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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쉼터, 그런 말조차 없던 시절'

by kwhotline 2017. 11. 1.


'쉼터, 그런 말조차 없던 시절'


쉼터 30주년 기념 다음 스토리펀딩 연재

 


유진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쉼터 30주년을 맞아 한국여성의전화에서는 쉼터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다음 스토리펀딩을 진행하였습니다. 80년대 여성의전화 초창기 소식지인 베틀 1’의 쉼터 내담자 수기부터 쉼터 30주년 기념으로 발간된 가정폭력생존자 8인의 수기집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출판기념회 후기, 한국 최초의 쉼터를 만들었던 이문자 전 여성주의상담실천연구소 소장과 한우섭 전 한국여성의전화연합 공동대표의 인터뷰, 나와 주변인의 가정폭력에 대처하는 매뉴얼 등 한국여성의전화의 쉼터와 가정폭력근절 활동에 대한 이야기들을 3개월간 총 12회에 걸쳐 연재하였습니다.



 

그때는 워낙 긴박한 상황에서 집을 나온 터여서 시설이 좋고 나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그냥 쉴 곳이 있다는 자체가 고마웠어요.” 873월 국내에서 최초로 문을 연 여성들의 쉼터’. 그 첫해에 그곳을 거쳐 간 A씨가 처음 만나 들려준 말이다. 적은 예산으로 시작된 쉼터는 충분치 못한 시설로 운영의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내담자들에겐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음을 A 씨의 한마디가 확신시켜 주었다.


 - 스토리펀딩 1, ‘최초의 여성 쉼터 거쳐 간 A 씨 이야기

 

그녀는 다시 뻔한 파멸로 돌아가지 않도록, 더 장기적인 교육과 구체적인 취업 경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녀가 있는 경우엔 더 길게 머무를 수 있는 쉼터도 필요하고, 퇴소한 뒤에도 쉼터와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함을 느꼈다고 했다.


 - 스토리펀딩 4, ‘이곳은 우리의 최후의 피신처이다

 

가정폭력 피해 아내들은 잘못한 사람은 남편인데 왜 내가 집을 나와서 숨어 지내야 하느냐며 억울함을 표현하곤 한다. 자신의 집에서 당당하게 지내는 가해자와 모든 것을 두고 떠날 수밖에 없는 피해자. 과연 가정을 떠나야 하는 이는 누구일까.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고 피해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그 안에서 진정한 치유와 자립의 공간으로서의 쉼터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 스토리펀딩 7, ‘폭력을 당하고도 갈 곳이 없었다고요?’





 이번 스토리펀딩은 가정폭력피해 여성들이 폭력의 후유증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의 어려움을 알림과 동시에 우리 사회에 가정폭력은 범죄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여성폭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 자체였던 쉼터의 사회적 의미도 함께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한우섭: 70년대 말, 80년대 초에 여성의전화가 했던 여성운동은 지식인 출신의 관념적, 이념 중심적인 것을 탈피하여 실질적인, 눈앞에 보이는 것에 집중했다는데 의미가 있었어요. 폭력 피해 당사자에게는 당장 집을 나와 몸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고요. 맨몸으로 도망치듯 나와 돈이 없어 여관도 갈 수 없는 피해자들에게 이 실질적인 도움이라는 말은 단어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제도적 장치도 존재하지만, 그때는 국가에 요구하기 전에 여성들 스스로 해내야 했고 그런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문자: 쉼터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가정폭력은 범죄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에요. 아내폭력이 몇백 년간 있을 수 있는 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이를 범죄행위라고 정의한 일 자체가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 단순한 진실을 알려내기 위해 쉼터를 만들고 여성폭력에서 생존한 여성들의 증언을 모아 냈어요. 특히 가정폭력으로 죽음의 문턱 앞에 선 아내가 남편을 사망하게 한 사건들을 알려내고자 많이 노력했어요. 여성의전화는 이런 사건을 정당방위 사건으로 명명하고 크게 이슈화했지만 안타깝게도 정당방위로 인정받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이런 노력이 가정폭력방지법이 필요하다는 근거가 되었지요.


 - 스토리펀딩 8, ‘여성의 힘으로 만든 여성들의 공간, 쉼터




 

 스토리펀딩의 독자들에게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의 심각성과 그에 대한 편견들이 이러한 가정폭력을 더욱 부추길 수 있음을 알려내고자 했습니다. 12편의 다양한 이야기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사실 단 하나, ‘폭력의 근절을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폭력에 민감한 사회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사회에서 평등한 관계를 맺는 법을 교육한다면, 인간은 폭력을 휘두르지 않게 되지 않을까요. 관계를 맺을 때 상대를 어떻게 존중할 것인지, 또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행해져야 합니다. 사회적인 맥락에서 권력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지금의 한국 사회에는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폭력에 예민한 사회가 필요합니다.


 - 스토리펀딩 11, ‘나는 가정폭력피해 성인 자녀입니다




 

 가정폭력피해 여성들이 자신의 가정폭력 경험을 절대 사소하게 넘기지 않고 세상 밖으로 나와 폭력의 굴레를 끊고 더는 피해자가 아닌 평범한 한 사람으로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달려온 한국여성의전화 쉼터의 30. 그 진심이 스토리펀딩의 12편의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기를 바랍니다.




 

가정폭력은 범죄입니다. 가해자는 처벌받고 피해자는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가정폭력은 한 사람이 참고, 인내하고, 희생한다고 해결할 수 없습니다. 지금 나와 주변의 가정에서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의심하지 말고 당신의 생각을 믿으세요. 가정폭력 피해자 및 가족 구성원들을 가정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자립을 돕는 다양한 사회적 지원들이 있습니다. 그 중 쉼터는 용기를 내 세상 밖으로 나온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폭력 관계에서 벗어나 폭력 피해 후유증을 치유하고 자립을 준비할 기반을 마련하는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피해 여성들이 쉼터와 함께 가정폭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당당하고 멋진 삶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스토리펀딩 10, ‘이웃이 가족에게 폭력을 당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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