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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매주 화요일 광화문에서 여성폭력 근절 1인 시위 열려

by kwhotline 2012. 6. 7.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한국여성의전화, 12월까지 매주 화요일 광화문광장 여성폭력근절 1인 시위 예정

 

 

▲ 배경애 한국여성의전화 회원이 폭력에 희생된 여성들을 추모하는 헌화 공연을 하고 있다.

 

 

한 여자가 춤을 춘다. 온몸을 휘감은 붉고 흰 천은 붕대에 묻은 핏자국이다. 일그러진 표정과 비틀거리는 몸짓은 여성폭력 피해자의 고통과 혼란이다. 여자는 한참동안 휘청거리다 문득 멈춰 서서 붉은 천으로 꽃을 접는다. 여자의 춤은 배우자와 애인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들을 기억하는 피의 헌화(獻花) 의식이다. 한국여성의전화와 공연예술치료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경애씨는 폭력에 희생된 그녀들이 사라져가면서 남겨진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었을까 생각했다억울하고 쓸쓸하게 가버린 이들, 그리고 살아있지만 죽어있는 이들을 편안하게 함께 품고 싶었다고 자신의 춤을 설명했다.

 

▲ 여성폭력피해자 추모 및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동행동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기자회견 모습

 

 

한국여성의전화는 5일 오후 12시 광화문 원표공원에서 <여성폭력피해자 추모 및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여성폭력공동행동)>을 발족하고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가장 친밀하다고 여겨지는 관계 내에서 일상적으로 폭력에 노출되는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 날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 12시에서 1시에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억의 화요일 1인 시위를 진행하게 된다.

 

한국여성의전화에 의하면 최근 3년간(2009~2011) 폭력 피해로 인해 사망한 여성들은 최소 209명이다. 올해에도 64일 현재 최소 48명의 여성들이 배우자나 애인에 의해 살해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 여성폭력추방공동행동은 여성폭력 근절을 위해 10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여성폭력공동행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요구사항으로 가정폭력범죄처벌법 목적 조항 개정 / 여성살해 범죄 공식통계 마련 / 여성폭력 예방교육 공교육 실시 / 성폭력 친고죄 폐지 / 가정폭력가해자 상담조건부기소유예 폐지 / 가정폭력범죄자 체포우선제도 도입 / 스토킹방지법 제정 / 성폭력 피해자 무고죄 예외조항 마련 / 국회윤리법 개정해 여성폭력 정치인 퇴출 / 가정폭력방지법 전면 개정을 발표했다.

 

특히 현행 가정폭력범죄처벌법의 목적 조항은 가정폭력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 보호를 우선으로 하지 않고 가정보호를 우선하고 있어 피해자를 폭력(가정)에 방치하고 보호하지 않아 가장 시급한 규정으로 꼽혔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참가자는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로부터의 격리만 제대로 해도 사망하는 여성들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 정춘숙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정춘숙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정부가 여성폭력으로 인해 사망한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적 통계를 내지 않아 한국여성의전화가 일일이 언론보도 자료를 손으로 세고 있다며 여성 살해 범죄에 대한 공식통계 마련을 촉구하며 사회가 심각한 폭력으로 인해 죽어간 여성들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함을 지적했다.

 

정유리 수원여성의전화 사무국장은 수원 오원춘 사건(201241일 퇴근길에 납치된 곽모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였으나 경찰의 늦장 대응으로 한국계 중국인 남성에게 살해되고 시신이 토막 난 사건을 말한다)을 언급하며 사건 직후에만 떠들썩했을 뿐 실질적으로 변화한 것은 전혀 없다. 경찰과 수원시, 나아가 대한민국은 근시안적 대책이 약자에 대한 폭력을 결코 근절할 수 없음을 알아야한다고 분노했다.

 

▲ 여성들의 일상의 고통을 표현하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 44기 가정폭력전문상담원

 

한편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국여성의전화 44기 가정폭력전문상담원들은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응원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맞을 때가 됐구나” “여자가 감히!”와 같은 폭력적인 언어가 담긴 플랜카드를 목에 걸고 괴로워하는 여성이 폭력은 당신의 책임이 아닙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를 외치는 이웃의 메시지에 힘을 받아, 스스로 자신을 목에 걸린 폭력을 벗어던지는 퍼포먼스였다. 홀가분한 피해자와 이웃이 모두 함께 지금처럼 당당하게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공연이 끝났다.

 

여성폭력 피해자와 생존자를 후원하는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65일 첫 번째 외침을 시작으로 1225일까지 매주 화요일 총 30회 진행되며 1인 시위는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참여문의: 한국여성의전화 02-3156-5415/ hotline@hotline.or.kr)

 

<기억의 화요일> 나의 실천지침

 

1. ‘부부싸움도 신고합니다.

2. ‘사랑싸움같아 보여도 신고합니다.

3. 가정폭력이 범죄임을 꼭 기억합니다.

4. 휴대폰에 여성긴급전화 1366, 도움받을 수 있는 기관 연락처를 저장합니다.

5. 도움을 요청해올 때, 외면하지 않습니다.

6. 피해자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7. 가정폭력 예방 공익광고를 널리 퍼뜨립니다.

8. 온라인 분향소를 다녀갑니다. www.memorialtuesday.tistory.com

9. 매주 화요일 12-1시에 기억의 화요일에 동참합니다.

10. 여성폭력 피해자를 후원합니다.

 

 

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기자단 김나영

nayoungkim199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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