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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전화152

[강요된 아름다움, 유니폼 ①] 나는 왜 일할 때도 여성이어야 하는가? [ 강요된 아름다움, 유니폼 ① ]나는 왜 일할 때도 여성이어야 하는가? 김예원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슬림라인 블라우스', '매끈 어깨라인', '슬림라인 스커트'. 많은 교복 회사들이 여학생 교복을 광고할 때 쓰는 문구들이다. 딱 떨어지는 어깨라인과 슬림한 실루엣의 스커트는 교복을 입고 온종일 생활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편안함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군복 역시 마찬가지다. 신체적 활동성이 중요한 직업임에도 공식행사의 여군은 언제나 좁은 치마를 입고 굽 있는 구두를 신고 있다. 왜 여성에게는 그 직업의 특성에 상관없이 격식을 차린 복장으로 치마와 하이힐이 주어질까? 우리는 활동성과 기능보다 미를 강조하는 유니폼이 여성에게만 주어지고 있고 이것이 여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않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 2017. 11. 9.
[무엇이 데이트폭력을 '사소하게' 만드는가 ③] 데이트폭력 근절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 [ 무엇이 데이트폭력을 '사소하게' 만드는가 ③ ]데이트폭력 근절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 박세원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한국여성의전화가 실시한 데이트 폭력 피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데이트관계에서 폭력피해(통제/언어적/정서적/경제적/신체적/성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1%에 이르렀고, 모든 유형의 폭력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11%에 이르렀다. 친밀한 연인 사이에서 폭력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만, 실상은 높은 비율로 데이트폭력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트폭력 경험 후 상의 및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30%에 불과했으며 전문상담기관이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현저히 적었다.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이유로는 ‘그렇게 심한 폭력은 아니어서’가 가장 높게 응답되었고, 그 다음으로 ‘.. 2017. 11. 8.
[무엇이 데이트폭력을 '사소하게' 만드는가 ②] 어디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데이트폭력 [ 무엇이 데이트폭력을 '사소하게' 만드는가 ② ]어디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는 데이트폭력 단비 · 이윤희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한국여성의전화가 실시한 데이트 폭력 피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데이트관계에서 폭력피해(통제/언어적/정서적/경제적/신체적/성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1%에 이르렀고, 모든 유형의 폭력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11%에 이르렀다. 친밀한 연인 사이에서 폭력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만, 실상은 높은 비율로 데이트폭력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트폭력 경험 후 상의 및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30%에 불과했으며 전문상담기관이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현저히 적었다.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이유로는 ‘그렇게 심한 폭력은 아니어서’가 가장 높게 응답되었고, 그 .. 2017. 11. 8.
[무엇이 데이트폭력을 '사소하게' 만드는가 ①] 폭력도 사랑이 되나요 [ 무엇이 데이트폭력을 '사소하게' 만드는가 ① ]폭력도 사랑이 되나요 경은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한국여성의전화가 실시한 데이트 폭력 피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데이트관계에서 폭력피해(통제/언어적/정서적/경제적/신체적/성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1%에 이르렀고, 모든 유형의 폭력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11%에 이르렀다. 친밀한 연인 사이에서 폭력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만, 실상은 높은 비율로 데이트폭력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트폭력 경험 후 상의 및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30%에 불과했으며 전문상담기관이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현저히 적었다.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이유로는 ‘그렇게 심한 폭력은 아니어서’가 가장 높게 응답되었고, 그 다음으로 ‘창피해서’, ‘말한다고.. 2017. 11. 8.
[여성과 제모 ④] 제모, 안녕 [여성과 제모 ④]제모, 안녕 지원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성 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을 풀어내는 토크쇼에서 여성의 제모를 다룬 적이 있다. 겨드랑이, 다리털 제모 등으로 한 번쯤은 남의 시선을 의식해본 출연자들은 매우 공감한 주제였지만, ‘누가 강제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느냐’며 이해하기 어려워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쉽게 말한다. 자기가 원해서 하는 제모가 왜 그렇게 문제냐고, 어떻게 여성 억압까지 될 수 있냐고. 하지만 과연 여성의 털이 여성 개인만의 문제였던 적이 있을까? 누군가에겐 선택이지만 여성에겐 그렇지 않은 제모 이야기, 그저 ‘보기 좋다’거나 선호의 문제를 넘어 여성의 제모가 갖는 사회적 의미를 더 깊게 파고들어보자. 지난 겨울 이후, 겨드랑이 제모 없이 지내고 있다. 마침.. 2017. 11. 7.
[여성과 제모 ③] "너 그렇게 하면 남자들이 싫어해" [ 여성과 제모 ③ ]"너 그렇게 하면 남자들이 싫어해" 이린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성 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을 풀어내는 토크쇼에서 여성의 제모를 다룬 적이 있다. 겨드랑이, 다리털 제모 등으로 한 번쯤은 남의 시선을 의식해본 출연자들은 매우 공감한 주제였지만, ‘누가 강제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느냐’며 이해하기 어려워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쉽게 말한다. 자기가 원해서 하는 제모가 왜 그렇게 문제냐고, 어떻게 여성 억압까지 될 수 있냐고. 하지만 과연 여성의 털이 여성 개인만의 문제였던 적이 있을까? 누군가에겐 선택이지만 여성에겐 그렇지 않은 제모 이야기, 그저 ‘보기 좋다’거나 선호의 문제를 넘어 여성의 제모가 갖는 사회적 의미를 더 깊게 파고들어보자. 민소매를 입어야겠다고 생각한 .. 2017. 11. 7.
[여성과 제모 ②] 제모의 뿌리를 찾아서 [ 여성과 제모 ② ]제모의 뿌리를 찾아서 이현경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성 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을 풀어내는 토크쇼에서 여성의 제모를 다룬 적이 있다. 겨드랑이, 다리털 제모 등으로 한 번쯤은 남의 시선을 의식해본 출연자들은 매우 공감한 주제였지만, ‘누가 강제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느냐’며 이해하기 어려워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쉽게 말한다. 자기가 원해서 하는 제모가 왜 그렇게 문제냐고, 어떻게 여성 억압까지 될 수 있냐고. 하지만 과연 여성의 털이 여성 개인만의 문제였던 적이 있을까? 누군가에겐 선택이지만 여성에겐 그렇지 않은 제모 이야기, 그저 ‘보기 좋다’거나 선호의 문제를 넘어 여성의 제모가 갖는 사회적 의미를 더 깊게 파고들어보자.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는 제모가 마.. 2017. 11. 7.
[여성과 제모 ①] 털 앞에서 왜 나는 작아질까 [ 여성과 제모 ① ]털 앞에서 왜 나는 작아질까 윤선혜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성 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을 풀어내는 토크쇼에서 여성의 제모를 다룬 적이 있다. 겨드랑이, 다리털 제모 등으로 한 번쯤은 남의 시선을 의식해본 출연자들은 매우 공감한 주제였지만, ‘누가 강제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느냐’며 이해하기 어려워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쉽게 말한다. 자기가 원해서 하는 제모가 왜 그렇게 문제냐고, 어떻게 여성 억압까지 될 수 있냐고. 하지만 과연 여성의 털이 여성 개인만의 문제였던 적이 있을까? 누군가에겐 선택이지만 여성에겐 그렇지 않은 제모 이야기, 그저 ‘보기 좋다’거나 선호의 문제를 넘어 여성의 제모가 갖는 사회적 의미를 더 깊게 파고들어보자. “어제 씻으면서 다리털을 밀었던가?.. 2017. 11. 1.
'쉼터, 그런 말조차 없던 시절' '쉼터, 그런 말조차 없던 시절' 쉼터 30주년 기념 다음 스토리펀딩 연재 유진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쉼터 30주년을 맞아 한국여성의전화에서는 쉼터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다음 스토리펀딩을 진행하였습니다. 80년대 여성의전화 초창기 소식지인 ‘베틀 1’의 쉼터 내담자 수기부터 쉼터 30주년 기념으로 발간된 가정폭력생존자 8인의 수기집 출판기념회 후기, 한국 최초의 쉼터를 만들었던 이문자 전 여성주의상담실천연구소 소장과 한우섭 전 한국여성의전화연합 공동대표의 인터뷰, 나와 주변인의 가정폭력에 대처하는 매뉴얼 등 한국여성의전화의 쉼터와 가정폭력근절 활동에 대한 이야기들을 3개월간 총 12회에 걸쳐 연재하였습니다. “그때는 워낙 긴박한 상황에서 집을 나온 터여서 시설이 좋고 나쁜 것은 문.. 2017. 11. 1.
베틀여성모임 창작극 '나는 기적을 보았다' 베틀여성모임 창작극 '나는 기적을 보았다' 수리 (공연 참여 활동가) 예술매체를 통해 가정폭력을 알려내고 생존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기획된 베틀여성모임 공연은 출연자를 섭외할 때부터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대부분 직장을 다니고 있는 퇴소자들과 함께 하는 무대를 준비하려다 보니 토요일에만 연습이 가능했습니다. 더 어려웠던 점은 노출에 대한 위험부담을 안고 무대에 서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번의 논의와 고민 끝에 얼굴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것들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가정폭력에 관한 메시지를 던지기로 했습니다. 생존자인 우리의 용기를 보여주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 다음 어떤 이야기를 어떤 형태로 담아낼 것인가를 논의했습니다. 각자가 가해자로부터 당했던 폭력을 이야기하며 울고 소리치고 분노하는 장이 펼쳐.. 2017. 11. 1.
한국 최초의 쉼터, 한국여성의전화 쉼터 30주년 '보호'에서 '자립'으로 '응원과 상상의 밤' 한국 최초의 쉼터 한국여성의전화 쉼터 30주년'보호'에서 '자립'으로 '응원과 상상의 밤' 한국 최초의 ‘쉼터’, 한국여성의전화 오래뜰이 2017년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987년, 폭력을 피해 간신히 몸만 도망쳐 온 생존자들을 위해 사무실 일부를 개조하여 시작했던 피난처, 이름조차 없다가 쉼 자리를 제공한다는 뜻의 ‘쉼터’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곳에서 하루 평균 8명 이상, 연간 3,000명 이상, 그리고 30년 동안 91,000명 이상의 가정폭력 생존자들과 함께했습니다. 오래뜰은 30주년을 기념하여 6월 22일 저녁, 을지로의 패럼홀에서 ‘응원과 상상의 밤’을 진행했습니다. 쉼터 30주년을 축하하고 응원하기 위해 200명이 넘는 분들이 패럼홀을 가득 메웠습니다. 각계각층에서 보내주신 축하 영상.. 2017. 11. 1.
인내하지 않을 자유 - 아내폭력 생존자 수기집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서평 인내하지 않을 자유 아내폭력 생존자 수기집 서평 예원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누군가를 만나는 동안 인내하는 데에 익숙했던 때가 있었다. 인내의 이유는 다양했다. 학생이었던 나와 다르게 상대는 회사에 다녔으니까 피곤했을 거라거나, 내가 지나치게 유난스러운 거라든지, 아니면 남자들은 원래 애 같으니까 어르고 달래야 한다는 등의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이 이유들이 가리키고 있는 방향은 사실 같은 방향이었다. 나만 참으면 우리 관계가 무사할 거라는 것. 그래서 2시간도 넘게 말을 안 하고 휴대폰만 보고 있어도, 싸움 중간에 혼자 가버려도 원망하지 못하고 말을 꺼낸 나를 자책했다. 상대가 결국은 자기 마음대로만 하던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로부터 한참이 걸렸다. 우리 사회는 유독 여성에게 인내하는 것을 가르.. 2017. 11. 1.
나의 직장생활 생존기 나의 직장생활 생존기 목화 * 이 이야기는 가상의 인물에 관한 이야기로서, 나이, 직업, 회사 모두 실제와 다릅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다 저는 재작년 4월부터 서초동에 있는 한 로펌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애매한 중상위권 성적의 여성 변호사는 누구도 탐탁해 하지 않는다’는 세간의 소문을 애써 외면하며 이곳저곳 문을 두드리던 중 어렵게 구한 직장이었기에, 반드시 살아남고자 선배들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워듣고 최소한 한두 가지는 의연히 대처하기로 각오를 다졌습니다. 첫째는 정말 일이 쏟아지듯 많고 초과근무는 일상이 되리라는 것, 둘째는 오랫동안 남초였던 법조계의 성비 불균형과 그로 인한 불편함이 상존하리라는 것. 물론, 각오가 충분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 2017. 10. 30.
나와 아버지의 집 나와 아버지의 집 갱 한국여성의전화 회원 아이를 임신하면서 내가 상상한 부모의 모습은 '친구'였다.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부드럽게 대화하고, 아이의 고집을 이해해주듯 때로 나의 고집도 장난스럽게 부려 보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었다. 아이가 두 돌을 맞이하는 지금, 여전히 같은 내용을 소망하지만, 이제는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길이라는 걸 알게 됐다. 아이의 뜻을 이해해주고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은 너무 피곤하고 괴롭다. 목욕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온갖 뇌물로 구슬리고 달래어 겨우 목욕시키고, 마트에서 종횡무진 다니는 아이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닌다. 내가 가고 싶은 길로 가려면 아이를 설득하거나 다른 눈속임 장치를 이용해야 한다. 민주적으로 아이를 대하는 일은 어렵다. 이 말을 뒤집으면, 지시.. 2017. 10. 26.
집 안 보다 집 밖이 더 안전했던 우리들의 이야기 집 안 보다 집 밖이 더 안전했던 우리들의 이야기 '가정폭력 피해 성인자녀 집담회' 후기 유진_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어떤 이에게나 폭력은 끔찍한 경험입니다. 그 폭력을 잘 이겨냈든, 그렇지 못했든 그 경험은 몸과 마음에 흔적을 남깁니다. 그 흔적의 짙고 엷음은 우열을 가릴 문제가 아니지만, 내 ‘사랑하는 가족’에게 당하는 폭력은 그 자국의 패임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31일, 가정폭력피해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 나누는 집담회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모인 이들은 그동안 ‘가정폭력 피해자’로 으레 거론되던 ‘아내’, ‘어린이’는 아니었습니다. 가정폭력 가정에서 자라 성인이 된 자녀들이 모여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가정폭력과 그 후유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2017.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