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사건'이 불편하지 않은 당신에게
4대 강력범죄뿐만 아니라 상해, 추행 사건 등에 대해서도 언론이 가해자보다 피해자를 부각하는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닙니다.
2008년에 발생한 조두순 사건에도 처음에는 가해자 조두순의 이름이 아닌 피해 아동의 이름이 사건을 명명하는데 쓰였습니다. 하지만 피해 아동의 인권과 신상을 보호하기 위해 조두순 사건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당시 언론계에서는 자극적인 보도를 반성하고 자제하자는 각성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언론계의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는 보도 행태는 최근 들어 더 심해졌습니다. 작년,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관객 숙소에서 일어난 몰래 카메라 사건에서는 언론에 의해 피해자의 신상이 공개되기까지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자 개인의 문제만으로 볼 수 없습니다. 위 사건만 해도 하나가 아닌 다수의 매체가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를 자극적으로 대상화하는 언론 보도에서 공통적인 것은 피해자가 모두 여성이라는 것입니다. 시신이 가방 속에서 발견되었다며 ‘가방녀’라고 하는 <SBS 와이드 뉴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던 중 의사에게 성폭행 당한 여성을 '대장내시경녀'라고 하는 해럴드 경제 등. 언론의 여성 비하는 너무나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언론의 빈번한 피해 여성 비하는 자극적인 타이틀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려는알량함과 성평등 의식의 결여가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언론의 피해 여성 비하 보도가 이를 접하는 대중들이 피해 여성 비하 언행을 하는데 면죄부를 준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언론은 선정적인 보도로 시선을 끄는데 급급하기보단 피해자의 인권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성범죄 보도의 경우 여성가족부와 기자협회가 제작·배포한 '성폭력 범죄 사건보도 가이드라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보도로 인한 2차 피해가 양산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기자들 스스로가 주의해야 하며 여성비하적 보도를 규제할 강제성이 있는 수단이 필요합니다.
- "Cat mom", 도심에 사는 야생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여성을 이르는 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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