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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이슈/성명·논평

국가는 언제까지 가정폭력으로 고통 받는 여성들을 죽게 내버려둘 것인가.

by kwhotline 2019. 8. 7.


[국가는 언제까지 가정폭력으로 고통 받는 여성들을 죽게 내버려둘 것인가] 

지난 81일과 5, 청와대 게시판에 비슷한 두 개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아내를 살해한 가정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한 여성은 별거 중 찾아 온 남편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살해당한 후 논두렁에 버려졌고, 또 다른 여성은 가정폭력을 피해 숨어 지내며 일하던 식당에서 가해 남편에 의해 수차례 흉기에 찔려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두 사건 가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피해자는 칼로 위협하는 가해자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자살협박과 가족들에 대한 보복이 두려워 고소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살인미수에 가까운 폭력피해가 지속되었음에도 경찰은 가해자의 폭력을 제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 심지어 군산 사건의 피해자는 살해당하기 전에 이미, 신변위협을 호소하며 법원에 접근금지가처분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고 한다.

두 사건의 피해자 모두 반복적으로 자행된 극심한 가정폭력으로 인한 고통을 국가에 호소했음에도 국가는 대체 무엇을 했는가. 경찰과 법원은 가정폭력의 위험을 제대로 판단하지도 대응하지도 못하는 무능력을 다시금 여실하게 드러냈다. 협박과 보복이 두려워 가해자에게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를 방치하며 피해자를 위험 속에 내몰았다. 가정폭력으로부터의 생존을 개인의 책임으로 떠맡기는 국가의 직무유기로 인해 결국, 여성들이 또 소중한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국가가 이제라도 이 여성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두 사건 중, 한 사건의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가해자는 첫 공판에서 아내를 때린 건 맞지만,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대화를 하러 찾아갔을 뿐인데 갑자기 소리를 질러 당황해서 발로 몇 대 찼을 뿐, 혼자 걷다가 넘어져죽었다는 것이다. ‘순간 격분하여’ ‘술에 취하여’ ‘심신미약상태에서 화가 나’ ‘우발적으로 아내를 살해하고 말았다는 뻔한 가해자의 변명들. 이는 그동안 너무도 쉽게 가해자에 대한 감형사유가 되곤 했다. 가해자에 대한 분명한 처벌 없이 피해자의 인권과 안전은 보장될 수 없다. 재판부는 가정폭력에 대한 엄중한 처벌로 응답해야 할 것이다. 


* 군산 가정폭력 가해 남편에 의한 여성 살해사건 국민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1770

* 포항 가정폭력 가해 남편에 의한 여성 살해사건 국민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1810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화요일 화요논평’ 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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