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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이슈/성명·논평376

간통죄 폐지, 그 뒤에 남겨진 것들 간통죄 폐지, 그 뒤에 남겨진 것들 이동화| 한국여성의전화 전화상담회원 “이제 어쩌나? 나에게 남은 마지막 무기였는데…….” 간통죄 폐지 이후 내담자에게서 들은 말이다. 내담자는 울먹였다. 그녀는 결혼 30년 동안 남편의 폭언・폭력・외도를 참고 견디면서 살아왔다고 한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구박을 해도, 이혼 과정에서만큼은 간통죄로 고소해서 개망신 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단다. 내담자에게 간통죄는 일종의 무기 혹은 힘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힘이 쭉 빠져 버렸어요. 나 같은 사람은 어찌 살라고. 돈 있고 잘난 여자들은 괜찮겠지만… 저는 아무것도 없어요.” 그녀는 이제 남편이 ‘할 테면 해 보라’는 식으로 더 뻔뻔하게 굴 것이라고, 더 큰 소리치며 망나니짓을 하고 다닐 거라 말했다. 여차하면 이.. 2016. 2. 25.
[사건 그 후] ③ 윤필정씨 정당방위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마주하며 [사건 그 후 ③] 윤필정씨 정당방위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마주하며 윤필정씨 정당방위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마주하며 유미| 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상담소 지난 2013년 9월, 2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던 한 여성이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있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이 사건이 오랜 세월 의 가정폭력 피해로 인해 발생한 정당방위 사건이라 판단하고, 법무법인 (유)원과 함께 공익소송으로 위 사건의 당사자인 윤필정씨(가명)를 지원했다. 상담회원과 변호사, 로스쿨 학생들이 참여한 정당방위사건지원팀은 1심에서 대법원 선고 재판에 이르기까지 본 사건의 핵심이 가정폭력으로 인한 정당방위 사건임을 입증하고자 노력했다. 거리 서명 운동과 함께 다음 아고라와 뉴스.. 2016. 2. 25.
[사건 그 후] ② 무고죄 무죄 판결에 부쳐 [사건 그 후 ②] 무고죄 무죄 판결에 부쳐 ‘합리적 의심’? 피해자 사라진 법정2015년 2월 무고죄 무죄 판결에 부쳐 완두|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왜 그 시간에 거길 지나갔습니까?”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묻지 않는다.“많이 배운 사람이 어떻게 강도를 당할 수 있습니까?” 강도 피해자에겐 묻지 않는다.“가만히 있었으니 당신도 동의한 거 아닙니까?” 학교폭력 피해자에겐 묻지 않는다. “사랑하는 관계입니까?” 성폭력 피해자에겐 묻는다. 불의의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가당치도 않은 이 질문을, 성폭력 피해자에게는 '합리적 의심' 이라는 명목으로 너무나 쉽고 당연하게 질문한다. 2013년 12월 말, B씨는 지인에 의한 강제추행으로 상해를 입고 가해자를 고소했다. 하지만 수사과정 중 검사는 피해자가 가해자를.. 2016. 2. 25.
[사건 그 후] ① 정희정씨 사건 재판방청후기 사건 그 후, 한국여성의전화가 지원했던 사건,그 후의 이야기를 엮었다. 한 사건의 법적 절차가 종결되었다는 것이끝을 읨히하지는 않는다. 사건마다 다른 서사가 있지만결국 부딪히는 기막힌 현실은 꼭 닮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그것이 때로는 승리의 기억이든,원했던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한 기억이든,이 속에서 여성의전화가 포착한 진실이 중요하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사건에 대한 보고와 함께판결 과정의 이면에 드러난 또 다른 폭력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사건 그 후 ①] 정희정씨 사건 재판방청후기 허상과도 같은 ‘객관적인’ 증거에만 매달린 재판부 가정폭력 피해자에서 가해자로,정희정씨 국민참여재판 참관 후기 김윤정|한국여성의전화 전화상담회원 한국여성의전화에서는 2014년 10월에 발생한 ‘가정폭력 피해자에.. 2016. 2. 25.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화요논평’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이 2015년에는 ‘화요논평’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일주일의 어느 하루, 화요일. 여성폭력 생존자를 응원하고 우리와 작별한 이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화요논평은 매주 한국여성의전화 페이스북 페이지facebook.com/kwhotline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150210 7살과 9살인 자녀를 데리고 쉼터(가정폭력피해자 보호시설)에 입소한 김영희(가명)씨. 그녀는 비공개로 아이들을 전학시켰지만, 남편은 교육청과 학교를 여러 차례 찾아가 비밀 전학한 초등학교를 알아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를 옮긴 지 보름 만에 또 다시 학교와 쉼터를 옮겨야 했습니다. 김영희씨는 곧.. 2016. 2. 25.
두 번의 안산 가정폭력가해자에 의한 살인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것 두 번의 안산 가정폭력가해자에 의한 살인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것 재재|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 지난해 11월 10일, 12년 동안 남편으로부터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당해 온 피해여성이 남편에 의해 살해당했다. 그리고 일명 ‘안산 암매장 살인사건’으로 불리는 본 사건이 발생한지 두 달 만에 또 다시 같은 지역에서 가정폭력가해자에 의한 살인사건(일명 ‘안산 인질극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가 살인이 발생하기 전 관할경찰서인 안산상록서에 도움을 요청했었고, 분명 경찰은 살인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경찰의 잘못된 초동대응이 부른 참극이었다. 2014.10.16. 남편에 의한 폭행으로 골절 등의 상해 발생.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함. 가해남편은 현행범으로 체포되지 않고,.. 2016. 2. 25.
윤필정씨 선고 재판을 다녀와서 윤필정씨 선고 재판을 다녀와서 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상담소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윤필정씨를 만나러 가는 구치소에는 단풍이 빨갛게 들어 있었다. 그날은 윤필정씨의 선고재판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함께 걷던 윤필정씨의 딸 수지는 벌써 일 년이 지났다고, 구치소를 다니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고 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계절의 변화를 몰랐는데 구치소를 다니다 보니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짙은 녹색의 나무을 보고, 가을에는 단풍이 드는 것을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고 했다. 수지는 그런 계절의 변화를 앞으로 1년이나 더 보아야 한다. 윤필정씨는 지난 5월 1심 재판에서 가정폭력으로 인한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해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우리는 1심 판결에 수긍할 수 없어 항소 했고, 검사측은 .. 2016. 2. 24.
작년 한해 남편이나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 최소 123명 작년 한해 남편이나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 최소 123명 한국여성의전화가 2013년 1월 1일 부터 12월 말까지 언론에 보도된 살인사건을 분석한 결과 2013년 한 해 동안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은 최소 123명,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75명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범죄를 막다가, 혹은 막았다는 이유로 자녀나 부모 등 무고한 30명도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었다. 피해자범죄유형아 내애 인기타소 계주변인총계살인7052112314137살인미수 등35400751691누계(명)10592119830228 ‘헤어지자고 했을 때’ 살해된 경우가 가장 많아 가해자의 범행동기를 살펴보면, 피해 여성들이 헤어지자고 했을 때 살해하거나 미수에 그친 경우가 65건.. 2016. 2. 23.
“무고에 걸리면 어떡하죠?” “무고에 걸리면 어떡하죠?” - 성폭력 피해자의 무고죄 재판을 지원하며 정은경|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태어나서 처음으로 구치소라는 곳에 면회를 갔다. 함께 손을 잡고 끌어안고 토론을 하던 나의 첫 피해지원자. 그녀가 성폭력 고소 재판을 진행하던 중 무고죄로 재판정에서 바로 구속이 되었기 때문이다. 재판이 끝난 후 그녀를 본 순간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전문상담원의 역할로 그녀를 위로하고 상태를 살피라는 성폭력상담소 소장님의 부탁이 있었지만 면회시간 20분 내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나의 죄책감만 커지는 순간이었다. 나에게는 먼 이야기였다. 한국여성의전화에서 햇수로 5년째 상담 및 다양한 자원 활동을 하면서 소소한 보람을 느끼며, 일상을 유지하던 나에게는 더욱 말이다. 지난해 6월 성폭력상담소 소.. 2016. 2. 23.
6․4 지방선거에 대한 단상과 대안 6․4 지방선거에 대한 단상과 대안 박인혜(새정치민주연합 여성리더십센터 소장) 정치만큼 여성에게 성차별적인 영역은 없다고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더욱 여성에게 불리한 선거였다. 외형적으로 전체 여성의원 비율은 증가했지만 광역의원의 숫자는 크게 감소했고. 남성중심적 패권적인 공천과정의 폐해는 극에 달해 여성정치 확대에 적신호가 켜졌다. 냉정한 평가를 통해 여성정치세력화를 위한 새로운 실천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지방자치는 여성정치세력화의 중요한 무대가 된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와 여성운동에 대해 숙고해야 한다. 기초의회의 수준과 역할 문제를 들어 그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나 지방자치는 무엇보다 지역주민을 정치적 주체로 만들고 지역사회를 정치화시키는 순기능에 주목해야만 한다.. 2016. 2. 17.
신고하지 마십시오. 성폭력을 당한 것 보다 더 고통스럽습니다. 신고하지 마십시오.성폭력을 당한 것 보다 더 고통스럽습니다. -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무분별한 무고죄 적용, 침묵하는 성폭력 피해자, 멀어지는 성폭력 근절 - 고미경(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소장) 무고죄로 법정에서 구속되는 ‘성폭력 피해자’ 2013년 5월 A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가해자에 의해 성폭력피해를 당해 고소했다. 하지만 수사과정에서 검사는 ‘피해 후 상당시간이 지났다, 진술의 일관성이 없다’등을 이유로 A씨를 무고죄로 기소하였다. ‘성폭력피해자’였던 A씨는 졸지에 무고의 ‘피의자’되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2014년 5월 14일, A씨는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무고죄 피고인’이 되어 재판을 받았다. 판사는 ‘강간죄는 매우 위중한 범죄이다. 합의하에 .. 2016. 2. 17.
‘양성평등'정책을 들여다보며 ‘양성평등'정책을 들여다보며 재재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 활동가 - 정부가 ‘양성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인권 및 성평등 정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되어 2015년 7월부터 시행되었다. 정부는 「양성평등기본법」 제7조에 따라 「제4차 여성정책 기본계획(2013-2017)」을 수정·보완하여 「제1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15-2017)」을 발표하였다. ‘여성’정책이 ‘양성평등’정책으로 둔갑하여 시행되고 있는 지금, ‘실질적 양성평등 실현’이라는 구호 속에 여성 및 성평등 정책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제4차 여성정책기본계획(2013-2017)제1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대과제중과제대과제중과제1.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1. 생애주기별 여성고용 활성화 지.. 2015. 11. 17.
성매매 특별법 위헌소송, 누구를 위한 일인가? 성매매 특별법 위헌소송, 누구를 위한 일인가? 요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단어는 단연 ‘성매매 특별법’이다. 성매매 특별법이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뜻하며, 2004년 9월 23일부터 본격 시행되었다. 여기서 성매매란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하거나 수수하기로 약속하고 성교행위 또는 구강, 항문 등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이용한 유사 성교행위를 하거나 그 상대방이 되는 것을 말한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은 성매매, 성매매알선 등 행위 및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근절하고 성매매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며,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성매매를 방지하고.. 2015. 5. 16.
[기자회견1/27] 잘못된 초동대응으로 인한 가정폭력 살인사건, 몇 번째인가? 잘못된 초동대응으로 인한 가정폭력 살인사건, 몇 번째인가? - 피해자의 구조요청 무시하는 경찰과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가정폭력 가해자 체포우선주의의 즉각 도입을 촉구한다 - 한국여성의전화는 1월 27일에 '여성폭력추방공동행동'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1월 12일, 두 사람의 목숨이 희생된 가정폭력사건 가해자 A씨는 별거 중인 아내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여성의 전 남편과 자녀들을 인질 삼아 하루 동안 감금하다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사건 발생 4일 전 피해여성은 경찰서에 찾아가 "A씨에게 흉기로 허벅지를 찔렸고 예전부터 폭행당해왔는데 구속시킬 수 있냐"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민원상담관은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 판단해 안일하게 처리했고 결과로 이런 사건이 일어난 것입.. 2015. 1. 29.
가정폭력방지 종합대책 인권의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정부는 6월 28일(금) 제9차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8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정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가정폭력 방지 종합대책은 ①예방체계 내실화 ②초기 대응 및 처벌 강화 ③피해자 및 가족보호로 이루어져있다. 지난 30년간 가정폭력피해자의 인권보장과 가정폭력근절 활동을 펼쳐온 한국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문제가 정부의 주요정책으로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있고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본 가정폭력방지 종합대책이 인권의 관점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1. 맞춤형 예방체계 내실화   1) 건강한 가족가치 정착을 위한 예방교육 확대  □ 가정폭력 예방교육 강화 〇 가정폭력예방교육 확대의 범위를 국가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가능하도록 하고 이를 의무.. 2013.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