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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활동/후기·인터뷰

2021년 여성주의 경제 아카데미 <뜨거운 시선> 교육 후기

by kwhotline 2021. 9. 9.

2021년 여성주의 경제 아카데미 <뜨거운 시선>

영끌아니면 벼락거지’? - 불안한 나를 위한 대안을 찾아서 교육 후기


한국여성의전화는 매년 보다 깊이 있는 주제로 여성주의 집중 아카데미 '뜨거운 시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경제 아카데미로 돌아왔는데요. 2021년 8월 17일 화요일부터 4강으로 진행된 이번 교육에서는 경제 구조 속 성차별을 이해하고, 여성들의 경제적 권리 향상을 위한 대안을 탐구해보았습니다. , 친밀한 관계 및 노동 환경에서 겪을 수 있는 성차별·성폭력을 인지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는데요. 544명이 참여했던 2021 <뜨거운 시선>! 강의 수강자들의 생생한 후기를 통해 뜨거웠던 현장의 분위기를 소개합니다.

 

 

 

교육의 전체 후기를 소개합니다!

 

이번 <뜨거운 시선> 강의는 저에게 첫 여성학 강의였습니다. 페미니즘과 여성학에 관심이 많지만 사실 어디까지 어떻게 생각의 바운더리를 가져야 할지 기준이 서 있지 않았습니다.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경제 강의였지만 그 안에 내재되어있는 끝 없이 깊이 뿌리내린 남성 중심사회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왜 이런 사회가 되었는지 우리는 왜 이렇게밖에 될 수 없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답답한 물음표에 시원한 사이다를 건네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강의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성의전화 파이팅!

 


 

사실 경제 아카데미여서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하나? 싶었는데 여성이 처한 상황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는 강의였고, 그래서 좋았습니다. 특히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갔을 때 여성 고용률이 급격히 달라지는 부분은 여전히 큰 충격으로 남아있어요. 그 사실을 듣고 참담한 기분이 들었는데 채팅창에서 나누는 대화들을 보며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다는 것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여성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평안히 일할 수 있기를 바라며, 다음 강의도 기대하겠습니다!

 


올해 들었던 여성주의 강의 중 최고로 알찬 강의였어요! 그동안 경제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무언가 내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았고 듣고 나서는 '그래서?'라는 물음에 대답하지 못했어요. 〈뜨거운 시선〉은 경제적 주체로서의 여성을 말하고 있어요. 그래서 내 이야기처럼 들을 수 있었고 좁고 굴절된 시각에 빠지지 않으며 중심을 잘 잡는 법을 알게 되었어요. 강의자들의 '뜨거운 시선'을 매시간 느낄 수 있었고 그 결과 나도 세상을 향해 '뜨거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각 강의 별 후기는 어땠을까요?

[1강] 재테크, 자기 계발 열풍 속 중심 잡기 | 엄혜진(경희대학교 교수)

 

내가 기존에 배웠던 역사를 페미니즘에 관점에서 다시 살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특히 교수님이 해주신 말 중에 아직도 기억이 남는 것은 프랑스혁명은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라는 의제 위에서 출발했으나 그들이 말하는 ‘인간’이라는 범주에 여성과 흑인은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 백인 중산층 남자들이 여성과 흑인을 배제하는 방법으로 생리학적 차이를 이용했다는 것. 여성이 자궁이 달렸다는 이유로, 남에게 잘 공감해주는 여성을 자궁이 달려서, 화를 내거나 분노하는 여성에게 자궁이 달려서 저러는 거야, 라고 합리화하며 여성을 신체적인 차이로 타자화한다는 게 화가 났다. 그리고 더욱 화가 났던 건, 아직도 남자들의 사고방식이 18세기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정당하지 않은 대우를 받아서 분노하는 여성에게 ‘생리하냐?’라고 묻는 게 자궁이 달렸다고 인간 취급을 하지 않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신자유주의가 도래하고 자기 계발의 열풍이 부는 와중에 여성은 그 계발의 열풍 속에서도 비주류였던 것도 인상 깊었다. 자기 계발서가 흥행하고 시대가 바뀌면서 여성에게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자기 계발서도 휙휙 바뀌어나갔다는 게, 여성의 사회적 위치가 조금씩 바뀌면서 자기 계발서도 그 사회에 맞춰 반영하는 느낌이었다.

 


 

[2강] 불황과 성차별적 경제 구조 속 여성들의 분투기 | 김난주(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몇 달 전 친오빠와 채용 성차별에 대해 얘기하던 중 의견충돌이 있었습니다. 제조업, 건설업 등 소위 남초직장엔 유리천장이 특히 건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여성 입사자 비율이 더욱 늘어야 함에도 채용 성차별 때문에 여의치 않다고 주장하자, "여자라서 차별받는 것은 네 선입견"이라며 "애초에 여성이 적게 지원하기 때문에 적게 뽑히는 것"이라고 저를 나무랐고, 그 당시에 더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해 대화가 끝나버렸습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이러한 문제가 '채용단계별 성비공개제도'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또 최근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백래시의 원인이, 남성들이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AA)'를 '차별의 예외'가 아닌 '역차별'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불황과 성차별 경제 구조 속 여성들의 분투기>는 내 실생활에 크게 연관이 있었는데, 최근 남자 친구랑 헤어지면서 여성이 겪는 임금 차별 및 불리한 체계에 대해 논쟁을 하는데 도저히 내 힘으로 설명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그래서 이에 대해 강사님께 질문을 드렸고 강사님이 명쾌하게 설명해 주셔서 의문이 풀렸다. 내가 표를 잘 분석하지 못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앞으로 경제에 대해 그리고 통계에 대해 더욱더 많이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강의였다. 이번 <뜨거운 시선> - 영끌 아니면 벼락 거지? 불안한 나를 위한 대안을 찾아서 라는 경제 아카데미 제목에 가장 걸맞은 강의였다고 생각한다.

 

 


[3강] 알면 힘이 되는 근로기준법과 직장 내 성폭력 대응 제도 탐구 | 최미진(공인노무사)

 

 

세 번째 강의는 나에게 의문을 던져 주었다. 전공이 경제라서 경제를 배울 기회는 많았는데 학부 수업 때 교수님께서 GDP에 대해 설명하실 때 집안일은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설명에 나는 의문을 갖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강의를 들으면서 진정으로 의문을 갖게 되었다. 왜 여성의 노동은 GDP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가? 그리고 여성이 많은 노동일수록 값을 후려쳐서 특히 서비스직 같은 감정 노동 종사자는 서비스에 맞는 페이를 받지 못한다는 것도 화가 났다. 여성과 남성이 동일한 공사판에서 일을 해도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적게 받는 것도 이 강의에서 처음 알았고, IMF 위기를 겪으면서 여성들은 비정규직으로 내몰렸다는 것을 보고 현재 코로나 시대에 많은 여성들 대다수가 비정규직으로 몰렸을 생각을 하니 내가 서있는 현실이 뼈저리게 느껴져서 화가 났다.

 


[4강] 가족, 데이트, 결혼 등 친밀한 관계 속 경제적 폭력 대처하기 |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서경남

 

 

이번 강연을 통해 구름같이 둥둥 떠다니던, 매우 자주 경험하고 또 이야기되어왔던, 그렇지만 이름 붙일 수 없었던 일들이 바로 경제적 폭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네 마음대로 할 거면 경제적 지원을 받지 말고 집을 나가라는 부모님의 말, 네가 장녀니까 빨리 취직해서 가족에 보탬이 되라는 친구 부모님의 말등등.. 물리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이런 것들도 폭력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폭력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런 문제 의식을 확장해 결혼, 이혼, 데이트, 가정폭력, 탈가정 청소년, 교육의 기회 등 다양한 이슈들과도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들었던 이 강연은 폭력이라는 개념을 좀 더 다면적이고 섬세하게 다루었다는 점, 그리고 불평등과 폭력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여성들과 약자들을 탓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실질적으로 살아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수업의 포맷도 일방적인 강연이 아니라 다양한 코멘트와 생각들, 건강한 토론이 이어지는 포맷이어서 더욱 안전하고 연결되어있는 공간임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가치의 문제를 고민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눈앞에 닥친 약자와 소수자의 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세상의 차별받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과 500파운드를 가지게 되는 세상을,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꿈꾸고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치며

늦은 시간에 3시간이나 진행된 강의에 열정으로 참여해주신 총 544명의 참여자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채팅으로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여러분과의 소통이 참 반갑고 기뻤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교육을 지속해달라는 호응이 뜨거웠는데요. 9월 16일과 30일에는 두 권의 도서를 읽으며 후속 스터디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준비할 다음 교육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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