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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여성이 담긴 문화, 그 첫 번째 이야기, ‘책’

by kwhotline 2012. 3. 4.

여성이 담긴 문화, 그 첫 번째 이야기, ‘책’

책속에서 비춰지는 여성들의 삶은 어떨까? 여성들의 문화, 여성들의 자유로운 이야기. 혹은 여성운동에 관한 역사, 여성학에 대한 시선 등 생활 속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면 여성과 관련된 책들을 찾을 수 있다. 필자는 이번시간 책에 담긴 여성들의 이야기를 풀어 보겠다.

- 10대 여성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책, ‘10대의 섹스, 유쾌한 섹슈얼리티’

“보는 남성과 보여지는 여성”,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비춰지는 시선

“10대 여성의 삶에 대한 추구”, 10대 여성의 솔직한 성에 관한 보고

책에서는 여성들이 특히, 10대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고 있었다. 그 어려움이란 성에 관한 불평등한 시선이 아닌 그들이 성을 짊어지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이었다. 성매매업소에서의 그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 그리고 그런 슬픈 감정들과 대비되는 성매매를 직업으로 생각하는 어린 10대 여성들의 태연한 모습들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또한 외모지상주의로 인한 성형수술 증가, 10대 미혼모, 티켓다방,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해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포기하고 마는 여성들, 북한 이주 여성들의 불평등과 같은 다양한 사안들로 사회를 향한 불편한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티켓다방에서 일하는 10대 여성들의 이야기

책에서 보여주는 티켓다방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책에는 여러 부류의 남성들이 존재한다. 외모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 여성을 원하고, 노래방아가씨보다 더 값이 ‘싸다’는 이유로 티켓다방의 여성을 불러내는 남성 등 그들의 본능과 욕망을 거침없이 여성을 향해 불태우는 수컷이 존재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곳에서 일하는 10대들은 그 일에 유린당한 것이 아니라, 유린하기도 하고 있었다. 손님을 다루는 방법에 능숙한 소녀도, 인기관리랍시고 이 다방에서 저 다방으로 옮기는 전략도 펼치는.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이들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어떤 생각으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왜 이 일을 하는지…….

- 여성운동에 대한 이야기, ‘페미니즘’

“흑인여성과 백인여성의 입장차이”

페미니스트 벨 훅스가 페미니즘에 대해 정의내린 책이다. 벨 훅스가 정의하는 페미니즘이란 단지 여성해방운동만을 일컫는 것이 아닌, 계급으로부터의 탈출, 인간해방을 의미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었을 때, 처음 느끼게 되는 생각은 어렵다는 생각뿐인데 그가 지었던 다른 저서들을 먼저 읽어본다면 그의 사고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백인여성과 흑인여성이 원하는 페미니즘 운동의 목표는 각기 다르다고 언급한 것이 눈에 띈다. 백인여성은 일자리를 남성들과의 차별 없이 얻기를 원하는 여성인권에 대한 주장이지만, 흑인여성은 흑인 남성의 폭력, 억압 등에 대항 탈피를 요구한다. 꿈과 미래에 대한 보장과 빼앗긴 권리를 찾으려는 것 사이의 차이는 너무도 컸다.

남성페미니스트의 필요성

책에서는 남성페미니스트에 대해서도 말해주고 있다. 페미니즘운동이 단지 여성인권을 위한 운동이라고 정의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남성들이 성차별을 조장한다 생각하고, 여성의 일이라는 단어로 치부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남성의 권력은 사회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남성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권리뿐 아니라, 성에 관한 굳어진 역할을 고쳐나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책은 말한다. 그러나 “결국은 그들도 여성에게 또 다른 성역할을 과업, 즉 페미니즘 혁명을 이뤄야한다는 과업을 분배한 것이다.”라는 문구는 남성페미니스트들이 겉으로는 여성의 지위와 성차별의 폐지를 옹호하면서도 결국 그것도 여성에게 무거운 짐을 안겨주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 조선시대 여성들의 도전적인 이야기, ‘조선의 여성, 역사가 다시 말하다.’

“논란의 중심에 선 여성들, 여성으로 산다는 것”

이 책은 현대인인 우리시대의 여성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단순한 소설을 읽는다는 느낌으로 읽는다면 조선시대의 멋진 여성들에 대해서만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 여성들이 억압받고 소리치지 못했던 현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여성 차별적 행태들을 인식하고 읽는다면 좀 더 깊이 여성들의 삶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허난설헌, 어우동 ……. 이름보다 그들의 사건을 기억하는 현실

좋아했던 글 때문에 남편과의 사랑조차 못해본 허난설헌, 첩을 선택한 남편의 거짓된 발언으로 사형당한 어우동. 이들의 공통점은 남편에게 버림 받았다는 것. 조선시대 여성들은 남편에게 버림받을 수밖에 없었고, 남편을 버릴 권리는 주어지지 않았다.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남편보다 더 잘 쓸 수 없었기에 문재(文才)를 숨겨야했고, 첩의 등쌀에 눌려 버림받고, 남편의 말에 순종하고, 남편의 잘못된 행태에도 눈감을 수밖에 없었다. 조선시대 여성들의 삶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여전히 가정폭력으로 여성으로서의 인권을 침해당하고, 억눌리고 살아가는 현대여성들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사라지지 않은 잔재가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이 외에도 여성학이야기, 믿음에 갇힌 여자들 이슬람 여성의 숨겨진 욕망, 여성을 위한 법 등 여성을 위한 추천할만한 책들이 많이 있다. 여성을 위한 책들이 많은 것처럼 여성인권의 현실도 나아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한국여성의전화 제1기 기자단_이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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