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존중받는 날까지


2018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중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동성 간 성폭력상담 및 지원’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소원


지난 3월 30일 오후 2시,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성폭력전문상담원 교육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이루어졌다. 3월 15일부터 5월 4일까지 이루어지는 전체 교육 중 이번 순서는 '성소수자의 이해와 동성 간 성폭력 상담 요령'이라는 제목으로, '비온뒤무지개재단' 의 한채윤 상임이사가 진행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은 강연 한마디 한마디에 고개를 끄덕이고 질문도 하며 열심히 강연을 들었다. 나른한 봄날의 오후가 어느 때보다도 활기찬 배움의 장이 된 모습이었다. 





섹슈얼리티, 섹스, 젠더-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채윤 이사는 성소수자를 이해하기 위한 여러 가지 단어를 알려 주었다. 


먼저 '섹슈얼리티(Sexuality)'는 인간 성(性)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그중 타인에게 느끼는 정서적, 애정적, 육체적, 낭만적 끌림을 의미하는 '성적지향(Sexual orientation)'에 따라 섹슈얼리티를 분류해 본다면 ‘호모 섹슈얼리티(동성애)’, '헤테로 섹슈얼리티(이성애)', '바이 섹슈얼리티(양성애)', '에이섹슈얼리티(무성애)'등으로 나뉜다. 자신의 성적지향을 스스로 인식하고 받아들인다면 '성 정체성(Sexual Identity)'을 가질 수 있다. 


다음으로, ‘섹스(Sex)’는 널리 알려져 있듯 XX와 XY로 이루어진 생물학적 성을 일컫는 단어다. 그러나 한채윤 이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섹스도 사실은 젠더이며 인간에는 XX와 XY 외에 다른 염색체, 즉 '인터섹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단지 태어나자마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수술을 받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젠더(Gender)'는 이미 사회적으로 정해진 성을 의미한다. 태어난 순간부터 주민등록번호 상으로 부여되는 성별을 '지정성별'이라 한다. 사람은 성장하며 자신의 성별에 대해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 정체성'을 가지게 되는데 이때 지정성별과 성별정체성이 일치하는 쪽을 '시스젠더', 일치하지 않는 쪽을 '트랜스젠더'라고 한다. 


성소수자를 이야기할 때, 관련 학문이 일찍부터 순차적으로 발달한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비교적 최근에 관련된 개념이 한꺼번에 들어왔기 때문에 용어나 범위의 혼란을 겪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보다도 인간을 남성과 여성 두 가지로 분류한 후 그 둘 사이의 성적 끌림과 종족 번식만을 긍정하는 '이성애주의'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현실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형태를 벗어난 사람들은 쉽게 배제되고 비난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누가 포함되느냐'가 아니라, '누구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가' 이며 그 과정에서 '누가 소외되느냐'이다.



말하지 못하는 피해자


앞에서 살펴봤다시피 우리나라는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회이다. 더불어 성폭력은 이성애자 남성이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여성에게 저지르는 범죄로 잘못 알려져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동성 간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는 이중으로 고통받는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동성 간 성폭력은 아예 일어날 수 없는 일 또는 일어나지 않는 일로 치부된다. 특히 남성 간 일어난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더 입을 열기 힘들다. 동성 간 벌어진 일이므로 충분히 저항할 수 있었다는 사람들의 인식,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피해자가 스스로 남성성이 훼손되었다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여성 간 성폭력은 페니스의 질 내 삽입이 없었으므로 성폭력이 아닌 것으로 간주된다. 동성애와 에이즈에 대한 오해 역시 고통을 가중하는 원인이다. 한채윤 이사는 실제로 이성애자 남성이 피해자일 경우 피해 사실을 말하기에 앞서 에이즈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 피해자가 힘들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다 해도 사람들은 쉽게 피해자의 편에 서지 않는다. 오히려 가해자의 변명을 더 쉽게 믿는다. 이성애주의를 바탕으로 본다면 동성에게 성폭력을 휘두르는 것보다 ‘친해지려고, 장난으로 그랬다’라는 가해자의 말이 더 정상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학교나 군대와 같이 좁고 폐쇄적인 집단일수록 가해자의 변명은 사람들에게 더 쉽게 받아들여진다.  


 피해자가 동성애자 또는 트랜스젠더와 같은 성소수자일 경우 성 정체성과 성별 정체성이 약점이 된다. 실제 동성 간 성폭력의 가해자는 이성애자 남성인 경우가 많음에도 동성애를 변태적이고 비정상적인 성행위로 여겨 동성애와 동성 간 성폭력을 동일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피해자는 자신의 성 정체성과 성 지향성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그런 이유로 피해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채윤 이사는 이에 대해 “실제로 피해자가 커밍아웃한 상대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구체적인 사례를 예로 들었다. 



모든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존중받아야 한다


어떤 행위가 법률상 범죄로 인정되는 까닭은 그 행위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이다. 과거 법에 따르면 성폭력은 정조권을 침해하는 범죄였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부녀자'에 한정되어 있었고 이를 벗어난 형태는 성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법이 성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에 일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2013년에 성폭력방지법이 개정되면서 성폭력은 정조에 관한 죄가 아닌 강간과 추행에 관한 죄로 바뀌었다. 부녀자로 한정되던 피해자 역시 '사람'으로 수정되었다. 이는 성폭력이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범죄라고 최소한 법적으로는 인정되었음을 의미한다. 


법률이 바뀌었다고 사람들의 인식이 하루아침에 변하지는 않는다. 세상은 느리게 변하므로 아직 갈 길이 멀다. 한채윤 이사는 “성폭력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확보할 수 있을 때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개선되어야 하는 인식 몇 가지를 소개했다. 


가장 먼저 성범죄는 성욕의 문제가 아니라 ‘성을 이용한 범죄’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성’이 아니라 ‘폭력’인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성범죄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한 이성애자 남성이 여성에게 저지르는 범죄’가 아니라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저지르는 범죄’이므로 성 정체성과 관련 없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동성 간 성폭력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는 게 우선이다. 동성애와 동성 간 성폭력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하며 개인의 성 정체성과 성 지향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더불어 현재는 가해자의 핑곗거리로 이용되는 '합의'에 대한 감수성과 범위를 넓히는 등 성문화 전반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성폭력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인식이 개선될 때 비로소 더 많은 피해자들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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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은 젠더 권력의 불평등에 기인한다

성소수자와 성폭력에 대한 이해


한국여성의전화 8기 기자단 김지현



  지난 30일, 2018 성폭력 전문상담원 교육이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진행되었다. 한채윤 비온뒤무지개재단 상임이사가 3시간에 걸쳐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동성간 성폭력 상담 및 지원’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점심시간 직후 강연이라 졸음과의 사투가 걱정되었지만, 교육생들은 한채윤 이사를 큰 환영의 박수로 맞으며 교육에 대한 열정도 보여주었다.   


한국 사회는 어떤 집단을 성적 소수자로 낙인찍는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스젠더(Cis gender-지정성별과 성별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 헤테로(hetero, 이성애)를 정상성의 기준이자 사회를 구성하는 원리로 이용해왔다. ‘여자’와 ‘남자’는 각자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 성별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이 둘 사이의 사랑만이, 즉 이성애만이 “재생산을 통한 종족 보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연적인 것이다. 따라서 이를 수행하지 않거나 이 기준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비난을 받게 된다. 결국, 이성애 중심주의는 생물학적 성별 이분법에 근거하여 이성애를 정상성의 기준으로 보고, 이러한 체계 안에 사회 구성원들을 편입시키기 위하여 성 역할을 규범화하고 성차를 위계화한다. 이는 곧 차이를 차별로 만드는 논리적 기제가 된다. 한채윤 이사는 한국 사회는 성적 소수자(sexual minority)를 LGBTIA와 같이 개인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이해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내가 누구이고 누구를 좋아하는가’에 따라서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배제된 집단으로서 이해할 것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이 성적 소수자인가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인 질문은 ‘왜 성소수자 집단이 배제되고 차별받아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성(性)이란 무엇인가


  한채윤 이사는 한국 사회에서 성(性)이라는 개념이나 용어가 혼용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생물학적 차이로 결정되는 성인 섹스(sex),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 젠더(gender), 그리고 성적 욕망(sexual desire),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 성적 정체성(sexual identity)등 가장 포괄적인 개념으로서 섹슈얼리티(sexuality)를 구분하여 설명했다. 


  인간에게 실제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성별은 사회문화적으로 규정된 성별 젠더(gender)이다. 젠더(gender)는 장르, 분류를 의미하던 개념이었으며 한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에게 기대되는 태도, 성격, 행동 양식을 개인이 내면화한 성적 태도나 정체성을 의미한다. 성기의 유무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개념인 섹스(sex)와 인간의 성에 대한 가장 넓은 개념인 섹슈얼리티(sexuality)는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문화적으로 지배적인 규범을 수용하도록 사회화된다. 인간을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성별로만 인식하는 것은 생물학적 특징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그렇게 이분법적 틀 안에 가루는 사회적 인식, 즉 젠더의 결과인 것이다. 한채윤 이사는“생물학적으로 여성과 남성을 구분한다면, 간성인(intersex)은 어떤 성이 속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하면서 여성과 남성의 생식기를 모두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수술로 하나의 성을 선택할 것을 강요받는다고 설명했다. 


  섹슈얼리티도 마찬가지이다. 성적(sexual)이라고 느끼는 감정, 욕망, 실천, 행위, 정체성을 통틀어 섹슈얼리티(sexuality)라고 한다. 한채윤 이사는 그중에서도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 즉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적, 낭만적, 육체적, 애정적 끌림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런 성적 지향을 스스로 인지하여 자신을 정체화하면, 크게는 이성애(heterosexuality), 동성애(homosexuality), 양성애(bisexuality), 무성애(Asexuality)로 구분할 수 있다. 더 세부적으로 자신을 정체화하는 성소수자들이 존재하지만 섹슈얼리티를 이해하는 데보다 중요한 것은 성소수자들이 이성애 중심 사회에서 ‘어떻게 구조화된 차별과 폭력에 노출되고, 사회에서 배제되는가’라고 강조했다. 사회는 모든 사람을 이성애자로 전제하기 때문에 침묵만으로도 차별을 당하거나 존재를 부정하는 질문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폭력은 ‘권력’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성’이라고 하면 성행위, 성관계를 먼저 떠올리며 그 단어를 말하는 것 자체를 조심스러워 한다. 즉, 이성 간의 성기결합(intercourse) 중심으로 성을 규정함으로써 성은 자연스러운 ‘본능’으로 보고 이는 성추행, 성폭력, 혹은 성적 행위를 본능의 차원으로 정당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런 본질주의적 접근은 이성애 남성 중심적인 것이며, 여성과 남성으로 범주화하여 이성 간의 사랑만을 제도화한 사회는 이분법적인 젠더라는 체계 속으로 구성원들을 끊임없이 편입시킨다. 생물학적 차이를 위계화된 차별로 불평등한 권력 관계로 정당화하는 것이다. 결국, 이는 젠더 권력의 문제이며 이성애가 아닌 것을 비정상으로 라벨링하고(labeling) 여성성을 지배와 통제의 대상으로 착취함으로써 섹슈얼리티에도 이러한 권력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한채윤 이사는 성폭력의 경우에 “폭력”의 형태에 ‘성’이 개입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성폭력 사건을 가해자가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서’ 벌인 일이라며 가해자 중심으로 사건을 해석한다고 지적했다. 성폭력이란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적, 언어적, 비언어적인 성적 접근이나 행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성욕은 억제할 수 없는 자연적인 본능이라는 성적 규범이 깔려있기 때문에 성폭력이 “폭력”의 형태라 할지라도 ‘남성성의 본능’으로 이해된다. 사회적 통념상 남성과 여성 간에 성폭력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지극히 성폭력을 가해자와 성욕을 중심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성폭력은 성욕이 일으킨 폭력이 아니라 성별, 지위 등의 권력 관계를 이용하여 성욕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폭력’을 택한 것이다. 한채윤 이사는 ‘폭력’에 방점을 찍으면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즉 폭력이 어떤 방식으로 행사되었는지를 볼 수 있고 자신의 의사와 반하여 성적 피해를 입은 방식으로 성폭력을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나 이성애 제도 내에서 많은 강제적인 성적 접근이나 행위는 폭력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동성 간 성폭력은 ‘장난으로’ 또는 ‘친해지기 위해서’라는 말로 쉽게 가려질 수 있으며 권력 관계에서 피지배적 위치에 놓인 피해자는 합의로 이루어진 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학교, 군대, 감옥 내의 남성 간 성폭력의 경우 피해자는 여성화된 지위, 즉 남성성의 손상을 입게 되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말하거나 신고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회적 배경과 권력이 동원되는 구조화된 폭력으로, ‘NO’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인지, 그리고 ‘NO’라고 했을 때 이후의 불이익이나 피해가 예상되는지 않는지가 성폭력을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얼마나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성적자기결정권은 소극적 권리로서, 주장의 차원이 아니라 “존중”의 차원이며 더 나아가 모든 성적 정체성을 아울러 상호 존중하는 성 문화 개선과 정착, 그리고 교육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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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 강요된 아름다움, 유니폼 ③ ]

유니폼 속 ‘여성코드’ 지우기


메리 한국여성의전화 기자단



 슬림라인 블라우스', '매끈 어깨라인', '슬림라인 스커트'. 많은 교복 회사들이 여학생 교복을 광고할 때 쓰는 문구들이다. 딱 떨어지는 어깨라인과 슬림한 실루엣의 스커트는 교복을 입고 온종일 생활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편안함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군복 역시 마찬가지다. 신체적 활동성이 중요한 직업임에도 공식행사의 여군은 언제나 좁은 치마를 입고 굽 있는 구두를 신고 있다. 왜 여성에게는 그 직업의 특성에 상관없이 격식을 차린 복장으로 치마와 하이힐이 주어질까? 우리는 활동성과 기능보다 미를 강조하는 유니폼이 여성에게만 주어지고 있고 이것이 여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않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모두가 편안할 수 있는 유니폼은 없는 것일까?




윤정미 작가의 작품 ‘Seohyun and Her Pink Things 2007’(위),

‘Michael and His Blue Things 2006’(아래) 



 지난 1월, 국제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스페셜 이슈 ‘젠더 레볼루션(Gender Revolution)’ 커버스토리로 윤정미 작가의 ‘핑크&블루 프로젝트’ 작업을 조명하였다. 윤정미 작가는 “여자 어린이들의 물건들과 남자 어린이들의 물건들은 이미 나눠어 있고, 그들의 사고와 행동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여자 어린이들을 위한 많은 장난감과 책들은 핑크색, 보라색 또는 빨간색 계통의 것들이 많고, 대부분, 그것들은 화장, 옷 입는 것, 요리, 그리고 집안일들과 관계가 있다.”라는 말을 언급하면서, 작품을 통해 젠더에 따른 ‘컬러코드‘가 결과적으로 어린이들의 성 정체성과 사회적 체득과 연관됨을 지적하였다.  


 ‘컬러코드’가 적용된 사적인 물건들을 통해서 내재화된 젠더규범을 표현한 윤정미 작가의 사진을 염두에 두면, 옷을 입는 행위는 일상적이고 사적인 행위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가령, 청소년 시기는 치마 끝이 무릎 위로 올라갔는지, 내려갔는지에 따라 사회가 규정한 ‘학생의 본분’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평가를 받았다면, 교복으로부터 졸업한 성인이 되어서도 ‘여성’ 전문직에 어울리는 유니폼을 입도록 요구받는다. 특히, 여성의 경우 동일 직종의 남성에 비해 아름다움을 강요받는 모습을 보면서 왜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전문가가 아닌 별도의 대상으로 구분하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 본 기사에서는 현재 재학 중인 고등학생과 항공에서 승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승무원을 모시고 여성에게만 적용된 ‘여성코드’를 제거하고 유니폼이 어떻게 변화하길 희망하는지 인터뷰하였다.




"서울에서 고등학교(여고, 특성화고, 사립)에 다니고 있는 18세 이희수(가명)입니다. 작년까지 공립 남녀공학 일반계고 고등학교에 다녔습니다."



Q. 본인의 교복에 관해서 설명해 주세요.


 하복은 블라우스, 치마, 생활복 상의로 구성되어 있어요. 동복은 블라우스, (앞뒤로 주름이 많은 주름) 치마, 셔츠, 니트 조끼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블라우스 위에 리본 타이는 사계절 필수이고, 춘추복 카디건은 하복, 동복 위에 모두 입을 수 있습니다.


Q. 하루의 반을 교복을 입고 생활하시는데, 교복을 입었을 때 불편하다고 느낀 점이 있나요? 


 하복 블라우스가 꽉 조이는 편이라 여름에는 특히 땀이 많이 차요. 색상도 흰색인데 꽉 조이니까 안에 (속옷이 비치지 않도록) 흰 티를 입어야 해서 더 덥죠. 그리고 블라우스가 전체적으로 끼고, 작은 것도 있는데, 우선 밑위가 너무 짧아요. 수선하지 않고 교복사에서 나온 그대로 입은 건데도 불구하고 조금만 팔을 올리면 배가 훤히 드러날 정도예요. 블라우스를 살 때 어깨, 가슴둘레에 맞추면 허리랑 겨드랑이 부분이 엄청 타이트하다는 문제도 있어요. 


 제가 다니는 학교 동복 치마는 주름이 앞뒤로 몇 개씩 있어요. 그래서 겨울에 강풍이 불면 주름치마여서 통으로 다 올라가 버리는데, 학교가 언덕에 있어서 등교할 때마다 너무 불편해요. 치마 길이가 길든 짧든 그냥 후루룩 올라가요. 등교할 때 바람 불면 줄줄이 메릴린 먼로가 치마를 가리는 사진처럼 되죠.


Q. 복장과 관련된 교칙 중에 부당하거나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저는 복장 규정이 매우 엄격한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예를 들면, 등교할 때 항상 치마가 무릎을 덮고 있어야 해요. 길이 규정이 강해서 치마를 과하게 줄이는 학생도 없고 무릎 위 5~10cm 정도로 입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등교 시엔 치마 단추를 풀고 내려 입거나 그냥 긴 치마를 입고 와서 등교 후에 치마의 허리 부분을 접어서 입기도 해요. 수업 중에 다들 치마 길이가 짧아지는 것을 선생님들이 알고 있는데도 등교 시에만 치마 길이를 단속해요.


Q. 최근, 뉴질랜드의 한 학교는 학생의 성별 관계없이, 반바지, 긴바지, 치마바지, 치마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입을 수 있도록 교복 규정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도 ‘성 중립’ 교복을 제시하여 학생들에게 교복을 선택할 수 있는 다양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남성이 치마를 입거나 여자가 바지 교복을 입는 것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나요? 


 제가 재학할 당시엔 없었는데, 졸업한 여중에서 요즘 바지 교복이 생긴 걸 알게 되었어요. 길에서 많이는 못 봤지만 손꼽히게 입고는 다니는 듯해요. 현재 제가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도 교복 바지가 있습니다.


Q. 여자 학생이 바지 교복을 입고 학교에 오면 어떨 것 같나요?


 남자 교복을 그대로 옮겨온 느낌이 아니면서도 여학생에게 잘 어울리는 바지 교복이 상상이 잘 안 돼요. 바지랑 어울리는 블라우스(나 셔츠)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긴 교복 바지는 워낙 여학생들이 안 입으니까, 치마가 너무 당연하게 인식되어서 더 어색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학교에 남자 바지가 있는지도 사실 오랫동안 몰랐어요. 교복사에서 교복 맞출 때도 바지가 있다고 따로 말 안 해주시더라고요.


Q. 이전 고등학교의 바지는 남자들 것으로 나와서 여자들도 사 입을 수 있게 허용된 건가요.

* 이전에 다니던 남녀공학 일반계 공립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춘추복 반바지가 있었다.


 아니요. 처음부터 남자용 여자용이 따로 있고 사이즈도 달랐어요. 저는 반바지가 원체 잘 안 어울려서 사놓고 안 입긴 했지만, 옷 잘 입는 애들은 예쁘게 스타일링해서 입기도 하고 그냥 편하게 교복 입는 친구들도 사서 입고 다녔어요. 반바지가 체육복 바지 느낌도 나고, 긴 바지만큼은 안 어색해서 그런지 반바지 입는 여자애들 자체를 이상하게 안 봤던 것 같아요.


Q. 지금까지 이야기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했을 때, 학생을 위한 교복을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길 바라나요?


 하복 블라우스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애초에 어깨나 가슴둘레에 맞춰서 사면 처음부터 다른 부분이 끼고 길이가 짧게 디자인이 나와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선택지도 없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블라우스가 좀 더 편해졌으면 좋겠어요.


 치마 교복은 남학생들 교복보다 훨씬 불편해요. 남학생들은 안에 받쳐 입을 필요도 없고 딱 달라붙지 않으니까 속이 많이 비치지도 않잖아요. 그렇지만 치마가 바지로 바뀌어야 하냐고 물어본다면, 하도 오랫동안 치마만 입어 왔으니까 다른 형태는 생각하기가 어려워요. 바지가 여자애들 입어도 안 이상해 보이게 나오면, 한둘씩 입다가 잘 입고 다니게 되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KLM 항공사에서 근무했던 김아름(가명)입니다."



Q. 승무원 유니폼의 구성을 설명해 주세요.


모든 항공사 유니폼의 기본적인 구성은 블레이저, 블라우스, 조끼 또는 스웨터 그리고 치마나 바지로 구성되어 있어 있습니다. 요즘은 원피스 유니폼을 입는 항공사가 많아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유니폼에 대한 공통적인 특징은 승무원을 몸매가 드러난 유니폼을 입혀서 ‘예뻐 보이게만’ 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항공, 에어프랑스, KLM, 에어캐나다 유니폼을 입어 봤던 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을 때, 우리나라 항공사 승무원 유니폼은 전반적으로 일할 때 불편하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름다운 사람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사 입장에서) 아름다운 이미지를 선호해서 승무원들에게 바지를 허락하지 않아요. 반면, 에어캐나다의 유니폼 규정은 ‘유니폼만 착용하면 된다.‘라는 것이었어요. 스카프를 어떻게 매든 어떤 조합으로 입든 플렛 슈즈를 신든 머리를 묶든 풀든 상관하지 않았어요. 


Q. 유니폼과 관련해서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규칙이 있나요? 이러한 규칙을 내세우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근무시간에는 더워도 블레이저를 꼭 입어야 했어요. 그 외, 기타항공사 승무원의 경우에는 승객들이 탑승하고 이륙할 때까지 그리고 착륙을 할 때 블레이저를 꼭 착용해야 하는 규칙 있는 곳이 있었는데, 더 프로페셔널해 보이고 예의 있어 보이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우 불편한 건 사실이에요. 


 또, 신발 굽을 최소 3cm 이상 신어야 하는 규정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예뻐 보여서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오랫동안 서 있어야 할 때면 굉장히 힘들죠.

* 대한항공의 경우 3cm는 기내용, 5cm는 기내 야외용, 7cm는 야외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승무원 유니폼에 편안함을 위해서 바지가 있긴 하지만, 바지 안에 스타킹을 신고 입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편해지려고 입었다가 너무 더워서 ‘쪄 죽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요. 그리고 이런 규정은 신을 신으면 발이 보이는 점을 신경 써서 그런 것 같아요.


Q. 아시아나 항공사의 난동 승객 사건 이후, 승무원의 항공경찰로서 역할에 조명이 된 바 있습니다. 승무원은 현장에서 어떠한 행동을 수행하도록 교육을 받나요? 위와 같은 교육이 승무원의 역할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한국과 캐나다 양쪽 국가에서 항공 승무원으로서의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어요. 우선, 캐나다에서는 항공 경찰의 역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안전교육을 굉장히 터프하게 받습니다. 예를 들어, 호신술처럼, 기내 난동 승객을 제압하는 기술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교육을 받아요. 또한,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응급 상황과 그에 맞는 대처법(ex CPR, 불이 났을 때 etc)을 플레이를 통해서 배웁니다. 


 한국에서 승무원 교육을 받았을 때는 서비스 위주의 이미지트레이닝 같은 것들이 굉장히 강조되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캐나다는 인사연습이나 미소를 띤 얼굴 등, 이미지 트레이닝은 하지 않았거든요. 그에 반면, 한국의 승무원 교육은 안전교육도 있긴 하지만, 서비스 성격이 훨씬 강했습니다. ‘얼마나 잘 웃고’, ‘얼마나 예쁜 목소리로 예쁘게 말하는지’, ‘얼마나 예쁜 다리로 서 있는지’를 수없이 배웠어요. 그리고 제 의견으로는 캐나다에서 받은 교육이 승무원의 역할에 훨씬 더 부합한다고 생각해요.


Q. 지금까지 이야기하신 내용을 바탕으로 했을 때, 앞으로 승무원 유니폼이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었으면 바라시나요?


 치마-블라우스 유니폼은 뛰는 것은 물론, 쭈그려 앉거나 팔을 올리는 기본적인 동작을 할 때도 불편한 점이 많아요.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에서 일어난 난동 승객 사건 때에도 모두가 느꼈을 거예요. 승무원은 기내에서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존재인데, 비상시 뛰어다니다가 치마에 다리가 걸려서 넘어질 것 같아요. 어느 날은 근무시간에 쪼그려 앉았다가 치마가 터진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기내에서 장기간 앉아 계시는 승객의 눈높이에서 가장 잘 보이는 부분 중 하나가 승무원의 엉덩이 쪽인데, 승무원의 엉덩이를 만진 승객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것과 승무원 유니폼의 형태가 전혀 연관성 없는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화장실을 살살 뛰어 내려가다가 넘어질 뻔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치마가 잘 안 늘어나는 소재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승무원의 업무와 맞는 신축성이 좋고 뛰어다닐 때도 편안한 유니폼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름다움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스카프와 기내에서의 힐 착용을 강요하는 규정도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자료

내셔널 지오그래픽 

http://www.nationalgeographic.com/magazine/2017/01/pink-blue-project-color-gender/ 

윤정미 공식사이트 

http://www.jeongmeey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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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여자만세당 출범 기념 당대표 인터뷰


정 한국여성의전화 기획홍보국


2017년 3월, 드디어 한국에도 여성주의 정당이 출범했다. 이름하여 '여자만세당'. 창당 대회를 마치고 당원 확대에 여념이 없는 여자만세당 대표를 만나보았다. 


먼저, 창당을 축하드린다. 2017년 한국에서 여성주의 정당의 출범은 여러모로 큰 의미다. 어떻게 창당을 결심하게 됐나.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본격적으로 정당을 만들자고 생각하고 준비를 시작한 건 2012년쯤이었다. 2012년은 박근혜 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해인데... '여성주의 정치'가 정말 큰 위기를 맞았다고 느꼈다.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이 오랫동안 싸우고 투쟁해서 얻어낸 성과가 크게 후퇴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여성인권 관련 제도를 만든 단체에서 일하면서, 현실정치가 그 취지를 너무나 쉽게 흐리는 일도 많이 봤었고.”


“현재 한남연애금지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 씨의 말도 제법 솔깃했다. 혐오 세력들이 정당의 자격으로 정말 나쁜 플래카드를 실컷 다는데, 우리도 (정당 만들어서) 그거 한번 해보자고 하더라. (웃음) 그래, 해보자 싶었다.”


- 창당 과정이 쉽지 않았겠다. 한국의 정치 지형도 그렇고, 사회적 인식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당연히 어려웠다. 해방 이후 한국에는 여성들의 정치 활동이 매우 활발했다는데, 싹 사라졌었지 않나. 90년대 여성운동도 2000년대 들어서는 엄청난 암흑기였고. 한국이 사실상 양당체제로 군소 정당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인 것도 큰 어려움 중 하나였다.”


“당원 조직을 시작했던 초기에는, 기존 정당에서 탈당한 여성들의 호응이 특히 뜨거웠다. 특히 모 정당에서. (웃음) 내 손을 꼭 잡고 창당을 해 주어 정말 고맙다고, 같이 활동하던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인사하던 친구들이 기억에 남는다.”



모 사이트에서 ‘여자만세당’을 폄하하기 위해 만들어 유포한 이미지 


- 여자만세당에 대한 이런 시각도 있는데. 


“저런 반응이 없으면 섭섭할 뻔했다. (웃음) 그러라지 뭐.”


- 현 여자만세당은 어떤 사람이 얼마나 모여있는지?


“이제 당원 수가 40,000명을 넘겼다. 연이어 터진 연예인 성폭행 사건이나, 인권감수성 관련 사건들 때문에 ‘오빠가 사고 쳐 강제로 탈덕한 사람들의 모임’, ‘애인에게 크게 실망한 여성들의 모임’ 등 별도 조직으로 있었던 여성들이 집단 당원 가입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당원은 폭발적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여자만세당의 중점적 의제는 무엇인가. 


“우선은 여성폭력 문제다. 여성폭력 문제는 성차별의 극단적인 표현이기도 하고, 성차별을 강화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각각의 법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가 이를 제대로 해결하겠다는 사회적 합의를 본 적도 없고.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을 계기로 '여성폭력근절기본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우선 힘쓸 계획이다.”


“그 외에도 낙태죄 폐지 문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 및 2015한일합의 무효화, 성판매여성 처벌 금지 및 성구매남성 처벌, 디지털 성범죄 문제 등도 주목하고 있는 이슈이다. 물론 언급하지 못한 수많은 당면과제들이 있다.” 


- 19대 대선 정국이다. 출마할 계획은 없는지? 아니면 앞으로의 선거에 대한 목표는?

“'장미 대선'이라고들 하니 웬만하면 출마해보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어렵다. 내년에 치러질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춘천시당에서는, 그남자반대위원회의 위원장인 김 씨를 중심으로 준비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하니 내년 선거를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 마지막 한 마디.

“여자만세당은 이제 유권자들이 ‘전략적 투표’ 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 것이다. 여자만세당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여성주의가 해나갈 수 있는 다양한 도전과 실험 중 하나이기도 하고. 당원 가입과 다양한 활동으로 여기에 힘을 실어주시길 바란다.”


이 기사는 ‘전략적 투표’와 ‘비판적 지지’에 지친 여성주의자들께 바치는 가짜뉴스입니다. 아쉽게도 현실의 여자만세당은 아직 없지만, 조만간 한국에서도 여성주의적 가치와 성평등을 실현하는 제대로 된 정치를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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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젠더폭력 근절 정책토론회

“현장의 목소리로 젠더폭력 근절 정책을 밝.히.다”  


유미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






여성에 대한 일상적인 성차별 문화와 폭력은 여성을 통제하고 삶의 권리를 제약하며 성적 불평등을 지속시킨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경제·정치·교육·건강 분야 성격차 지수는 144개국 중 116위를 기록했다. 2015년 기준 살인, 강간, 폭력 등 한국의 강력범죄 피해자 10명 중 9명은 여성이며, 지난 5년간(2011-2015년) 2,039명의 여성이 살해되거나 살해위험을 겪었다. 한국의 성차별과 여성에 대한 폭력 현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여성에 대한 폭력’의 정의와 국가 기본방침도 확립해놓지 않은 사회다. 성평등 관점이 없는 개별 여성폭력 관련 법 집행과 근절 정책은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여성들의 생존과 인권도 보장하지 않았다.


지난 3월 7일, 2017년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여성의전화는 성평등 관점의 국가 정책 마련과 집행을 촉구하고자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장애여성공감,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공동으로 젠더폭력 근절 정책토론회 <현장의 목소리로 젠더폭력 근절 정책을 밝.히.다>를 진행했다. 여성폭력피해자 지원단체 활동가 및 관련 기관 종사자, 다양한 개인 참여자 등 133명의 인원이 토론회장을 채워 여성폭력 문제와 정책과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현장단체는 활동분야별 6개 정책 방향을 토대로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39개 핵심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정당별 핵심 정책 및 추진과제 발표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정당별 패널이 각 당의 여성폭력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 지원 강화 정책을 발표했으며, 정책을 실제 현실화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토론회에 이어 같은 날 1시,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여성·인권단체 공동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15개 여성·인권단위가 공동으로 주최한 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여성 인권 관점이 부재한 현행 여성폭력 근절 정책을 비판하고, 성평등과 인권의 관점에서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오는 5월 9일, 탄핵정국으로 앞당겨진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 차기 정부는 성평등 관점에서 여성폭력 근절정책의 기초를 세우고, 정책을 실질화함으로써 차별과 폭력에서 자유로워지고자 열망하는 수많은 유권자들의 요구를 분명하게 실현하여야 할 것이다.       






현장에서 제안하는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핵심 정책과제


“가정 보호가 아닌 피해자 인권 중심으로”


가정 보호와 유지를 우선으로 한 국가 가정폭력 대응정책으로 가해자는 제대로 처벌되지 않고 피해자는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가정 보호가 아닌 피해자 인권 보장을 최우선 원칙으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목적조항 개정,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제 폐지, 체포우선제도 도입, 이혼 과정 중인 피해자 신변 보호와 자립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성폭력 피해자 보호 정책에서 권리보장 정책으로” 

성폭력 피해자는 ‘정조’ 관념에 바탕을 둔 수사·사법기관의 왜곡된 통념과 편견으로 오히려 피해 사실을 의심받고 비난당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를 선별해 ‘보호’하는 것이 아닌, 피해자 권리 보장을 최우선 원칙으로, 형법상 ‘강간과 추행의 죄’를 ‘성적자기결정권의 침해죄’로 변경, 형사사법 절차에서 피해자 (과거) 성 이력의 증거채택 금지조항 마련, 가해자 혹은 검사에 의한 무고와 명예훼손 등 역고소 남발 방지조치 마련, 무단촬영 범죄 관련 현행법 개정 및 스토킹범죄처벌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성착취 문제 대응- 성매매여성 비범죄화와 수요차단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성매매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며 성적 착취입니다. 성매매여성들은 성매수자에 의한 성희롱·성폭력과 폭행 및 살해 위협에 노출돼 있으며, 성매매에 대해선 피해를 입증해야만 ‘피해자’가 되는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성매매여성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고, 성매수자 처벌 강화로 수요를 차단하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성매매여성을 처벌하지 않는 비범죄화로 성매매처벌법 개정, 성매매 알선 및 매수 행위에 대한 수사·처벌 강화, 국내외 성착취 피해자 인권 보장을 위한 인신매매방지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다문화가족 중심에서 모든 이주여성에 대한 인권 보장으로” 


다문화가족 중심의 정부 정책으로 미등록 상태로 체류 중이거나 폭력피해를 경험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이주여성들의 인권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다문화가족 중심이 아닌 모든 이주여성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여성폭력 피해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이주여성의 체류권 보장, 여성폭력피해지원 이주여성 통합상담소 마련, 이주여성노동자의 주거 안전 확보 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통합적·교차적 관점의 폭력근절 정책 마련- 장애여성 폭력피해 경험을 중심으로” 


장애여성은 성차별과 장애차별이 교차하는 복합적 차별과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노출되고 있으며, 공공 서비스·정보 접근권을 박탈당하고, 피임과 불임시술을 강요받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장애여성이 경험하는 복합적 폭력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최우선 원칙으로, 집단거주시설 성폭력 사건 대책 마련 및 장애여성 성폭력피해자 지원체계 강화, 장애여성 가정폭력피해자 지원정책 마련, 장애와 질병이 있는 경우 임신중절을 허용하는 모자보건법 조항을 전면 개정 및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해야 합니다.



“성차별적 미디어 환경 변화를 위한 정책 마련” 


성폭력 사건 보도에 담긴 성차별적 통념과 편견은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통념과 몰이해를 재생산하며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짓밟고 있습니다. 미디어에 의한 여성폭력 2차 피해 방지 및 성차별적 미디어 환경 변화를 최우선 원칙으로, 지상파 방송사 및 미디어 정책 결정구조 참여 여성 비율 50% 할당, 성평등 관점의 미디어 사업자 평가시스템 마련, 성평등 콘텐츠 제작을 위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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