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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가습기는 누가 고친 건가요? - 신규 회원소모임 ‘생활형 맥가이버’ 네 번째 만남 후기

by kwhotline 2019. 8. 13.

가습기는 누가 고친 건가요? (부제 : 아무도 생선님을 기억 못 하다)

- 730, 신규 회원소모임 생활형 맥가이버네 번째 만남 후기

 

박중헌(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생맥(생활형 맥가이버) 단톡방에 회원은 무려 9명이나 계시지만 모임의 일정을 잡는 것은 로또 5등에 맞는 것보다도 어려웠습니다. 가뭄에 비 소식이 아니라 장마에 해 소식처럼 우리 단톡방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실 신규 회원님 한 분이 뙇!!!!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풍악을 울렸습니다.

회의실로 들어서니 새로 오신 펴란님은 제가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F 캠프때 뵈었던 분이라 두 배로 반가웠어요.

 

정님이 바쁘셔서 저희 셋은 잠시 근황 토크를 하는데, 페스티벌 킥에서 펴란님이 저를 봤다고 해서 왜 아는 척 안 하셨냐고 그랬어요. 그런데 생선님도 그날 킥 페스티벌에 오셨다길래 .. 그럼 저 좀 아는 척 좀 하시지 그랬냐고 했더니 그날 제가 먼저 가서 생선님 손도 잡고 인사도 하고 그랬나 봐요. 도대체 누가 제 기억을 지워버린 거죠? ㅎㅎ 사실 이날 모임 에피소드는 생선님이 다했어요. 생선님과 정 선생님과 인연을 이제와 커밍아웃을 해서 너무 웃겼는데 후기로 정리가 안 되네요. 궁금하신 분들은 생맥으로 오시면 생선님께서 리바이벌을 해주실 거예요~ 자자 그럼 이제 제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ㅎㅎㅎ

 

오늘은, 제 선풍기를 고칠 때 매우 큰 활약을 하신 기쁨님의 가습기 차례였는데요. 분무 상태가 옥수수수염처럼 늘어진다 하여 가습기를 고치기로 했는데, 생선님께서 보호자 없이 가습기의 배때지를 따도 되겠냐고, 다음으로 미루는 게 좋겠다 해서 평상 만들기를 의논하였습니다.

 

나눔님이 기증해주신 상판과 평상을 설치할 한여전 공터(흡연실 뒤뜰)를 사찰하고 각자의 폰으로 평상 만들기에 필요한 목재 설치방법 가격 등을 비교해보았습니다. 당장은 기후가 맞지 않아서 설치가 불가능할 것 같아서 정님께서 물고기님께 조언을 얻고, 우리는 각자 저렴하게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을 천천히 조사하기로 하였습니다.

 

(평상 만들기에는 조금 작은 나무판 feat.나눔)

 

우리는 뭐라도 해야될 거 같아서 비록 보호자는 없지만 가습기를 열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가습기에 물을 채우고 전원 버튼을 돌리니 잠시 주춤하던 분무기가 하늘로 쭉쭉 뻗어 나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물 넣고 전원만 켰을 뿐인데 우리는 드디어 손만 갖다 대어도 기계를 고치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가습기 보호자를 낚기 위한 중헌님의 폭풍연기)

 

이 사실을 알리고자 야근 일로 못 오시게 된 기쁨님께 우리가 고쳤다며 거짓으로 연기한 동영상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정님과 저의 연기 중 저는 제가 더 연기파 같았는데 정님은 자기 연기에 더 만족하며 생맥 단톡 방에 본인의 동영상을 올리셨죠. (!!!..ㅋㅋㅋㅋ) 생선님은 새로 오신 펴란님께 선풍기는 진짜 우리가 고쳤어요!!”를 남발하며 다음 모임에도 꼭 오시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펴란님... 선풍기는 진짜 우리가 고쳤어요....)

 

(고쳐진 가습기와 고장난 적 없었던 라디오 따보기)

 

다음 모임에서는 차량 점검을(선팅, 워셔액, 엔진오일 체키, 와이퍼 갈기 등등) 해보기로 하고 모임을 마감했습니다. (드레스코드: 정비복)

후기 쓰기 싫다고 징징거리고 그랬는데 쓰다 보니 논문이 나올 거 같습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이렇게 막 써도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무지하게 즐거운 생맥 모임이었습니다. 9명 모두 모이는 그날까지 생맥 파이팅!!! 신입분들도 환영해요!!

 

* 모임 뒷이야기 - 가습기 보호자 낚시 대.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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