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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여성인권 지원 액션팀 소모임 후기]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로 이행하겠다는 의지”

by kwhotline 2020. 10. 15.

922, 106일 오후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용화여고 스쿨미투 재판이 있었습니다. 재판 방청에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소모임 여성인권 지원 액션팀의 주희, 지아 회원과 최경숙 한국여성의전화 회원과 수진 활동가가 다녀왔습니다.




 

주희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소모임 여성인권 지원 액션팀회원

 

2018년 초 학교 창문에 붙었던 색색의 포스트잇을 기억한다. “WITH YOU”, “WE CAN DO ANYTHING” 졸업생들로 구성된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의 교내 성폭력 고발에 대한 재학생들의 연대였고, 스쿨미투를 알리는 시작이었다. 학생들은 나의 피해 경험이 우리의 문제이기에 더 이상의 피해를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공익 기관인 학교와 법원은 기본권과 안전권을 침해하는 교내 성폭력 해결에 진심을 다하지 않았다. 검찰은 용화여고 가해 교사들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하였고, 학교는 가해 교사들의 징계를 취소하고, 교직 복귀하도록 했다. 성차별적 구조에 일조하는 수사기관과 학교의 행태에 시민들과 단체들, 피해당사자들의 연대와 노력으로 2년 만에 스쿨미투 재판이 개시될 수 있었다. 재판의 가능하게 했던 사람들의 노고와 재판의 중요성을 알기에 방청하러 가는 내내 긴장이 되었다.

 

922일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신뢰관계인으로 재판에 방청할 수 있었다. (한 번의 재판에 방청인으로 참석하였기에 당사자분들의 마음과 절대 같을 수는 없지만) 당사자분들과 재판정에 함께 걸어가며 대기하는 시간 속에서 재판의 무게가 더욱 느껴졌다.

 

평소 신문 기사, 뉴스를 통해 전해 듣고 보았던 것보다 재판 과정이 훨씬 고통스러웠다. 재판에서 피해자는 진술 증거 신빙성을 의심받지 않기 위해 범행 시점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사건 정황을 정확히 기억해내야 했다. 또한 피해자는 신고가 늦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을 받았으며 학교가 얼마나 폐쇄적이고 억압적이었는지, 피해자가 공론화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을지를 설명했다. 피해자의 이런 진술과 상황이 재판에서 충분히 고려되었으면 좋겠다.

 

범죄의 책임은 교사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위계를 이용해 학생들을 착취한 가해 교사에게 있고, 용기를 내어 고발한 피해자에게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는 사회적 안정감과 피해 보상을 보장하는 것이 이리도 어려운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존엄과 안전에 해를 가하는 폭력과 차별에 대한 처벌과 개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어떠한 위협 없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해왔다. 스쿨미투를 통해 학교 내 침묵을 강요당했던 여성청소년들이 겪는 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가해 교사를 법원에 세우는 것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변화를 추동하고자 하는 피해자들의 곁에서 우리의 경험을 토대로 한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재판 방청이다. 많은 사람과 함께 재판방청을 하여 이전의 편견을 더는 용납할 수 없음을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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