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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후기]2019 E.L.F 여성주의 상담 강화 직무연수

by kwhotline 2019. 9. 10.

20199/4()~9/6() 여성주의 상담 강화 직무연수가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진행됐습니다. 강릉, 광명, 광주, 대구, 부천, 성남, 수원, 시흥, 안양, 울산, 익산, 전주, 창원, 천안 등 전국에서 모인 활동가들이 함께 보낸 23일간의 이야기를 만나봅시다!

 

직무연수를 가기 전 여름의 끝자락에 전국 지부 활동가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상담을 하며 평소에 느꼈던 어려운 지점들과 활동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말입니다.

 

첫째 날 오리엔테이션은 모카 전주여성의전화 활동가의 진행으로 시작됐습니다. 색깔 별 쪽지를 교환하며 많은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유롭게 자기소개를 하며 약간의 긴장을 해소하며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닷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활동가의 강의는 여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법과 제도들을 짚어주었습니다. 평소에 활동가란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존하는 제도와 법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강의를 들으며 현행법과 정책, 제도 안에서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대표의 강의에서는 여성의 전화가 만들어온 세상의 모습, 여성주의 상담의 원리와 활동가로서 가져야 할 역량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왜 여성주의 상담을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여성주의 상담은 개인의 변화를 넘어서 사회의 변화를 추구하는 운동의 일환임을 다시 상기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녁 식사 이후 정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의 진행으로 가정폭력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시청한 후, 폭력 피해자가 주로 받는 질문과 왜 늘 피해자가 질문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경찰 대응의 문제점과 함께 법과 제도가 작동하기 위한 사회 문화적 배경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가란 내담자의 언어로 내담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또 언어를 발굴해내는 사람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둘째 날 아침은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의 강의로 시작됐습니다. 여성폭력을 규정하는 가정폭력특별법, 성폭력특별법, 성매매특별법 등 현행법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사이버성폭력, 이주민, 성소수자 피해자들을 위해 필요한 제반 사항들과 함께 관련 현안들을 다시금 확인하고 활동가로서 앞으로 운동해나가야 할 방향을 되돌아볼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한선미 전주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의 강의에서는 사회적인 통념을 되짚어보며 피해 당사자 이해에 기반한 여성주의 상담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활동가들과 토론을 하며 여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며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들을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상담을 하는 모든 순간 나의 한 마디가 내담자의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문득문득 겁이 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상담자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태도를 짚어보며 앞으로 활동을 이어나갈 힘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진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의 워크숍에서는 여성폭력 사건들과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직무연수 내내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했는데, 거센 비가 지나가고 난 뒤에 아름다운 하늘도 볼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 밤에는 예정됐던 외부 활동이 변경되어 여성 참정권을 유쾌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를 본 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송경인 대구여성의전화 사무국장이 진행해주셨고, 활동가로써 느끼는 어려움과 문제의식들에 대해 깊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은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강의로 시작했습니다. 폭행과 협박이 있어야만 강간과 추행을 인정하는 현행법에서 강간죄를 구성하는 요건들과 개정을 위한 논의 쟁점들을 공부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시간은 박근양 한국여성의전화 대표의 인사와 함께 마소현 수원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이 진행해주셨습니다. 직무연수를 마치며 각자의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여성주의 상담에 대해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보와 가치관 측면에서 많이 반성하고 성장했다고 느낀다. 다른 지부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문제라고 인식하는 눈을 갖고 혼자보다 세명, 세명 보다 100명이 함께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여성의전화 일원이라는 게 뿌듯하다.” 등의 소감과 다음 직무연수에 대한 바람, 기대들을 나누어주시며 23일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늘 전국 지부 활동가들을 만나면 다양한 사람들이 연대하고 있다는 점에 든든함을 느끼곤 합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가가 될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여성주의 상담을 할지 다시 한 번 고민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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