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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만남과 연대의 날' 후기

by kwhotline 2021. 10. 21.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만남과 연대의 날 후기

 

2021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교육생 김수진

 

 

2021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은 91일부터 진행 중이며, 112일 수료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교육에서는 다양한 연대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한국여성의전화에 직접 방문하는 소규모 오프라인 연대활동 만남과 연대의 날을 준비하였는데요. 만남과 연대의 날은 한국여성의전화 활동소개,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감상, 사무실 투어, 소감 나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아래 후기는 1014일 진행된 만남과 연대의 날에 참여한 김수진 교육생이 작성해주셨습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수강하는 것이 아쉬운 마음에 오프라인 연대 활동이 생기자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한국여성의전화에 가보게 되었다. 넓은 공간에서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영화를 시청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는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와 주변인들의 시선을 다룬 작품으로, 다른 작품과 달리 피해자를 등장시키지 않고 성폭력 사건을 둘러싼 여러 쟁점을 고민하게 해주었다.

 

 

감상하면서 가장 현실적이어서 분노했던 부분은 바로 첫 시작 장면이었다. 가해자들이 사건에 대해 범죄라는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로 본인들끼리 웃으며 농담을 하고 웃어넘기는 장면이 전 세계, 우리나라, 혹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행해지고 있을법한 묘사였다. 항상 이런 범죄, 특히 성범죄와 관련된 영화, 다큐멘터리에서는 피해자의 모습이 부각되며 자극적으로 연출하고, 기사에서는 사망한 피해자의 신상은 공개가 되지만, 가해자의 신상은 철저히 보호된다. 인권에 기반한 개인정보 보호라는 것은 이성적으로 알고 있지만, 관련된 영상들을 보다 보면 착잡해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작품은 이런 부분에 대한 불편한 점을 못 느꼈다는 걸 영화가 다 끝나고 나서 알게 되었다. 피해자의 이름이나 얼굴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가해자들에게 철저하게 초점이 맞춰진 채로 진행되는 방식이 사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하였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의견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의견에 서로 공감하며 이야기를 재밌게 나누고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이 따뜻했다. 교육을 듣다가 이런 연대 활동이나 수업시간 중간에 다른 분들의 생각과 의견을 듣게 되면, 각자의 삶이 녹아들어 있는 말씀들을 듣게 될 때마다 한 사람의 인생이 다가오는 것 같아 마음이 뭉클해진다. 수업을 듣게 된 계기, 범죄를 다루는 현실에 대한 생각, 연대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들을 때마다 설레면서 집중하게 된다.

이것이 오프라인 연대 활동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교육의 끝자락에서 참여하게 된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만남과 연대의 날 활동은 의미 있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사실 수업을 수강하는 자체는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온라인 수업이 편리하지만, 오프라인 연대 활동을 참여하면서 수업도 오프라인으로 듣고 더 많은 연대 활동을 오프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마지막으로 연대 활동의 후기를 마치며 가해자들이 실형을 받게 되는 이 영화처럼, 범죄 사건의 피해자들이 자극적으로 부각하지 않는 이 연출처럼, 언젠가는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행해지는 세상이 되기를 오늘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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