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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여성폭력 피해 당사자의 힘으로

by kwhotline 2018. 4. 11.



2017년 한국여성의전화는 여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목소리로 여성에 대한 폭력의 실상을 알리고,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여성주의적 시각과 언어로 피해 경험을 해석하고, 당사자의 목소리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 '말하기'를 2018년에도 이어가겠습니다.





또 하나의 가정폭력 피해 당사자, 가정폭력 피해 성인 자녀들의 이야기



5월 31일, 가정폭력 피해 성인자녀 집담회 ‘집안 보다 집 밖이 더 안전했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5월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을 맞아 진행된 본 집담회는 한국 최초로 가정폭력 피해 성인 자녀의 목소리를 듣고자 시도되었습니다. 준비 단계에서부터 집담회 진행까지 가정폭력 피해 당사자와 함께 만들어 낸 자리였습니다. 집담회 당일에는 가정폭력을 겪으며 성인이 된 자녀들의 발제로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정폭력과 그 피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가정폭력피해 성인 자녀가 자립을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였습니다. 말하기를 통해 서로의 위치에서 서로를 응원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가정폭력 피해 성인 자녀들의 생생하고 날카로운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개선과 피해자의 경험과 권리에 입각한 가정폭력방지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다시 한 번 형성했습니다. 


이날 자신의 가정폭력 경험에 대해 발표했던 개미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스스로가 가정폭력의 피해자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도 엄청나게 자기 자신과 싸움을 해야 한다. 나의 부모를, 나의 형제자매를 가해자로 명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스스로 피해자로 명명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렇게 힘이 든다. 제발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사소하게 취급하지 말아 달라.”며 모든 사회구성원이 가정폭력을 사소하지 않은 일, 범죄로 여기는 인식개선이 가정폭력 근절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일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집담회 참가 소감을 전했습니다.



■ 사전 준비 모임 진행 횟수 : 4회


■ 집담회 참여자 수: 115명






데이트폭력 피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깊이 듣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03년부터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성폭력의 심각성과 다양성을 드러내기 위해 데이트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적,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폭력을 ‘데이트폭력’으로 명명하고 추방운동을 시작했습니다. 14년이 지난 지금, 데이트폭력 피해자 지원의 사각지대는 여전합니다. 2017년 한국여성의전화는 데이트폭력 피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는 데이트폭력 피해자 지원 방안 및 데이트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 방향을 찾고자 했습니다.


9월부터 11월까지는 데이트폭력 피해자를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치유·회복과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역량강화 프로그램은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친 후 데이트폭력 말하기,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 권력관계 분석을 통한 나의 자원 찾기 등 치유·회복과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통합한 총 10회기 집단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데이트폭력 피해자들의 주체적이고 대안적인 삶과 관계를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데이트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데이트폭력 대응을 위한 안내서’ 제작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데이트폭력 피해 및 지원 경험이 있는 여성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3회 실시하여 반영하였고, 데이트폭력에 대한 개념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인 웹툰과 데이트폭력 대응을 위한 안내로 구성하였습니다. 데이트폭력 피해자의 목소리가 반영된 내용을 통해 대중의 성평등 감수성을 높이고 성평등한 데이트문화를 확산하고자 하였습니다. 


■ 데이트폭력 피해자 역량강화 프로그램 10회


■ 데이트폭력 피해 및 지원 경험이 있는 여성 포커스 그룹 인터뷰 3회


■ 데이트폭력 피해자 지원 매뉴얼 제작


■ 씨네 토크 “데이트폭력, 영화로 말하다” 참석자 123명







성폭력 역고소에 맞서 우리들의 용기와 경험을 나누다



여성폭력 피해 당사자 및 당사자와 연대한 이들에 대해 무고, 명예훼손, 모욕 등으로 역고소하는 것이 가해자들에게 일종의 ‘매뉴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성폭력 무고에 대한 통념과 정보를 확산, 강화하고 가해자를 비호하는 언론보도도 끊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여성폭력 피해자가 폭력 피해를 말하고 대응하기 위해 역고소 위험까지 고려하고 대비해야 하는 부조리한 상황들이 펼쳐지는 가운데, 한국여성의전화는 피해 당사자와 지원자들이 힘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자 ‘성폭력 역고소 피해자 지원 안내서’를 발간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함께 성폭력 역고소 관련 국내외 문헌과 판례 분석, 지원 사례 분석 및 사례 인터뷰, 법조인, 피해당사자, 지원자 등 전문가 자문회의를 진행했고, 이를 담아 안내서를 만들었습니다. 그동안의 한국여성의전화의 피해자 지원경험이 담긴 본 안내서가 성폭력 역고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돌아보고, 피해 당사자와 지원자들이 역고소에 대응하는 데 길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 안내서 제작 활동


- 기간 : 7개월


- 기획회의 및 워크숍: 12회 


- 피해자, 언론사, 지원자 인터뷰 : 20명


- 전문가 자문 : 10명


- 11/16 최종 보고회


- 11/30 2,900부 발행 (정부 기관 및 피해자 지원 단체, 시민 대상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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