리시대의 어머니, 아내, 딸이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나타낸 듯 했다. ‘니가 그러고도 마누라야’, ‘엄마가 해준게 뭐가 있어’, ‘여자가 감히’ 등 일상에서 여성들을 비하하는 말들을 스스럼없이 내뱉었다. 지친 여성의 어깨위로 무거운 짐들이 하나하나 쌓여갔다. 그러나, 이내 여성은 무거운 짐들을 벗어던지고 ‘삶은 당신의 것입니다’, ‘폭력은 당신의 책임이 아닙니다’ 등 희망적인 메시지를 보여주며 해방되었다. 이 퍼포먼스는 이 캠페인의 주제, ‘소리질러’의 의미를 여과없이 보여준, 동시에 그 의미에 대해 내빈들과 시민들에게 정확히 전달해 준 공연이었다.


퍼포먼스 이후, 여러 내빈들의 구호와 가정폭력근절을 염원하는 풍선붙이기가 이루어졌다. 내빈들은 ‘절대안돼, 가정폭력’, ‘폭력없는 세상, 생명을 살린다’ 등의 구호를 시민들과 함께 외쳤다. 특히, 박노현 중부경찰서장은 경찰차 퍼포먼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가정폭력 피해로 소리지르는 피해자가 있으면 경찰이 달려와 긴급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깊은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용산가정폭력상담소 남기형 소장은 캔디 노래를 개사해 직접 불러 가정폭력예방의 뜻을 전달했다.

1부 행사가 끝난 뒤, 시민참여 행사가 시작되었다. 각 주제별로 이루어진 부스에서는 여성폭력방지, 여성인권보호 등을 주제로 다양한 참여행사가 펼쳐졌다. 총 8개의 부스로 진행되었고, 각 부스마다 자원활동가의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기에 시민들의 참여도는 매우 높았다. 부스별로 모두 참여해 스티커를 받은 시민에게는 캠페인 기념품으로 화장품과 장바구니가 주어졌다.


‘평등의 말 여성 인권의 말’ 부스는 기존의 여성폄하적인 혹은 남성 우월적인 말을, 참여한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단어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만들어진 부스였다. 폭력적인 용어들을 대체할 말들을 시민 스스로 생각해보고, 고쳐볼 수 있었다.


‘불편한 진실, 가정폭력, 난 얼마나 알고있니?’ 부스는 OX 퀴즈를 통해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을 되짚어보고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코너였다. 이곳의 자원활동가 박혜진씨는 “사람들은 가정폭력을 신고하지 않거나 참고 사는 건 피해자에게 문제가 있어서라고 오해를 한다. 그러나, 이는 사회의 전반적 문제일 뿐이다. 절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덧붙이며 사람들의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의 온도계’는 이색코너로 자신의 평화에 대한 인식을 판단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코너였다. 여기서는 솔루션 또한 제공되기 때문에, 평화에 대한 인식이 낮다면 조언을 통해 고쳐나갈 수 있었다. 자신의 평화온도를 쉽게 체크해보고, 판단할 수 있었기에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다음으로 ‘여성폭력예방조례,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부스는 얼마 전 제정된 서울시여성폭력방지조례에 대한 정보들이 안내되어 있었다. 공포된 지 어느 정도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홍보가 미흡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했다. 이 곳의 진행자 최희진 활동가는 여성폭력방지조례 판넬을 가리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여성폭력예방조례에 대해 홍보하고 주요내용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부스다.”라고 소개했다. 덧붙여 여성과 아동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여성폭력방지조례에 지정된 것, 실태조사가 미흡한 것, 조례의 많은 내용이 강제의무사항이 아닌 것 등을 문제점으로 꼽으며 우려 또한 내비쳤다. 서울시의 적극적인 홍보와 여성폭력방지조례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이 외에도 ‘이럴땐 이렇게! : 폭력대처하기’ 부스, 페이스페인팅 부스 등 다양한 부스들이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시민들은 행사에 대해 많은 호평과 여성인권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특히. 시민 이장진씨는 ‘여성폭력예방조례’부스를 가장 인상깊은 부스로 꼽으며 “이제야 조례가 제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랬습니다.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가 취약하다는 것이 씁쓸했습니다.” 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펼쳐진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 캠페인은 많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원활동가들의 열정적인 봉사로 잘 마무리 될 수 있었다. 이번행사는 가정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알리고, 시민들로 하여금 ‘소리질러’에 동참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했다.

사실, 가정폭력범죄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들이다. 이들은 가정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자신에게 피해를 입힌 범죄자와 일생을 함께 보내야 하는 고통을 겪게된다. 이제는 이러한 여성들을 위해 우리가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함께 소리쳐주어야 할 때이다. 여성비하적, 여성차별적, 여성폭력적 언행들을 삼가고 가정폭력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해 가정폭력근절과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고갱이'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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