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베틀 Ⅲ’ 여성인권 운동의 이정표가 되다
정춘숙|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올해로 한국여성의전화는 창립 31주년을 맞습니다. 2013년 30주년을 맞아 한국여성의전화는 향후 30년간 이루어 낼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더 많은 여성들과 더 쉽게 만나고, 여성들의 삶의 경험을 깊이 살펴,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들의 삶 언제 어느 때나 만날 수 있는 여성의전화가 되어, 마침내 우리사회에 평등과 정의가 실현되도록 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30년은 그대로 한국여성인권 운동의 역사입니다.
이제 뜻을 굳건히 세운 한국여성의전화 소식지가 새로운 옷을 입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소식지는 ‘베틀’, ‘여성의 눈으로’, ‘여성 그 당당한 이름으로’ ‘베틀 Ⅱ’ 등 다양한 제목으로 바뀌어 왔습니다. 제목의 변화는 단순히 작명이 새로이 된 것이 아닙니다. 여성과 남성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 새로운 세상을 잣는다는 의미의 ‘베틀’, 1995년 북경세계여성대회의 영향을 받으며 성주류화 전략을 상징하며 새로운 관점을 의미하는 ‘여성의 눈으로’, 여성의 역량강화와 주체성을 강조한 ‘여성, 그 당당한 이름으로’로 변화해 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30주년을 시작하며 다시 ‘베틀 Ⅲ’ 으로 소식지 이름이 바뀝니다. 같은 ‘베틀’이지만 2014의 ‘베틀’과 1983년의 ‘베틀’은 그 내용이 매우 다릅니다. 여성운동의 초창기에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여는 설레임과 두려움이 ‘베틀’의 시작이었다면, 30년이 지난 이제 ‘시작했으니 두려움 없이’가 ‘베틀 Ⅲ’의 내용이 될 것입니다.
지난 30년간 여성운동과 한국여성의전화는 많은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여성들이 실감하는 현실의 삶은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법과 제도의 변화에서 인식과 관행의 변화로 여성운동의 방향을 바꾸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국여성의전화 소식지 ‘베틀 Ⅲ’가 실질적 성평등과 사회정의 실현, 소수자의 인권의 향상을 위한 이정표가 되어야 합니다.
‘베틀Ⅲ’가 여성인권운동의 이정표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여성의전화 운동이 여성인권운동의 발전 과정에 또 다른 획기적 계기와 지침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여성의전화의 존재의 이유에 대한 성찰적 태도, 여성의전화의 최고의 강점인 ‘현장성’을 기반으로 한 여성현실에 대한 해석과 설명, 비전의 제시, 차세대와 함께 호흡하기 위한 노력들.... 이러한 한국여성의전화 운동을 세상과 알리고 소통하고, 세상 사람들의 의견이 다시 수렴되는 장이 ‘베틀 Ⅲ’이 될 것입니다.
벨 훅스는 여성주의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정의는,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이성애주의, 계급주의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억압을 제거하려는 헌신’이라고 했습니다. 여성운동, 한국여성의전화 운동의 최종의 목표는 여성을 포함한 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늘 새로운 길을 열어왔고, 차별과 폭력의 장벽에 도전해 왔으며, 시대의 부름에 응답해 온 여성운동 조직입니다. 이제 또 다시 새로운 부름에 우리는 ‘시작했으니 두려움 없이’ 응답할 것입니다.
성찰과 소통, 개성과 연대로.
2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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