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형 맥가이버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생활을 꾸려가고 싶었다"는 한 회원의 말처럼, 형광등 교체부터 가전 수리까지 1인 가구 여성에게 꼭 필요한 생활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모인 회원 소모임입니다. 지난 12월 8일, 생활형 맥가이버는 생선, 설록, 중헌, 정, 펴란이 함께 일곱 번째 모임을 열었는데요. 이어지는 후기로 그날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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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가구를 장만하는 법
- 12월 8일, 회원소모임 ‘생활형 맥가이버’ 일곱 번째 만남 후기
정(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활동가)
생활형 맥가이버(이하 ‘생맥’)이 또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이번 환골탈태의 주인공은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의 가구들인데요.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 벽장들의 원래 모습입니다. 특히 오른쪽의 장 3개는 약 20년이 된 물건이라고 합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고마운 가구지만 세월따라 낡기도 하고, 색도 유행이 지나 안 예뻐 보이죠. 특히 왼쪽 장은 문고리가 조선시대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생맥이 나섰습니다!
산뜻하게 변신한 벽장들입니다. 고장난 문짝도 함께 수리했습니다. 공간도 넓어 보이죠? 평일에는 페인트 냄새도 나고, 방해가 될 것 같아 주말에 모임을 잡았어요. 집에서 나오기 쉽지 않은 일요일인데, 꼬박 하루가 걸려 작업을 마쳤습니다. (감동...!) 먼저 과정을 빠르게 소개해드릴게요.
<페인트칠 과정>
(사진 설명 : 페인트 색은 정말 다양했어요. 저희가 고른 색은 WT 1038, country white였습니다.)
준비물은 젯소, 페인트, 붓, 롤러, 마스킹테이프, 신문지, 비닐, 버려도 되는 옷 정도면 되는 것 같습니다. 먼저 마스킹 테이프와 신문지, 비닐 등으로 페인트가 묻으면 안 되는 곳을 미리 막아줍니다. 귀찮아도 이 작업을 해야 나중에 편하더라고요.
문고리를 교체하는 경우, 기존에 달려있던 문고리를 분해해준 다음 나사 구멍을 미라클 픽스로 메워줍니다. 미라클 픽스가 마르고 나면 사포로 밀어서 표면을 평평하게 해줍니다. 문고리 구멍 외에도 울퉁불퉁한 곳이 있다면 역시 사포로 정리해줍니다.
파레트에 비닐을 씌우고, 젯소를 물에 희석해 잘 섞어줍니다. 약간 흐를 정도의 점성이면 되는 것 같아요. 이제 본격적으로 칠하는 작업이 시작됩니다.
젯소를 롤러로 고르게, 평평하게 발라줍니다. 균일하게 칠하지 못한 곳은 마른 후에 다시 칠하면 되니 여러번 덧바르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롤러가 닿지 않는 곳은 붓으로 칠해주면 됩니다.
젯소가 마르는 동안 짜장면을 먹어줍니다.
젯소가 다 마르고 나면 페인트를 2회 덧칠해주는데요. 젯소를 칠하는 요령과 동일합니다. 젯소와 페인트가 마르는 데는 한두 시간 정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는 말랐다 싶을 때 만져서 묻어나오지 않으면 덧칠을 했습니다.
짜잔! 페인트칠이 끝나면 마스킹테이프와 비닐을 치워줍니다. 페인트가 떨어져 묻은 곳은 물걸레로 닦아주면 지워집니다. (옷에 묻은 페인트는 안 지워지니 주의!)
어쩐지 생활 정보 위주의 후기가 되었는데요. 페인트칠이 간단한 것 같아도 혼자 하기엔 엄두가 안 나잖아요. 그런데 여럿이 함께 하니까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하다가 힘들면 다른 이에게 롤러를 넘기기도 하고, 말리는 동안에는 수다도 떨고요. 칠하는 시간보다도 말리는 시간이 더 길었던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그 시간만큼 노동자들의 우정이 더욱 돈독해진 것 같습니다.
(사진 설명 : (좌)이케아에서 산 문고리 장착 모습 (우) 문고리를 뗀 게 더 예뻐서 이대로 완성!)
다음 모임에서는 문고리를 구매하여 조립까지 완료했습니다! 깔끔하고 예쁘죠? 오래된 가구의 환골탈태, 생맥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아요!!! 다음 모임에서는 또 어떤 걸 수리할지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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