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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이슈/성명·논평

은평구 출산장려 캠페인, 구민들에게 좀 더 다가가길

by kwhotline 2011. 6. 7.
 



지난 5월 31일 오후 5시 반, 지하철 3호선 연신내 역 안에서는 은평구의 출산장려캠페인이 있었다. 1990년대 이래 매년 1%대의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미래의 노동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저출산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평구에서도 2008년 ‘서울특별시 은평구 출산양육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출산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이날 출산장려 캠페인은 저출산 극복을 위해 2009년 중앙과 각 시도 및 시군구에서 출범한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본부’와 은평구 가정복지과가 협력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저출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출산장려지원정책을 홍보하기 위한 캠페인이었다.


그러나 시작한 지 20분도 채 못 되어 캠페인이 끝나 저출산에 대한 인식 개선이라든가 홍보하고자 하는 정책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기에는 빈약했다는 생각이다. 캠페인에 쓰인 것도 주최 측 사람들이 직접 길게 펼쳐들고 서 있었던 플래카드 1개와 서울시의 관련 정책 홍보 리플렛 뿐이라 더욱 그랬다. 바로 옆에서 은평구 보건소 주최로 같이 진행되었던 공공장소에서의 금연 캠페인의 경우는 시 차원의 홍보 리플렛뿐만 아니라 보건소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리플렛과 함께 문구가 적힌 앞치마, 비타민제 등을 홍보물품으로 나누어 주고 있었다.


물론 서울시 차원에서 제작된 리플렛은 결혼에서 임신, 출산, 양육 지원정책 등을 담고 있어 전반적인 정보를 얻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자치구출산장려지원정책으로 소개되어 있는 각 자치구의 출산장려금 현황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캠페인이 ‘출산장려 캠페인’인 만큼 예를 들어 최근 몇 년간 은평구의 출산율 현황이나 은평구의 출산장려금 등을 소개하는 판넬을 제작․전시해서 저출산 문제와 지원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또 저출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했다면 홍보부스를 따로 설치해서 지나가는 시민을 대상으로 각자의 상황을 들어보고 지원내용을 알려주면서 쌍방향식 캠페인이 이루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리플렛을 하나 들고 가서 훑어보는 것도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시민의 입장에서는 어떤 정책에 관심이 있다면 캠페인 현장에서 직접 문의하고 체험하는 것이 훨씬 큰 힘이 된다. ‘이런이런 정책이 있으니 걱정 말고 많이 낳아라~’하는 접근보다, 현실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개개인의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존 정책이 미처 잡아내지 못한 욕구를 발견하여 정책이 놓친 부분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시민의 입장에서는 정책의 수동적인 수요자가 아니라 능동적 위치에서 현실의 문제점을 토로하고 ‘이러이러한 점이 더 개선되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내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올해 출산장려 캠페인에 책정된 은평구 예산은 140만원이다. 이날 캠페인을 주최한 은평구청 가정복지과 공무원에 따르면 매달 한 번 캠페인이 있을 것이라 한다. 원래 이날 캠페인은 연신내역 주변 물빛공원에서 있을 예정이었으나 비가 오는 바람에 장소가 갑작스레 변경되어 역 안에서 진행되었다. 캠페인 시간과 내용이 빈약했던 것은 그 때문이었을까? 다음 번 캠페인 때는 시민에게 좀 더 다가가서 소통할 수 있는 내용들로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한국여성의전화 은평구 여성정책 모니터링단 장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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