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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여성주의, 정말 편파적인 관점일까요?

by kwhotline 2015. 6. 16.

여성주의, 정말 편파적인 관점일까요?

2일,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여성주의, 세상을 보는 관점>을 주제로 강의 열려


‘여성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기’란 무엇일까. 또 온전히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우리 사회는 남성 주류 사회이고, 오랫동안 ‘서구, 백인, 중산층, 이성애, 비장애인, 남성’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도록 교육받아 왔다. 그것이 옳은 방법이었고 당연한 것이었다. 우리는 오랜 시간동안 ‘지배자의 눈’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온전히 ‘여성의 눈’만으로 세상을 바라보지는 못했다. 허민숙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는 “아주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우리는 ‘지배자, 가진 자, 승자, 권력을 지닌 자’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 한다”고 말했다. 여성학, 여성주의 관점은 우리가 옳다고 여겨왔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말 공정하고 객관적인 것이었는지 다시 생각해보자고 권유한다. 나는 정말 공정한 인간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각이 정말 객관적이고 중립적인가? 


“한국사회의 학문은 누가 만들어 낸 것일까요? 누가 교과서를 만들고, 누가 신문기사를 썼으며, 누가 보도를 통제하죠? 성별로 따져보자면 누구일까요?” 허민숙 교수의 질문에 청중들은 당연하다는 듯 “남성”이라고 말했다. 남성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 왔다는 사실에 대해 아무런 갈등도 이의제기도 없는 남성 중심의 한국사회에서 여성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부모 세대만 하더라도 여성은 학업의 기회를 얻기 매우 어려웠기에 한국 사회에서 지식을 생산하는 것은 남성이었다. 따라서 여성의 경험 또한 남성이 이야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남성이 만들어낸 지식, 학문, 관점에 대항하여 여성들은 여성에 초점을 맞춘 여성학을 공부하고 여성주의 관점을 가지려 노력했으며,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였다. 남성이 지배자로 군림해온 사회 속에서 만들어진 규범, 관습 등은 여성에게는 불평등한 것이었고, 여성들은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관점을 토대로 학문을 생산했다. 가부장제 하에서 객체로 존재해 왔던 여성은 주체로 존립하고자 하였고, 그에 따라 여성학에서는 여성의 문제·관점·경험을 남성이 아닌 여성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남성이 지배하고 남성의 시각으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올바른 여성’의 기준은 남성의 입장에서 형성되어 왔다. 그로 인해 여성의 몸은 남성의 것으로 여겨졌고, 미디어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모두 성적 이미지로 묘사되었다. 젊고 예쁜 여성들은 특별대우를 받으며, 자신의 인생을 남편이나 아들에게 희생하는 여성들만이 ‘올바른 여성’의 기준으로 추앙받아왔다. 이처럼 성차별적인 사회에서 ‘이상적인 여성’에 대한 기준은 남성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에 합당하지 않은 여성은 배제되어 왔다. 


‘차이’를 단순히 ‘다른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차별’로 귀결시키는 한국사회에서 ‘비서구인, 유색인종, 가난한 사람, 장애인, 여성, 비이성애자’들은 사회의 기준에 맞지 않는, 부정적인  존재로 인식된다. 이들에 대한 차별이 만연해 있는 우리 사회는 그러한 현상에 대해 묵인한다. 외모 차별은 인성과 결부되어 “여자는 예뻐야지, 예쁜 애가 성격도 좋더라.” “못생긴 게 여자냐? 못생긴 게 성격도 안 좋아.”와 같은 언어적 폭력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여기에 반하여 여성학에서는 차이를 평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말한다. 차이가 차별로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차별과 편견이 많은 사회는 개인만 불행한 것이 아니라 사회 또한 발전이 더디고 병들게 된다.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한 자율권과 결정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여성이 외모와 나이로 인해 차별과 억압을 받지 않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과 지역, 국가의 책임이 필요하다. ‘다른 것’을 존중할 줄 아는 것, 다른 삶을 존중하면 나의 삶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것, 모르는 것에 대한 공포를 차별과 무시로 해소시키지 않는 것이 여성학에서 지향하는 목표이자 실천행동이다. 이것을 모든 이들이 깨닫고 행동으로 옮긴다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차이를 차별로 귀결시키지 않고 ‘다름’을 존중할 수 있을 것이다.  

 

푸름_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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