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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 이슈/성명·논평

[후기] 9차 페미시국광장 <일상의 남성카르텔 우리가 부순다>

by kwhotline 2019. 9. 10.

9차 페미시국광장 다시 쓰는 정의! 검찰・경찰개혁, 여자들이 한다!

<일상의 남성카르텔 우리가 부순다>

96() 저녁 7

일상의 남성 카르텔, 우리가 부순다!“라는 주제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8차 페미시국광장이 열렸습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궂은 날씨였지만 150여 명의 시민이 함께 한 가운데 김지혜(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처장), 배진경(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의 사회로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 순서는 서울여성노동자회 신상아 활동가가 다섯 가지 주제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일상의 남성카르텔이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첫 번째는 외모품평에 관한 것으로

나 일하러 갔는데 화장 좀 해라, 부서의 꽃이다. 각선미가 죽인다, 어딜 고치면 낫겠다. 살 빼라, 피부 관리해라, 구두 신어야 예뻐 보이지, 화장 안 하면 어디 아프냐 등등의 외모품평의 말들이 있었다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외모에 정상적이거나 이상적인 기준은 없고 여성들은 외모가 아닌 업무 능력으로 일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남의 외모에 이래라 저래라 그만하라고 외쳤습니다.

 

 

두 번째는 술자리 회식에 관한 것으로

나 일하러 갔는데 술 따라 달라고 했다. 소맥과 러브샷, 노래방에서 무희처럼 춤추게 했다, 술자리에 불려 나갔다. 첫 회식자리에서 신입여직원들에게 본부장과 남직원들 사이사이에 끼여 앉게 했다, 2차 노래방 갈 껀데 여직원 있으니 도우미 비용 굳었다. 여자니까 노래 좀 불러봐라고 했다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니 술은 니가, 니 춤은 니가라고 외쳤습니다.

세 번째로는 나이에 관한 것으로

나 일하러 갔는데 벌써 나이를 그렇게 많이 먹었냐, 그 나이까지 결혼도 안하고 뭐했냐, 여자나이는 크리스마스라는데 너도 조만간이네, 26살이면 꺾였지, 30 넘었으면 늙었다, 아직 어린 줄 아냐, 결혼해서 애 낳고 애국이나 해라, 여자는 나이가 중요하다, 어릴수록 좋다, 젊어서 뭘 모른다, 어린 게~ 어린 게~, 대충 골라 결혼해라, 결혼하면 일 그만둬야지, 나이 들어서 애 낳으면 위험하다, 왜 애를 안 낳아 이기적이다, 애 엄마잖아 빠져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하거나 복종을 강요하지 마십시오. 나이 차별입니다. 우리는 나이가 아닌 업무능력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외쳤습니다.

 

네 번째로는 성별분업과 유리천장에 관한 것으로

나 일하러 갔는데 팀장급 이상은 중년 남성, 말단 직원은 전부 여성이더라, 중요한 보직은 대부분 남자가 차지하고 있었다. 잡일은 여자가 다하고 돈은 남자가 더 많이 받더라, 능력에 차이가 없어도 남자 동기가 먼저 승진하더라, 능력에 차이가 없는데 성별에 따라 주요업무 보조업무로 배치되더라, 동일한 능력을 지녔더라도 남성에 대해 호의적이더라, 능력에 관계없이 남, 여로 임금도 구분되더라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여성들은 애초 채용부터 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있고 임금차별, 승진에서 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능력대로 일 좀 하자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쳤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는 성희롱, 성폭력에 관한 것으로

나 일하러 가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뒤에 선 남자가 성추행했다. 내가 열 달 동안 생리 안하게 해줄까 라는 말을 들었다. 옷차림이 왜 그 따위야? 너 남자들한테 질질 흘리고 다니는 거냐?, 살쪄서 밤일 못할 것 같다, 남자 친구와 뭐 하냐, 내 신체 부위를 보며 흥분된다고 했다. 부인과 성관계가 소원해졌다며 연애하자고 했다. 남자들이 모여 연예인 나체 사진을 보고 있었다. 상사가 성폭행 했다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여성들이 마주하는 일상은 성차별로 점철된 전쟁 같은 날들을 지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성희롱, 성폭력을 당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의 2차 피해 및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다반사입니다. 이처럼 여성을 위한 검경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검찰경찰개혁 우리가 한다로 외쳤습니다.

 

이어서 종교법인 이사장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사건 피해 당사자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 및 강제추행)을 겪고 신고한 이후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아직까지 직장 내에서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만두라고 왜 그렇게 힘들게 버티고 있냐고 하지만, 제가 잘못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당당하게 제 권리를 주장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틀렸다고 알려주고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함께 힘내시기 바라며 그래야만 세상이 바뀔 수 있습니다라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발언은 한국여성노동자회 페미워커클럽 김엘라별이님으로 직장 회식이 끝나고 있었던 성폭력 사건으로 1년 넘는 힘든 법정 싸움 끝에 1심에서 가해자가 집행유예 없이 징역 1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경찰조사 과정에서 피해 상황 재연 요구 등 심각한 2차 피해에 시달려야 했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둬야 했습니다. 반면 의사인 가해자는 아무런 의사면허에 제한없이 일할 수 있습니다. 매일이 고통이지만 힘들다고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피해를 막기위해 내가 싸우겠다는 일념으로 더욱 힘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 함께 세상을 바꿔 나갑시다라고 힘주어 말한 뒤 여러분 저와 함께 싸워 주시겠습니까?’라는 마지막 발언에 150여명의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에 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진 퍼포먼스는 아프리칸 댄스 컴퍼니 따그 권이은정 님과 함께 모리바야사플래시몹 이 진행되었습니다. Moribayassa (모리바야사)는 서아프리카 기니 북동쪽에서 말린케 족 여성들이 염원과 기쁨을 표현할 때 췄던 춤입니다. 8차 페미시국광장에 함께한 15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여성들이 성차별에 저항하고 승리를 염원하는 모리바야사 플래시몹으로 광장을 꽉 채웠습니다.

다음 9차 페미시국광장은 920일 오후 7, 동화면세점 앞에서 <검경개혁 여자들이 한다! ‘성착취카르텔을 박살내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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