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가정폭력 정당방위 사건으로 4년형을 받으신 정숙현씨(가명)가 가석방되어 2016년 4월 11일, 사무실에 방문해 주셨습니다. 


'정당방위 사건'이란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을 당해온 피해자가 국가와 사회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가해자의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가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을 말합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를 '정당방위'로 규정, 꾸준히 피해자를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의 극단에서 발생하는 이 같은 안타까운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가정폭력을 예방할 수 있도록, 피해자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행복할 일만 남은 정숙현씨에게 응원을 보내며, 김홍미리 회원의 글을 함께 싣습니다. 




정숙현씨(가명)가 가석방되었다. 정당방위 판결을 받아내지 못했지만, 그리고 4년을 거의 다 채우고 나오긴 했지만 정숙현씨의 무죄석방을 위해 애쓴 한국여성의전화 회원과 활동가들에게 이번 가석방의 의미는 작지 않다.


2012년 여성의전화 지역운동팀에 있으면서 '가정폭력없는 움직이는 마을만들기'가 한창이던 그해 여름, 출근해서 본 뉴스에 우리 동네에서 가정폭력 정당방위 사건이 일어났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서울oo경찰서는 17일 수년간 폭력을 휘둘러온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정모씨를 붙잡아 조사중.. 정씨는 지난 5년 사이 3번 가정폭력으로 남편을 경찰에 신고했으나 그때마다 처벌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져..."


그랬을 거다. 가해자가 남편일 때 그를 제발 감옥에 쳐넣어달라고 말하지 못했을거다. 홀로 곤경을 겪고있을 이 분을 빨리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여성의전화와 같은 단체를 몰라 홀로 '살인죄'로 재판을 받을 경우, 아내들은 정당방위는 물론이고 가정폭력 사실 조차 인정받기 어렵다. 감히 남편을 죽였다는 괘씸죄. 잔뜩 벼른 괘씸함의 정서가 가정폭력 피해 아내들의 생존권 따위를 고려할 리 없다.


관련 기사를 뒤져서 자녀가 있다는 걸 알았다. 바로 관내에 있는 초등학교 지역사회교육전문가 분께 부탁드려 오늘 연락없이 결석한 학생이 있는지를 수소문 했다. 맨땅에 헤딩하듯 무작정 마을로 들어갔던, 가정폭력없는 움직이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참 시의적절하게 제 기능을 해주었다. 물론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 이럴때 필요한게 네트워킹이고, 연결된 이후의 전방위적인/ 전문적인 지원인 거다. 지역운동팀의 역할은 소재파악까지. 이제 상담소와 인권정책국이 움직인다.


경찰서로 달려가고 상황을 파악하고. 재판지원이 시작됐다. 법무법인 원의 원민경 변호사가 흔쾌히 사건지원을 맡아주셨다. 마을 사람들이 정숙현씨의 석방을 바라는 탄원서명에 동참해주었다. 역시나 법원은 가정폭력 아내의 정당한 자기방어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이 모든 과정이 무의미해지는 건 아닐거다. 정당방위를 30년째 인정하지 않는 중이라도 꼐속꼐속꼐속! 정당방위를 주장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같은 노력들로 4년형을 받았다. 그 4년동안 고미경 대표를 포함해서 여성의전화 회원분들이 편지와 면회를 이어갔다.


이제야 여성의전화에 '첫' 방문했을 정숙현씨. 나는 뵌적도 없지만. 앞으로 아이들과 웃을일만 가득하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한국여성의전화_회원_활동가_너무멋진거아님‬?

‪#‎여성폭력_근절_당신과_나의_우리모두의_책무‬



김홍미리_한국여성의전화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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