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왜 여자는 자전거를 탈 수 없나요? - 사우디아라비아의 최초의 극장용 영화 <와즈다>

by kwhotline 2014. 8. 11.

왜 여자는 자전거를 탈 수 없나요?

- 사우디아라비아의 최초의 극장용 영화 <와즈다>

 

 

 

자전거 하나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소녀가 있다. 영화의 상영과 제작이 모두 금지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최초의 영화 <와즈다>10살 소녀가 그 주인공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들이 자전거 타는 것을 금지한다. 여자가 자전거를 타면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슬람교 국가 중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이슬람 율법을 따른다. 여성들은 더운 날씨에도 외출할 때 히잡으로 얼굴을 모두 가려야 하며 큰 목소리로 얘기해서도 안 되고 이성과 대화하는 것도 금기시된다. 이런 모습을 영화 곳곳에서 그려내고 있다. 여성에게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전거를 얻으려는 와즈다의 끊임없는 노력은 자유를 찾으려는 한 소녀의 능동적인 모습으로 유쾌하게 표현됐다.

 

 

 

영화를 만들 수도, 볼 수도 없는 나라

 

지난 200812,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70년대 이후 30년 만에 제한적 이벤트처럼 코미디 영화를 상영했다. 그동안 영화 보기에 목말라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시민들은 영화관으로 몰려들었고 이에 종교지도자들은 역시 영화는 사회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 단언했다. 또한, 극장이 남녀가 어울려 연애하는 장소가 될 수 있어 율법에 어긋난다고 보았다. 이런 이벤트성 사업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종교와 경찰에 의해 영화 상영과 제작을 전면 금지되고 있다. 이렇듯 이슬람 국가 중에서도 극도로 보수적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12년 최초로 국내 자체 제작 영화가 탄생해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쏠렸다.

 

 

여성감독은 남자 배우를 만나면 안됩니다

 

 

 

 

<와즈다>를 만든 하이파 알 만수르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최초 여성감독이다. 공공장소에서 남자 스태프, 남자 배우들과 일하는 것이 불가능해 맨 뒤에서 따로 촬영을 지휘했다고 전한다. 모니터를 통해서만 배우들 모습을 보고 연기지도를 했다. 영화 제작에도 5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대부분 촬영허가를 받는데 소모했다고 한다.

 

 

10살 소녀가 세상에 던지는 질문, <와즈다>

 

 

힘들게 만들어졌지만, 와즈다의 유쾌한 반란을 그린 이 영화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자전거와 전동 사륜차를 즐기도록 법을 개정됐다. 얌전한 의상과 남성 보호자 동반에 한해서라는 조건이 붙기는 했지만, 영화가 큰 변화를 불러온 것이다. 무겁게 여길 수 있는 여성억압이라는 주제를 10살 소녀의 순수한 시선으로 표현한 <와즈다>, 영화의 색다른 재미는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이 영화는 사람들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타인의 시선 때문에 소중한 내 자유를 포기하고 있지 않은가?’하고 말이다. 세상을 바꾸는 영화의 힘을 보여주는 유기농채소같은 영화 <와즈다>813일까지 서울의 한 개 극장에서 상영한다.

 

-한국여성의전화 대학생 기자단 4기 남정희(db4185@hanmail.ne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