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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후기] 신입회원과 함께하는 '2022 지방선거 톺아보기 회원 모임'

by kwhotline 2022. 6. 23.

2022년 6월 7일 저녁 7시, 신입회원과 함께하는 '2022 지방선거 톺아보기 회원 모임'이 온라인 줌(ZOOM)으로 열렸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들은 오랜만에 신입회원분들을 만나 뵈어서 설레는 마음이 가득했는데요, 6월의 시작을 알렸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속속들이 파헤쳐보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더욱 뜻깊었답니다. 참여하신 회원분들도 한국여성의전화를 더 알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지역 정책을 톺아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궁금하신 분도 계실 텐데요,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여성 정치인 출마 및 당선 비율
전국 시∙도와 구∙시∙군의 여성 정치인 출마 및 당선 비율은 20%조차 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여성 광역단체장 당선 비율은 0%라는 개탄스러운 결과를 보였습니다.
 
2. 지역별 당선인 및 여성 정책
많은 경우 여성을 주체적인 인간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보호의 대상 또는 임신, 출산, 돌봄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도구적인 존재로 대하고 있었습니다. 한숨과 헛웃음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앞으로 갈 길이 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3. 내가 바라는 여성 정책
그럼에도 희망이 있다면, 각자가 바라고 꿈꾸는 성평등한 사회의 모습이 있고 이를 위해 함께할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내가 안전하기 위해, 일하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정책들을 하나둘씩 말해보며 앞으로 해나갈 여성인권운동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모임에 참여하셨던 '스피오' 회원님께서 조금 더 자세한 후기를 작성해주셨는데요, 함께 살펴보며 생생한 분위기를 느껴볼까요?

 


작성: 스피오(한국여성의전화 회원)

대선 이후 여성가족부 폐지가 논의되고, 여성 정책과 여성 정치인의 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며 지방선거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성 정치인 자체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에 정당이나 지역색보다는 성별을 먼저 보고 그다음 정책을 확인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여성 정치인의 등판이 체감상 더 낮았다고 느꼈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로 인해 아직도 정치는 남자들의 필드라는 인식이 강했고 이 문제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이러한 현실 상황에서 한국여성의전화의 존재와 2022 지방선거 톺아보기 회원 모임은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어려움을 함께 토로할 수 있는 동지들의 모임이자 단비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참여했고 혹시나 저의 정치적 성향이나 주장이 다른 선생님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여성 인권과 이를 위한 마음을 일 순위로 생각하셨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다음 선거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을 역임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다음과 같이 발언한 바 있습니다.

 

이상적인 여성 대법관 수가 몇 명이냐는 질문에 '9명 중 9명'이라고 대답하면 사람들이 놀란다.
하지만 1981년까지 9명 전원이 남자뿐이었을 때는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저는 더 이상 남성들의 눈치를 보며 '페미니즘은 양성평등 운동과 같다. 절대 남자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하기 지쳤습니다. 페미니즘은 그 자체로 여성들의 절규이며 생존권 투쟁임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큰 상징이었던 심상정 전 대선후보가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율을 얻은 뒤로 페미니즘 성향을 걷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정의당, 개혁과 혁신을 위해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했으나 선거 실패의 책임을 묻는 등 개혁의 걸림돌이 되는 행동을 보인 더불어민주당, 여성혐오를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본인의 성비위는 어물쩍 넘어가는 이준석 당 대표가 아직도 당당히 자리매김 중인 국민의힘. 이 세 개의 정당을 보면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생각에 아직 우리의 갈 길이 너무 멀구나 싶습니다.

하지만 제 앞에 계셨던 선배님들 덕분에 우리의 자리가 이만큼이라도 존재하는 것처럼, 저도 버티고 또 버텨서 뒤따라오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맘 놓고 발 뻗을 수 있는 자유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저는 오늘도 한국여성의전화를, 그리고 모든 여성 단체를 응원하고 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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