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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2017년도 힘차게 시작하다

by kwhotline 2017. 12. 15.


2017년도 힘차게 시작하다






2017년 1월 24일(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아트홀 봄에서 한국여성의전화 제30차 정기총회가 열렸습니다. 본격적인 총회 시작에 앞서, 2016년 누구보다 열심히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 온 전국의 활동가(상근활동가, 회원활동가)에 대한 시상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상자 소개


회원모임상 _ 강화여성의전화 노래패

회원조직강화상 _ 시흥여성의전화

활동가학습상 _ 광주여성의전화

상근활동가상 _ 오남정 성남여성의전화 활동가

                    권오선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아름다운회원상 _ 권송자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공로상 _ 이은미 성남여성의전화, 조상희 광명여성의전화, 조숙 전주여성의전화, 최미란 강화여성의전화



시상식 후에 대의원 82명, 정회원 97명, 총 179명인 과반수의 참석으로 본회의를 시작하였습니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와 본회 전 대표이신 김희선, 정춘숙 선생님의 힘찬 응원으로 시작하여, 2016년 사업 평가, 2016년 결산안 보고, 2017년 사업계획안과 예산안 심의, 기타 토의 등 회순에 따라 총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총회에서 승인된 사업계획은 2017년 10대 중점 과제로 간략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2017년 10대 중점과제


1. 쉼터 30주년 기념사업

2. 여성폭력관련법 제정 및 개정(스토킹처벌법, 가정폭력방지법 등)

3. 대선 정책 대응 및 여성 주권자 운동 전개

4. 한국여성인권운동사 3 발간

5. 가정폭력피해여성 자립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6. 10대~20대 역량 강화 및 주체성 향상

7. 여성폭력피해 당사자 운동 확산

8. 여성주의 상담 강화

9. 조직 운영 지침 마련 및 소통 활성화

10. 온라인 활동 확대


* 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hotline.or.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본 회의가 끝난 후,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우리가 원하는 국가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2017 한국여성의전화 대선대응활동 계획을 살펴보고, 이민주 정회원과 김인순 대의원(안양여성의전화 사무국장)의 발언을 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나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없는 국가를 원한다!”란 주제로, 참석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17년 차, 이민주입니다. 저는 지금 경기도 이천에 살고 있습니다. 


최순실 박근혜 사건이 터졌을 때 제가 가장 경계했던 것은 “이래서 여자를 대통령으로 뽑으면 안 돼”라는 말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앞으로 한 오십 년은 여성 대통령이 뽑히기 어렵겠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물론 박근혜에게 성평등한 국가정책을 기대한 것이 없었음에도 말입니다. 


사실 우리가 주장하는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평등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여성이 일반적으로 더 많은 차별에 부딪히는 성별이고, 그러니 상대적으로 더 많이 차별받는 그룹을 위해 목소리를 내서 평등해지자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기울어진 시소를 공평하게 수평으로 맞춰줄 수 있는 정치인을 지지할 것입니다. 오늘 나눠주신 피켓에 쓰인 문구 중, ‘성평등 없이 민주주의도 없다’, 바로 이게 핵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원합니다. 

여성이 차별 없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그런 정책을 만드는 나라를 원합니다.

“어디 감히 여자가 밤늦게 돌아다니냐”는 말로 2차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폭력으로부터 안전할 권리가 보장되는 국가를 원합니다.  

여성을 단지 ‘아이를 낳는 자궁’으로 간주하지 않는 국가를 원합니다. 

이런 정책을 허울뿐인 공약만이 아닌 반드시 실천하는 대선 후보가 올해 꼭 나오기를 바랍니다. 


스스로 지천명의 나이가 되었노라 자랑하는 안양여성의전화 활동가 김인순입니다.


저에게도 역사가 있습니다.

다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요.

그리고 저에게는 미래가 있습니다. 

그 미래는 차별 없는 성평등한 사회입니다.


시골 어느 농가에 9남매 중 여섯째인 저는 10대엔 방문을 들어설 때도 앞문 대신 부엌문을 통해야 했고, 밥을 먹을 때면 따뜻한 아랫목에서 사각상에 먹는 아들과 달리 둥그런 양은 쟁반에 부엌 입구에서 허기를 채워야 했습니다.

20대에는 직장에서 임금차별을 심하게 겪으면서도 대응할 수 없었던 저 자신을 비관하며 살았고, 30대에 일과 가사를 양립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것이 불평등하다고 외치는 제 목소리는 메아리에 그쳤습니다. 딸, 아내, 엄마, 며느리에서 ‘나’는 없었습니다.

40대가 되어서, 저는 이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여자’가 아닌 ‘인간’ 김인순으로 우뚝 서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안양여성의전화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지금, 90세를 바라보는 저의 노모는 매일 저에게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때는 내가 왜 몰랐을까?’, ‘그때는 왜 아들이 전부라고 생각했을까?’, ‘그때는 왜 딸은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했을까?’, ‘동태 가운데 토막이 먹고 싶다는 너에게 왜 먹는 것마저 차별을 했을까?’


우리 모두는 압니다. 

결코 저의 늙으신 엄마만의 일이 아니요,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래서 지금 나 하나의 차별이 아닌, 제도적인 문제에 하나씩 다가가고자 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 혐오, 여성들의 목소리를 침묵 시키는 제도에 맞서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외칩니다.


하나, 성별이 권력이 되지 않는 나라.

하나, 학력이 권력이 되지 않는 나라.

하나, 여성 곧 아내, 어머니이고 여성의 몸이 자궁, 섹스 도구, 장식품처럼 간주하지 않는 나라이자, 아이를 낳는 것에 남성과 국가의 개입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는 나라

하나, 직장 내 성별로 인한 고용, 임금 차별이 없는 나라.

하나, 문화, 사회, 언론, 교육 등에서 여성이 ‘수식어’가 되지 않는 나라.


지금 저는 성평등 실현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는 나라를 간절히 바라며, 이를 위해 저의 행진, 우리의 행진이 멈추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이후 참가자들은 모두 함께 ‘나는 성평등한 국가를 원한다’ 선언문을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선언문에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는 시도에 맞서 싸우며, 여성폭력과 살해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국가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의지가 담겼습니다, 


“가자! 성평등 세상으로!”

힘 있게 외치며 2017년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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