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1 나와 아버지의 집 나와 아버지의 집 갱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아이를 임신하면서 내가 상상한 부모의 모습은 '친구'였다.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부드럽게 대화하고, 아이의 고집을 이해해주듯 때로 나의 고집도 장난스럽게 부려 보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었다. 아이가 두 돌을 맞이하는 지금, 여전히 같은 내용을 소망하지만, 이제는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길이라는 걸 알게 됐다. 아이의 뜻을 이해해주고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은 너무 피곤하고 괴롭다. 목욕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온갖 뇌물로 구슬리고 달래어 겨우 목욕시키고, 마트에서 종횡무진 다니는 아이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닌다. 내가 가고 싶은 길로 가려면 아이를 설득하거나 다른 눈속임 장치를 이용해야 한다. 민주적으로 아이를 대하는 일은 어렵다. 이 말을 뒤집으면, 지시.. 2017. 10.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