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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후기] '퀴어'하게 함께 살아가는 우리,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7월 여성주의스터디모임

by kwhotline 2022. 8. 2.

 

무더운 여름을 넘어가고 있는 7월, 

많은 구성원들이 읽고 싶어했던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를 함께 읽고 유쾌한 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뭘 하든 좋은 방법은 없으니까요 마음대로 사시면 돼요."

-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中 -

 

이반지하 님의 호쾌한 응원과 함께 진행된 7월 여성주의스터디모임!

회원님의 후기와 함께 살펴보시죠!

 

조혜원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깔깔 소리 내 웃으며 책을 읽은 지가 얼마나 오랜지.

아니, 나는 말로 다른 사람을 웃기기도 쉽지 않던데 이반지하 이 사람은 어떻게 글로도 사람을 이렇게 잘 웃기는 거지? 정말 부럽다. 그리고 너무 좋다. 읽는 사람에게 재미를 주는 글은 그 자체로도 이미 너무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반지하의 글은 웃기기만 한 게 아니다. 안에 살벌한 뭔가가 담겨있다. 이반지하가 살면서 느낀 삶에 대한 살벌한 통찰 같은 게 그 안에 있다. ‘삶에 대한 통찰이라고까지 하면 너무 거창한가 싶지만 나는 그렇게밖에 표현을 못 하겠다!

 

책의 제목이 이웃집 퀴어이반지하이기는 하지만 사실 책에는 퀴어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이반지하 뿐만 아니라 예술가, 여성, 노동자, 자식, 유머리스트 등 다양한 정체성을 입은 이반지하가 등장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나는 이반지하를 존경하는 동생이 되었다가, 부당한 노동 환경에 함께 분노하는 동료가 되었다가, 응원하는 팬이 되기도 하고, 어쩔 땐 어린 이반지하를 위로해주고 싶은 언니가 되기도 했다.

 

아마 독서 모임을 함께 했던 모임 친구들도 그렇게 책을 읽었던 것 같았다. 누군가가 이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라고 하면 나머지도 저도요, 저도 거기에 밑줄 그었어요하며 맞장구를 쳤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책이 책인 만큼 독서 모임을 하며 자신의 정체성, 그러니까 여성이든 퀴어든 노동자이든 개개인이 교차해 지닌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는데 안전하고 존중받는 공간에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하도 다양하고 재밌는 말들이 넘쳐서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사실 그런 주제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름 책을 읽고 쓰는 글이니까 내가 느꼈던 책의 주제를 이야기해보자면 사실 이 세상 사람들 다 어느 한 부분은 퀴어해. 그러니까 너도 나도 자신만의 퀴어한 길을 걸어가자!’인 것 같다.(나만의 생각임/독서 모임 친구들의 의견 아님)

 

그럼 도대체 퀴어한다는건 뭘까? 어떤 개념에 대해 알고 싶을 때 수만 편의 통계 자료와 논문을 읽는 것보다, 때로는 한 사람의 말에 자세히 귀 기울이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바로 이런 경우이다!

 

이반지하는 퀴어한다.’ 언젠가 명사로 정의하는 순간 그 뜻에 갇혀버리고 만다같은 뉘앙스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퀴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일 것인데 이반지하는 퀴어라는 말을 명사에 가두지 않고 동사로 그 뜻을 멀리멀리 확장하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퀴어하다는 말을 알고 싶어서 책을 읽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이미 이반지하는 퀴어하면서 저 멀리 나아가고 있다. 울긋불긋한 색으로 칠해진 멀리멀리 뻗은 길. 이 책의 표지는 이반지하가 퀴어하면서 걸어가고 있는 길 같다.

 

끊임없이 자신만의 다르고 불완전한 길을 가는 것. 서로의 퀴어한 점에 대해 가닿으려 노력하고 결국 100% 이해할 순 없지만, 그 노력을 멈추지는 않는 것. 퀴어한 우리가 함께 살아갈 수 있게 서로 웃음을 주는 것. 언젠가 나도 이반지하처럼 울긋불긋한 길을 걸어가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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