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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이슈/칼럼

이용수 할머니 정치권에 쓴소리, “역사를 바로잡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있느냐?”

by kwhotline 2012. 4. 10.

이용수 할머니 정치권에 쓴소리

역사를 바로잡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있느냐?”

 

 

  “20년 넘게 일본대사관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과거사 청산을 위해 수요시위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지금껏 바뀌는 게 없으니 내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327, 대구광역시 상인동 자택에서 만난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4)가 기자에게 건넨 첫마디다. 할머니는 지난 314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출마할 것을 공식선언했지만, 최종명단에는 오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고령의 나이를 탈락이유라고 밝혔고, 일각에서는 그녀가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지 않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이용수 할머니는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느냐?”고 반박하며, “나는 평생을 통해 역사의 굴곡을 겪고, 지난 20년 동안 위안부문제의 당사자이자 활동가로서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발로 뛰며 현장에서 역사를 공부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그녀는 2004년 서울행정법원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상대로 한 한일회담 문서공개 소송에서 원고 대표를 맡아 승소를 이끌어 냈

, 2007년에는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증언을 해 위안부 결의안이 채택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는 일본정부를 대상으로 한 문서공개 소송에서 원고대표를 맡아 준비 중이다. 뿐만 아니라 증언활동과 일본을 상대로 투쟁을 하시면서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역사(1999년 경북대 명예대학생 3년 과정 수료)와 국제법(2001년 경북대 명예대학원 2년 과정 수료) 등을 공부하기도 했다.

 

  그녀는 5년 전부터 선거 출마를 생각해왔다고 한다. 이 전에도 지인으로부터 정치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으나 큰 결정인 만큼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요 집회가 1000회를 넘어갈 때 까지 위안부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최근 위안부피해자가 잇따라 별세를 하게 되면서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그녀는 사실 출마를 결심했을 때에는 공천이 될 줄 알았다고 한다. 위안부 문제 해결만 해도 우리 사회의 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회의감이 만연한 우리사회에서 그녀가 역사의 피해자에서 벗어나 역사의 증인이자 우리 사회의 여성으로서 떳떳하게 문제해결에 참여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약하고 힘없는사람으로 치부되는 나이든 여성들이 직접 본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판에 출사표를 내던진 행위는 더 이상 정치가 높고 위엄 있는 남자들의 것이 아닌, 평범하지만 진심과 비전이 있는 자라면 정치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용기를 준 결정이기도 했다.

 

 

 

                            사진설명_경북대학교 대학원 졸업식 사진들이 나란히 전시된 작은 방의 모습

 

 

 

  그녀는 공천에 떨어졌지만 낙담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의 행보를 걱정했다. 할머니에게 공천권을 주었다면 민주당이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철학을 다잡고, 잘못된 과거사를 청산하고, 올바른 역사를 만들어가겠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그녀는 용기를 얻었다. 자신의 정치적 액션을 통해 (돌아가신 피해자들에게) 당당해질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로써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 포부를 지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되었고, 다음 행보를 준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공천준비 과정에서 미리 자신의 정치적 포부나 식견을 정치권에 밝혔다면 (당과) 소통이 더 잘 되었을 텐데.."라고 아쉬워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문화에 대해 배운 점이 많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음에는 국회의원 지역구 선거에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취재 내내 할머니는 위안부문제 해결의 의지를 강하게 보이며 일본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사죄와 배상을 받을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정치권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할머니는 이런 아픈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고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일제의 야만적인 행위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비판을 하고 사죄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며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글_한국여성의전화 제2기기자단 구소라(volvol6287@naver.com), 김소현(means2123@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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