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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후기] 쉼터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가정폭력피해자쉼터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

by kwhotline 2022. 6. 22.

권인숙 의원이 인사를 통해 토론회의 시작을 알렸고, 좌장을 맡은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의 진행으로 발제와 토론, 질의응답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발표는 신상희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쉼터 오래뜰 시설장이 맡았습니다. 사전에 진행된 여성주의 쉼터 모델 개발을 위한 4차례의 TF 회의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쉼터의 의미와 역할을 짚고, 해외 사례를 들어 쉼터가 나아갈 방향과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가정폭력 피해 유형이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피해자 욕구에 맞는 다양한 쉼터 모델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쉼터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과 예산 확대가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김인숙 광주여성의전화 부설 쉼터 바램 시설장은 현장에서 피해자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어려움과 정부 지원의 한계 및 맹점을 짚고 대안을 논의했습니다. 그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건이 열악한 현장에서 마주하는 여러 가지 실질적인 어려움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위해 피해자 지원예산을 양성평등기금에서 일반예산으로 편성해야 한다는 점을 제언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 토론자들은 앞선 발제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하면서 이를 다양한 관점으로 확장해나갔습니다. 전국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의 백옥선 대표는 지역에 있는 쉼터가 놓인 각기 다른 환경과 운영방침을 이야기하면서 해당 쉼터가 놓인 고유의 특성을 고려한 변화 방향을 제안했습니다. 이어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쉼터 열림터 조은희 시설장은 성폭력 피해자 쉼터의 특성과 현안을 공유했고, 여성지원시설전국협의회 조정혜 대표는 성매매(성착취) 피해자 보호시설의 현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같은 가정폭력이라 하더라도 피해자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그 양상과 지원 형태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이 점을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허오영숙 대표가 적절히 지적했습니다. 이주여성쉼터가 직면한 고유의 문제와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이주여성의 존재와 이들이 놓인 특수한 여건을 간과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여성가족부 권익보호과 김경희 과장은 정부의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 정책 방향과 관련하여 향후 과제를 해결해 나갈 의지를 다졌고, 경찰청 여성·청소년 범죄수사과 김수진 계장은 경찰의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체계와 쉼터에 대한 현장 경찰관으로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효정 부연구위원은 주요 국제기구들이 제시하는 가정폭력피해자 지원체계 및 대응 방향과 우리나라 가정폭력피해자 지원 서비스 실적을 비교 및 분석하면서 향후 쉼터가 지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와 관련된 정책 과제를 제안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여성폭력 쉼터가 공통으로 지닌 문제점과 차이점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토론회는 가정폭력피해자 쉼터의 지역 간 차이와 함께 여성 폭력 피해자 쉼터라는 공통점 내에서 성폭력 피해자 쉼터, 성매매 피해자 쉼터, 이주여성쉼터와 같은 시설이 놓인 고유의 맥락과 특성을 한 데 아울러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각각의 시설이 어떻게 서로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그럼에도 공유하고 있는 고민 지점은 어디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여성폭력 근절이라는 목표를 위해 연대를 다져갈 필요성을 환기했습니다.

피해자의 안전과 자유가 함께 할 수 있는 쉼터는 과연 어떤 모습이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질문을 품으면서, 한국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 범죄 대응과 피해자의 권리 확대 및 치유 회복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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