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FC서울의 홈 경기 관중석에 등장한 ‘리얼돌’. 이날 관중석에 배치된 마네킹 30개 중 28개는 여성형이었으며, 특정 신체 부위가 강조된 모습이었다.
FC서울은 ‘성인용품이 아니라는 확인 과정을 거쳤다’며 ‘성인제품과 관련이 있는 업체명 등이 노출되었다’는 점이 문제였으며, 이를 파악하지 못한 점이 불찰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 시대를 ‘조금이라도 재미있는 요소를 만들어’ 극복하자는 의도였다고도 했다.
마네킹을 제공한 업체에서는 ‘처음 제안할 때부터 ‘리얼돌’ 쪽으로 논란이 되면 어떻게 하냐고 (구단과 함께) 걱정했었는데, 로고랑 이름이 노출되면서 일파만파 커졌다’고 설명했다.
업체명, 마네킹의 모델이 된 BJ의 이름이 적힌 응원 도구가 버젓이 노출되었음에도 ‘리얼돌이 아니’라고만 해명한 FC서울과 해당 업체. 문제점이 무엇인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상식 밖의 해명이다.
관중석의 마네킹 대부분을 여성으로, 심지어 ‘리얼돌’을 세워둔 FC서울은 여성 팬들을 도대체 어떤 존재로 생각하는 것인가? 여성에 대한 멸시와 모욕을 ‘재미있는 요소’로 만들고자 했다는 변명을 도대체 언제까지 들어야만 하는가? 2019년, 국민청원으로 ‘리얼돌’ 수입 허용에 반대한 26만 명의 목소리는 언제까지 무시되어야 하는가?
관중석에 ‘리얼돌’이 등장한 날은 5월 17일,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의 4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고인을 애도하며 이같은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여성이라서 당하는 차별과 폭력을 멈추어야 한다는 수많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기억해야 할 날이다.
FC서울을 비롯한 프로축구연맹, 운영사인 GS스포츠, 기타 책임 주체들은 본 사건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지고, 사회의 일원이자 동료 시민으로서의 ‘여성’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정립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200520
*관련 기사 : https://www.ytn.co.kr/_ln/0107_202005200313036029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9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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