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여성의전화 신입회원 만남의 날 후기]
우리가 바뀌었으니까 이제 세상도 바뀔 거예요
작성 | 기획조직국 개미
2020 랜선 신년회로 자신감을 한껏 얻어 이제 전문 방송인 즈음이 된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들은 2020 상반기 신입회원 만남의 날도 온라인 방송으로 진행해보기로 마음먹었답니다. 직접 만나 뵈면 더 좋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 열심히 참여하는 민주 사회의 시민의 면모를 신입회원 여러분들께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지난 랜선 신년회(a.k.a 실험 방송)를 거쳐 한층 더 안정된 방송으로 신입회원분들을 초대했어요. 그럼 신입회원 만남의 날에서 무슨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한 번 되돌아볼까요?
활동가 개미의 인사로 신입회원 만남의 날 시간이 시작되었어요. 이번 신입회원 만남의 날 콘셉트는 장미 공장 간접 체험이었는데요! 한국여성의전화는 매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장미를 만들어 길에서 시민들에게 직접 나눠드리고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아쉽게도 하지 못했답니다. 원래는 자원활동하실 분들을 모집해 함께 장미를 만드는데, 그 활동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싶었어요. 회원 여러분 내년에는 꼭 다 함께 장미를 만들어요!
(지안님 내년 장미공장에서 꼭 만나요)
#1. 자기소개!
짧은 소개 이후 숨 가쁘게 자기소개 시간으로 넘어갔는데요. 주제를 담은 특별한 자기소개를 위해서 몇 가지 주제를 준비했답니다!
Q. 무슨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신가요?
Q. 나는 ___ 할 때 ___의 기분을 느끼는 사람이다!
Q. 어떻게 한국여성의전화에 회원 가입을 하게 되었나요?
Q. 요 근래 내 일상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Q. 남들과 공유하고 싶은 나만의 자랑거리!
활동가 정은 회원 여러분들에게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으실 때 제일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회원분들을 오래 못 뵈어서 요즘 전화로 안부를 여쭙고 있기도 하고 신입회원 여러분에 대한 감사 인사 전화를 드리고 있는데, 전화를 바로 받아주시면 너무 좋다고 하셨습니다.
활동가 나눔은 카드 뉴스를 SNS에 올릴 때 “짜릿하다”라고 해주셨어요. 총선 맞이해 정책제안서도 작성하고 카드 뉴스를 아주 많이 제작해 올렸는데, 그럴 때 기분이 정말 짜릿하다고 해주셨어요. 카드 뉴스 만드는 꿈까지 꾸는 여성인권상담소 정책팀 활동가 나눔... 정책팀의 활동에 많은 응원 보내주세요.
(나눔의 기분을 짜릿하게 만들었던 여성인권상담소 정책팀이 만든 카드 뉴스 중 일부)
참여 회원들의 자기소개!
신입회원 채연님의 글을 보고 한국여성의전화에 올 때 제일 행복하다고 말했던 개미는 면박을 당하고, 사실 퇴근하고 집에 갈 때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고백했다고 합니다.
(이 와중에 영혼 없는 나눔)
#2. 회원 활동과 소모임 소개 시간!
소모임을 모두 신청해 주신 회원님의 자기소개를 이어받아 물 흐르는 듯한 진행으로 두 번째 코너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활동과 소모임 소개 시간으로 넘어갔어요. 한국여성의전화에는 회원 여러분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있는데, 이 활동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잠시 가졌어요.
한 해 동안 쉴 틈 없이 진행하는 회원 사업! 하나하나 소개 드리면서 꼭 참여해주십사 부탁드렸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6월에 주제별 회원 교육인 <예외적 상황이니 그냥 넘어가야 하나요? 그래서 더 난감한 성차별 타파하기: 죽음과 장례 편>을 할 예정임을 알려드렸고, 절찬리에 모집 중인 회원인터뷰단 소개도 했어요!
신입회원 여러분들도 예정된 사업들에 아낌없는 기대를 보여주셨답니다. 우리 얼른 만나면 좋을 텐데요 ㅠ_ㅠ 얼른 방방 타러 갑시다!
소모임 소개는 담당 활동가 혹은 소모임 활동을 하는 회원분들이 직접 그려주신 그림으로 진행했어요. "캐치마인드"와 "초성퀴즈" 콘셉트였습니다. 기발하고 재미난 답들이 많이 나왔어요!
너무 귀여운 고양이 그림이 있어서 의도치 않게 고양이 소모임으로 오해를 받은 이 소모임은 바로 "생(활형) 맥(가이버)"였습니다. 생활형 맥가이버는 물건을 고치는 소모임으로서 여성들도 공구를 잘 다룰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모임입니다! 요즘에는 만나지 못하지만, <부부의 세계>에 대한 후기를 함께 나누면서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소모임은 지금 절찬리 모집 중인 "회원인터뷰단"이었습니다. 다양하고 멋있는 여성들을 맘껏 만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회원인터뷰단 모집에 많은 호응 부탁드려요
회원인터뷰단 모집 공고 보러 가기 ▶ http://hotline.or.kr/board_notice/60812
"수건돌리기", "수고", "술겜" 등 다양한 추측을 가능하게 했던 소모임 ㅅㄱ는 "새김"이었습니다! 새김은 여성주의 도서들을 읽고 함께 토론해보는 소모임입니다
저희 신입회원분들은 생각이 엄청 기발하시다고 생각했답니다. 페미니스트 모발만타라는 이름을 상상하게 만든 이 소모임은 "페미니스트 무비먼트"였습니다! 여성인권 영화를 같이 보고 영화를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는 소모임입니다.
'팔리 여기 모여' 판례 공부를 하는 ㅍㅁㄹ:ㅍㄹ ㅇㄱ ㅁㅇ은 "페미로: 판례 읽기 모임"이었어요! 팔리 여기 모이라니.. 신입회원분들 팔리 여기 모여 회원 활동해요..^____^. 페미로에서는 여성폭력 관련 판례를 읽고 의의와 한계를 토론하는 소모임입니다!
이 소모임의 이름은 "평등남"이었어요. 평등남은 평등 문화를 가꾸는 남성 모임으로서, 한국여성의전화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 하고 있는 소모임이랍니다! 독서와 토론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이야기 나누고 있어요
2020년 2월 25일에 있었던 랜선 신년회에서 엄선된 이름이었던 ㄷㅂㄱ ㅅㅅㅊ은 한국여성의전화에 신설된 운동 소모임 "독박골 선수촌"이었습니다. 당시 여러 회원분들께서 이 운동 소모임의 이름을 지어주셨는데요. "숨이 벅차"도 주요 후보 중에 하나였죠! 랜선 신년회 때 독박골 선수촌의 이름을 지었던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랜선 신년회 후기를 참고해보아요!
2020 한국여성의전화 랜선 신년회 후기 보기: http://hotline.or.kr/index.php?mid=news_&page=2&document_srl=59446
새로 신설된 소모임이 2개 더 있는데요! 하나는 "굿프렌즈"라고, 한국여성의전화 굿즈를 함께 만드는 소모임입니다. 다른 하나는 "재판 방청 및 기자회견 참여 모임(가)"이구요, 피해생존자와 연대를, 남성중심적 사법질서 규탄을 함께 하는 소모임입니다.
이제 곧 본격적으로 신입 소모임원을 모집하려고 하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3. 랜선 톡앤톡
즐거웠던 회원 활동 및 소모임 활동 시간을 보내고 신입회원 여러분들이 신청하면서 보내주신 질문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러면 어떤 질문과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짧게 만나볼까요?
질문 <1>: 너무 힘들고 갑갑할 때 어떤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시나요?
정: 한국여성의전화에는 저와 분노하는 지점이 같은 회원과 활동가들이 많이 계시는데, 저는 이분들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나눔: 맞아요. 소모임 단톡방에서도 N번방 사건과 같이 화나는 일이 있을 때 같이 분노를 나누기도 해요.
개미: 든든한 친구들을 만나면 힘들고 갑갑한 상황에 대한 느낌이 해소가 되기도 하죠. 신입회원분들도 한국여성의전화에서 많은 친구들을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2>: 책이나 영상 매체 중에 여성주의적인 시각을 담고 있어 추천하고 싶으신 것들을 들어보고 싶어요.
나눔: 최근에 본 만화책 중에 10대 FTM 성장기를 다룬 "나단이라고 불러줘"라는 만화책이 있었는데요, 트랜스젠더들의 감정선이나 느끼는 바들을 세심하고 솔직하게 잘 다루고 있어서 공감하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정: 저도 읽어봤는데요, 주인공이 느끼는 젠더 위화감이나 본인의 신체에 대해서 느끼는 불편한 마음 같은 것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으니 확 와닿았던 것 같아요. 저는 요즘 <부부의 세계>에 빠져있기도 해서, 생맥의 회원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혼 과정에서 여성들이 어떤 일들을 겪게 되는지, 그 상황에서 여성들은 어떤 감정들을 느끼는지 잘 보여줘서 좋았어요.
(여성 서사가 담긴 드라마들을 애청하고 계시는 회원분들)
정: 저는 영화도 좀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요즘 <정직한 후보>, <타오르는 여인의 처상>, <윤희에게> 등 여성 서사들이 들어간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고 있잖아요. 사실은 이런 영화들을 계~속 즐겨볼 수 있는 여성인권영화제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나눔: 맞아요! 페미니즘 영화 대파티
<질문3>: 10대에게 성평등 의식을 어떻게 교육할 수 있을까요?
나눔: 저에게는 사랑하는 10대 청소녀 사촌동생이 있는데요. 이 친구와 <피의 연대기>나 <우리들>과 같은 영화들을 보면서 이야기하기도 해요. 씨냉 작가님이 그린 만화도 많이 추천해 줬어요.
정: 한국여성의전화도 10대 여성들을 위한 모임과 활동들을 많이 해왔는데요.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으니 한국여성의전화를 소개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질문4>: 미투 운동 이후 한국 여성이 처한 현실이 얼마나 나아졌다고 생각하시나요?
나눔: 일단 친구들하고 하는 이야기의 주제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일상에서 성희롱/성차별을 당했을 때 이것을 언어화해서 이야기하고 같이 분노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두 번째로는 상담 전화를 주시는 내담자분들의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한 것 같아요. 어떤 것이 나에게 폭력이었는지를 명확히 알고 전화 주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어요.
정: 맞아요. 예전에 비해서 "이런 것도 성폭력인가요?", "신고할 수 있을까요?" 등의 질문도 많이 줄었고요. 신고 혹은 고소를 주저하시는 분들도 많았는데, 지금 내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비슷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소를 진행해보겠다고 결심하시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개미: 저는 이 질문을 봤을 때 법이나 제도 등 우리가 처한 객관적 현실의 변화만 생각했는데, JYEJYE님이랑 선생님들의 답변을 들으니 변화의 주체를 어디로 두느냐의 관점 차이였던 것 같아요.
정: 이번에 선거 개표방송 중에도 MBC에서 여성 혐오 발언에 대해 곧바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제 제기를 하거나 여성 혐오나 여성폭력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진 것도 느꼈어요. 우리가 바뀌었으니까 이제 세상도 바뀔 거예요.
(답변에 감동해서 눈물 훔치느라 조용했던 회원님들)
<질문5>: 한국여성의전화가 쟁취해 낸 성과가 궁금합니다
개미: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정말 궁금했는데요, 한국여성의전화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한국여성의전화의 활동가라는 사실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거든요. 그 자부심의 원천이 어디일까 항상 질문하고 싶었어요. 물론 이 질문은 제가 한 질문은 아닙니다...
정: 한국여성의전화는 한국 여성인권 운동계의 원조집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한국여성의전화는 한국에서 여성인권 운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던 1983년에 여성들의 자생적인 모임에서 시작해 창립되었어요. 이 부분이 저는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한국 사회에서 가정폭력에 대해서 아무도 문제 제기하지 않던 시절에 가정 내 폭력을 '아내구타'나 '가부장제 테러리즘' 등으로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일반 명사가 된 '쉼터'라는 말도 한국여성의전화가 영어로 쉼터인 'SHELTER'에 착안해서 처음 만들었죠. 한국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뿐만 아니라 데이트 폭력, 스토킹 등 여성의 생애주기에 걸쳐서 나타나는 다양한 폭력들을 명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데이트폭력이라는 말도 2000년대 초에 여성의전화가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10년이 지나면서 다양한 캠페인과 피해자들의 말 하기를 통해 2010년대에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단어가 되기도 했고요. 스토킹이나 다른 여성폭력들도 계속해서 이름 붙여지고 또 이게 문제다 더 이상 용인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 원조집입니다.
나눔: 제가 생각하는 성과는 '말하기'가 가능한 자리를 많이 만들어왔다는 것이에요. 예를 들면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의 자조 모임으로 시작해서 '집안보다 집 밖이 더 안전했던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가정폭력 피해 성인 자녀 집담회도 했고,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라는 가정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수기집을 발간해서 전국 순회 집담회를 열기도 했어요. 이런 활동들의 일환으로 작년에는 '마음대로, 점프!'라고 가정폭력 피해생존자들과 노래도 만들고 춤도 추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답니다. 그때 활동했던 정 선생님은 어떠셨나요?
정: 그 프로그램에 제가 참여할 수 있어서 굉장히 영광스러웠어요. 몸에 붙어 있는 폭력의 기억이라는 것이 다양한 방식의 회복을 요하잖아요. 춤을 추면서 안전하게 몸을 부딪히고 내 몸에 붙어있는 기억을 새롭게 정립한다는 것이 엄청 놀라운 일이더라고요.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던 선생님들께서 '가해자가 내 안에서 너무나 크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다 날아간 거 같고, 상자에 담아서 버릴 수 있을 만큼 굉장히 작아진 거 같다'라는 이야기를 하신 것도 감동적이었어요.
<질문6>: 디지털성범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나눔: 이런 폭력들이 친밀한 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잖아요. 이런 면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인 거 같아요.
정: 디지털 성범죄가 갑자기 나타난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고, 이것이 신종 범죄처럼 보이고 그런 식으로 해결되는 것을 원하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체계들이 잘 작동하면서 이 폭력들의 본질에 잘 대응하는 게 우리 사회에서 되게 중요한 거 같아요.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에서 디지털 성범죄도 상담이 가능합니다. 주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이 계시거나 혹은 본인의 일이더라도 여성인권상담소에서 상담하시고 함께 해결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나눔: 한국여성의전화는 전국 25개 여성의전화 지부와 함께하고 있어요. 지부에도 상담소들이 마련되어 있으니 언제 어디서나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4. 끝!
자기소개부터 회원 활동과 소모임 활동 소개, 랜선 톡앤톡 시간까지 한 시간을 알차게 채워 신입회원 만남의 날 라이브 방송을 마무리했답니다. 마지막엔 선물 추첨의 시간도 가졌어요. 선물에 당첨되신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입회원 여러분들과 함께 해서 따뜻하고 뜻깊은 저녁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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