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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2017년 '뜨거운 시선 '페미니스트 ‘정치’특강 4강 후기: 국회로 간 여성인권운동가

by kwhotline 2017. 2. 22.


'페미니즘 정치'를 꿈꾸고 있다면



지원_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가부장제 사회에서 페미니즘 말하기는 그 자체로 저항이며 운동이다. 미디어와 일상의 여성혐오에 대한 폭로로 시작해 여성이 박탈당한 수많은 권리를 되찾아오는 일까지, 각계각층에서 나타나는 페미니즘의 실천은 어느 하나 부차적일 수 없다. 그렇다면 ‘공(公)적 영역’인 정치에서 페미니즘을 말한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난 2월 16일 한국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여성주의 집중 아카데미 <뜨거운 시선>의 강연 ‘국회로 간 여성인권운동가’에서 연사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만나보았다.



누가 정치를 남성의 영역으로 만드는가

정치는 제한적인 자원을 누구에게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총체적인 논의의 과정이다. 그런데 누가 논의 테이블에 참여할 수 있는가는 매우 성별화되어 있다. 지난 20대 총선은 역사상 최다 여성 국회의원을 배출했지만, 그 비율은 17%에 그쳐 국제의원연맹 회원국의 평균치(22.7%)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회의원 선거 시 비례대표의 50%와 지역구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해야 한다는 조문은 사실상 시혜적인 시선에 머무르고 있다.

여성 정치인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성별에 따른 이중 잣대에 기대고 있다. 여성 정치인을 감정적이고 무능하다고 보거나 여성에게 ‘가정’에서의 역할을 최우선으로 요구하는 것, 그리고 일상적인 성희롱은 여성 정치인의 활동에 직·간접적인 제약을 가한다. 정춘숙 국회의원은 ‘초선’ ‘비례대표’ ‘여성’ 정치인으로서 국회에서 겪는 경험을 이야기하며 ‘생애 최대(?)의 성차별의 현장’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누구도 대신 권리를 말해주지 않기에

강자의 시선에서 약자는 늘 사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남성의 시각에서 여성문제는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고 여성은 정치계에서조차 아내·엄마로서의 역할, 외모와 옷차림 등 ‘사적인’ 부분에 의해 평가받는다. 이런 현실에서 정치의 무대는 여성에게 유독 가혹하고 팍팍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성 정치인이 수적으로 부족하고, 동시에 여성문제를 말하는 의원이 적어질수록 우리 사회의 수많은 여성문제의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뿐이다. 여성 정치인의 부족은 여성의 과소대표를 낳고, 이는 또다시 성차별 사회를 유지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여성 정치인에게 차별적인 정치계의 악순환을 끊는 것은 결국 그 성차별의 현장에 더 많은 여성 정치인이 뛰어들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또한, 연사는 한국여성의전화 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정책을 제안했지만, 그 정책이 입안되고 실행되는 과정에서 초기의 의도와는 달리 많은 변형을 거쳐 당황스러웠던 경험을 덧붙이기도 했다. 결국 정책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 정책에 관심을 갖고 힘을 실어주는 정치이고, 그 정치의 과정을 예민하게 지켜보며 개입할 수 있는 정치인이다. 성차별 구조의 피해자이자 권리의 당사자인 여성들, 누가 그들의 권리를 대신 말해줄 수 있을까.

최근 여성·성소수자 이슈와 관련해 정치인들의 입장이 화두가 되고 있다. 유력 대권 주자의 ‘페미니스트 대통령’ 선언, 성소수자의 권리와 ‘낙태죄 폐지’에 대한 입장들이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다. 이날 강연에서도 화제가 되는 페미니즘 의제에 대한 당내 의견 충돌은 어떠한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연사는 페미니즘 의제에 대해 진보적인 태도를 가진 여성 정치인들조차, 이에 반하는 분위기 속에서 쉽게 의견을 고수하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여성 정치인의 양적 증가와 더불어, 관련 이슈에 대한 시민들의 집단적인 관심과 의견 표출이 절실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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