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 '움직임' 프로그램 2, 최박미란 김포여성의전화 상담소장님과 함께.


 작성자 : B방 박규현, 유보람, 김한울, 이지원, 김소담


  전체 일정 중 신체를 가장 많이 움직여야 하는 하루였다. 넓은 장소에서 마구 뛰어다닌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서로의 이름을 외치거나 응원했다. 손을 잡고 춤을 추기도 했다. 처음에는 굳어 있던 온몸의 감각이, 시간이 지날수록 자유로워지는 게 느껴졌다. 다른 사람의 동작을 따라 하며 나에게는 낯선 리듬감을 익혀야 했는데 이때 교환한 시선들이 참 행복하고 따듯했다. 언뜻 보기에는 놀이 같았던 ‘움직임’이란 활동을, 유독 많은 사람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 건, 이 모든 게 연대의 과정과 닮은 까닭이라 여겨진다. 






워크숍 '움직임' 프로그램 1, 얼음땡(좌)과 드리블&슛 경기(우)


  영화 <침묵을 말하라> 역시 “함께 있음”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그들이 모여 있지 않았다면, 다 같이 둘러앉아서 자신들의 감정에 관해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았다면,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혼자 고립되는 길을 택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영상 속 처음 보는 여성들로부터 힘을 얻었다. 세상은 젠더 권력에 의해 죽임당하는 여성은 셀 수도 없이 지운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대다수가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되었다. 그들이 폭력에 노출된 시간보다 그들이 살인을 저지른 그 짤막한 순간이, 죄로써 더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침묵을 말하는 것은 ‘실체 없음’에서 ‘실체 있음’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가정폭력’에 대한 조별 토론 시간도 있었다. 이미 당연하게 사용해 온 단어인 ‘가정폭력’을 다른 말로 바꿔 부르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다섯 가지 방법과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을 구체적인 방법으로 바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설명해야 하는 일은 어려웠다. 기존에 제시된 방안과 용어들을 내 생각으로 바꿔야 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특히 단어의 의미는 새로 두되, 이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는 정치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해 나가야 할 것과 직면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되었다. 동료들과 어떻게 주제를 전개해나가야 하는지, 의견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효율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지, 몇 시간에 걸친 토론을 통해 조금이나마 체화된 느낌이었다.


 



 









 정리해 말하자면, 이튿날은 연대의 날이었다. 함께 움직이고, 함께 보고, 함께 이야기하면서 ‘함께’라는 개념을 직접 익혔다. 이런 일이 하루 만에 진행된 이유는 우리가 모두 단 하나의 생각만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하나가 되어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워크샵에 한 모든 활동 중에 이튿날 한 것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 있다. ‘우리는 서로의 용기다.’ 이런 말이 온종일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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