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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이슈/칼럼

노처녀냐, 골드미스냐, 그것이 문제로다 !

by kwhotline 2011. 9. 5.

- ‘비혼을 아시나요?

비혼 (오픈사전) : 미혼이라는 어휘가 '혼인은 원래 해야 하는 것이나 아직 하지 않은 것'의 의미를 일컫는 경향이 크다고 하여 '혼인 상태가 아님'이라는 보다 주체적인 의미로 여성학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어휘이다
.

 


비혼? 미혼을 잘 못 쓴 거 아냐?”

접두사 ()’가 붙는 모든 것들에는 완성되어야 했으나 완성되지 못한 의미가 담겨있다. ‘미성숙’‘미취학’ ‘미봉책’ ‘미완성같은 단어들 처럼 말이다. 기혼의 대척어로, 아직 결혼하지 않은 여성에게 붙는 수식어인 미혼도 따지고 보면 결완성품이 되지 못한 상태에 대한 시선이 담겨 있는 것 이다. 그래서 비혼운동을 처음 시작한 언니네네트워크*는 비혼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고 했다. 결혼을 하지 못 한이 아니라 않은을 나타내는 아닐 비()’를 붙임으로서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져 온 사실에 물음표를 던진 것이다. 그렇지만, 노트북 화면을 본 친구가 말했다. “비혼? 미혼을 잘 못 쓴 거 아냐?”

 

노처녀의 사면권, 골드미스.

결혼은 하기 싫지만,노처녀는 되기 싫다는 친구 A의 꿈은 골드미스다. 미혼이나 비혼이나 마찬가지라면, 골드미스나 노처녀가 똑같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녀는 소설 하나를 권했다. 증오의 기원에서, 딱히 하는 일 없이 혼자 사는 여자 A의 아파트에 난입한  반상회 사람들은 여자를 밀치며 말한다. "이 집 아저씨 있어요?" 여자는 문을 가로막고 당당하게 말한다. ‘. 있어요.’ 그러자 사람들은 소곤거리며 "그럼 밖에서 이야기하자"고 현관에서 한 걸음 물러선다. 친구는 말했다. “노처녀로 산다는 건 그런거야. 그렇지만, 골드미스는 달라. 돈을 벌었으니까 결혼을 못한 것을 용서받거든.”

 

병원에 가려면, 먼저 결혼부터 하고 오세요.

노처녀와 골드미스를 선택해야 하는 사회적 통념외에도,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넘어야 할 산은 그야말로 산적해 있다. 2011 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된 두개의 선(2010,지민)은 비혼가정이 부닥치는 현실을 담은 영화다결혼을 하지 않는 것을 택한 지민과 상수 커플은,결국 동거 후 6년차에 혼인 신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아픈 아이를 데리고 간 병원에서 그들이 맞닥뜨린, 보호자 서명란 때문이었다. 그처럼 혼인신고서나 가족관계증명서로 묶이지 않은 공동체의 유대는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예컨대, 동성커플의 경우 법적 보호자의 신분이 아니므로 사망 직전의 곁을 지킬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사실혼 관계로 일궈온 재산에 대한 소유권도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너 결혼은 대체 언제하려고 그래?’에서 사랑하는 사람은 있니’?.

비혼운동은 이처럼  너무 상적이어서 물음표를 꺼내 들 생각조차 하지 못한 당함들에 손을 번쩍 들고 질문한다. 그렇지만 비혼운동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결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결혼할 권리와 마찬가지로 결혼하지 않아도 될 권리를, 더 나아가 순수하게 애정으로 이뤄진 모든 관계에 대한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명절때마다 '너 결혼 언제하니?'에 움츠러드는 그네들에게 노처녀라는 주홍글씨를 떼어주는 것은 물론, 다양한 애정공동체에게도 동등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낯선 단어인 이방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인 것이다.  

 

* 비혼운동을 시작하고 전개중인 여성공동체 언니네트워크는 이러한 내용을 비혼공동체실험,비혼PT나이트,비혼을 주제로 한 워크샵 등으로 풀어가고 있다.

 

< 참 고 >

- 이청해 <홍진에 묻힌 분네> (2011 올해의 문제소설)
-
두 개의 선 지민 2010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11,옥랑문화상 수상)
-
 언니네 네트워크 비혼PT나이트 홈페이지 (http://b-generation.net/)

  -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고갱이 원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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