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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회원인터뷰] 지리산을 품은 마리

by kwhotline 2015. 8. 18.

                 지리산을 품은 마리


                                                       인터뷰어 : 이동화회원
                                                        인터뷰이 : 마리 회원

 

 

 

 

이동화 회원 : 안녕~~~~~마리. 보고 싶어 하동까지 왔어요. 무더위에 장시간 여행으로 힘들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여러 회원들과 함께 왔어요.

 

마리 회원 : 안녕~~~~ 다들 반가와요. 혜선, 은경. 은영샘 오랜만에 뵙네요.^^

 

이동화 회원 : 최근 근황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마리가 어떻게 사는지 무척 궁금했어요.

 

마리 회원 : ‘지리산씨’ 라는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에 취업했어요. 이 협동조합은 공정 거래 여행을 하는 여행 컨덴츠 회사에요. 자연을 생각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이사장님의 꿈도 좋고 함께하고 싶었어요.  지금 2일째 행복하게 일하고 있어요.

 

이동화 회원 : 하동에 온지 얼마나 되었고 여기까지 오게 된 계기가 있음 이야기해주세요. 실은 마리가 서울을 떠날 때 많이 서운했고 아쉬었어요.

 

마리 회원 : 그렇구나.. 원래 20대부터 시골에 오고 싶었어요. 계속 기회가 없었고 대학원에서 예술치료를 공부했는데 산이나 시골 갔을 때 치유와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서울에서 치료사로 활동하며 잘 맞는다고 생각 했지만 한편으로는 내담자들을 만날 때마다 내공이 안 잡히고 중심이 안 잡혀 있는 느낌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조손가정을 방문하여 요리치료, 표현 예술 치료를 한 적이 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는 둘다 암이었고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버릇없게 굴었어요. 알고 보니 아이들은 부모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고 제대로 된 사랑도 못 받고 큰 거죠. 이렇게 조손가정을 다녀오고 나면 무력감을 느꼈어요. 하늘을 보지 못하고 땅만 바라 봤어요. 또 정신병동을 가면 좁은 공간에 가둬놓고 환자들은 멍하게 있는데 일하시는 요양사나 간호사의 인력이 부족해 환자들에게 함부로 하는 걸 봤어요.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며 치료사는 많고 이 일을 계속 하려면 실력이 좋거나 줄을 타야 하는데 치료사 일에, 직업에 대한 회의가 들었어요. 
책임감이 덜한 일을 하고 싶어 치킨 집 알바도 했지만 사장님이 저를 속이고 이용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서빙일 이었는데 2차로 노래방에도 보내려고 했었고.. 두 군데를 다녔는데 저는 정직하게 일하려 했지만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장들이 다 그런 식으로 저를 힘들게 했어요. 서울에 있고 싶지 않았고 세상에 대한 회의를 느꼈어요. 결국 자연에서 치유하고 싶었고 이곳으로 내려왔어요.

 

이동화 회원 : 이야기를 들으니 여러 경험과 시련 속 에서 마리의 고민과 아픔들이 전해져오고 마음이 짠해지네요. 그런 힘듦을 뒤로하고  여기 하동에 오니까 어떤가요??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마리 회원 :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귀농은 5년이 지나봐야 안다고 하네요. 현재 10개월째에요. 고생을 많이 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저를 만만하게 보는 것이 어려워요. 그러하고 잘난 척을 해서도 안돼요 ㅋ 경쟁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생각만큼 쉽지 않았어요.

 

 

 

 

이동화 회원 : 그렇군요. 실제 시골 생활이 상상보다 힘들 것 같아요. 적응하면서 함께 살려면 시간이 필요할거 같네요. 그럼 조금 다른 질문을 할게요. 마리는 한국여성의 전화를 어떻게 알았고 회원으로 참여하게 됐는지??

 

마리 회원 : 예술 치료를 하는 지인에게 가정폭력 상담원 교육을 권유 받았고 여성주의 설명도 들었어요. 그 당시 남자 친구의 폭력성을 보았어요. 전 대학원 다니며 경제 활동이 없는 상황에서 남자 친구와 결혼하려 부모님께 인사도 했었어요. 남자 친구는 사람들에게는 쿨하고 뭐든지 잘하는 이미지에요. 같이 지낼 집을 구하러 다니는데 저의 의견을 구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정했고 같이 결정하자고 했더니 멱살을 잡았어요. 저는 여러 가지로 갈등하고 힘들었어요. 대학원에 다닐 때는 치료사들은  더 인간적 인줄 알았는데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걸 보았고.. 한여전을 통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사람들이 좋았고 많은 위안을 받았어요. 여기에서 여성주의도 새롭게 알았지만 결국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동화 회원 : 저도 사람이 좋고 중요하다는 그 말에 정말 동의해요^^ 저는 마리의 활동 중에 같이 했던 화요시위가 인상이 깊었어요. 혹시 생각나는 활동이 있으면 이야기 해줄래요?

 

마리 회원 : 첫 번 째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았어요. 스터디가 참 좋았어요. 공부도 하면서 다른 곳 에서는 할 수 없는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하며 잘 소통 할 수 있었어요.

한여전에서 교육을 받고 대학원 수업을 듣는데 어떤 치료사가 발표 중에 청소년기에 성소수자를 고쳐야 한다. 치료해야 한다. 라고 이야기 했어요. 성소수자를 그런 시각으로 보는 것에 굉장히 놀랬어요. 그래서 저의 생각을 이야기 했어요. 그런데 그 치료사가 “그럼 선생님이 그런 부분이 있으신 것 아닌가요?”라고 묻더라구요. 그런 치료사들이 청소년을 만났을 때 청소년들이 얼마나 상처가 클지... 너무 비겁하게 느껴졌어요.
또 내담자 중에서 가정폭력을 당하는 분이 계셨는데 실질적이고 법적인 내용까지 알려줄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것이 정당방위 사건으로 만났던 정숙현씨. 국민 참여재판을 보면서 재판 자체가 맘에 들지 않아 도망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긴 시간을 노력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 감동이었어요.
샘이 얘기한 화요시위는 3번 정도 했는데 그런 활동을 하게 해준 한여전이 고맙고 자랑스러웠어요. 원래 있던 곳에서는 사회의 일, 세상일에 관여하지 말고 자신을 다스리는게 중요하다고, 내가 관여해서 달라질 세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후 생각이 바뀌었고 사회운동을 하고 싶었고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감사해요.

 

이동화 회원 : 마리의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의 행동들이 작은 것이지만 이 사회를 바꾸는데 힘이 되고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함께 했던 시간들이 그립고 스타디하면서 때로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풀어가던 그런 것들이 결국 우리의 힘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한여전과 같이 활동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잖아요. 좀 먼 곳에서 한여전을 바라보고 계신데 한여전의 발전 방향, 추구했으면 하는 것등 기탄없이 이야기 해주세요.

 

 

 

 

마리 회원 : 일단 제가 먼저 힘이 생겨서 이 지역에 여성주의를 알리고 싶어요. 또 작년 한여전의 대표님이 바뀌셨잖아요? 대표님 어깨에 힘을 실어주면 좋을거 같아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충분한 지지가 필요 했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대표가 모든 짐을 갖고 간다는 것도 옳지 않고, 우리가 좋은 대표를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막걸리 한잔 해요?” 라고 회원에게 말하는 분이 한여전 대표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자리를 위한 대표가 아니라 가슴 대 가슴으로 만날 수 있는 분이라 더 지지해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한여전이 지키고 끌고 갈 부분이 분명히 있으나 여러 가지 방법들은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회원들이 한여전에 대해 강력한 애착이나 밀집 보다는 약간 발을 담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은.... 이런 것들도 수용해서 여성주의, 한여전 정신으로 새롭게 부드럽게, 안내할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교육적 측면이나 회원 모임에서도 다른 형태의 모임이나 스터디 등 다양한 조직이 있었음 해요. 카멜레온이 색이 바뀐다고 카멜레온이 아닌건 아니잖아요? 요즘 ‘곁에’ 모임이 좋은거 같아요. 한여전의 정신은 그대로 가지만 좀 더 고민하고 회원들의 의견도 건강하게 수용되는 다양한 방법이 만들어 지길 바래요.

 

이동화 회원 : 마리의 한여전 사랑이 듬뿍 느껴지네요. 마리가 같은 회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쭉 함께하고 싶어요. 하동에 와서 마리를 보니 너무 반갑고 부럽고 더 잘 살기를 바래요. 건강도 잘 챙기구요.
그리고 모과청을 쉼터 선물로 주셨는데 어떤 마음으로 준비한건지? 감동이에요

 

마리 회원 : 할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었어요. 모과도 좋은 것으로 골랐고 모과를 써는 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잘 드셨음 좋겠어요. 모과는 몸에 좋은데 특히 근육통에 더 좋답니다. 자주 놀러오셔요.. 환영합니다.

 

이동화 회원 : 마음을 다해 정성스럽게 준비해준 선물, 잘 전달 할게요.
지금까지 긴 시간 감사했어요. 우리모두  마음을 다해 마리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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