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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중독과 폭력의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탈피하기

by kwhotline 2015. 5. 8.

[강의] 중독과 폭력의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탈피하기

 

지난 4월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는 가정폭력 전문 상담원 양성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폭력의 매커니즘과 알코올을 주제로 구로중독관리통합센터장 김용진의 강연이 진행되었다. 강의의 주된 내용은 알코올중독과 폭력의 매커니즘 알코올 중독의 문제점과 회복과정 문제해결 접근을 위한 기본틀 제시 등이었다.

 

알코올중독과 가정폭력

 

알코올중독과 가정폭력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200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음주상태에서 가정폭력을 행사한 비율은 29.1%에 달했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집안일이라는 사회의 인식 때문에 알코올 중독 등의 문제는 많은 경우 심각하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여성가족부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정폭력을 신고하지 않는 이유는 가족이라서(57.4%) 대화로 해결하기를 원해서(23.7%) 창피해서(12.5%) 신고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4.2%) 더 학대받을까봐(1.5%) 기타(0.4%) 생활비 중단 염려(0.3%) 등이다.

 

흉기로 협박하는 등의 심각한 위협 상황에서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신고를 하더라도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 실제 상해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경찰이 가정의 일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실정이다. 또한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도피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쉼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그로 인해 더 심각한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김용진 센터장은 지적했다. 알코올중독자인 아들을 어머니가 살해한 사건(2014.2), 알코올중독인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 이모군(15)의 사연(2005.4.26.)등에서 그 예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알코올중독과 폭력의 매커니즘

 

폭음과 만성적인 음주는 음주량 증가 음주에 대한 집착 음주관련 신체적·사회적·법적·경제적 문제 음주 이외 활동 감소 지속적 갈망과 양을 줄이기 어려움 내성 금단이라는 지속적 악화경로를 겪으며 알코올 중독에 이르게 된다.

 

알코올 의존은 뇌의 화학적 손상을 초래한다. 알코올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뇌의 전두엽이 수축되면서 뇌실에 빈 공간이 생기고 뇌 주름이 느슨해져 기억회로와 감정 통제 등에 문제가 생긴다. 감정을 통제하기 어렵게 됨에 따라 가정폭력이 발생하기도 한다. 알코올 섭취로 인한 성기능 저하 또한 가정폭력과 연관되어있다. 알코올을 섭취할 경우 성욕구가 증대된 것처럼 느끼기 쉬우나 실제로는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 모두 감소하여 성별에 관계없이 성욕과 성기능이 저하된다. 이 간극에서 부부간 성폭력과 가정폭력이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알코올 남용의 순환 모델(Cycle Of Abuse Model)에 따르면 알코올과 공격성(폭력)의 관계는 불안 조장 폭력 급증 허니문 기간(honeymoon phase, 일시적 증세 완화)3단계를 순환한다. 이 모델에 따르면 강제나 위협 고립감 감정남용 최소화 부정 죄책감 자녀사용 경제적 문제 으름장을 놓음 등의 8가지 행동이 나타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폭력 가해자에게 의사소통기술, 갈등관리기술, 스트레스와 분노 관리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공동의존으로부터의 탈피가 필요

 

알코올 중독에 의한 가정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 중 공동의존이 있다. 가족들은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중독가정에서 생존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심리적 적응을 해나가는데 이를 공동의존이라고 한다. 공동의존에 기여하는 가족의 역동성은 다음과 같이 드러난다. 가정폭력을 비밀로 치부하고 사실을 모르는 척하거나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척한다. 가족의 상처를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은 금기시되고 이를 직면하지 않고 회피·억압한다. 가족의 의사소통은 경직되어있거나 독단적으로 형성되어있다. 공동의존자 또한 가해자와 자신을 분리하고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실제로 중독센터에서는 알코올 중독 당사자뿐만 아니라 중독인의 가족들 또한 치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중독과 폭력의 매커니즘 깨닫고 탈피해야가정폭력 인식 개선도 중요

 

김용진 센터장은 폭력의 문제는 다양한 중독의 이완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센터의 이름이 알코올상담센터에서 중독관리통합센터로 바뀌었음을 설명했다. 중독의 대상이 반드시 알코올이 아니더라도 무언가에 중독되면 그로 인해 폭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알코올과 도박의 복합중독, 알코올 중독을 담배나 커피로 대치하는 경우, 그리고 요즈음 청소년들의 도박 중독을 예시로 들며 중독과 폭력의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벗어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다양한 중독 문제, 그 중에서도 알코올 중독은 가정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중독과 폭력의 매커니즘 속에서 피해자는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는 또 다른 피해자를 낳는다. 이 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중독자 본인과 주변인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이러한 노력들에 있어 가정폭력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인식을 바꾸어나가는 작업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5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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