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국여성의전화 창립 38주년 기념 회원 교육
2021 핫이슈 진단 - 그 ‘억울함’을 찾아서
■ <1강> 6/7(월) 19:00-22:00
다음 선거는 한 발짝 더, 성평등 정치의 역사와 전망 탐구 – 권김현영(여성현실연구소)
■ <2강> 6/9(수) 19:00-22:00
평등하고 싶으면 군대 가라? 여성 징병제 논쟁의 역사와 함정 - 김엘리(성공회대학교 외래교수)
■ <3강> 6/14 (월) 19:00-21:00
허버허버? 오조오억개? 젠더 ‘갈등’ 바로 보기 - 최지은(<괜찮지 않습니다> 작가)
■ <워크숍> 6/14 21:00-22:00 새로운 질문과 대답을 찾아서
■ 진행 방법: 줌(ZOOM) 온라인 생중계
■ 대상: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지부 활동가
6월 11일에 한국여성의전화가 창립 38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를 기념하며 6월 한 달 동안 2021년 상반기에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를 모아 회원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교육을 마련했습니다.
“성평등 정치를 위해서 여성이 정치 주체로서 선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여성이 군대에 가면 진짜 성평등이 이루어지는 거야?”
“‘손가락 모양’, ‘허버허버’. 도대체 젠더 ‘갈등’을 어떻게 봐야 하는 거야?”
“마음은 답답한데 어떻게 맞서야 할지 모르겠다!”
총 3강으로 기획된 이번 교육에서 지금의 한국 사회가 여성과 성평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과연 그 ‘억울함’은 어떻게 생겨나고 어디에 있었을까요? 회원과 지부 활동가 200여 명이 강의를 신청할 만큼 주목을 받았던 교육! 강의 수강자들의 생생한 후기를 통해 뜨거웠던 현장의 분위기를 소개합니다.
1강 ‘다음 선거는 한 발짝 더, 성평등 정치의 역사와 전망 탐구’
작성자: 헬미온
한국여성의전화에서 “또” 좋은 교육을 한다고 한다. 그러면 달려가야지. 4개의 교육 중 첫 교육은 성평등정치의 역사와 전망에 대한 탐구다. 다른 교육이 더 관심이 가서 솔직히 이 교육은 강사명을 보고도 내가 아는 내용이겠지 하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교육을 듣고 나서 ‘아차, 권김현영 쌤의 강의지!’라면서 웃었다.
정치에 대해 모르고 멀게 느껴지던 어린 시절보다 현재는 정치가 우리와 가깝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치 분야가 쉽지는 않지만,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 한때 JTBC 정치부 회의 코너가 재미있기도 해서 즐겨봤었다. 정치부 회의의 강지영 아나운서 파트에서 잘 보다가 어느 순간 이상하게도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 순간은 강지영 아나운서가 안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재인지 할 때였다. 뿔테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변명이라도 하고 싶지만, 안경 쓴 남성 아나운서의 경우, 안경이 무슨 모양이든 신경 쓴 적이 없었다. 그것을 알아차릴 때마다 단순히 내 안의 고정관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성별에 따라 사회적 압력이 달리 작용 된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이제 뉴스 분야에서 안경 쓴 사람이 누구인지 유심히 보게 된다.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아무튼 이번 강의를 통해 1부에서는 여성 정치인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었다. 특히 한국의 여성 정치인의 역사는 이번에 처음 접하는 것이었다. ‘처음’ 접했다니! 그동안 ‘여성과 관련된 역사’는 얼마나 가려져 있었는가. 그 외에 여성 정치인이 사용하는 전략의 장단점을 알 수 있었고 여성 정치인이 나온다고 반드시 여성을 대변하는 것은 아님을 다시 상기했다. 2부의 2022년 대선 전망에서 선거 후보의 대결에서 구도가 얼마나 중요한지와 시대적 흐름을 콕 짚어 반영하는 것의 파워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젠더 이슈 부분에서 젠더 문제의 원인과 이것을 그저 ‘갈등’으로 격하시키고 대결 구도로 만들어 버리는 문제 등에 대해 들었다. 역시 권김현영 쌤은 가려운 곳을 참 구체적이고도 명료하게 긁어주신다. 시원시원하다.
강의를 다 듣고 나니 ‘성평등정치’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내가 처음에 강의 듣기 전에 제목을 봤을 때와 비교가 되었다. 보이지 않던 이면이 더 보이는 것 같다. 단어 하나만으로도 관련된 다른 것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마치 한 명의 안경 쓴 여성 아나운서를 보고 더 많은 사람과 상황 등을 생각해보게 된 것처럼.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의 첫 스타트가 이 교육인 것이 괜히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정치는 우리 삶과 멀지 않다. 멀다고 착각하거나 착각하고 싶을 뿐. 앞으로의 교육도 기대가 된다. ‘다음 선거는 한 발짝 더, 성평등 정치의 역사와 전망 탐구’ 교육을 토대로 다음 교육에서 얻은 내용을 머리 속에서 새롭게 구조화하는 작업을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더 바빠졌지만 내가 선택한 바쁨이기에 기쁘게 받아들인다. 곧 있을 교육에 또 퇴근을 미루며...
작성자: 안수진
권김현영 선생님의 AI급 명강의 너무 잘 들었습니다. 어떠한 질문을 해도 명쾌하게 대답해주셔서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뻥 뚫어 주셨어요.
대선을 앞두고 있고 젠더 이슈는 정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지금 시점에서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시민으로서 정치에 더욱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하며 그러려면 정치를 대중과 벽을 허물고 쉽게 나눌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싶었습니다.
때마침 '큐플래닛'에서 하는 '권손징악'을 한 번씩 보았고 마침! 한국여성의전화에서 현 정치 이슈를 주제로 진행된 강의는 단비와도 같았죠.
여성 정치인에 대한 역사와 배경, 현재 이준석 돌풍에 대한 분석까지...
보수를 뒤에 숨긴 진보와 공정이라는 그럴싸한 그림을 내 세우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배경이 무엇이었을지 궁금했었습니다.
백래시가 어느 때보다 심한 지금, 여성들의 연대와 한목소리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다음 강의도 너무 기대되고 페미니즘은 남성들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고 너와 내가 행복으로 가는 길임을 제발 만천하에 알려졌으면 합니다.
2강 “평등하고 싶으면 군대 가라? 여성 징병제 논쟁의 역사와 함정”
작성자 : 윤아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남녀평등복무제 도입 제안으로 다시 한번 여성징병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사상 검증이라도 하듯 ‘여성징병제에 찬성이냐 반대냐’는 질문 앞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답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한국여성의전화 강의를 신청했다. 속 시원하게도 김엘리 강사님은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으며, 그것이 만들어내는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고 페미니즘 관점에서 병역제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강의를 열었다. 본 후기에서는 강의 내용 요약 및 간략한 소감을 담고자 한다.
“여자도 군대 가라.”라는 말이 여성혐오의 맥락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여성징병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신자유시대에 남성의 성역할이 약해지고 여성이 보호해야 할 약자가 아니라 경쟁상대로 여겨지면서 많은 남자들에게 여성이 군대에 가지 않는 게 일종의 혜택, 불공정성으로 인지되고 있다. 경제구조가 변화하며 남성들의 위기감(억울함)이 표출되면서 젠더 지형 역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여성혐오의 맥락에서가 아니라 ‘양성평등’이라는 이름으로, (병역의무만이 남성의 일로 여겨지는 현실을 꼬집으며) 변화한 시대에 맞춰 여성들도 군대에 갈 만한 게 아니냐는 일부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징병제 자체가 갖는 문제를 여성징병제 도입으로 포장하고 무마시킬 게 아니라 국방 정책·안보 상황·군사 전략 등을 고려하여 병역제도 차원에서 논의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엘리 강사님은 “그렇다면 군대는 성평등만으로 충분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군대를 군사 안보가 아닌 영역으로 확장 시켜 상상해보며, 병역제도 자체 보다 군의 성격 변화에 중점을 두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군인이 전투하는 지휘관 병사가 아니라 갈등을 다루는 경영자, 평화 유지자, 관리자 등 전투 외 군사 활동의 확대를 촉진 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군대가 변화할 수 있고 제도도 달라질 수 있다.
강의를 들으며 우리에게는 평화와 성평등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그동안 군대가 여성들을 어떻게 배치시켜 왔으며 군대와 여성이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세밀하게 분석하고, 김엘리 강사님 말처럼 우리가 “탈군대적 상상력”을 발휘할 때 비로소 “평화적 군대”, 그리고 “퀴어적 군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3강 ‘허버허버? 오조오억개? 젠더 ‘갈등’ 바로 보기’
워크숍 ‘새로운 질문과 대답을 찾아서’
작성자: 나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메갈' 메갈리아 사이트가 언제 어떻게 흥했다가 쇠했는지. 그리고 오늘날, 요즘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을 어떻게 문제화시켜 갈등을 만들어 내는지. 그 갈등 속에서 그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혐오자들에게 더 이상 승리의 경험을 안겨주어서는 안 될 것이며 우리는 오늘의 분노를 어디에 쓸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어마어마하게 집중 받았던 본 교육은 강의가 진행되면서 더욱 빛이 났습니다.
장장 3시간 동안 진행된 강의에서 회원, 지부 활동가분들이 채팅창에 불이 나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삶을 바꾸는 힘이 있는 것이 정치인만큼 눈을 크게 뜨고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생각했다.”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짜놓은 프레임에서 벗어나야겠다. 그리고 다른 시각과 상상력, 더욱 넓고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강의 소감 중
우리는 이 교육을 통해 2021년 핫이슈에 대응하고 이를 우리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힘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 ‘억울함’이 어디 있었는지 구석구석 살펴본 이 시간이 여러분이 각자의 자리에서 지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다음에 더 좋은 교육으로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
'여성인권 활동 > 후기·인터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론회] 이혼소송과정에서 인권침해방지를 위한 토론회 (0) | 2021.07.05 |
---|---|
창립 38주년 기념 후원행사 ‘페미호걸 한여전 38번째 생일잔치’ 후기 (0) | 2021.06.22 |
생활형 맥가이버, 대면/비대면 안부 확인의 날 - 회원소모임 후기 (0) | 2021.06.21 |
210512 상담통계 및 전산시스템 전국지부 담당자 회의 후기 (0) | 2021.06.03 |
5월 20일 페미로:여성주의판례읽기모임 후기! (0) | 2021.05.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