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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대학생기자단 4기 활동 마무리 소감문,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벼리다

by kwhotline 2015. 3. 24.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벼리다

- 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4기 활동 마무리 소감문 -

 

 

 

 

학교 생활, 취업준비, 기자단 생활을 함께 했네요

첫 취재였던 위안부 수요시위 장면은 잊지 못할 겁니다

 

_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4기 남정희

 

대학교 4학년. 취업 준비, 졸업 논문 준비 등 할 건 많았지만 졸업하기 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가지 활동을 찾던 중 3학년 때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자원 봉사했던 기억이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한국여성의전화가 생각났습니다.


기자단을 할 운명이었었는지 마침 대학생 기자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내가 학교 생활, 취업준비와 기자단 생활까지 다 해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과 함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7시에 시작하는 회의에 맞춰 불광동으로 향했습니다. 등으로 땀이 줄줄 흐르던 여름도 해가 짧고 추웠던 겨울도 졸업 시험과 논문으로 바쁠 때도 회의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같은 기자단 친구들과 근황도 물어보고 새로운 계획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 언제나 반갑게 맞이해주시던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행복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늦은 시간에도 피곤함은 잊은 채 뭔가 뿌듯하고 충만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의 첫 취재였던 위안부 수요시위 장면은 잊지 못할 겁니다. 교과서나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막연한 현실들을 현장에서 보고 느낀 첫 경험은 글로 묘사할 수 없을 만큼 가슴에 찡한 무언가를 남겨주었습니다. 웹툰을 구상할 때는 모두가 바쁜 시간을 쪼개서 신촌에서 만나 따로 회의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고 다양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지식보다 지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단 활동을 하는 동안 학업적으로 정신적으로 바쁘고 힘든 시기였지만 지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의식하지 못하고 보지 않았던 세계를 조금이라도 볼 수 있는 기회, 마음 따뜻한 사람들과 근황을 묻고 생각을 공유 할 수 있는 시간을 얻는 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니 어설프지만 노력했고 행복했습니다.


새로운 출발을 하는 3월, 기자단 활동은 마무리되었지만 가슴 속 따뜻한 느낌과 추억들은 영원히 남겨두겠습니다.

 

 

 


 

혼자 사진을 담당하다보니 많은 행사를 참석했습니다

모여서 기사를 구상하고 같이 밥 먹으며 여러 이야기를 하던 기억...

 

_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4기 손상민

 

처음 기자단 발대식이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저만 성별이 남자여서, 저만 나이가 약간 젊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첫 만남이 특별했습니다. 그 이후로 몇 번 회의를 하고 나니, 정신없이 한 해가 지나갔네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들 정말 다른 삶을 살아온 거 같았지만, 결국 한 건물에 모여 기사를 구상하고, 같이 밥을 먹으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사이가 되었네요. 영화제 기간에는 모두 4층에 모여서 기사를 쓰고, 사진을 정리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많이 납니다. 혼자 사진을 담당하다보니 많은 행사를 참석하게 됐는데요, 처음엔 힘들고 막막했지만, 하다 보니 익숙해졌습니다. 덕분에 사진술도 많이 늘었고요. 그리고 새로운 5기 기자단이 들어온 지금은 기분이 이상합니다. 아쉬운 건지, 후련한 건지 모를 이 느낌은 조금 있으면 없어지겠지만, 우리 4기 기자단의 기억은 계속 가겠지요. 사진계의 거장 안셀 아담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사건은 잠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함께 했던 1년은 짧게 느껴질지 몰라도, 충분히 의미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폭력’하면 발길질하는 남성, 몸이 멍든 아내를 떠올렸었어요

이제는 피해자분들의 이미지를 좀 더 입체적으로 보게 됐습니다

 

_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4기 정수연

 

‘가정폭력을 다룬 웹툰을 만들어 보자’

기자단 마무리 프로젝트에서 동료가 낸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썩 마음에 들진 않았어요. 사실 ‘귀찮은데 그냥 대충 글 한편 쓰고 말지’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직접 그림을 그리진 않아도 기획하는건 참 어려운 작업이니까요.

함께 기획 작업에 참여하며 웹툰 속 한 장면을 생각하는데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정폭력’하면 발길질하는 남성, 구타하는 남편, 무기력하게 매 맞는 여성, 몸에 멍이 든 아내... 신문이나 방송이 보여주는 이미지 그대로를 떠올렸던 것이죠. 웹툰을 기획하며 얻은 소득이 있다면 가정폭력 피해자분들의 이미지를 좀 더 입체적으로 보게 됐다는 것입니다.

얼마전에 대학생 기자단 5기 분들을 만났습니다. 당분간 주말에 회의를 하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이야기가 들려오더군요(웃음). 한국여성의전화는 참 밤낮 없이, 평일 주말 없이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내가 무엇인가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고민했다

기자단 활동은 끝났지만, 이런 나의 고민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_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4기 홍지수

 

기자단 마무리 활동 웹툰 기획을 하면서 내가 무엇인가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고민했다. 나는 다른 사람의 경험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알 수 없는데, 단순히 그것이 내 앞에 놓였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처럼 나를 속이고 있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사적인' 것들에 대한 조심스러움, 불편함. 그런 생각으로부터 나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에 빠져들었다. 내가 부족한가, 내가 모자란 건가, 내가 편협한가. 그런 생각은 웹툰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도 심해져서, 웹툰 프로젝트가 멈추게 되었을 때 차라리 잘 된 건가 하는 생각도 했다. 


쉼터 소장 단아샘의 말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이해하거나 아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믿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말. 나는 너무 많은 것에 대해 판단하려고 한 게 아니었을까.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일 자체가 이미 내가 무언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가정했기 때문은 아닐까. 나는 무엇인가를 책임지거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기보다 단순히 이 수 많은 사람들과 섞여서 실수하고, 잘못하고, 상처주고, 상처받으면서 사는 것 뿐 인 것 같기도 하다. 기자단 활동은 끝났지만, 이런 나의 고민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뭔가 더 괜찮은 게 없을까 함께 고민하던 게 기억납니다
대학생기자단 5기, 한 해 알차게 잘 보내길 바라요!

_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4기 김하영

 

 
처음엔 우리 스스로 최종 프로젝트를 기획해야 한다는 것이 난감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이미 계획된 행사에 나타나서 취재를 하거나 어떤 이슈를 탐구해 기사를 쓰는 데에만 익숙해져 있었거든요.

이전 기자단이 했던 활동들에 비해 미약하지 않으면서도 학생들이 감당할 수 있을 만한 프로젝트를 생각해내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캠페인, UCC, 간단한 애니메이션 등 여러 의견을 내놓고도 더 괜찮은 게 없을까 함께 고민하던 게 기억납니다. 마땅한 것이 생각나지 않으면 선생님이 건의한 언론분석 활동도 있다고 농담하다가 결국 웹툰이란 대중문화 형식으로 더 많은 사람이 폭력을 인식하고 경각심을 가지게 하자고 정했었죠.

사실상 그 시점에서 유학으로 더는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아쉽습니다. 좋은 추억을 하나 놓친 기분이 듭니다.

 

늦은 저녁에 만나 저녁 먹으며 회의한 것, 영화제 동안 영화관 한구석에 모여 앉아 밤늦게까지 글을 쓴 것, 생전 처음 간 엠티에서 족구를 한 것 전부 되새길수록 값진 추억입니다. 앞으로 여성의전화에서 활동할 대학생 기자분들도 1년 잘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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